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반응 및 물질개발 연구실
(Organic Reactions & Materials Development Lab)
글 | 이채린(경희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crlee1115@khu.ac.kr)
우리는 전이금속을 사랑해
저희 연구실은 2013년 9월 부산대학교에서 시작하여 2023년 3월 경희대학교로 이전하였고, 현재 박사 4명과 석사 1명으로 구성된 ‘지금은’소규모의 연구실입니다. 저희 지도교수님이신 주정민 교수님은 강의를 잘하시기로 유명하셔서,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감명받아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선배님들이 많습니다. 작년에 교수님께서 연구년으로 미국에 다녀오시고 선배님들이 졸업하시면서 잠시 적은 인원이 되었지만, 새로운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에 알려져 있지 않은 반응 경로를 개척하는 연구를 합니다. 전통 유기합성 반응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기금속을 사용한 반응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유기금속을 사용 하면 새로운 반응성을 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혀 새로운 분자를 만들 수 있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유 기금속촉매를 이용하여 C-H 활성화 반응을 수행하여 탄소-탄소 간의 새로운 결합을 효율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연구 중입니다. 다양한 헤테로고리의 원하는 자리에 선택적으로 C-H 결합을 활성화하는 일을 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리간드를 개발하여 반응에 적용시키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유기화학 연구뿐만 아니라 전기화학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유기화합물을 디자인하고 합성하여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전기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여 유기 반응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부산대학교와 KAIST의 연구실들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고, 저희 연구실에서는 전자전달 매개체를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희 연구실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일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저처럼 해보고 싶은 게 많거나 진로가 확실하지 않은 친구들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림1. 헤테로고리의 C-H활성화 연구
그림 2. 전기 유기화학 연구
더 넓은 세상으로
저희 교수님은 저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여기시고, 항상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십니다. 특히 학생이 원한다면 해외 파견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시며, 해외에서 새로운 연구를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 주십니다. 실제로 본인이 배워 보고 싶었던 분야의 연구실에 직접 연락하여 현재 3개월간 미국으로 파견을 간 선배님도 있습니다. 이때 교수님께서는 비용부터 적응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 주셨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정말 해보고 싶은 연구가 있거나 가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학기 중간에 파견을 보내주기도 하시고, 졸업 후에도 더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국책 연구소에 단기 파견을 보내주시기도 하십니다. 그만큼 학생들의 배움과 도전에 진심이 가득한 분이십니다.
저희 연구실은 구성원들의 견문을 넓히고 여러 경험을 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학회에 참석합니다. 적어도 1년에 한두 번은 꼭 국내 학회에 참석하는데요, 특히 제주도에서 학회가 열리면 교수님께서 저희끼리 놀기도 하고 휴식도 취하라고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십니다. 학회에 참석하면 다양한 연구분야를 접하는 재미도 있지만 끝나고 나면 근처의 유명한 맛집이나 카페를 찾아다니고 새벽까지 구성원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후에 “그때 재밌었지”하며 함께 추억을 회상하기도 한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저희의 학위 과정 동안 최소 한 번은 해외 학회에 보내주시려고 노력하십니다. 저명한 유기화학자들이 참석하는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하고 남은 시간에는 근처 연구소 방문 등 교류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교수님께서 미국으로 연구년을 가셨을 때 코로나로 인해 국내나 해외 학회에 참석하기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는데, 저희가 오래 동안 아무 데도 못 가서 아쉬웠을 거라며 연구실 구성 원들 모두 미국으로 초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약 10일 동안 미국 서부에 머물면서 학회도 참석하고, 새로운 연구자들을 만나기도 했고, 교수님과 식재료를 사서 홈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직접 불 붙여서 스테이크를 굽고 와인도 마시면서 밤새 수다 떨고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몇 개월 동안 노트북 속 줌 화면으로만 교수님을 뵙다가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만나 뵈니 반갑기도 했고,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어서 아직까지도 문득문득 떠 오르곤 합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저희 연구실은 매년 5월 특별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바로 연구실 선배님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홈커밍데이인데요. 매년 스승의 날 근처에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방문하셔서 다 같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취업 준비를 위한 조언, 취직한 선배들의 성공담, 회사 생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과거 연구실에서 있었던 일들, 교수님과 관련된 재밌었던 일화 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직접 대면하기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는 개더타운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실처럼 방을 꾸미고 각자의 캐릭터도 마음대로 꾸며서 화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안타깝게 행사를 취소 하게 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좀 더 색다르게 만나본 경험이었습니다. 올해 5월에도 변함없이 홈커밍데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코로나 시기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고, 교수님께서 강단에 오르신 지 10주 년이 된 기념으로 더 재밌고 성대하게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너희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
저희 교수님께서는 궁금한 점이 있거나 전달할 내용이 있으시면 항상 “안녕~”이라고 하시며 직접 학생들 오피스에 찾아오십니다. 저희가 교수님 오피스를 방문하는 것보다 더 자주 찾아오시는데, 그만큼 저희가 하고 있는 일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시고 필요한 질문과 조언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교수이기에 앞서 한 명의 화학자 및 연구자로서 때로는 상냥하고 때로는 날카롭게 연구에 대해 지도해 주시는 것을 보며 저희도 화학자로서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저희 연구실은 개선된 환경에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모든 발자취가 훗날 저희 연구실이 더욱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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