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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화학자 33(2025년 5월호)

  • 작성자 사진: 성완 박
    성완 박
  • 5월 1일
  • 3분 분량

최병석(崔炳晳) KAIST 교수(1951~) 

지난 30여 년간 국내 NMR과 구조 생화학 분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최병석 교수님을 ‘한국을 빛낸 화학자’로 소개하게 되어 최 교수님의 제자로서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대한화학회 회원님들과 지면을 허락해 주신 화학세계에 감사드립니다. 

최병석 교수님은 서울대학교에서 학사(1972-1976)학위를 마치시고,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석사(1976-1978)과정을 밟으셨는데 이 때 처음 NMR과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가 보유한 가장 고사양 NMR이 KIST에 있던 90 MHz NMR이었을 정도로 연구 환경이 매우 열악하였습니다. 지금은 400MHz NMR이 흔하고, 700, 800, 900MHz를 넘어서 최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KBSI)에 아시아 최초로 1.2기가 헤르츠(GHz) NMR이 설치된 것을 보시고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특히 Biological NMR 연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셔서, 1979년 미국 보스턴 소재 브랜다이스 대학(Brandeis University) 생화학과에서 Alfred Redfield 교수님의 지도하에 박사과정을 시작하셨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tRNA에 대한 NMR 연구에 매진하셨습니다. tRNA의 결정구조는 X-ray crystallography 로 알려져 있었지만 용액상태의 구조와 Exchange dynamics가 알려져 있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를 NMR로 수행하셨습니다. 또한, 그 당시 막 시작된 Two-Dimensional NMR(2D-NMR) 방법론을 수용액상에서 tRNA같은 거대 핵산 분자에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pulse sequence를 개발하는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1984년 이학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MIT에서 Post-Doc 과정을 마친 최병석 교수님은 1986년 7월 KAIST 화학과에 부임하셨습니다. 부임 후 연구 및 교육에 큰 기여를 하셨는데 특히, 연구 성과 면에서는 국제적 명성과 실적을 지닌 분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주로 새로운 NMR 기법을 이용한 DNA 구조와 효소의 기작 연구에 기여하였습니다. 아데닌 C8 위치에 중수소 치환된 DNA를 합성하여 NOE (Nuclear Overhauser Effect) 방법으로 Hoog steen base pair와 reverse Hoogsteen base pair를 구별한 연구, CPMG technique을 이용하여 효소의 active site에 있는 아미노산 히스티딘 잔기들을 찾아냄으로써 효소의 기작을 밝힌 연구 등의 사례는 현재에도 큰 의미가 있는 연구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90년대 이후, 최병석 교수님은 광 손상을 입은 DNA (Photo-damaged DNA)의 3차원 구조를 NMR로 밝히면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파급효과가 큰 연구로는 광 생성물 cis-syn dimer와 (6-4) adduct를 함유하는 DNA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 돌연변이 유발성을 설명할 수 있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Photochem. Photobiol. 1995, 62, 44-50), (PNAS 1999, 96, 6632). 이 연구는 그 후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창의 연구단을 이끌면서 DNA 구조손상과 유전자 변이, 종양화의 상관관계 및 손상 DNA 회복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연구로 발전하여, 연구결과들이 저명 학술지에 발표되었고, 이 분야에 중요한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PNAS 2000, 97, 4591), (J. Biol. Chem. 2005, 280, 28650), (J. Am. Chem. Soc. 2008, 130, 17688). 또한, 손상 DNA 복제 분야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특수 복제효소인 Y 패밀리 폴리머라제의 조절 기작 및 돌연변이 생성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밝히는데 성공하여 암을 일으키는 DNA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J. Mol. Cell. Biol. 2013, 5, 204). 

최병석 교수님의 또 다른 주요 업적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면역학에 관한 것입니다. NMR을 이용하여 A형 인플루엔자 RNA promoter의 stem 부분 구조가 bending 되어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습니다 (PNAS 2001, 98, 10602). 이후 인플루엔자 RNA 복제 기작과 바이러스 침입 시 일어나는 면역반응의 원리를 규명하셨습니다. 선천 면역세포인 수지상 세포의 톨 유사 수용체(TLR)는 병원체 관련 분자 패턴(PAMP, pathogen associated molecular pattern)으로써 세균의 지질 다당체를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했을 때는 선천면역 단백질 RIG-I가 bending 되어 있는 RNA promoter를 PAMP로써 인식하여 type1 인터페론을 생성해 낸다는 것을 밝혀내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Nucleic Acids Res. 2016, 44, 8407). 이 연구 이전에는 침입한 RNA 바이러스가 복제되어 생기는 두 가닥 RNA의 5’-말단 삼 인산기가 PAMP로써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새로운 PAMP를 찾아냄으로써 더 나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adjuvant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병석 교수님은 2000년부터 9년간 창의 연구단, 2009년부터 5년간 도약 연구단을 이끄시면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도출하셨습니다. 또한, 국제적 리더십도 확보하여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자기공명학회 (APNMR) 회장으로 재임하시면서 제 3회 아시아-태평양 자기 공명학회 학술대회(2009)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내 자기공명학계의 수준 및 학술적 위상을 국제적으로 제고하는 역할을 하셨습니다. 33년간 KAIST 화학과에 재직하시면서 2019년 정년퇴임하실 때까지 화학과 학과장, 한전 석좌교수, 한국자기공명학회 회장 (2012-2014)을 역임하셨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최병석 교수님은 2011년 한국자기공명학회 이조웅 학술상, KAIST 국제협력상, 2013년 국제광생물학회 학술대상 (AOSP Award)을 수상하셨습니다. 

교수님은 137편의 국내외 논문, 10편의 국내외 특허를 출판/등록하셨고, 박사 31명, 석사 13명, 박사후연구원 4명을 지도하셨습니다. 특히, 제자들이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고 항상 자상한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교육자이셨습니다. 현재 제자들은 다양한 국내외 연구, 교육기관 및 산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병석 교수님은 교육과 연구에 모범을 보이시며, 탁월한 연구 성과로 국내 구조 생화학의 위상을 높인 대표적 학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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