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자 기반 RNA 분해 전략의 발전과 향후 발전 전략(2026년 6월호)
- 5월 28일
- 13분 분량
허진서, 이영주* | 부산대학교 화학과 조교수, lyj0308@pusan.ac.kr
서 론
단백질인가 RNA인가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주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약물은 일반적으로 표적 단백질의 활성 부위(active site)나 알로스테릭 포켓(allosteric pocket)에 결합하여 그 기능을 저해하거나 조절하는, 이른바 점유 기반(occupancy-driven) 기전을 통해 작용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오랜 기간 다양한 치료제를 탄생시키며 신약 개발의 중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질병 관련 표적단백질 가운데 85%는 뚜렷한 결합 포켓이 부족하거나 구조적으로 유연하여, 기존 저분자 화합물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약물 화가 불가능한(undruggable) 표적으로 분류된다.[참고문헌 1] 대표적으로 전사인자, 내재적 무질서 단백질(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 스캐폴드 단백질,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표적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최근에는 단백질이 아닌 RNA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접근이 주목받 고 있다. RNA는 단순히 단백질 합성을 위한 중간체에 그치지 않고, 유전자 발현 조절, 번역 조절, 염색질 조절, 세포 스트레스 반응 등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단백질 발현 이전 단계에서 기능하기 때문에, RNA를 표적으 로 할 경우 질병 관련 단백질의 생성 자체를 보다 상위 단계 에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저분자 약물 로는 직접 제어하기 어려운 단백질이라 하더라도, 해당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 또는 관련 조절 RNA를 표적으로 삼으면 간접적인 제어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RNA 표적화 전략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참고문헌 1]
기존의 RNA 조절 전략으로는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small interfering RNA(siRNA), 그리고 저분자 화 합물이 대표적이다[그림 1]. ASO는 표적 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RNase H 매개 분해를 유도하거나 번역을 억제하며, siRNA는 RNA interference(RNAi) 경로를 통해 특정 m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ASO와 siRNA는 RNA 서열에 기반하여 설계되기 때문에, 표적 RNA의 구조적 유연성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다.[참고문헌 2] 반면, 저분자 화합물은 RNA의 특정 2차 또는 3차 구조 motif에 결합하여 기능을 조절하며, 주로 구조적으로 정의된 결합 부위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참고문헌 3] 하지만, 높은 선택성과 안정적인 세포 내 활성을 동시에 확보한 저분자 화합물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분자 화합물은 ASO나 siRNA가 가지는 낮은 약물 물성, 전달의 어려움, 면역 반응 등의 한계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RNA 치료제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최근 RNA 구조 예측 기술과 RNA 결합 리간드 발굴을 위한 스크리닝 방법이 발전하면서, 구조 기반으로 표적 RNA를 인식하는 저분자 설계가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RIBOTAC(ribonuclease-targeting chimera)이다. RIBOTAC은 특정 RNA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RNase를 모집하는 리간드를 결합한 이중기능성 분자로, 표적 RNA와 분해 효소를 근접시켜 선택적인 RNA 절단을 유도한다.[참고문헌 4] 이는 단순한 기능 억제를 넘어 RNA 자체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기존 저분자 RNA 표적화 전략과 구별되며, RNA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본 총설에서는 저분자 기반 RNA 분해 전략의 핵심 개념인 RIBOTAC의 개발 배경, 작용 원리 및 PINAD 등 신규 분 해 플랫폼, 신규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발전하는 새로운 RNA 분해 전략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1. 단백질 분해 기술(TPD)에서 영감을 받은 RNA 분해 전략
표적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개념은 최근 신약 개발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지난 읽기 쉬운 총설에서 다룬 PROTAC이나 분자접착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와 같은 단백질 분해 기술은 세포 내 고유의 분해 시스템을 이용하여 표적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개념은 자연스럽게 RNA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그 결과 등장한 대표 적 기술이 RIBOTAC이다.[참고문헌 4]
RIBOTAC은 세포 내 존재하는 RNA 청소 메커니즘을 사용하며, RNA 분해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효소인 RNase L을 활성화하여 표적 RNA 분해를 유도한다. RNase L은 선천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endoribonucle-ase로, 기본적으로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다가 2′-5′ oligoadenylate(2-5A) 기질에 의해 활성화된다. 2-5A가 RNase L에 결합하면 효소는 활성형 이합체를 형성하며, 세포 내 RNA를 절단할 수 있게 된다[그림 2a].[참고문헌 5]

초기 RNA 분해 전략은 표적 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에 2-5A를 RNase L recruiter로 사용하여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시 되었다.[참고문헌 6] 이러한 접근은 높은 서열 특이성을 바탕으로 선택적 RNA 절단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분자가 가지는 낮은 세포 투과 성, 전달 효율, 생체 내 안정성 등으로 인해 약물화 측면에 서는 제약이 컸다.
이후 이러한 개념은 약물 물성 향상을 목표하며, 저분자기반 플랫폼으로 확장되었다. 2–5A와 같은 비교적 큰 oligonucleotide형 activator를 RNase L recruiter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분자의 크기와 물성 측면에서 약물화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연구를 통해 RNase L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소 구조(minimal pharmacophore)가 규 명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저분자 RNase L recruiter가 개 발되면서, 저분자 RIBOTAC 개발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초기 발굴된 C1-3 저분자 화합물[참고문헌 7]을 포함하여[그림 2b] DEL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한 추가적인 저분자 RNase L 모집 화합물을 발굴함으로써 현재까지 총 2종의 RNase L recruiter를 확보하였다.[참고문헌 8]
이후 화학자들은 표적 RNA의 안정한 구조적 motif에 저분자 화합물 결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였고, 실제 다수의 스크리닝 기법을 통해 RNA에 결합하는 저분자 화합물 리간드 발굴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참고문헌 9] 이렇게 RNase L과 표적 RNA에 결합하는 리간드 각각을 저분자 화합물로 설계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두 리간드를 연결한 저분자 기반 RIBOTAC 개발이 가속화되었다. 당시 단백질 억제가 아닌 제거라는 개념이 신약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RNA 제거라는 개념 또한 새 로운 신약 모달리티로 크게 주목받았다.
이로써 RIBOTAC은 RNA 표적 치료제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ASO와 siRNA가 기존 RNA 표적 치료제 약물의 주를 이루고, RNA 결합을 통한 저분자 저해제가 소수에 불과하였지만, RNA에 결합하는 리간드 발굴만으로 RNA 제거를 유도할 수 있는 RIBOTAC 전략은 저분자 화합물로의 RNA 표적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 다양한 표적 RNA로의 적용가능성
RNA는 messenger RNA(mRNA), microRNA(miRNA), long noncoding RNA(lncRNA) 등 다양한 종류로 존재 하며, 각각이 세포 내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각 RNA마다의 길이 및 표적화 가능한 구조적 특징 또 한 상이하다. 따라서 RIBOTAC 전략이 이러한 다양한 RNA 유형 전반에 걸쳐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은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특히 질병과 연관된 RNA가 계속 해서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RIBOTAC이 다양한 RNA 를 표적화할 수 있다면 표적화 질병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 로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표적은 mRNA이다. 특히 전사인자나 내 재적 무질서 단백질과 같이 기존 저분자 약물로 직접 저해 하기 어려운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는 중요한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c-Myc과 같은 암유발 전사인자(oncogenic transcription factor)는 다양한 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단백질 자체의 구조적 특성 등으로 인해 직접 억제가 매우 도전적인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참고문헌 10] 이와 유사하게 LGALS1과 같은 coding mRNA를 직접 표적으로 하여 RNase L 의존적 분해를 유도하고 단백질 발현을 감소시킨 사례도 최근 보고되면서,[참고문헌 11] 다양한 disease-relevant mRNA로의 확장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alpha-synuclein은 내재적 무질서 단백질로 정형화된 구조가 존재하지 않고, 결합 포켓이 존재하지 않아 약물화가 어려운 단백질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해당 단백질을 번역하는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단백질 발현을 효과적으로 낮춘 사례가 보고되었다.[참고문헌 12] RIBOTAC 전략을 이용하여 이와 같이 단백질 구조만으로는 매우 도전적인 표적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해당 단백질을 번역하는 mRNA의 분해를 유도하여 단백질 발현을 효과적으로 낮춘 예들이 보고되었다. 이는 mRNA 분해를 통해 단백질 발현 저해를 유도함으로써, 단백질 표적화의 한계를 우회하는 접근이 가능해짐을 보였다. 따라서 불가능을 가능한(druggable undruggable targets) 표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전략으로 제시되었다[그림 3a].

miRNA 역시 RIBOTAC의 중요한 표적군이다. miRNA는 20bp 내외의 짧은 비암호화 RNA이지만 다수의 표적 mRNA를 조절함으로써 세포 내 신호전달 네트워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암에서는 특정 암 유발 miRNA가 과발현되거나, 반대로 종양 억제 단백질의 mRNA가 miRNA에 의해 감소하는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이러한이유로 miRNA는 질병 조절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표적이다. 더불어 많은 miRNA 전구체는 비교적 정의된 stem-loop 구조를 가지므로, 저분자 화합물이 인식할 수 있는 구조적 결합 부위를 제공한다. 실제로 초기 대표 사례로 pre-miR-9613과 pre-miR-2104을 표적으로 하는 RIBOTAC이 보고되었으며, 이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에 유리한 신호를 줄이고 세포가 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iRNA인 miR-2114, miR-15510, miR-1715 등을 표적화한 RIBOTAC 개발이 보고되었다[그림 3b]. 이는 mRNA 분해를 통한 직접적인 표적 단백질 발현량 조절 이외에도 miRNA 분해를 통해 암 억제 단백질의 발현량 증가 및 질병 치료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lncRNA로도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lncRNA는 일반적으로 200bp 이상의 길이를 가지고 구조가 복잡하며, 세포 내 위치와 결합 파트너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저분자 접근이 쉽지 않은 표적으로 여겨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lncRNA는 암, 염증, 노화, 텔로미어 유지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구조적 motif를 기반으로 한 선택적 표적화 가능성이 점차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텔로미어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elomeric repeat-containing RNA(TERRA)이 있으며, 해당 RNA의 G-quadruplex에 결합하는 리간드를 이용한 TERRA RIBOTAC이 최근 보고되었다[그림 3c].[참고문헌 16] 또한 최근에는 암의 전이와 유전자 발현 조절에 중요한 lncRNA인 MALAT1을 선택적으로 줄이는 이중 기능성 저분자 화합물이 개발되었다. 이 분자는 MALAT1의 끝부분에 존재하는 안정한 특수 구조를 인식한 뒤, RNA 분해를 유도하는 단백질을 가까이 끌어와 MALAT1의 양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동 한다.[참고문헌 17] 이를 통해 RIBOTAC을 이용한 lncRNA의 선택적 분해 또한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lncRNA는 초기 에는 RIBOTAC 연구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최근 구조 기반 접근법의 발전과 함께 점차 유망한 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러스 RNA 또한 RNA 분해 전략의 중요한 적용 대상이다. RNA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 정보를 RNA 형태로 유지하며, 번역과 복제를 모두 RNA에 의존하므로 바이러스 RNA를 직접 제거하면 감염 과정을 상위 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SARS-CoV-2와 같은 RNA 바이러 스는 frameshifting element, stem-loop, pseudoknot 등 비교적 특징적인 구조를 포함하고 있어, 저분자 화합물이 인식할 수 있는 결합 부위를 제공한다. 이러한 SARS-CoV-2의 구조적 motif 근처로 RNase L 모집을 유도하여 SARS-CoV-2 RNA를 분해를 유도한 RIBOTAC이 보 고되었으며[그림 3d],[참고문헌 18] 이는 인간 유래 질병뿐 아니라 항 바이러스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RIBOTAC은 mRNA, miRNA, lncRNA, virus RNA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RNA의 서열이 모두 동일한 수준으로 표적화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조 정보가 충분히 축적된 RNA, 저분자 화합물 결합이 가능한 motif를 가진 RNA, 그리고 세포 내 접근성이 확보된 RNA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어떤 RNA가 저분자 기반 분해 전략에 적합한지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구조적 특성과 생물학적 중요성을 함께 고려하는 연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3. 다양한 RNA 분해 메커니즘을 활용한 저분자 기반 RNA 분해 전략
RIBOTAC으로 대표되는 RNA 분해 전략은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어,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RNA 분 해를 유도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RI-BOTAC과 유사하게 proximity를 활용하거나, 기존 분해 경로와는 다른 세포 내 제거 시스템을 이용하는 전략들이 제안되면서 RNA 표적화 기술의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첫 번째 예가 proximity-induced nucleic acid degradation(PINAD)이다. PINAD는 특정 RNA와 분해를 유도하는 요소를 물리적으로 가까이 위치시켜 분해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RIBOTAC과 유사한 개념을 가진다. 그러나 RIBOTAC이 주로 RNase L이라는 특정 효소를 recruiter로 모집하여 RNA 분해를 유도하는 반면, PINAD는 기존 알려진 RNA 가수분해를 직접 유도하는 저분자를 분해 요소로 이용하여, proximity를 형성하여 표적 RNA를 분해한다[그림 4a]. 즉, 특정 RNA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직접적으로 RNA 분해 기능을 가진 모듈을 연결하는 이중 기능성 화합물이 PINAD이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효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세포 환경에서 적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 진다.[참고문헌 19]
한편, 최근에는 RNA를 직접 절단하는 방식이 아닌, 세포의 자가포식 시스템(autophagy)을 활용하여 RNA를 제거하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자가포식 시스템은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단백질 및 소기관을 리소좀으로 전달하여 분해하는 과정으로, 기존에는 주로 단백질 또는 세포 소기관의 제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림 4b].[참고문헌 20]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특정 RNA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자가포식 시스템 경로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리간드를 연결하여, 표적 RNA를 자가포식 시스템 경로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였다.[참고문헌 21] 이러한 전략은 RNA를 직접 절단하는 RNase 기반 접근법과 달리, 보다 큰 복합체 수준에서 제거가 가능하다는 차별점을 가진다. 특히 RNA는 단백질과 결합된 형태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RNA–단백질 복합체를 함께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은 기능적 측면에서 큰 장점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기존 RI-BOTAC 전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표적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처럼 PINAD와 자가포식 시스템 기반 RNA 분해 전략은 RIBOTAC에서 출발한 proximity 기반 분해 개념을 다양한 생물학적 경로로 확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RNA를 표적으로 하는 화학생물학적 접근 이 RIBOTAC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해 메커니즘과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융합기술을 통한 RNA 분해제 개발 동향
RNA는 단백질에 비해 구조적 예측이 어렵고, 명확한 결합 포켓이 제한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RNA 결합 저분자 발굴은 도전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DNA encoded library(DEL) 기반 고속 스크 리닝 기술, 인공지능 기반 설계 기술, 그리고 RNA 구조 예측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러한 기술들을 결합한 접근이 RNA 분해제 개발에 점차 도입되고 있다.
그중 DEL은 수백만에서 수십억 개에 이르는 저분자 화 합물을 DNA 바코드와 결합된 형태로 구축한 뒤, 특정 표적과의 결합 여부를 기반으로 활성 화합물을 선별하는 고속 스크리닝 기술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DEL 기술이 RNA를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리간드 발굴에도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특정 반복 서열을 가지는 RNA를 표적으로 DEL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하여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화합물을 발굴한 연구가 보고되었으며, 이를 통해 RNA 구조를 인식하는 저분자 scaffold를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그림 5a].[참고문헌 22] 이러한 리간드는 단순 결합을 넘어 RNA 기능 조절뿐 아니라, 이후 RIBOTAC과 같은 RNA 분해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 출발점으로 활 용될 수 있다.
또한 DEL 기반 접근은 RNA 결합 리간드 발굴을 넘어, RNA 분해 효소를 모집할 수 있는 recruiter 리간드 개발 로도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DEL을 활용하여 RNase L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저분자 recruiter가 발굴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해당 플랫폼이 RNA 분해제 설계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참고문헌 8] 그러나 현재까지 보고된 저분자 RNase L activator는 C1–3을 포함하여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recruiter 리간드의 구조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더 나아가 RNase L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en-donuclease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activator의 발굴 역시 RNA 분해 전략 확장의 핵심 요소로 고려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DEL은 광범위한 화학 공간을 동시에 탐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차세대 RNA 분해제 설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전통적으로 RNA–저분자 상호작용 예측은 RNA 의 3차 구조 정보에 크게 의존해왔으나, 대부분의 질병 관련 RNA는 안정적인 3차 구조가 규명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RNA의 3차 구조 없이도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접근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Zhang 연구 그룹은 딥러닝 모델인 SMRTnet을 통해 RNA 서열과 2차 구조 정보만을 활용하여 저분자 화합물과 RNA 간 결합을 예측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그림 5b].[참고문헌 23] 이 모델은 RNA와 화합물의 정 보를 각각 학습한 뒤, 두 정보를 통합적으로 비교하여 서로 얼마나 잘 결합할 수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 SMRTnet을 통해 발굴한 화합물의 세포 수준 활성 검증까지 완료하였으며, 이를 통해 해당 접근은 RNA의 3차 구조 정보가 부족한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 는 점에서 기존 구조 기반 설계의 한계를 보완하며, 예측 된 리간드가 실제 세포 수준에서 RNA 발현 조절로 이어 질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고속 스크리닝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설계 기술이 각각 발전함에 따라, RNA 분해제 개발은 경험적 탐색에서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설계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특히 DEL을 통한 대규모 화합물 탐색과 인공지능 기반 상호작용 예측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초기 리간드 발굴부터 기능 검증까지의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향후 RIBO-TAC과 같은 RNA 분해 플랫폼의 효율성과 선택성을 향상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RNA 분해제 개발의 현재 한계와 과제
RNA 분해 전략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 해야 할 중요한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그중 RNA 결합 리간드의 발굴과 분해 효소의 제한성이 주요한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RNA에 결합하는 저분자 리간드 발굴의 경우, RNA 는 구조적 유연성이 크고 명확한 결합 포켓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높은 선택성과 친화도를 동시에 갖는 리간드를 설계하거나 발굴하는 일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가 기존 RNA 결합 리간드나 제한된 라이브러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RNA 구조 기반 스크리닝 및 RNA에 특이적인 대규모 리간드 발굴 전략의 확립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E3 리가아제를 이용하여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PROTAC에 비해 RNA 분해 전략에서 사용하는 RNA 분해 효소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한계이다. 현재 저분자 기반 RNA 분해 전략은 주로 RNase L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포 내 효소의 발현 수준이나 활성 조건에 따라 활성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RNase recruiter의 구조적 다양성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RNase L 이외의 다양한 효소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확장 및 다양한 종류의 저분자 RNase recruiter 개발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RNA 분해 기술은 아직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속적 인 연구를 통해 현재의 기술적 제약을 충분히 해결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RNA 구조 기반 리간드 설계, 신규 RNase 발굴 및 recruiter 개발, 전달 기술의 개선 등이 병행된다면, RNA를 표적으로 하는 분해 기술은 향후 단백질 분해 기술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 론
RIBOTAC으로 대표되는 RNA 분해 기술은 전통적인 단백질 표적 신약 개발이 지니는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 방식으로 약물화가 어려운 단백질을 간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 개발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 적용 범위 또한 단백질을 번역하는 mRNA를 넘어, microRNA, lncRNA 등 간접적으로 단백질 발현 조절 및 질병 관련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RNA로 확장되고 있다.
여전히 RNA 결합 리간드 발굴의 어려움, RNA 분해 효소 및 결합 리간드의 다양성 부족, 세포 내 전달 효율과 대사 안정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전 세계 과학자들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RIBOTAC을 비롯한 RNA 분해 기술은 RNA 단계에서 유전자 발현을 직접 제어함으로써, 기존 단백질 중심 치료 전략의 한계를 넘어 질병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새로운 신약 개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참고문헌
Komachankandy, S.; Lee, Y. Targeted RNA Degradation as a Promising Therapeutic Strategy. Int. J. Mol. Sci. 2025, 26, 10767.
Liu, M.; Wang, Y.; Zhang, Y.; Hu, D.; Tang, L.; Zhou, B.; Yang, L. Land-scape of small nucleic acid therapeutics: moving from the bench to the clinic as next-generation medicines.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5, 10, 73.
Tong, Y.; Childs-Disney, J. L.; Disney, M. D. Targeting RNA with small molecules, from RNA structures to precision medicines: IUPHAR review: 40. Br. J. Pharmacol. 2024, 181, 4152.
Dey, S. K.; Jaffrey, S. R. RIBOTACs: Small Molecules Target RNA for Degradation. Cell Chem. Biol. 2019, 26, 1047.
Khaskia, E.; Benhamou, R. I. Leveraging RIBOTAC technology: Fluores-cent RNase L probes for live-cell imaging and function analysis. Heliyon 2025, 11, e41295.
Dong, B.; Silverman, R. H. 2-5A-dependent RNase molecules dimerize during activation by 2-5A. J. Biol. Chem. 1995, 270, 4133.
Borgelt, L.; Haacke, N.; Lampe, P.; Qiu, X.; Gasper, R.; Schiller, D.; Hwang, J.; Sievers, S.; Wu, P. Small-molecule screening of ribonuclease L binders for RNA degradation. Biomed. Pharmacother. 2022, 154, 113589.
Meyer, S. M.; Tanaka, T.; Zanon, P. R. A.; Baisden, J. T.; Abegg, D.; Yang, X.; Akahori, Y.; Alshakarchi, Z.; Cameron, M. D.; Adibekian, A.; et al. DNA-Encoded Library Screening To Inform Design of a Ribonuclease Targeting Chimera (RiboTAC). J. Am. Chem. Soc. 2022, 144, 21096.
Ma, Z.; Zou, B.; Zhao, J.; Zhang, R.; Zhu, Q.; Wang, X.; Xu, L.; Gao, X.; Hu, X.; Feng, W.; et al. Development of a DNA-encoded library screening method "DEL Zipper" to empower the study of RNA-targeted chemical matter. SLAS Discov. 2025, 31, 100204.
Tong, Y.; Lee, Y.; Liu, X.; Childs-Disney, J. L.; Suresh, B. M.; Benhamou, R. I.; Yang, C.; Li, W.; Costales, M. G.; Haniff, H. S.; et al. Programming inactive RNA-binding small molecules into bioactive degraders. Nature 2023, 618, 169.
Tong, Y.; Su, X.; Rouse, W.; Childs-Disney, J. L.; Taghavi, A.; Zanon, P. R. A.; Kovachka, S.; Wang, T.; Moss, W. N.; Disney, M. D. Transcriptome-Wide, Unbiased Profiling of Ribonuclease Targeting Chimeras. J. Am. Chem. Soc. 2024, 146, 21525.
Tong, Y.; Zhang, P.; Yang, X.; Liu, X.; Zhang, J.; Grudniewska, M.; Jung, I.; Abegg, D.; Liu, J.; Childs-Disney, J. L.; et al. Decreasing the 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 alpha-synuclein levels by targeting its struc-tured mRNA with a ribonuclease-targeting chimera. Proc. Natl. Acad. Sci. USA 2024, 121, e2306682120.
Costales, M. G.; Aikawa, H.; Li, Y.; Childs-Disney, J. L.; Abegg, D.; Hoch,D. G.; Pradeep Velagapudi, S.; Nakai, Y.; Khan, T.; Wang, K. W.; et al. Small-molecule targeted recruitment of a nuclease to cleave an onco-genic RNA in a mouse model of metastatic cancer. Proc. Natl. Acad. Sci. USA 2020, 117, 2406.
Suresh, B. M.; Li, W.; Zhang, P.; Wang, K. W.; Yildirim, I.; Parker, C. G.; Disney, M. D. A general fragment-based approach to identify and op-timize bioactive ligands targeting RNA. Proc. Natl. Acad. Sci. USA 2020, 117, 33197.
Liu, X.; Haniff, H. S.; Childs-Disney, J. L.; Shuster, A.; Aikawa, H.; Adibekian, A.; Disney, M. D. Targeted Degradation of the Oncogenic MicroRNA 17-92 Cluster by Structure-Targeting Ligands. J. Am. Chem. Soc. 2020, 142, 6970.
Khaskia, E.; Dahatonde, D.; Benhamou, R. I. RNA G-Quadruplex RIBO-TAC-Mediated Targeted Degradation of lncRNA TERRA. Adv. Sci. 2025, 12, e12715.
Brega, C. A. T.; Craig, B. A.; Mikutis, S.; Proctor, R. S. J.; Vyborna, Y.; Ivey, G.; Eleftheriou, M.; Tzelepis, K.; Yang, M.; Parmar, S.; et al. A Bifunc-tional Small Molecule Degrader of the Long Noncoding RNA MALAT1 Triplex. Chemistry 2026, e00025.
Haniff, H. S.; Tong, Y.; Liu, X.; Chen, J. L.; Suresh, B. M.; Andrews, R. J.; Peterson, J. M.; O'Leary, C. A.; Benhamou, R. I.; Moss, W. N.; et al. Tar-geting the SARS-CoV-2 RNA Genome with Small Molecule Binders and Ribonuclease Targeting Chimera (RIBOTAC) Degraders. ACS Cent. Sci. 2020, 6, 1713.
Mikutis, S.; Rebelo, M.; Yankova, E.; Gu, M.; Tang, C.; Coelho, A. R.; Yang, M.; Hazemi, M. E.; Pires de Miranda, M.; Eleftheriou, M.; et al. Proximity-Induced Nucleic Acid Degrader (PINAD) Approach to Tar-geted RNA Degradation Using Small Molecules. ACS Cent. Sci. 2023, 9 , 892.
Takahashi, D.; Moriyama, J.; Nakamura, T.; Miki, E.; Takahashi, E.; Sato, A.; Akaike, T.; Itto-Nakama, K.; Arimoto, H. AUTACs: Cargo-Specific De-graders Using Selective Autophagy. Mol. Cell 2019, 76, 797.
Su, X.; Tong, Y.; Zanon, P. R. A.; Wang, J.; Tanaka, T.; Childs-Disney, J. L.; Disney, M. D. Unbiased RNA Degrader Identification Uncovers an LC3B-Recruiting Chimera for COL15A1 mRNA Degradation. J. Am. Chem. Soc. 2025, 147, 45157.
Gibaut, Q. M. R.; Akahori, Y.; Bush, J. A.; Taghavi, A.; Tanaka, T.; Aikawa, H.; Ryan, L. S.; Paegel, B. M.; Disney, M. D. Study of an RNA-Focused DNA-Encoded Library Informs Design of a Degrader of a r(CUG) Re-peat Expansion. J. Am. Chem. Soc. 2022, 144, 21972.
Fei, Y.; Wang, P.; Zhang, J.; Shan, X.; Cai, Z.; Ma, J.; Wang, Y.; Zhang, Q. C. Predicting small molecule-RNA interactions without RNA tertiary structures. Nat. Biotechnol. 2026.

허진서 Jinseo Heo
•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2019.3–2025.2)
• 부산대학교 화학과, 석박사 통합과정(2025.3–현재, 지도교수: 이영주)

이영주 Yeongju Lee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학사(2010.3–2014.8)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사(2014.9–2019.8, 지도교수: 임현석)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사후 연구원(2019.9–2020.10, 지도교수: 임현석)
•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박사후 연구원(2020.12–2022.7, 지도교수: Matthew Disney)
• 부산대학교 화학과, 조교수(2022.9–현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