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천연물 및 그의 유도체는 신약 발굴 과정에 핵심적인 역 할을 한다.[참고문헌 1] 많은 경우 천연물 자체가 임상적으로 유용한 약물이 되어 충분한 효능, 선택성, 약동학적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도 한다. 인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 표적인 천연물 기반 의약품은 페니실린(Penicillin), 모르핀(Morphine), 택솔(Taxol) 등이 있다. 천연물은 신약개 발의 초기 후보 물질로 활용되어 치료적 효능을 나타내는 유효한 구조적 골격 정보를 제공해왔다. 천연물 기반의 유효 화합물의 핵심 구조를 변형하거나, 유효한 구조적 정보를 바탕으로 유도체 후보군 라이브러리를 구축하여 임상 실험 과정에서의 약효를 최적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Danishefsky 교수 연구팀에서 수행한 천연물 Mi- grastatin의 전합성과 그의 유도체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그림 1].[참고문헌 2] 호기성 세균의 한 종류인 스트렙토미세스 속(Streptomyces) 배양액에서 분리된 Migrastatin은 종양 세포 이동 억제 활성을 보였으나(IC50=29μM), 그 활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유도체 개발을 통해 약리 효과를 높이고자 하였다. 천연물의 거대고리를 이루는 락톤 골격을 락탐, 케톤, 에터로 대체한 유도체들을 합성했고, 놀랍게도 이들 유도체는 나노몰 수준의 종양 세포 이동 억제 활성을 유지하면서 체내 안정성 또한 개선되었다.
이 때문에 현대 신약 개발 단계에서는 점점 더 혁신적인 합성법들을 활용한 라이브러리의 구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약물 효과의 최적화에 필요한 구조적 전환을 간결하고 선택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합성적 기술이 요구 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특히 약물 개발의 후반 단계인 유망한 후보 물질의 유도체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전통적으로는, 유효 물질의 말단 위치, 대게는 탄소-수소 공유 결합 위치에 다양한 작용기를 도입함으로써 구조 변화에 따른 활성도 변화를 추적하는 방법이 활용된다. 지난 수십년간 말단(peripheral) 탄소-수소 결합을 기능화 하는 C-H 기능화 반응(C-H functionalization) 이 같은 맥락에서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참고문헌 3] 그에 반해, 말단이 아닌 고리형 분자의 핵심 골격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화학 반응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골격을 구성하는 원자 종류나 개수가 분자의 특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은 자명하지만, 고리형 구조를 끊고 재조립하는 과정은 반응 메커니즘적으로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천연물에 흔히 존재하는 다양한 작용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특정 고리만을 선택적으로 편집하는 기술은 유기화학 분야의 기초과학적 난제로 여겨져 왔다.
본 하이라이트에서는 화학 구조식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캠드로우(Chemdraw) 소프트웨어처럼,[참고문헌 4] 실험실에서 비교적 간단한 합성 단계를 통해 고리형 구조 자체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골격 편집 반응(skeletal edit)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골격 편집은 고리를 구성하는 단일 원자 또는 작용기의 치환을 통해 분자의 기본 골격 구조를 재 편성하는 합성적 기술을 통칭한다. 본 기고에서는 골격 편 집 반응의 정의와 종류에 대해 먼저 논의하고, 5원환(5- membered ring) 방향족 헤테로 고리 화합물의 골격 편 집 기술에 대한 동향을 소개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 의 연구실에서 최근 보고한 퓨란 골격 화합물에서의 단일 원자 편집 반응에 대해 논의한다.5
본 론
1. 단일원자 골격 편집의 정의와 종류
단일원자 골격 편집은 비교적 최근 유기 화학 분야에 등장하여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따라서, 맥락에 따라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다양한 표현이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골격 편집 분야에서 선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시카고 대학교의 Mark D. Levin 교수와 버클리 대학교의 Richmond Sarpong 교수는 2022년 리뷰 논문을 통해 골격 편집 관련 용어를 정의했다.[참고문헌 4] 유기 분자 골격은 고리형 구조 (cyclic structure)를 이루고 있는 원자단으로 한정하고, 골격 편집 반응은 고리 골격을 구성하는 원자의 배열이나 종류가 변환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그림 2]. 구체적으로, n개의 원자를 포함하는 고리형 골격에 원자가 추가되거나 제거되어 (n+1) 또는 (n–1)개의 원자 골격으로 확장 (expansion) 혹은 수축(contraction)하는 과정을 포함 한다. 고리 말단에 위치한 치환기의 종류나 개수와 무관 하게, 고리를 이루는 원자 하나가 편집되는 과정(single-atom edit)에 중점을 둔다. 뿐만 아니라, 고리의 크기가 바뀌지 않더라도 핵심 골격 원자가 다른 원자로 교환 (transmutation)되는 과정 또한 골격 편집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오각형 혹은 육각형 포화/불포화 고리를 갖는 화합물을 시작 물질로 하여 골격 확장, 수축, 혹은 원자교환에 성공한 예시들이 보고되었 다.[참고문헌 4] 본 하이라이트에서는 방향족성을 갖는 오각 헤테로 고리 화합물을 기질로 하는 반응에 한정하여 논의를 이어 가고자 한다.
이러한 단일원자 편집 반응은 크게 두 가지 특성을 갖는다. 먼저, 고리형 구조의 “정밀”한 편집이 가능하다. 복잡한 분자에서 단일 원자만 편집하는 과정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화학적 변화이다. 만약 여러 번의 위치 선택적 단일원자 편집을 복합적으로 결합하면, 간단한 시작 고리화 합물로부터 더 복잡한 구조로 변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보다 직관적인 역합성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되어,[참고문헌 6] 기존 합성 방식으로는 복잡해 보이는 합성적 문제를 더 손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의약 화학에서 널리 활용되는 교차 짝지음 반응, 아마이드 결합 형성 반응 등을 살펴보면, 역합성이 직관적이고, 다양한 작용기 존재 하에 범용성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2. 오각 헤테로 고리의 단일원자/원자단 교환 반응
방향족성 5원환 헤테로 고리 화합물은 생체 내에서 단 백질과 강한 상호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방향 족성에서 기인한 풍부한 π-전자 구름과 헤테로 원자의 비공유 전자쌍 혹은 치환기로 인해 단백질, 세포막 등과 고유한 상호작용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각 헤테로 고리의 헤테로 원자만을 선택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화학 반응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오각 → 오각고리 전환 반응의 핵심은 방향족성에 의한 안정화 에너지를 극복하면서, 기존 헤테로 원자를 새로운 원자로 교환하는 전략을 발굴하는 것이다. 일본 교토대학교의 Yorimitsu 교수 연구팀은 단계적인 기질 활성화를 통해 원자단 교환 을 촉진하는 전략을 보고했다[그림 3A].[참고문헌 71] 연구팀은 확장된 컨쥬게이션 시스템을 갖는 다이벤조싸이오펜 화합물을 산 화제 존재 하에 설폰 형태로 전환한 후, 질소 기반 친핵체 (아닐린 유도체)와의 분자 간/분자 내 친핵성 방향족 치환 반응을 통해 카바졸 생성물을 합성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반응물의 황 원자가 최종 생성물인 질소 원자단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인 최초의 예시이다(황→질소 교환). 해당 반응에서는 친핵성 치환 반응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산화 반응을 통한 기질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두 번째 예시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Cornella 연구팀은 니켈(0) 촉매 존재 하에 아이소옥사졸 고리 화합물에서 산소 원자를 제거/질소 원자단 삽입을 통한 산소→질소 교환 반응을 보고했다[그림 3B].[참고문헌 8] 환원성 니켈 혹 은 팔라듐 존재 하에 유사한 반응성이 이전에 보고된 바 있으나,[참고문헌 9]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대기 안정성이 높은 니켈(0) 착물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산화성 첨가 반응(oxida- tive addition)을 유도할 수 있었다. 니켈(0)/(II)을 통한 촉매 과정을 제안했고, 니켈 촉매의 환원적 특성이 선택 적인 N-O 결합 해리를 유도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이 방법은 다양한 작용기와 높은 호환성을 띄는 것이 확인되었고, 복잡한 고리 화합물을 단일 촉매 작용을 통해 신속하게 편집할 수 있음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는 스위스 ETH 취리히 대학교의 Morandi 연구팀이 인돌을 벤즈이미다졸로 직접 전환하는 탄소→질 소 원자단 교환 반응을 보고했다[그림 3C].[참고문헌 10] 연구팀은 대표적인 산화제인 PhI(OAc)2 (PIDA)와 암모니아 대체재 (surrogate)인 암모늄 카바메이트를 사용하여 복잡한 산화/아민화 과정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방법은 반응물인 인돌 고유의 반응성을 활용해 산화성 오각고리 절단을 유도하고(Witkop oxidation), 이후 연쇄적인 질소 삽입/호프만 재배열(Hofmann-type re- arrangement)을 통해 벤즈이미다졸을 생성함으로써 진행된다. 다소 복잡한 메커니즘을 연쇄적으로 거치지만, 해당 반응이 단일 플라스크 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특히, 연구팀은 다양한 약물 유사 화합물에 대해 이 반응을 성공적으로 적용하여, 인돌 구조의 화합물을 벤 즈이미다졸로 변환함으로써 약물 후보군의 골격 유도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생체 내 안정성 및 대사 특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3. 단일원자 교환을 통한 퓨란→피롤 전환 반응
퓨란(furan)과 피롤(pyrrole)은 5원환을 가진 중요한 방향족 물질로, 여러 천연물 및 의약품, 농약과 같은 기능 성 화합물의 기본 골격이다. 퓨란, 피롤에 포함된 헤테로 원자인 산소와 질소는 화합물의 전자적 및 화학적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원자의 종류를 조절함에 따라 화합 물의 특성을 최적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퓨란의 산소 원자를 질소로 교환한다면 생성된 피롤 유도체는 약동학적 특성 및 약물 타겟의 결합도 등이 현저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그림 4]. 이와 같은 헤테로 고리 라이브러 리를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인 활성 최적화를 위한 약물의 구조-활성 간 상관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 따라서, 퓨란 을 포함하는 복잡한 천연물 혹은 중간체를 직접 피롤과 같은 타 유도체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동안 합성 방법의 부재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화합물들을 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하지만, 온화한 조건에서 선택적으로 퓨란 골격의 산소 원자만을 질소 원자로 교환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로 여겨져 왔다. 앞서 논의한 것처럼, 방향족의 안정성을 극복 함과 동시에 선택적으로 원자만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높은 열에너지나 빛 에너지를 활용한 퓨 란 → 피롤 전환 반응성이 보고되었다. 1936년, 러시아의 화학자 Jurjew는 섭씨 450도로 가열된 활성 알루미늄 컬럼에 퓨란과 암모니아를 주입하면 피롤이 생성됨을 보고 했다. 프랑스의 화학자 Lablache-Combier는 1971년 유사한 조건 하에 열에너지 대신 자외선 램프를 통한 빛 에너지 공급을 수행하면 낮은 수득율로 피롤이 생성됨을 보고했다. 이와 같이 기존의 방법들은 고온 혹은 고에너지 조건을 필요로 하며, 그 과정에서 작용기 호환성 및 선택 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본 연구팀은 기존의 비효율적인 피롤 합성법을 개선하 고, 보다 효과적인 반응 조건을 통해 퓨란을 직접적으로 피롤 유도체로 전환하는 새로운 촉매 반응을 개발하고자 했다[그림 5].[참고문헌 5] 온화한 조건에서 단일원자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 아이디어는 광촉매와의 전자 전달을 통해 퓨 란의 극성 반전(polarity inversion, umpolung) 및 탈 방향족화(dearomatization)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 해 가시광선 조사 하에 산화-환원 반응의 릴레이를 유도하는 광산화환원촉매(photoredox catalysis)의 활용을 제안했다. 친핵성을 띠는 퓨란과 아민 사이의 친핵체-친 핵체 짝지음 반응은 반응 속도론적으로선호되지 않는다. 만약, 광여기상태의 산화성 광촉매 [PC*]가 방향족 퓨란 을 산화시킨다면 생성된 퓨란 라디칼 양이온의 극성은 반전된다. 극성 반전으로 전자가 부족해진 퓨란 라디칼 양 이온은 질소 친핵체와 빠르게 반응하여 새로운 첨가 생성물(adduct species)을 만들고, 큰 에너지의 투입 없이 순차적라디칼 반응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탄소-산소결합의 해리와 함께 비가역적인 개환(ring opening) 반응 이 진행 될 것이고, 이후 환원된 광촉매 [PC−]에서의 전자 및 양성자 전달 반응을 통해 중성을 띄는 개환 중간체를 얻게 된다. 이 개환 중간체는 상온 조건에서 Paal-Knorr 축합 반응 메커니즘을 통해 최종적으로 피롤 구조를 만들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반 응성에 대한 초기 가설을 바탕으로 반응 조건 탐색 을 수행했다. 반응 개발 단계에서 중요했던 점은 퓨란 기질을 효과적으로 산화시킬 수 있는 광촉매를 발굴하는 것 이었다. 다양한 범위의 산화 준위를 갖는 광촉매를 반응 조건에 적용했을 때, 아크리디늄 염(acridinium salt)[참고문헌 11]에 기반한 유기 광촉매가 가장 효과적으로 퓨란 → 피롤 전 환 반응을 매개함을 확인했다[그림 5]. 해당 아크리디늄 광촉매는 상업적으로 값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귀금속이 포함되지 않은 유기물질 기반 촉매이 므로 반응의 경제성 또한 확보할 수 있다. 대표 퓨란 기질 (3-phenylfuran)과 여러 종류의 질소 소스(cumy- lamine, ammonium carbonate)를 사용한 조건에서 높은 수득률로 퓨란의 산소 원자가 질소 원자단으로 변경됨 을 관찰했다. 반응의 유기 부반응이나 과산화 부산물은 관찰되지 않았다. 산소-18 기반 동위원소 표지(18O-la- belled furan)를 활용해 반응의 유일한 부산물은 물인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특히, 기존의 다단계 산화 및 환원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단일 촉매 반응 조건에서 높은 수율로 반응이 완결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변인 통제 실험을 통해 광촉매와 청색광 조사가 모두 촉매 반응 에 필수적임을 확인했다.
퓨란 → 피롤 전환 과정에 필수적인 반응 경로를 분석하기 위해 이론적 계산과 실험적 검증을 병행하였다. 본 연구팀은 밀도 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을 활용해 예상 메커니즘의 포텐셜 에너지 준위를 계산하고, 결과를 토대로 상온에서 쉽게 진행될 수 있는지 확인했다. 특히, 광촉매가 초기 퓨란의 산화와 이어지는 질소 첨가 반응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그리고 중간체가 최종 피롤 생성물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 양자화학에 기반하여 면밀히 분석할 수 있었다. 전기화학적 분석법, 형광 수명 소광 실험 등을 통해 광촉매와 기질 사이의 전자 전달 반응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광섬유의 장착이 가능한 NMR 용기를 활용해 빛 조사 하에서 반응 속 도를 정량적으로 모니터링했고, 탄소-13에 기반한 속도론적 동위 원소 효과(carbon-13 kinetic isotope effect)의 측정을 통해 탄소-질소 결합 형성 반응의 위치 선택성 또한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계산화학적 분석 결과와 실험적 관찰이 서로 일맥상통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반응은 다양한 형태의 퓨란 기질 및 아민 반응물에 대해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했다.[참고문헌 5] 총 70개 이상의 기질 조 합에 대해 성공적인 퓨란 → 피롤 전환 반응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작용기나 복잡한 퓨란 유도체에서 도 높은 선택성과 수득율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주목 할 만한 점은, 의약품 및 천연 물질의 후기 단계 기능 화(late-stage functionalization)에 응용이다[그림 6]. Diosbulbin B는 고구마에서 추출한 천연 대사산물로 항염증 활성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는 물질이다. 본 연 구에서 개발한 반응 조건을 적용한 결과, 이 천연물에 포함된 퓨란 골격을 선택적으로 피롤 유사체로 전환할 수 있었다. 시작 물질에 락톤, 포화된 퓨란, 다리목 탄소 구 와 같은 복잡한 작용기가 혼재함에도 비생산적인 부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생성된 피롤 유사체의 분자 구조는 단결정 X-ray 회절 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Cafestol acetate는 커피 원두에서 추출한 퓨란 기반 디테르페노이드 화합물로 항암 활성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질에 반응 조건을 적용하였을 때, 퓨란 부분만 성공적으로 피롤로 전환됨을 확인했다. 유사한 반응성이 부종 치료 약물인 푸로세미드(Furosemide)에서도 관찰되었다. 약리 활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퓨란 부분이 피롤로 직접 전환되었고, 카복실산, 설포닐아마이드, 염화 작용기 등의 존재하에서도 성공적으로 반응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다단계 합성이 필요했던 피롤 유사체의 합성이 단일 단계의 산소→ 질소 원자단 교환 만으로도 가능해 졌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 결과는 신규 의약품 발굴 및 정밀 화학적 라이브러리 구축 분야에서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존의 천연물 구조에 퓨란을 포함한 화합물들이 피롤 유도체로 직접 변환됨으로써 신약 후보 물질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해당 반응은 기존의 다단계 합성 과정 없이 단일 반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약물 개발이 가능하며, 개발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을 절 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퓨란 유도체가 다양한 질소 공급원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분자를 공유 결합을 통해 연결하는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화합물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기능을 추가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현재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다각도의 후속 연구를 통해 제약 분야의 응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결 론
본 하이라이트는 단일원자 골격 편집을 통해 복잡한 고리형 구조에서 단일 원자만을 교정하는 반응을 살펴보았다. 기존의 다단계, 고에너지 합성 과정을 단순화하고, 다양한 작용기와 호환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특히, 이러한 전략은 천연물이나 의약품에서 흔히 발 견되는 고리형 구조의 특정 원자를 다른 원자로 교환하여 분자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변화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복합적 화학 구조에서 새로운 기능적 변화를 도입하거나 약리 활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골격 편집 기술은 유기 화학 분야에서 오랜 시간 연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전환 반응성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장 단순한 형태인 단일 단계 편집을 기반으로 입맛에 따라 분자 구조를 손 쉽게 변형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약 발굴과 약물 최적화 단계에 있어서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합성 화학자의 손에 마법의“지우개”와 “연필”을 동시에 쥘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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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윤 수 Yoonsu Park
•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학사(2010.2 - 2014. 2)
•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박사(2014.3 - 2019. 2, 지도교수: 장석복)
• 기초과학연구원 분자활성촉매반응연구단, 연구위원(2019.3 - 2019. 9)
• 프린스턴 대학교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2019.10- 2021.12, 지도교수 : Paul J. Chirik)
•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조교수(2022. 1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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