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khw7373@postech.ac.kr
서 론
평면 구조를 가지며 자연적, 공업적으로 풍부한 저에너지 화합물인 알켄의 선택적 기능화 반응 개발은 잘 알려진 유기 화합물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소위“평지에서 벗어나는(escape from flatland)”기능을 제공하여 이차원 분자 구조에서 삼차원 구조로의 변환을 가능케 하여 분자 설계 및 새로운 분자 특성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알켄 기능화의 다양한 방법 중 하이드로기능화(hydrofunctionalization)는 알켄을 구성하는 두 탄소원자에 각각 수소 원자와 원하는 작용기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매우 중요하고 널리 활용되는 방식으로, 목표하는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하지 않는 수준에서 핵심 합성 전략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참고문헌 1]
이러한 알켄 하이드로기능화에서의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바로 위치 선택적으로 반응을 설계할 수 있는지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코발트 촉매의 특출한 마르코브니코프 선택적 금속-수소 원자 전달(Metal-Hydride Hydrogen Atom Transfer, MHAT)반응 매개 능력을 통해 다양한 합성법이 개발될 수 있었다.[참고문헌 2] 게다가 코발트 촉매의 산화-환원 반응 양립가능성은 다양한 작용기를 가진 친핵체를 화학적 산화 환원제의 존재하에서 어려움 없이 사용하여 할로젠, 산소, 질소 또는 탄소 기반 작용기를 효과적으로 알켄에 도입시키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왔다[그림 1, 파란색 화살 표].[참고문헌 3] 이러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은 종종 코발트 촉매의 산화수 조절을 위해 화학적 산화-환원제의 사용에 의존해 왔 는데, 화학적 산화-환원제를 사용하는 접근 방식은 낮은 산화-환원 효율 때문에 원치 않는 부반응과의 선택성 간의 경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화학적 산화제와 친핵체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알짜 산화(net-oxidative) MHAT 반응 체제에서는 코발트 3가 중간체 간의 이분자 불균등화 반응(bimetallic disproportionation)이 핵심적인 코발트 4가 알킬 중간체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속도 결정단계로 제안되어 왔다.[참고문헌 4] 화학적 산화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촉매 산화과정이 느리기 때문에 종종 원치 않는 경쟁 부차 반응, 예를 들어 라디칼 동종 짝지음 반응(homocou- pling)이나 알켄의 이성질화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반응들 때문에 결국 산화 환원 효율성이 감소하고 결론적으로 높은 당량의 화학적 산화 환원제가 필수적으로 사용되어 왔다[그림 1a].
최근 전기화학을 이용한 유기합성 방법론 개발이 주목을 받으면서, 코발트 촉매와 전기촉매작용을 활용한 알짜 산화 MHAT를 통한 알켄 하이드로기능화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발전이 이뤄져 왔다[그림 1b]. 단순히 화학적 산화/환원제를 대체하는 목적의 전기화학 사용이 아닌, 반응 속도론적 한계를 극복하여 새로운 선택성을 유기반응에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본 총설에서는 알켄 하이드로기능화의 라디칼-극성 교차 전략을 응용한 알켄 기능화 반응에 관한 최신 연구 동향을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본 론
1. 코발트 촉매와 전기화학을 이용한 분자 간 하이드로에테르화 반응 개발
위에 언급한 코발트 4가 화합물의 전기화학적 생성과 관련하여 주목할만한 결과가 2022년 처음으로 보고되었다.[참고문헌 5] 해당 연구를 보고한 연구팀은 앞서 언급한 이분자 불균등화반응에 기인한 코발트 촉매와 화학적 산화제 하에서 알켄의 하이드로기능화 반응 개발의 반응 속도론적 한계를 처음 밝혀낸 바 있으며, 이에 착안하여 광촉매를 해당 산화과정을 매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용한 바 있었다. 그러나 광촉매를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 광촉매의 반응 중 재생 과정에서 당량 이상의 화학적 산화제를 필요로 했다는 단점이 여전히 존재했다. 해당 연구팀은 기존에 순환전압전류법(cyclic-voltammetry)을 통해 연구된 코발트 촉매의 전기화학적 성질에 기반하여 코발트(II/III/IV) 사이클을 제안하였다. [그림 2A]는 선행 문헌들과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제안한 도식화된 촉매 사이클이다. 먼저, 코발트(II) 살렌(salen) 촉매 1은 실레인(silane) 2의 존재하에서 전극 표면에서 산화되어 코발트(III)-하이드라이드 3을 형성한다. 그다음 3은 알켄 4와 MHAT를 통해 금속/유기 라디칼 쌍(metal/ organic radical pair) 5를 형성하고, 두 번째 산화가 전극에서 이루어져 코발트(IV)-알킬 중간체 7로 전환하게 되며, 이 중간체는 결국 원하는 하이드로기능화 생성물인 9를 형성하기 위해 친핵체에 의해 포획되며 코발트(II) 촉매 1을 재생하여 촉매 사이클을 완성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코발트 2가 촉매 1을 5 mol%와 2당량의 실레인 그리고 TBABF4 전해질을 메탄올 용매 하에서 사용하고 총 2.3 F/mol의 전하를 정전류법을 사용하여 흘려 주게 되며, 양극과 음극 모두 백금 판을 사용하는 것을 최적화된 반응 조건으로 제시한다[그림 2B]. 해당 반응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하이드로알코실화, 하이드로아실옥실화, 하이드로알릴화, 피나콜 재배열 반응 그리고 하이드로아릴화 반응과 같은 다양한 반응을 한가지 최적화된 반응 조건으로 모두 매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일반적인 알켄 기질 범위를 활용하며, 약한 친핵체 와의 양립이 가능하게 하는 코발트-전기촉매 시스템 또한 최근 보고된 바 있다[그림 2C].[참고문헌 6] 말단 및 내부 알켄이 모두 반응에 참여 가능하며, 약한 친핵체인 페놀을 산소 기반 친 핵체로 활용하여 전통적인 Williamson 에테르 형성 반응 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큰 입체장애를 가진 알킬 아릴 에테르에 대한 합성 전략이 최근 발표되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전기화학적 반응 전위의 미세한 제어 및 헥사플루오로아 이소프로판올(hexafluoroisopropanol, HFIP)의 공동 용매로서의 사용을 통해 기존에 제안되었던 속도결정단계인 이분자 불균등화 반응을 우회하여 동종 짝지음 반응과 같은 원치 않는 부반응을 억제하고 원하는 하이드로에테르화 생성물만을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헤테로고리 화합물을 포함하는 방향족성 알코올까지 기질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으며, 사치환된 내부 알켄에도 반응이 적용 가능한 것을 확인함으로써 코발트를 이용한 MHAT 촉매작용과 전기화학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2. 전기화학적 산화를 통한 분자 내 고리화 반응 : 4각 고리 화합물 형성 반응 개발
분자 간 반응에서의 성공적인 코발트-전기촉매 시스템 확립을 통해, 같은 연구팀에서는 더욱 도전적으로 여겨지는 분자 내 고리형성 반응을 통한 4각 고리 화합물인 아제티딘 형성 반응 개발을 목표하였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참고문헌 7] 특히 알릴아민 유도체를 시작물질로 하여 아제티딘을 형성하는 유기 반응은 아제티딘 합성의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여겨지지만 Baldwin 법칙으로 알려진 반응속도론적 한계 때문에 전통적 유기 합성으로는 그 합성법이 알려진 바 없었다. 해 당 연구에서는 일련의 전기화학 산화 과정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선택적 카보양이온 형성 전략을 통해 극복하였고, 선택적으로 4각 고리 화합물 합성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다양한 알릴 설폰아마이드를 시작 물질로 하여 스파이로 고리 화합물을 포함하는 아제티딘까지 합성이 가능했으며, 후기 단계 기능화(late-stage functionalization)을 통해 의약 화합물 구조를 포함하는 아제티딘의 합성에도 적용이 가능함을 밝힐 수 있었다. 코발트 촉매의 높은 마르코니코프 선택성 때문에 알릴아민 유도체뿐 아니라 호모알릴아민 유도체에서 반응을 진행해도 더 치환된 탄소 원자 쪽으로 고리화 반응이 일어나 아제티딘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었으며, 산소 또는 황 기반의 친핵체를 이용하여 다른 4각 헤테로고리 화합물인 옥시테인과 싸이테인까지 그 합성법을 확장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 속도 결정 단계 확인을 위한 타펠 도식(Tafel plot) 연구와 속도식 분석을 통해 기존에 주장되었던 이분자 불균등화 반응이 아닌 친핵성 고리화 반응이 해당 반응에서의 속도 결정 단계임을 제안하였다. 이는 전기화학적 산화 기작이 기존의 화학적 산화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다르게 전자 이동 반응의 속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반응 경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중요한 결과를 보여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결 론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유기 합성에서 전기화학과 전이금속 촉매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강한 화학적 산화/환원제를 온화한 반응 조건으로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한 반응 전위의 선택적 조절을 통해 전자 이동 반응의 속도에 관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반응 선택성을 부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전하를 띈 반응 중간체의 속도론적 조절을 통한 발생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비공유 결합성 상호작용에 기반한 유기 반응 개발과 혁신이 기대 되는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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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Hyunwoo Kim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학사 (2009.2-2013.2)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박사 (2013.3-2018.2, 지도교수 : 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위원(2018.3-2019. 3)
Cornell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2019.4-2020. 01, 지도교수 : Song Lin & Tristan. H. Lambert)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조교수(2020.3-2022.8)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조교수(2022.8-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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