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전형원소 촉매 실험실(Multicentered Main Group Catalysis Laboratory)(2026년 4월호)
- 3월 30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1일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수림관 104-418
02-820-5946

1. 연구실 개요
식량 문제를 해결한 하버-보슈법부터 타미플루 등의 합성 신약까지 현대 사회는 촉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속한 진보를 이루어왔다. 전이 금속 촉매는 21세기에만 이미 세 차례 노벨화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주로 활용되는 팔라듐, 로듐, 루테늄 같은 희토류 금속은 지구상에 한정적인 자원이다. 이후 유기촉매 개념이 대안으로 부상하며 2021년 노벨화학상이 수여되었지만, 대부분의 적용 이 산-염기 반응에 국한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에는 자연계에 대량으로 존재하는 3주기 이상의 전형원소를 사용하여 금속과 유사한 반응성을 구현하는 연구가 떠오르며 당량 반응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를 화학 반응의 촉매로 적용하는 일은 매우 도전적이다[그림 1]. 이는 전형원소가 p-오비탈에서 비롯된 큰 경계 분자오비탈 에너지 차이로 인해 주로 단방향의 산화 혹은 환원 반응만을 수행하고, 촉매 순환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 기초연구실에서는 오비탈 특성을 조절하기 위해 π-시스템을 길게 연결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호모컨쥬게이션 혹은 스파이로컨쥬게이션과 같은 먼 거리 오비탈 상호작용을 분자 디자인 규칙으로 적용하는 독창적인 개념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중앙대학교 다원자 전형원소 촉매 실험실(책임자: 화학과 조은진 교수)에서는 두 개 이상의 전형 원소를 조합한 독자적인 분자 설계를 통해 금속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신개념 “다원자 전형원소 촉매”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그림 2]. 상호작용하는 전형원소 간의 배열과 거리를 전략적으로 조절하여 오비탈의 에너지를 선택적으로 제어하고 원소가 가진 고유한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는 산화-환원 반응성을 도출하고자, 전통적인 이전자 기반 접근법 외에도 빛 혹은 전기 에너지를 활용한 최신 단전자 기반 분자 활성법 또한 채택하였다. 전형원소의 산화-환원 반응성에 근거해 하나의 시스템 하에서 라디칼 및 극성 촉매 반응의 실현을 모두 추구하며, 비대칭 반응으로의 확장까지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이처럼 분자 단위의 집단적 거동으로 구현되는 새로운 전형원소-중심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 합성화학, 광화학, 전기화학, 계산화학, 더 나아가 최신 데이터 과학의 다학제간 융합으로 전례 없는 촉매 플랫폼을 설계하여 미개척 분야를 선도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전형 원소를 지속 가능한 산화-환원 촉매원으로 활용함으로써, 금속의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세대가 직면한 환경 및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2. 연구성과
합성화학에서 다원자 전형원소 분자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화학 반응 개발을 목표로, 본 기초연구실은 지난 1년 반 동안 다음과 같은 연구 성과를 도출하였다.
Project 1. 다원자 전형원소 기반 분자촉매 플랫폼 개발
본 기초연구실의 최종 목표는 다원자 전형원소 간 원자 수준의 상호작용을 분자촉매 설계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여, 지속가능성을 갖추는 동시에 기존 합성화학의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반응 플랫폼을 개척하는 데 있다. 이러한 노력의 첫 사례로, 본 연구실은 황과 질소를 포함하는 이원자 전형원소 화합물인 페난트라진을 전자 전달 촉매로 재설계하였다(J. Am. Chem. Soc. 2025, 147, 19583)[그림 3]. 두 헤테로원자에 의해 유도되는 공명 안정화 효과를 바탕으로, 라디칼 종과의 선택적 C-S 결합 형성 및 알킬 설포늄염을 경유한 치환 반응을 매개하도록 설계되었다. 일반적으로 전이금속 기반 광촉매는 마커스 이론에 근거한 외부 배위권 전자 전달 메커니즘을 따르며, 이로 인해 기질 간 산화·환원 전위가 정밀하게 정합되어야 한다는 본질적인 제약을 지닌다. 반면, 본 연구실이 개발한 황 기반 이원자 전형원소 촉매는 화학 결합 형성 이후 전자가 이동하는 내부 배위권 전자 전달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함으로써, 고전적인 전자 전달 규칙에 구속되지 않고 산화가 용이한 아닐린과 페놀을 포함한 다양한 친핵체로 적용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한편, 단전 자 기반 반응 이외에도, 사원자 전형원소 화합물을 극성 반응 촉매로 활용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Project 2. 다원자 전형원소를 활용한 반응 시약 개발
다원자 전형원소의 활용을 단순 촉매로 한정하지 않고, 본 기초연구실에서는 반응 시약 및 리간드로서의 다면적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기존 합성 전략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신규 반응을 모색하고 있다. 그 예로,티안트렌이라는 황 기반 이원자 호모 전형원소 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탄소 전달 시약을 새롭게 설계하여, 알켄으로부터 할로젠과 티안트레늄이 1,3-위치에 도입된 이중친전자성체를 합성하였다(Nat. Chem. 2026, 10.1038/s41557-025-02037-x)[그림 4]. 이러한 중간체는 기능적으로 1,3-이가양이온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다양한 친핵체와의 반응을 통해 아제티딘, 1,3-다이아자이드, 1,3-다이할라이드 등 1,3-위치에 작용기가 도입된 새로운 분자 골격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반응 중 생성된 라디칼 종은 분자 내 전형원소와의 공간적 오비탈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안정화되며, 이러한 안정화 효과로 인해 본 반응은 일반적 인 극성 정합(polar matching)의 범주를 넘어서는 다양한 알켄 기질에서도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본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티안트렌 기반 1,3-이중친전자성 중간체는 사각고리 화합물의 합성에 그치지 않고, 일라이드 반응성을 통해 삼각고리 화합물 합성으로까지 확장 가능함을 보였다(J. Am. Chem. Soc. 2026, 148, 5701).

나아가, 인 중심 헤테로 다원자 전형원소 시약을 활용하여 독특한 선택성을 지닌 결합 활성화 반응을 개발하였다. 우선, 주로 전이금속을 통해 이루어지는 C-F 결합 활성화를 헤테로 치환기의 입체적/전자적 성질을 조절한 인 시약의 산화상태 전환을 통해 구현하였다(JACS Au 2025, 5, 1007)[그림 5B]. 과불소화유기물은 복잡한 다기능성 유기불소 화합물의 전구체로 유용하게 쓰이나, C-F 결합의 높은 안정성으로 인해 작용기 적합성 문제를 일으키는 가혹한 조건을 요구하고, 여러 C-F 결합 중 하나만 선택하기 매우 까다롭다. 본 연구팀은 논리적으로 설계한 유기인 시약을 적용하여 온화한 조건에서 전자를 동시에 밀고 당기는 퍼코우 (Perkow) 반응을 통해 삼/오불화알킬 케톤의 단일 불소를 더 반응성이 뛰어난 동족체인 염소, 브롬, 요오드로 선택적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하였다. 나아가, 매우 안정한 인돌 3-4번 탄소-탄소 결합을 인-산소-질소 헤테로 다원자 상호작용을 통해 활성화하여 단일 질소 원자를 삽입하는 골격편집 반응을 개발하였다(Nat. Synth. 2026, 5, DOI: 10.1038/s44160-026-01046-z). 방향족 고리를 변형하기 위해 고활성 나이트린 시약을 요구했던 기존 반응과 달리, 전형원소 사이의 협동 메커니즘이 실용적인 조건에서 새로운 1,4-선택성의 구현을 가능케 하였다. 인돌을 포함하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의 후기 기능화에 성공적으로 적용하였으며, 실험 및 계산화학 연구를 통해 신규기전을 제안하였다. 이 외에도, 인-질소 헤테로 이원자 전형원소 화합물을 리간드로 활용하여, 사중 치환 알렌의 선택적 합성(Chem Catal. 2024, 4, 101082), 알렌의 하이드로알 킬화 반응(ACS Catal. 2024, 14, 16570) 등을 연구하였다.

Project 3. 다원자 전형원소 포함 작용기의 합성법 정립
세 번째 연구 방향으로는 다원자 전형원소 화합물이 지닐 수 있는 분자 다양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 주목하여, 접근 가능한 화학적 공간을 확장하고 새로운 작용기의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합성 전략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전기화학 라디칼 반응을 통해 불소를 포함하는 다원자 전형원소 작용기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합성법을 연구하여 보고하였다(J. Am. Chem. Soc. 2024, 146, 22498)[그림 6]. 다이플루오로메틸 (CF2H) 그룹은 수소 결합 공여 능력과 친유성을 동시에 갖춘 독특한 다원자 전형원소 기반 생물학적 동배체 작용기로, 최근 유기합성 및 의약화학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CF2H 그룹을 인접한 이웃자리 위치에 동시에 도입하는 합성법은 전례가 없으며, CF2H 라디칼 기반 접근법은 단일전자전이 과정과 속도론적 장벽으로 인해 선택성 제어에 한계가 존재하였다. 본 기초연구실에서는 알켄에 순차적으로 두 개의 CF2H 그룹을 전달할 수 있는 전기화학–금속 촉매 융합 전략을 새롭게 설계하였다. 순환 전압-전류법(CV)과 밀도 범함수(DFT) 계산을 통해 해당 이중 역할을 명확히 입증하였으며, 복잡한 생체 관련 분자 및 제약 물질에 대한 후속 기능화 반응에서도 높은 합성 범용성을 확인하는 등, 활용성이 높은 다원자 전형원소 기반 작용기를 개발하였다. 연관된 방식으로, 전기화학적 기법을 통해 황-산화물(DMSO)을 ‘마스킹 보조제’로 활용하여 알케닐 라디칼 중간체를 안정화함으로써, 온화한 조건에서 트라이플루오로메틸(CF3)-알카인 합성에 성공하였 다(Chem. Sci. 2024, 15, 19739).

중앙대학교 다원자 전형원소 촉매 실험실
본 기초연구실은 유기화학을 큰 틀로 하여, 서로 다른 전문 분야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다원자 전형원소의 “상호작용”을 활용한 새로운 합성 연구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연구책임자 조은진 교수와 공동연구자 정원진 교수, 김현우 교수, 홍승윤 교수를 포함하여, 박사 과정 10명, 석박사 통합 과정 14명, 석사 과정 5명, 기타 3 명 등 총 36명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조은진 연구책임자 / 중앙대학교 화학과 교수
조은진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유기합성 분야 연구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MIT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전이금속 기반 촉매 반응 연구를 수행하였다. 2011년 한양대학교(ERICA) 응용 화학과에 부임하여 독립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 중앙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교수는 친환경 라디칼 반응 개발과 니켈 촉매 기반 유기합성 반응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현재 기초연구실 연구를 통해 다원자 기반 촉매 설계 및 신규 반응 플랫폼 구축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원진 공동연구자 / GIST 화학과 부교수
정원진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학위를, 미국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 대학에서 카이랄성 루이스 염기 촉매를 활용한 유기합성 분야 연구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캘리포니아-어바인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할로젠화 천연물의 비대칭 전 합성을 수행하였다. 2014년 GIST 화학과에 부임한 뒤 같은 방향 알켄 이할로젠 첨가를 비롯한 비전통적 선택성 구현에 몰두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방향족 고리에 단일 원자를 삽입 하는 전형원소 협동 기전 등의 새로운 발견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기초연구실 구성원 간의 협업을 통해 연구 방법론 및 범위를 확장하며 집단적 역량의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김현우 공동연구자 / POSTECH 화학과 부교수
김현우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및 박사(유기합성방법론/유기금속촉매반응)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Cornell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서 전기화학 및 광화학을 융합한 전기광촉매 유기반응을 연구하였다. 2020년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조교수로 부임하였고, 2022년부터 POSTECH 화학과에 합류하여 현재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라디칼 유기반응 및 전기유기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메커니즘 기반 지속가능한 합성 방법론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홍승윤 공동연구자 / 서울대학교 화학부 조교수
홍승윤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학위를, 동 대학원에서 전이금속 촉매 반응 연구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MIT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서 전형원소 기반 산화·환원 촉매 반응을 연구하였다. 2022년 가을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부임한 이후에는 원자 간 오비탈 상호작용을 설계 원리로 삼아, 전형원소 기반의 새로운 촉매, 반응 메커니즘, 그리고 합성 시료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합성화학에서 전형 원소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기존 반응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것을 장기적 연구 비전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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