연구는 ‘왜’에서 시작되지만,‘누구를 위해’에서 깊어집니다(2025년 6월호)
- 洪均 梁
- 6월 1일
- 7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2일

이번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 6월호에서는 YS생명과학의 대표이사이자 회장으로 재직 중인 함원훈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약학과 교수로서 오랜 시간 약학 연구와 교육에 헌신하신 함 회장님은, 2000년 동료 약학박사들과 함께 연성정밀화학을 창립하며 원료의약품 사업에 진출하셨습니다. 2023년 8월, 이천 완제 공장 준공과 함께 사명을 YS생명과학으로 변경하며 제약 회사로서의 기반을 다진 함 회장님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선두에서 변화를 이끌어 오고 계십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작년에는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였고, 또한 고용노동부 주관 제1회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함원훈 회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깊이 있게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모더레이터: 문회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1. 최근에는 교수들의 창업이 흔해졌지만, 회장님께서 재직하던 당시만 해도 학계에서 산업계로의 전 환이라는 결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큰 결정을 하시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 학내 벤처 기업으로 연성정밀화학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 저를 포함한 유기의약품 화학 전공의 약학박사 4명이 함께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대학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연구가 실제 산업계의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응용되지 못하고 학문적 탐구에만 머무르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우리가 학문을 통해 쌓아온 전문 지식이 산업 현장에서도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해 보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노력이 인류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연성정밀화학을 설립했습니다. 이 같은 창업 정신은 회사의 이념에 도 담겨 있습니다. ‘우연지영(右硏之營)’은 ‘인류 건강과 복지를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뜻을, ‘작성지화(作成之化)’는 ‘새로운 가치를 구체적인 형태의 실체로 구현하는 과정’을 의미 합니다. 회사명인 ‘연성(硏成)’ 역시 이 두 이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연성정밀화학은 연구를 기업 경영의 중심에 두고, 끊임없는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2023년에는 자매회사인 와이에스생명과학과 합병하여 사명을 ‘와이에스생명과학’으로 변경하였으며, 원료의약품에 이어 완제의약품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제약회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 YS생명과학이 제약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나 혁신적인 연 구개발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희 와이에스생명과학은 고활성 원료의약품(HPAPI: Highly Potent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 ent)을 전문적으로 제조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약 20년 넘게 축적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스타글란딘을 비롯한 다양한 고활성 물질의 합성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일부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국산화한 데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2024년에는 83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최근 5년간 평균 13%대의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현재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은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이들 국가는 대량생산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정교하고 고난도의 원료 합성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가 주력하고 있는 프로스타글란딘이나 비타민 D3 유도체, 에리불린 같은 천연물 기반의 원료들은 합성 공정이 복잡하고 불안정성이 커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숙련된 연구 인력과 생산 인력의 조화 속에서 고품질의 원료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희는 특히 프로스타글란딘 계열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고, 연구개발 전담 인력이 60명에 이릅니다. 회사 전체 인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죠. 규모로 보면 적지 않지만,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더 많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우리 상황에 맞는 정확한 전략을 세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1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을 수상했고, 수출 실적 면에서도 2022년 1,200만 달러, 2023년 3,500만 달러, 2024년에는 5,100만 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3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도 저희의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생산하는 원료는 녹내장, 척추협착증, 폐동맥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 치료제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수출되는 엘데칼시톨은 한 해에 120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는 척추협착증 치료제 리마프로스트가 제네릭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녹내장 치료제인 라타노프로스트의 경우, 국내 주요 제약사 대부분이 저희 원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Opioid 계열, Calcitriol 유도체, 그리고 고난이도 항암 화학요법제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혀가며, 제네릭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확고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3. 회장님께서 제약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철학이나 원칙은 무엇인가요?
와이에스생명과학은 현재 프로스타글란딘류, 비타민 D3 유도체, 에리불린과 같은 고난도 고활성 원료의약품을 주력으로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제조에만도 20~70단계의 공정을 필요로 하죠. 일반적인 원료의약품들이 보통 5단계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 공정이 필 요한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긴 공정 안에서 손실 없이 최종 제품을 완성하려면, 정밀한 공정 설계와 철저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특히 저희가 다루는 물질은 입체 구조가 굉장히 복잡한 경우가 많고, 많게 는 19개의 Stereocenter를 가진 것도 있습니다. 이걸 제어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고등 유기화학 지식과 현장 경험이 필요하죠.
또 하나의 도전은 물질의 불안정성입니다. 일부 성분은 영하 2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할 만큼 민감하고, 정제와 품질관리를 위한 기술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는 고가의 Preparative HPLC 정제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쌓아온 노하우는 회사의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저희가 ‘Top Quality, Best Ser- vice’를 사훈으로 삼고있는 이유도, 오직 ‘완벽한 품질’을 만들어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입 니다. 그 결과, 와이에스생명과학은 미국 FDA, 영국 MHRA, 일본 PM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실사를 모두 성공적으로 통과했고, GMP 인증도 획득했습니다. 국내에서 이 모든 승인을 받은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의약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분은 단연 활성성분(API) 입니다. 이 성분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좋은 완제의약품이 나올 수 있고, 특히 고활성 원료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약 산업은 아직까지 원료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런 구조로는 장기적 인 제약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국내 생산 원료 사용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 등으로 자국 생산을 유도하고, 동시에 저가·저품질 원료에 대해서는 현지 실사와 품질 인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최근 바이오의약품이 주목받고 있고,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CMO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기에 자체 제품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나 원천 물질 권한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전체 의약품의 70% 이상은 화학의약품입니다. 바이오의약품이 늘고 있는 건 분명한 흐름이지만, 그 뿌리에는 화학 기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학의약품에 대한 경쟁력 없이 바이오 성장만을 기대한다는 건, 마치 기초 없이 건물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2차 전지 산업이 화학 없이는 불가능했듯, 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전통 제약 산업이 뿌리 깊게 성장해야 바이오 제약도 그 위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의 전략적 투자와 산업계의 장기적 안목이 꼭 병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4. YS생명과학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4년 ‘제1회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그간 어떠한 노력을 통해 이러한 사회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부와 경제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에 와이에스생명과학이 제1회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특히 임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노력이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와이에스생명과학은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 중심의 경영, 건강한 조직문화, 지속가능한 기업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아왔습니다.
유연근무제 운영이나 연차휴가 사유 항목을 없앤 점, 반반차 제도 도입 등 자율적인 휴가 사용 환경을 조성해 왔고요. 또 임신·출산·육아기에 있는 직원들을 위해 출산 축하금 지급, 자녀 교육비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 제도를 꾸준히 마련해 온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하나의 이정표로 삼고자 합니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저희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앞으로도 ‘Top Quality, Best Service’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회사, 그리고 사회적 모범 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5. YS생명과학은 400여억원을 투자하여 2023년 이천 모가일반산업단지에 완제의약품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 상황과 이것이 회사 성장 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요?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이천에 새롭게 준공한 제약공장을 통해 제약 생산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약 3,300평(1만900㎡) 규모의 4층 건물로, 연간 약 3억 정의 내용 고형제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와 대용량 공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GMP 인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향후 생산 능력을 연간 7억 정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완제의약품 사업을 회사의 핵심 축으로 삼고, 보다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지난 10여 년 간 쌓아온 제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를 유럽 제약사와 함께 개발하여 현지에서 이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또, 당사에서 독자 개발한 녹내장 치료제 ‘라타노프로스트 연성’은 유럽에서 임상 및 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3월 독일에서 첫 출시되었으며, 이를 통해 유럽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향후 20개 품목의 완제의약품을 개발하여, 10년 내 국내외 시장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현재는 녹내장, 폐동맥고혈압, 비만 등의 치료제 중심으로 안과 및 만성질환 치료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존의 원료의약품 사업과 완제의약품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원료에서 완제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프로스타글란딘, 비타민 D, 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차별화된 제제를 개발 중이며, 축적된 화학의약품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항체의약품결합체(ADC)와 같은 바이오의약품 분야로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신약개발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6. YS생명과학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가요?
연성그룹은 2010년 연우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인근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재단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재 양성이 미래 사회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연우장학재단은 유기화학 및 약학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매년 약학 및 유기화학 분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한국유기합성학회와 대한약학회에서 주는 학술상도 후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성그룹의 창업 당시부터 유기화학을 기반으로 한 비전과 일치하는 이 활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저는 대학교 4년, 석사 2년, 미국에서 Ph.D. 5년, 박사후연구원 1년 등 총 10년 이상을 연구와 공부에 몰두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후에도 유기화학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연구와 공부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연구는 그 자체로 새로운 분야를 창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함으로써 그들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 개발을 보면, 새로운 기술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획기적인 기술이 세상에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들이 결국 인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연우장학재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재 양성 및 연구 지원을 이어갈 것입니다. 연구는 다양성에서 출발하고, 그것이 바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연성그룹의 비전과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혁신적인 기술들이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7.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의 트렌드나 시장 변화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YS 생명과학의 준비는 무엇인가요?
지금의 의약품 개발은 확실히 변화의 흐름이 뚜렷합니다. 기존의 소분자 의약품을 넘어서, 항체, 펩타이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같은 거대 분자 기반의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굉장히 활발해지고 있고요.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개발의 초점이 점점 희귀질환 치료제나 진단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와이에스생명과학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계속해서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는 화학합성과 품질관리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걸 기반으로 차별화된 방식으로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강점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8.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함원훈 회장님 개인적으로 가장 자랑스러웠던 성과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의 약물 중 하나인 녹내장 치료제로 쓰이는 라타노프로스트의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하고, 그걸 특허 등록까지 이어간 경험입니다. 그 특허를 기반으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기술 투자를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저희 회사가 거의 모든 프로스타글란딘 계열 원료의약품을 상업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특히 의미가 컸습니다.
또 하나는 활성 비타민 D 유도체 관련 연구입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상업화가 어려웠던 분야였습니다. 그런데 엘디켈시톨이라는 제품이 결국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게 되면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다시 라타노프로스트 관련 이야기인데요. 이번에는 이걸 무보존제 일회용 점안제 형태의 개량신약 ‘라타노프로스트 연성’을 개발해서, 유럽 시장에서 허가를 받고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히 원료의약품을 넘어서 완제의약품 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 었다고 생각합니다.
9. 교수직에서 기업 경영자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또는 제약업계의 후배들이나 젊은 인재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박사 과정 당시, 저는 30명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연구실에서 학문을 이어갔습니다. 지도 교수였던 Leo A. Paquette 교수님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이셨습니다. 그의 전문 지식은 매우 깊고 넓었고, 그분의 성실함과 노력은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노력과 근면함은 제 삶의 큰 밑거름이 되었으며, 그분의 가르침 덕분에 저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저는 항상 ‘모든 일에 곧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누구나 자신의 이상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약업계의 젊은 인재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William Ernest Henley의 시 ‘Invictus’의 마지막 두 행인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을 자주 인용합니다. 이 시는 제가 믿는 바, 즉 자신의 미래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과 의지, 열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르침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이 확신은 제 지도 교수님, Paquette 교수님의 영향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분과의 만남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경제와 사회적 체계를 마비시킨 2020년을 지나, 우리는 여전히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바이오 의약 업계 역시 진단과 치료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백신 개발과 생산의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 집중된 현실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제약업계가 국제 경쟁력에서 뒤쳐져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대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임을 깨닫게 합니다.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사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높은 인지도와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약업계가 이제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제약 산업의 생태계가 더욱 풍부해지고, 우수한 인재들이 제약업계에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또한 저는 과도한 욕심보다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성공만을 추구하다 보면 자칫 일을 그르치기도 합니다. 저는 ‘성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항상 새기고 있습니다. 과도한 성공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처럼 자신의 분수를 지키고, 욕심을 버리며, 묵묵히 일을 수행하고 유종의 미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업의 윤리적 경영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에서 저는 평생을 배우며 쌓은 전문 지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인류의 건강과 복지 향상을 위한 의약품 개발에 대한 열정이 지속적 인 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연구 중심의 기업으로서, 와이에스생명과학은 창조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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