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복잡계에 대한 물리화학 연구
심상희 | 고려대학교 화학과, sangheeshim@korea.ac.kr
서 론
게놈의 구조와 동력학은 유전학, 유전체학 및 세포 생물학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2미터 길이의 인간 유전체가 직경 20마이크로미터의 세포핵 내부에 고도로 압축된 채로 복제, 전사, 분화와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동안 두 가지 극단적인 규모의 게놈 조직화가 잘 알려져 왔으나, 최근 그 두 규모를 아우르는 다양한 조직화 모델이 시퀀싱 결과를 토대로 제시되고 있다. 가장 작은 규모로는 DNA 가닥이 10나노 미터 너비의 히스톤 단백질 복합체를 감싼다. 가장 큰 규모로는 각 염색체가 길이 수 마이크로미터의 염색체 영역 (chromosome territory)으로 알려진 세포핵 내 특정 영역 으로 분리된다[그림 1A]. 그러나 킬로베이스에서 메가베이스에 이르는 중간 규모의 조직은 최근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 염색체 형태 포착 시퀀싱 기술과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인간 게놈의 상세한 3차원 공간 지도가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들은 새로운 공간 게놈 도메인을 제시한다. 염색체 하위 수준에서 구획 A와 구획 B라고 하는 두 개의 구획은 각각 수십 메가베이스 길이의 DNA 가닥으로 구성된다[그림 1B]. 각 구획 내 에는 TAD(topologically associated domain)가 안정적으로 존재함이 밝혀졌다[그림 1C]. 마지막으로 수백 킬로베이스에 걸친 루프 구조가 유전자 간 장거리 상호작용을 중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그림 1D].
본 총설은 유전체의 3차원 구조 규명에 활용되는 두 가지 주요 실험 도구인 시퀀싱과 이미징 기반 기술들을 소개한 다음, 일반 현미경법과 초고해상도 현미경법을 이용하여 유전자좌(genomic loci)를 가시화하는 기술들과 그 응용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게놈 구조의 동력학을 연구하는 기술들을 소개한다.
본 론
1.형태 포착 시퀀싱 기술(Conformation Capture Sequencing)
염색체 형태 포착(chromosome conformation capture sequencing, 3C) 기술과 결합된 시퀀싱 방법은 최근 수년 동안 새로운 염색질 도메인(chromatin domain) 발견의 주요 원동력이었다. 3C 방법은 화학적으로 교차연결(crosslinking)된 DNA 조각에서 생성된 게놈 전체의 접촉 행렬(contact matrix)를 제공한다. 화학적 가교결합 반응 시 공간상 가까이 위치하는 두 개의 DNA 조각은 근접 결찰(proximity ligation)에 의하여 연결될 수 있다. 전체 게놈의 결찰(ligation) 생성물은 차세대 DNA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분석되어 게놈 전체의 유전자좌 쌍 사이의 공간 접촉 빈도 지도를 제공한다.
심층 시퀀싱(deep sequencing)과 결합된 고처리량 Hi- C 방법은 구획 A/B, TAD 및 루프와 같은 새로운 게놈 구성단위를 밝혀냈다[그림 1A-D]. 이러한 자기결합에 의한 구조적 도메인은 서열 상 멀리 위치한 유전체 영역을 공간 상에 접촉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Hi-C는 TAD와 루프의 경계가 코헤신(cohesin) 복합체와 CTCF(CCCTC-결합인자)로 표시되며, 코헤신 또는 CTCF의 고갈로 인해 모든 TAD와 루프가 손실됨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는 DNA 루프가 코헤신 고리를 통해 압출(extrusion)되고, DNA 가닥의 양쪽 끝에 결합된 두 개의 CTCF 단백질에서 멈추는“루프 압출 모델”(loop extrusion model)을 제시하였다[그림 1D].
3C 시퀀싱법이 삼차원 게놈 구성에 대한 이해에 혁명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수백만개 세포의 평균 지도이기 때문에 세포 간 변이(cell-to-cell variation)를 관측할 수 없다. 최근 단일 세포 Hi-C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시퀀싱을 기반으로 단일 세포의 유전체 삼차원 구조를 연구하는 방법이 여전히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무엇보다 시퀀싱은 세포핵에서 DNA를 추출하여 분석하는 파괴적인 방법이므로 특정 시점의 고정된 스냅샷만을 제공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접촉 주파수에서 유추된 삼차원 구조는 개별 유전자좌의 직접적인 공간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근접한 두 DNA조각 쌍의 정보를 통해 재구성된다. 3C 방법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 세포핵 구조, DNA 변형을 찾기 위해 다른 분석법과 결합될 수 있다. 그러나, 염색질 구조와 개별 세포의 기능 및 활동을 연관시키는 시퀀싱 기술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이미징은 본질적으로 단일 세포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시각화하는데 적합하고, 광학 현미경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미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징 기반 방법은 시퀀싱 기반 방법의 단점을 보완한다.
2. 광학 및 전자 현미경 기술을 응용한 유전체 구조 연구
개별 유전자는 킬로베이스 길이로, 그 공간차원은 빛의 회절에 의해 제한되는 광학 현미경의 공간분해능(200- 500nm)과 동등하거나 작다. 따라서 최근까지 세포핵 내 유전체의 공간 구성은 마이크로미터 길이 규모의 염색체 영역 (chromatin territory) 수준으로 제한되어 왔다[그림 1A].
전자현미경은 가시광선보다 수십만 배 짧은 파장의 전자 빔을 이용하여 분자 및 원자 분해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세포핵 내부의 핵산과 단백질의 조밀한 구성과 낮은 전자 투과율로 인해 전자현미경은 세포 내 염색체 구조를 시각화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염색질 구조에 대한 많은 초기 전자현미경 연구는 강력한 뉴클레오솜 조립 조건하에서 시험관 내에서 재구성된 염색질 섬유에 대해 수행되어 왔다. 이러한 초기 연구는 11nm 너비의 DNA-뉴 클레오솜 중합체가 30nm로 접힌다음 120nm 및 300-700nm의 섬유로 접히는 염색질의 계층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세포핵 내 염색체의 전자현미경 이미지들은 계층적 접힘 모델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전자현미경과 호환되는 유기형광물질을 사용하여 세포 내 염색체에 대한 전자 단층 촬영 영상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ChromEMT 기술은 간기 및 유사분열에서 직경 5-25nm의 무질서한 곡선 사슬 구조를 밝혔다. 전자현미경이 염색질의 미세한 구조를 해독하는 주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시료의 절편화와 현미경의 낮은 처리량으로 인해 다수의 세포에서 유전체 전체의 이미징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ChromEMT는 서열 특이성이 결여되어 있고, 전자현미경 상에서 구분할 수 있는 표지의 수가 본질적으로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자현미경이 유전체 전체의 서열특이적 지도를 제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은 광학 현미경의 공간 분해능을 수-수십 나노미터로 열배 이상 향상시킨다. SIM(구조화조명), STED(유조방출고갈), 단일분자 중심측정법(SMLM, STORM, PALM 및 PAINT 포함) 등 다양한 화학적 물리적 방법을 통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법들이 소개되었다. 이러한 기술 중에서 단일분자 중심측정법(SMLM)은 핵 내 뉴클레오솜의 전체적인 조직을 시각화하여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에 이르는 다양한 길이의 구조를 밝혀냈다. 히스톤 단백질의 SMLM 이미지는 기존에 교과서적으로 믿어졌던 30nm 너비의 염색질 섬유가 세포핵 내에는 존재하지 않음을 밝혔다. 또한, 뉴클레오솜의 이질적인 그룹화를 통하여 30-50nm의 “뉴클레오솜 클러치”로 구성되고, 여러개의 클러치는 근접하게 모여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더 큰 “클러치 도메인”을 형성함을 밝혔다.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H2B의 초고해상도 이미징에서도 클러치 도메인을 연상시 키는 수백 나노미터 크기 범위의 도메인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전역 표지 및 이미징은 게놈 구성의 서열별 지도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클러치 도메인을 Hi-C로 식별된 TAD 및 루프와 연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3. 특정 게놈 영역의 서열특이적 초고해상도 이미징
FISH(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 형광 현장 혼성화)는 세포핵 내부의 유전자좌의 공간적 위치를 시각화하는 대표적 기술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DNA-FISH 표지법은 유전자좌를 수십-수백개의 동일한 형광물질로 표지된 짧은 DNA 올리고로 반복 표지한다. 형광 여기/방출의 스펙트럼은 그 선폭이 넓어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좌의 수가 수 개로 제한된다. 최근에는 유전자좌의 공동 위치 화(co-localization) 빈도의 지도를 작성하기 위하여, 수백 쌍의 유전자좌를 FISH 탐침 쌍으로 표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대규모 연구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 공간 게놈 구성의 광범위한 이질성을 설명하였다.
올리고페인트(Oligopaint)는 FISH 탐침의 적용범위 한 계를 메가베이스로 크게 확장하였다[그림 2A]. Oligopaint 는 게놈 상동성을 지닌 32량체 올리고 뉴클레오티드이다. Oligopaint가 STORM(Stochastic Optical Reconstruc-tion Microscopy)와 결합된 OligoSTORM은 다양한 후생 유전적 상태를 가지는 유전체 영역의 뚜렷한 접힘 구조를 밝혀냈다[그림 2B]. OligoSTORM의 첫번째 버전은 서로 다른 히스톤 표시에 의해 선택된 활성, 억제 및 비활성 영역이라 불리는 세 가지 유형의 유전체 영역에 대한 탐침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각 영역을 STORM과 호환되는 형광체로 표지하고 삼차원 좌표를 수집하여 해당 영역의 3D 구조를 재구성하였다[그림 2B]. 억제 및 비활성 영역에 비하여 활성 영역이 유의미하게 압축되어 있어 삼차원 유전체 접힘과 후생적 유전체 변형 사이에 상관관계를 밝혔다. OligoSTORM에 더 큰 단계 크기를 이용하여 시퀀스 적용 범위를 8메가베이스로 확장한 연구에서는 활성된 구획 A와 비활성된 구획 B의 공간적 얽힘 또는 분리는 평균적으로 Hi-C 결과와 일치하였다. 그러나 구획 A/B의 단일세포 내 조직은 매우 이질적이었다.
Oligopaint 탐침의 다양한 서열을 구별하기 위하여 염색질 추적(chromatin tracing)이라는 순차적 접근 방식이 개발되었다. 염색질 추적 기술은 각 탐침에 대한 혼성화, 이미징 및 소멸로 이루어진 시퀀스를 반복한 다음 각 탐침은 시퀀스의 차례에 따라 구별된다[그림 2C]. 이 순차 판독법은 여러 TAD를 포괄하기 위하여 큰 단계 크기를 이용하여 염색체 내의 연속적인 TAD를 표지하는데 처음 사용되었다. 추후 발전하여 30kb의 미세한 단계로 표지된 여러 TAD 및 하부 TAD를 포함하는 메가베이스 영역의 이미징에 성공하였으며, 단일 세포에서 TAD 유사 도메인의 구형 구조를 밝혀냈다[그림 1C]. 수백 개의 세포 이미지에서 얻은 평균지도는 CTCF 및 코헤신 결합부위에서 강한 경계가 있는 TAD들에 대해서 Hi-C 지도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단인 세포의 개별 지도에서는 코헤신 또는 CTCF 결합에 약한 편향만 있는 TAD 경계의 큰 변이가 나타났다. 특히 코헤신의 고갈에 따라 각 세포의 구형 TAD 구조를 파괴하지 않는 대신 경계부의 CTCF 결합부에 대한 선호경향만 사라졌다.
ORCA(Optical Reconstruction of Chromatin Archi- tecture) 기술은 해상도를 2-10kb 단위로 향상시켰다[그림 1D]. ORCA는 여러개의 탐침분자들로 회절한계점 내의 인접 영역을 표지함으로써 지점당 형광방출광자의 수를 증폭시킨다[그림 2C]. ORCA는 DNA 이미징과 고도로 다중화된 RNA FISH를 결합하여 초파리 배아의 세포 유형에 따른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과 게놈 구조를 연관시켰다. 놀랍게도 프로모터와 그 인핸서의 공간적 근접성과 전사 활성 사이의 상관관계는 약했는데, 이는 프로모터-인핸서 상호작용의 동적 특성을 시사한다.
Oligopaint는 MERFISH(massively multiplexed FISH) 의 바코드 전략과 결합하여 판독 처리량이 대폭 증가했다. 이 고처리량 이미징 플랫폼은 1천개 이상의 유전자좌의 염색질 추적이 가능해졌다[그림 2D]. 동시에 다중 RNA 매핑 및 단백질 이미징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초기 RNA, 핵소체, 핵반점과 같은 주요 핵내 구조의 컨텍스트 내에서 유전자 전사 활성까지 동시에 추적한 유전자좌의 염색질 추적이 가능하였다[그림 1C].
염색질 추적 기술의 남아있는 기술적 과제로는 표지 및 판독의 낮은 다중화 효율로 해상도와 처리량이 시퀀싱 기술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또한, 긴 데이터 수집 시간과 고도로 전문화된 장비로 인해 이러한 기술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DNA-FISH의 변성 반응 조건은 일부 단백질 표지법과 호환되지 않아 게놈 구조와 세포 기능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FISH 기반 접근법은 고정된 세포에만 적용될 수 있으며, 살아있는 세포 내의 동 력학을 밝힐 수 없다.
4. 살아있는 세포 내 유전자좌의 초고해상도 이미징
형광현미경은 높은 분자대비와 낮은 광독성으로 인해 살아있는 세포의 역학을 시각화하는 주력기술이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법은 이러한 이점을 계승함으로써 살아있는 세포에도 적용되었지만, 더 높은 광 강도와 시간해상도의 제약을 가지고 있다. 유전자좌의 살아있는 세포 이미징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과제는 변성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특정 DNA 서열을 표지하면서 주변 배경과구분되도록 형광분자를 다수 축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테리아에서 빌린 유전자-단백질 파트너를 활용해왔다. 대장균의 lac 작동자와 lac 억제자(LacO/LacI) 시스템은 다 수의 반복을 통해 형광단백질을 축정하여 염색질 동력학을 시각화되는데 활용되었다. 또한 Tet 연산자의 직렬 배열을 통해 프로모터-인핸서 상호작용을 추적하기도 하였다. 앵커(ParB/ParS) 시스템은 단백질 올리고머화를 활용하여 형광물질 축적을 달성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비원래 서열을 게놈에 도입하여 내인성 유전자좌를 시각화할 수 없다는 단점을 공유한다.
유전자 편집을 위해 설계된 DNA 결합 단백질을 내인성 유전자좌의 살아있는 세포 표지를 위한 새로운 도구로 등장하였다. 이러한 결합체에는 TALE(transcription-acti- vator-like effector) 도메인 단백질과 효소적으로 비활성화된 dCas9(CRISPR-associated protein 9)이 있다. 두 시스템 모두 텔로미어 및 센트로미어와 같은 고도로 반복적인 서열을 성공적으로 표지하였다. 새로운 서열에 대한 TALE의 개발에는 광범위한 단백질 공학이 필요하지만, dCas9은 guide RNA(gRNA)의 서열 조절을 통해 쉽게 탐색될 수 있다[그림 3].
처음 개발된 dCas9 표지법은 배경 신호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형광 신호를 축적하기 위해 30여개의 gRNA가 필요했기 때문에, 여러 플라스미드를 사용한 형질감염을 통해 세포 내로 전달되어 표지 효율성이 저하되었다[그림 3A]. 이 문제는 다수의 gRNA를 전달하기 위한 단일 플라스키드를 설계하고 결합 부위에서 형광신호를 증폭함으로써 해결되었다. 반복적인 펩타이드로 구성된 SunTag와 결합된 dCas9은 유전자좌의 신호를 강화하여 고정된 세포에서 낮은 반복영역의 초고해상도 이미징을 가능케 하였다[그림 3B]. 또한, 반복적인 RNA 모티프를 gRNA에 도입하여 형광 신호를 증폭할 수도 있다[그림 3C]. CARGO(chimeric array of gRNA oligonucleotides)는 단일 플라스미드에 12개 이상의 gRNA를 전달하여, 유전자 프로모터 및 인핸서의 공동 동력학을 시각화하였다.
다중화된 게놈 이미징을 위한 dCas9 시스템의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다양한 게놈 유전자좌의 다색 이미징은 직교 dCas9 시스템 또는 RNA 모티프가 도입된 gRNA를 사용하여 개발되었다. 다중 라벨링의 경우 RNA 모티프 서열이 도입된 gRNA를 결합 파트너 단백질로 구별할 수 있다[그림 3C]. 다중 판독을 위해서는 살아있는 세포에 적용할 수 없는 순차 다중화 이외에 살아있는 세포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광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스펙트럼 다중화는 2나노미터 이내의 좁은 대역폭을 갖는 진동 전이로 구별 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사용하여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dCas9 시스템은 gRNA가 게놈에 혼성화될 때 DNA 이중 가닥을 파괴하기 때문에 dCas9 시스템이 여전히 유전자좌 의 구조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잠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dCas9 시스템은 높은 표지 효율로 내인성 유전자좌 가시화가 가능한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게놈 유전자좌의 초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하고 게놈 구조 동력학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결 론
새로운 이미징 및 시퀀싱 기술의 출현으로 게놈 조직에 대한 교과서적 내용이 완전히 새로 쓰여지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다. 이미징은 개별 세포의 삼차원 좌표를 직접 획득 하는데 매우 적합하나, 낮은 처리량으로 인해 소규모 세포 집단의 소수 게놈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와 달리 Hi-C와 같은 시퀀싱 기술은 높은 서열 분해능으로 대규모 세포 집단에서 유전체 전체의 지도를 제공한다. 그러나 Hi-C 데이터는 접촉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제공할 뿐이다. 이미징과 시퀀싱은 TAD와 구획에 공통적인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고 서로 모순되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일치는 단일세포의 결과를 축적하는 이미징과 다수세포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퀀싱의 본질적인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3C는 화학적 가교에서 접촉 빈도를 감지하는 반면, 이미징은 공간좌표를 직접 수집한 후 접촉을 정의하기 위해 현미경의 해상도에 해당하는 거리 임계값을 사용한다. 이미징과 시퀀싱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두 기술 모두 진보가 필요하다. 실제로 수천 개의 세포에서 고해상 도로 게놈 영역을 이미징했을 때 개별 세포의 TAD 변화가 Hi-C에서 관찰된 명확한 TAD로 수렴될 수 있었다. 마찬 가지로 단일세포 Hi-C 기술은 이미징과 보다 직접적인 비교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게놈 동력학은 이미징/시퀀싱 불일치의 또 다른 근원적 원인일 수 있다. 에르고딕 정리는 시스템의 평균 동작이 진행 과정의 궤적에서 추론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력학을 충분히 오랜 시간동안 관찰한 후 얻은 평균 행동은 시퀀싱 데이터의 모집단 평균과 일치할 것이다. 게놈 구조 역학 연구를 위해서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게놈의 다중 라벨링에 대한 기술적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게놈 영역의 동역학을 추적할 수 있기에 충분한 시간 해상도를 갖춘 고속 다중화 초해상도 이미징이 필요하다. 살아있는 세포의 게놈 이미징이 구현되면 유전자좌 구조와 유전 활동 사이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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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희 Sang-Hee Shim
• 서울대학교 화학과, 학사(1995.3-1999.2)
• 서울대학교 화학과, 분석화학 석사(1999.3-2002.2, 지도교수 : 정두수)
•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화학과, 물리화학 박사(2003.8-2008.8, 지도교수 : Martin T. Zanni)
• Harvard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2008.9-2013.12, 지도교수 : Xiaowei Zhuang)
•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대학 조교수(2014.3-2016.2)
•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2016.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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