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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내부의 전이금속 농도구배 구현 및 정량 방법

홍정기, 김기욱, 옥영인, 정태호, 유현덕* | 부산대학교 화학과, hyundeog.yoo@pusan.ac.kr



서 론



급격한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표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석연료가 환경오염 및 기후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받으면서, 지속 가능한 대체 에너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로 동력화(harnessing)하고 이를 저장(storage)하여 적재적소 및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변환/저장 장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전기화학 에너지 저장 장치는 가장 활용성이 뛰어난 전기에너지와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화학에너지의 장점이 결합되어, 신재생 에너지의 변환/저장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859년 최초로 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인 납축전지가 발명된 이후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작동 전압과 에너지 밀도가 극대화된 리튬이온전지가 휴대용 전자기기, 전기 자동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크게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그중에서도 양극을 구성하는 양극활물질은 이차전지의 성능과 안전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초기에는 대량 합성 및 품질 관리의 용이함으로 인하여, 층상구조를 가지는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LCO)이 양극 활물질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주원료인 코발트의 지정학적 제한성으로 인해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높으며,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이론 용량(274 mAh/g)의 절반 수준 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대체 하기 위해 층상 구조 내 전이금속 층에 Ni, Co, Mn이 혼재된 리튬 전이금속 산화물이 주목받았고, 이를 일명 NCM 또는 NMC 양극재라고 한다. 세 전이금속 중 니켈만이 유일하게 +2가에서 +4가까지 산화·환원될 수 있어 리튬이온의 가용량을 늘려 용량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전기자동차 측면에서 볼 때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짐을 의미한다. 그래서 니켈의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인 하이니켈 NCM 양극재가 활발히 연구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단점도 발견되었다. 높은 니켈 비중은 Ni2+와 Li+ 이온 간 양이온 혼합(cation mixing)과, 불안정한 Ni4+이 온의 발생을 유발해 층상 구조의 붕괴, 전해질과의 부반응, 두꺼운 표면 피막 형성 및 암염구조(NiO)로의 상변이 등의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

니켈의 비중을 높임에 따른 여러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서, 입자 내 중심부와 표면의 전이금속 간 조성 변화를 주는, 일명 농도구배(concentration-gradient 또는 compositional gradation) 전략이 개발되어 왔다[그림 1]. 농도구배형 양극재는 니켈을 중심부에 밀집시키고, 표면에는 망간 및 코발트의 함량을 높인 형태이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니켈의 함량을 높여 용량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전해질과의 부반응은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개선은 용량 유지율 및 열적/전기화학적/구조적 안정성을 향상시키며 리튬 이온의 확산속도를 개선하는 등 여러 장점을 가져온다. 이에 본 총설에서는 농도구배형 하이니켈 양극재의 개발 현황, 농도구배 구현/정량 방법, 기술적인 난점, 그리고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1. 공침 과정에서 입자 중심부는 니켈, 외곽은 망간이 고함량으로 배치되는 농도구배를 형성 시킴으로써 열적/전기화학적/구조적 안정성이 개선된 양극재를 합성하여, 고안정성 배터리에 적용 하는 과정.



본 론


1. 농도구배형 하이니켈 양극재의 개발 현황

2005년 한양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중심부의 하이니켈 Li[Ni0.8Co0.1Mn0.1]O2 양극재를 Li[Ni0.5Mn0.5]O2로 감싸는, 코어-쉘 구조의 양극재가 발표되었다.[참고문헌 1] 동 연구진은 2009년에 코어와 쉘 간 경계의 전이금속 함량 변화 정도를 완만하게 설정하여 구조적 불일치를 줄여 보다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한 소재를 발표하였다.[참고문헌 2] 입자 내부의 전이금속 간 농도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유리하다는 상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존처럼 코어와 쉘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닌, 입자내 농도 기울기가 연속적으로 형성되는 전역-농도구배(full concentration-gradient) 컨셉이 도입되었다.[참고문헌 3] 최근에는 단순한 패턴의 농도구배를 넘어 최적의 농도구배를 구현하는 것이 농도구배형 양극재가 가진 여러 과제 중 하나이다. 한 예로서 입자 내 기울기를 중심부에선 완만하게, 외곽에서는 급격하게 설정하면서 니켈의 함량을 보다 높이는 일명 two-slope 전략이 도입되었다.[참고문헌 4] 또한 표면부에 코발트의 함량을 높인 농도구배가 망간함량이 높은 농도구배 대비 기계적 유연성이 뛰어나 구조적 안정성 및 전기화학적 성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참고문헌 5]

농도구배 이외에 하이니켈 양극재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는 대표적으로 도핑과 코팅이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원소의 도핑은 초기 용량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코팅은 계면의 저항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반해 농도구배는 세 가지의 전이금속을 함유한 NCM 양극재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유용한 전략이다. 즉, 도핑이나 코팅 등 추가 공정 및 재료의 도입이 없이도, 양극재의 반경에 따라 전이금속간 비율을 달리하는 농도구배 방법을 통해 생산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면서도 용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추가적인 도핑이나 코팅을 통해 농도구배형 양극재의 안정성과 성능을 더욱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처럼 농도구배형 양극재가 보여준 전기화학적/열적/구조적 안정성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많은 전기 자동차에 농도구배형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가 사용되면서 향상된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도구배형 하이니켈 양극재는 기아차의 니로 EV와 PHEV모델, EV6, 현대차의 유럽형 코나 EV 등 국내기업이 제조한 전기차뿐만 아니라,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산하에 있는 아크폭스의 마크5에도 적용된 바 있다. 그러나 농도구배 구현을 위해 추가적인 수조(tank)의 도입이 필요한 농도구배형 하이니켈 양극재의 특성상, 일반 하이 니켈 양극재에 비해 생산 비용이 다소 높을 수밖에 없어, 앞으로의 지속적인 적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최근 일부 국내 산업계에서는 농도구배형 양극재 생산을 잠정 중단하는 추세 또한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앞으로도 농도구배형 양극재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양극재 대비 차별화된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합성 및 분석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림 2. 하이니켈 및 로우니켈 조성의 전이금속 용액을 사용하여 농도구배를 구현하는 전구체 공침 과정의 개념도.



2. 하이니켈 양극재 입자 내부의 농도구배 구현방법

하이니켈 양극재는 공동침전(Co-precipitation)을 통해 만들어진 전이금속 수산화물 전구체(M(OH2), M=Ni, Co, Mn)를 몰비 기준 1.01~1.05배 과량의 수산화리튬수화물(LiOH· H2O)과 함께 섞어준 후, 산소 분위기에서 700- 800 ℃ 열처리를 거쳐 리튬 금속 산화물(LiMO2) 형태로 합 성된다. 위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공동침전, 또는 공침 반응이란 온도와 pH가 조절된 배치 반응기(Batch Reactor)나 연속 교반 탱크 반응기(Continuous Stirred Tank Reactor, CSTR)에 전이금속이온 혼합 용액, 수산화 나트륨(NaOH)용액, 그리고 수산화암모늄(NH4OH)용액을 공급해 줌으로써 이루어진다[그림 2]. 이때 NCM 양극재(Lithium nickel manganese cobalt oxide, LiNi1-x- yCoxMnyO2)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니켈, 코발트, 망간의 세 가지 전이금속 수화물 (NiSO4·6H2O, CoSO4·7H2O, MnSO4·5H2O)을 증류수에 녹인 혼합 용액을 이용한다. NaOH 용액은 전이금속을 수산화물로 침전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요소이며, 전이금속 대비 대략 2 배의 몰비로 투입된다. 이때 pH가 너무 낮으면 침전이 일어나지 않고, 반대로 pH가 너무 높으면 침전 속도가 너무 빨라 불규칙한 형태의 매우 작은 입자들이 얻어져 효과적인 전극 형성이 어려워진다.[참고문헌 6] 또한 Mn(OH)2의 경우 Ni(OH)2나 Co(OH)2에 비해 용해도곱 상수가 102~103배 정도 차이를 보여 효과적인 공동 침전에 어려움이 있다. 수산화암모늄(NH4OH)용액은 전이금속이온과 착화합물을 형성한 후 수산화이온과의 교환반응을 통해 침전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전이금속이온들의 전체적인 침전 반응 속도를 늦춤으로써 효과적인 공동 침전이 이뤄지도록 하며, 나아가 용해-재결정을 통한 오스트발트-라이프닝으로 구형의 2차 입자가 충분히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참고문헌 7] 양극재 내부의 농도구배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은 다름 아닌 공침 반응 과정에서 전이금속의 비율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니켈 비율이 서로 다른 전이 금속 혼합 용액 두 개를 이용하여 농도구배를 구현할 수 있다. 먼저 세 가지 전이금속 중 니켈(NiSO4·6H2O)의 비율이 다른 두 전이금속(코발트, 망간)에 비해 높은 용액(하이-니켈 용액)을 만든다. 다음으로 코발트(CoSO4·7H2O)와 망(MnSO·5H2O)의 비율이 니켈에 비해 높은 용액(로우-니켈 용액)을 만든다. 먼저 탱크 1(혼합탱크)에 하이-니켈 용액을 채워준 후, 탱크 2에 담긴 로우-니켈 용액을 서서히 탱크 1에 공급하며 교반해 준다. 이에 따라 탱크 1 내의 니켈 비율은 점점 낮아지게 되며, 이를 반응기(reactor) 에 유입하여 침전시키면 중심부에서 표면으로 갈수록 니켈의 비율이 낮아지고 코발트와 망간의 비율은 높아지는 전구체를 얻을 수 있다.[참고문헌 2] 농도구배에 영향을 끼치는 농도구배 조절인자는 용액 내 전이금속이온의 비율, 탱크 1 및 반응기(reactor)로 용액이 투입되는 유속, 각 용액의 농도/조성, 공침 반응 시간 등 다양하다.[참고문헌 8,9] 이때 전구체 내의 농도구배를 화학 양론적으로 예측하기 위한 질량보존식은 농도, 부피, 유량, 시간에 따른 미분방정식으로 나타나며, 유량이 일정할 경우 미분방정식의 해석적인 풀이가 가능하여 시간에 대한 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참고문헌 10] 위와 같은 질량보존식이 문헌상에 직접적으로 나타난 예는 드물지만, 농도구배 양극재를 합성하는 연구자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형태 의 질량 보존식을 해석적 또는 수치해석적으로 풀어 농도구배 정도를 예측해 왔다. 나아가, 로우-니켈 용액을 하나 더 사용할 경우, 농도 기울기가 2개 나타나는 양극재 또한 얻을 수 있다.[참고문헌 4]


3. 양극재 입자 내부의 전이금속 농도구배 정량 방법


양극재 내부의 전이 금속 농도구배를 정량 분석하기 위해 EDS(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와 EPMA(Elec- tron Probe Micro-Analysis) 분석을 사용할 수 있다. EDS와 EPMA는 초점을 맞춘 전자빔으로 샘플의 표면을 스캔한 뒤, 빔과 시료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X-선 신호를 통해 성분을 분석하는 분석법이다. 원자 내의 전자를 여기시키기 위해 필요한 임계전압 이상으로 전자빔의 전압을 가속시키면, 각 원소에 있는 전자가 여기 후 다시 안정 화되면서 원자마다 고유한 에너지를 갖는 X-선을 방출하게 되는데 이를 X-선 형광이라고 한다.[참고문헌 11] EDS는 X-선 형광 광자 하나가 반도체 검출기에 닿으면 전자-홀 쌍이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하며, 이때 형성되는 전자-홀 쌍의 개수는 X-선 형광의 에너지에 비례하므로 전자-홀 쌍의 한 전하량을 측정하면 X-선 형광 광자 하나의 에너지를 측정할 수 있으며, 이때 동일한 에너지를 갖는 광자 별로 개수를 측정하면 시료 내에 어떤 원소가 얼마나 있는지 빠르게 검출할 수 있다. EDS는 원자 번호가 5 이상인 원소부터 측정이 가능하며 원자 번호가 8 (산소)보다 작은 경우 정량 분석이 어렵다. 반면 EPMA는 원천적으로 X-선 형광을 파장 별로 분석하여 그 세기를 측정하는 WDS(wavelength dispersive spectroscopy) 방식으로 측정이 이루어진다. WDS는 X-선 형광이 단결정에서 회절할 때 브래그 법칙에 따라 파장 별로 특정 각도에서 보강 간섭을 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파장별로 분리된 X-선 형광의 세기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여러 파장이 섞여 있는 X-선 형광이 발생시키는 펄스 신호를 분석하는 EDS에 비해, WDS는 월등히 뛰어난 X-선 에너지 분해능과 낮은 검출 한계를 가지는 정량 분석 방법이다. 나아가 WDS는 탄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의 측정이 가능하여 보다 다양한 소재의 분석이 가능하다.


그림 3. (a) 코어-쉘 소재의 EDS 매핑 결과.[참고문헌 14] (b) 단면에서의 EDS 라인스캔 분석.[참고문헌 20] (c) 단면에서의 EPMA 라인스캔 분석.[참고문헌 21] (d) 코어-쉘(CS) 및 일반소재를 비교하는 Williamson-Hall 도시.[참고문헌 14]



이러한 EPMA, EDS를 이용하여 원소 매핑 및 라인 스캔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분석하고자 하는 입자를 이온-밀링 또는 FIB(focused ion beam) 방법으로 깎아 단면을 드러내어 준다. 원소 매핑은 원하는 영역의 각 지점에 대해 각각의 원소들이 나타내는 신호 및 그 세기를 색깔별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농도구배형 NCM 양극재의 경우 Ni, Co, Mn이 활물질의 표면과 내부 중 어느 곳에 더 많이 존재하는지를 측정해 농도구배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그림 3a]. 그러나 매핑 분석의 경우 2차원 영역에서 많은 데이터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분석 시간 대비 데이터의 정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라인 스캔 의 경우 활물질의 표면에서부터 내부를 관통하는 라인을 지정해 반지름 방향으로의 Ni, Co, Mn의 농도 변화를 보다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그림 3b]. 특히 EPMA는 WDS 방식으로 측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사전자현미경(SEM)에 장착된 EDS에 비해 훨씬 정밀하게 원소를 정량할 수 있다[그림 3c]. 그러나 EPMA의 경우 측정에 앞서 이온 밀링이나 FIB를 이용하여 샘플을 얇은 디스크 형태로 준비해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다. 이러한 EPMA와 EDS 매핑 및 라인스캔 분석은 하나의 단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입자의 전체적인 농도구배를 정량하는 데에 있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좀 더 전체적인 차원에서 농도구배를 정량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X-선 회절 (XRD) 피크의 반치폭 (full width at half-maxima, FWHM) 값을 이용할 수 있다. X-선의 경우 벌크 물질의 내부 구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단층촬영(토모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 용되고 있다.[참고문헌 12] XRD 분석은 X-선이 결정에서 회절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회절 패턴을 통해 결정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분석법이다. 이때 회절 각, 강도와 같은 회절 패턴은 물질마다 다르며 이를 이용해 결정 구조 및 각 원자의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다.[참고문헌 13] 구체적으로 입사하는 X-선에 대한 회절각 2θ에 따라 보강간섭, 또는 상쇄간섭이 일어나며, 보강간섭으로 만들어진 회절 패턴이 검출기를 통해 데이터로 기록된다.

조성의 농도구배는 결정의 격자 파라미터에 분포를 가져 오게 되고, 이는 XRD 패턴 반치폭의 증가로 이어진다. 한편 반치폭은 격자 파라미터의 분포뿐 아니라 입자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데, 입자 크기와 격자 파라미터 분포의 영향은 Williamson-Hall 방정식을 통해 분리하여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XRD 측정 데이터의 Williamson-Hall 도시를 통해 농도구배 정도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 이 때 사용되는 Williamson-Hall 방정식은 아래와 같다.[참고문헌 14]


B cos(θ) = c + m sin(θ)


여기서 m과 c는 각각 기울기와 y-절편이며, B는 회절 피크의 반치전폭(FWHM, 2θ 기준)을 의미한다.θ는 회절 각(2θ)의 절반에 해당하는 브래그-각을 뜻한다.[참고문헌 15] 기울기인 m의 경우 샘플의 격자 상수 분산 정도에 비례하며 이는 균일한 물질의 비균질 변형(strain) 물질 자체의 불균일성에 기인할 수 있다. 절편인 c 값의 경우 평균 결정 크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Williamson-Hall 도시의 기울기가 클수록 격자가 더 다양하게 분포함을 의미하며, 이는 곧 양극재 조성의 농도구배 정도를 나타낸다[그림3d].[참고문헌 14] 이처럼 Williamson-Hall 도시 분석은 동일한 평균 조성을 갖는 양극재 내의 농도구배를 비교하는 데에 있어 매우 유용하지만, 위 수식에는 많은 가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얻은 수치 자체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입자 조성의 농도구배 정량분석을 이상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3차원적인 농도구배를 분석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3차원 full-field transmission X-ray microscopy (TXM)과 X-선 흡수분광법(XAS)을 결합한 TXM-XAS 분석법을 이용할 수 있다[그림 4]. TXM은 180°에 걸쳐 X-선 투사 이미지를 모은 후 재구성하여 3차원적인 이미지 및 각 위치에서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참고문헌 16] XAS는 샘플을 투과하기 전후의 X-선 세기를 비교하여 X-선 에너지에 따른 흡광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X-선이 샘플을 통과할 때 물질 속의 전자가 여기되면서 특정 파장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이때 X-선의 에너지 및 방향을 달리함으로써 샘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성분의 원소는 고유의 흡수 계수 및 고유의 흡수단(absorption edge)를 가지므로 이를 통해 정성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각각의 흡수단에서 일어나는 흡수 강도는 해당 원소의 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 하여 정량 분석 또한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Ni, Co, Mn 각 각의 K-edge 에너지보다 약간 작은 에너지와 약간 큰 에너지에서 측정된 XAS 신호의 차이는 각 원소의 흡수 강도에 해당하며, 이로부터 각 원소의 양을 3차원적으로 정량 할 수 있다.[참고문헌 16] 입자 전체에 대한 농도구배 경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클리드 거리 매핑을 통해 표면으로부터의 거리에 대해 각 원소의 농도를 나타냄으로써 조성의 3차원적 농도구배를 1차원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참고문헌 16]


그림 4. (a) 투과 X-선 분광법(TXM)의 개념도, (b) TXM 결과를 이용한 3차원 농도구배 정량 과정, (c) 입자 표면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Ni, Mn, Co 각 원소의 신호 세기(오른쪽); 및 이를 통해 얻은 입자 내 각 원소의 평균적인 분율(왼쪽).[참고문헌 16]



4. 농도구배 구현에 있어서의 난점 및 극복 방안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농도구배형 양극재는 합성 및 분석 측면에서 20년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추가적인 탱크 및 반응기의 설치로 인한 생산 비용의 증가는 양산을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차대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농도구배형 양극재의 안정성이 생산 비용의 증가에 비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주는지를 면밀히 판별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농도구배 양극재의 경우 반경 방향으로 길쭉하게 발달한 막대 형태의 1차 입자 성장이 관찰되는데, 이는 2차 입자의 기계적 안정성을 향상 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충방전 중에 일어나는 입자의 균열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참고문헌 17] 이처럼 안정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장점들이 추후 더욱 명확하게 규명되고 보강될 경우, 생산 비용이 다소 증가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같은 경우에는 후보 군으로 꾸준히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구체 합성 단계에서 조성의 농도구배를 구현하더라도, 고온에서 소성하는 동안 전이금속이온들의 열확산에 의해 농도구배가 상당 부분 희석되는 문제가 있다[그림 5]. 특히 Ni3+나 Mn3+에 비해 Co3+는 10배 높은 확산 속도를 보여 소성 후에는 Co의 농도구배가 거의 사라지는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참고문헌 16] 따라서 가능한 한 낮은 온도로 짧은 시간 열 처리해야 농도구배의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온도에 따른 전이금속이온의 열확산 계수를 규명하는 것은 보다 정교한 농도구배 구현을 위해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소성 온도를 마냥 낮출 수만은 없는 것이, 소성 온도는 일차입자의 형상과 배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참고문헌 17] 보다 높은 온도에서 활물질을 소성할 수록, 반자리-결함(antisite-defect) 등의 구조적 결함을 제거하여 결정성을 향상시키고 불순물이 제거되어 순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열처리 온도를 너무 높일 경우 용융점 이하의 온도에서 원자의 이동현상에 의해 분말 입자가 서로 결합하는 소결(sintering)로 인하여 일차입자 결정립이 커지는 조대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2차 입자의 균열을 야기하고, 그 균열을 통해 전해질이 침투하여 고전압에서 부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사이클 안정성을 저해한다.[참고문헌 18] 따라서 농도구배형 양극재의 결정성 및 농도구배를 크게 해치지 않는 최적의 열처리 온도 및 시간을 결정하는 것은 추후 in-situ XRD 등의 분석을 통해 규명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이다.

고온소성시 전이금속 양이온의 내부 확산은 열역학적으로 기인한 현상으로서 완전히 억제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래의 방법으로서 Sb3+, Nb5+, Mo6+와 같은 다양한 다가이온을 도펀트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이금속 양이온의 입자내부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선택할 수 있는 소성 온도의 폭을 넓힐 수 있었으며, 또한 입자 경계(grain boundaries)를 제한하는 pinning 효과로 입자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도 함께 보고되었다.[참고문헌 17] 나아가 전지의 특성을 크게 저하시키는 양이온 혼합 역시 도핑으로 억제할 수 있다. 리튬층과 전이금속층 사이에서 일어나는 양이온 혼합은 Li+(0.76 Å)과 Ni2+(0.69 Å)와 같 이 반지름이 유사한 이온들이 서로 위치를 바꾸는 현상이다. 니켈은 3가 보다는 2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고온 소성 시 리튬의 공급원인 리튬염(LiOH·H2O)의 휘발에 의해 리튬 결핍이 일어난 리튬층의 빈 공간으로 니켈이온(Ni2+)이 혼입된다. 이러한 양이온 혼합은 리튬 이온의 확산을 방해하고 가역용량을 감소시키는 문제를 야기한다.[참고문헌 19] 다가이온 도펀트는 리튬층의 빈자리를 먼저 차지하여 정전기적 반발력을 통해 니켈이온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다가이온 도핑은 농도구배형 양극재의 소성 과정에서 농도구배를 유지시킬 뿐 아니라, 1차 입자의 과도한 성장 및 양이온 혼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그림 5. (a) 고온소성 시 농도구배 입자 내에서 발생하는 전이금속 양이온의 확산, (b) [Ni0.64Co0.18Mn0.18](OH)2 (소성 전), (c) Li[Ni0.64Co0.18Mn0.18]O2 (소성 후) 단면의 SEM 이미지. (d) [Ni0.64Co0.18Mn0.18](OH)2 (소성 전), (e) Li[Ni0.64Co0.18Mn0.18]O2 (소성 후)의 EPMA 라인스캔 결과.[참고문헌 2]



결 론



전기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고안정성 하이니켈 양극재를 개발하는 것은 현재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현재 농도구배형 양극재는 단입자(single-crystal)형 양극재와 함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하이니켈 양극재 중 하나이다. NCM 조성의 농도구배를 정밀하게 설계 및 구현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각국의 연구진들이 지금 이 순간도 활발히 개발 중인 매우 흥미진진한 주제이다. 공침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와 소성 과정에서의 열확산 등의 미결 과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공학적인 접근에 더하여 기초과학인 화학이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개발된 농도구배형 양극재는 고용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킴으로써 이동형 전원장치부터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까지 점차 큰 규모의 이차전지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신재생에너지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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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 Jeong Ki Hong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2017.3-2022.8)

•부산대학교 화학과, 석사과정 (2022.9-현재, 지도교수 : 유현덕)







김기욱 Gi Uk Kim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과정 (2020.3-현재, 지도교수 : 유현덕)









옥영인 Yeongin Ok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과정 (2020.3-현재, 지도교수 : 유현덕)









정태호 Taeho Jeong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과정 (2020.3-현재, 지도교수 : 유현덕)








유현덕 Hyun Deog Yoo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학사(2000.3-2004.2)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석/박사(2004.3-2011.8, 지도교수 : 오승모)

•이스라엘 바르일란대학교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2011.10-2013.10, 지도교수 : Doron Aurbach)

•미국 휴스턴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박사 후 연구원(2013.11-2015.5, 지도교수 : Yan Yao)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시카고캠퍼스 화학과, 방문연구조교수(2015.6-2017.8, 지도교수 : Jordi Cabana)

•부산대학교 화학과, 조/부교수(2017.9-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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