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채오병* | 가천대학교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배터리공학전공 교수, obchae@gachon.ac.kr
서 론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그 일환으로 전기 자동차(E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전기차와 휴대용 전자기기에 리튬 이온 배 터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배터리 성능을 평가할 때는 안정성, 에너지 밀도, 사이클 수명 등이 중요한데, 현재 배터리는 사용자가 기대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밀도와 용량을 높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사용되는 흑연의 이론적 용량(372mAh/g)은 전기차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참고문헌 1]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약 10배 높은 이론적 용량(약 4,200mAh/g)을 가지고 있으며, 환경 친화적이고 풍부한 자원으로 차세대 음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참고문헌 2] 하지만 실리콘 음극이 상용화되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전기 전 도성과 충·방전 시 발생하는 큰 부피 변화(약 400%)로 인한 입자 균열이다[그림 1a]. 특히 반복적인 충·방전 과정 에서 발생하는 큰 부피변화는 활물질을 심각하게 파괴하며, 전해질과의 부반응을 촉진해 충방전 효율과 배터리 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지속적인 충·방전으로 인해두꺼운 표면 피막(Solid Electrolyte Interphase, SEI)층이 형성되어 전극 내 저항이 증가하고, 충전·방전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그림 1b].[참고문헌 1] 이번 총 설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연구 방향인 나노 구조화, 복합화, 표면 처리 기술에 대해 다룰것이다.

본 론
1. 나노 구조화
실리콘 음극재의 성능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나노 구조화 전략이 많이 연구되어 왔다. 활성 물질의 크기를 줄이 면 Li이온 확산 동역학, 전극의 파손 내성 및 SEI 층의 안정성을 개선하여 전극의 전기 화학적 특성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방식으로 나노 구조 실리콘 입자는 몇 가지 개선된 특성으로 인해 큰 실리콘입자에 비해 뚜렷한 이점을 가진다. 나노 실리콘은 높은 파손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충전 및 방전 사이클 중에 재료가 파쇄되는 것을 방지하고, 전해질/전극 계면의 넓은 접촉 면적과 짧은 이온 확산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속도 성능을 위한 향상된 이온 확산 동역학을 가지고 있으며, 나노 실리콘 표면의 SEI 층의 기계적 변형이 효과적으로 완화되어 높은 쿨롱효율(Coulombic effi- ciency)과 우수한 가역성을 보여준다. 나노 구조화의 방 법으로는 볼 밀링, 화학 기상 증착법, 마그네슘환원법 등 이 있다. 이러한 여러 방법으로 다양한 나노 구조를 형성 할 수 있으며, 나노 구조 형태의 종류로는 일반적인 나노 입자(Nanoparticle), 나노 와이어(Nanowire), 나노 튜브(Nanotube), 나노 구형입자(Nanosphere), 나노 섬유 (Nanofiber), 박막(Thinfilm)등이 있다[그림 2]. 일반적인 나노 입자는 높은 용량, 적당한 파손 저항성, 현재의 전극 제조 공정과의 우수한 호환성으로 인해 마이크로 사이즈의 입자보다 전기화학성능이 크게 개선된다. 하지만 입자가 나노화 되면 비표면적이 넓어지는 현상이 동반된다. 이렇게 비표면적이 커지면 전해질과의 접촉 면적이 증가해 부반응이 더욱 활발해지고, 그로 인해 SEI 층이 과도 하게 형성될수 있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재의 나노 구조화는 전기화학 성능을 개선시키는 이점이 있지만, 비표면 적이 넓어짐에 따라 발생하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다.

2. 복합화

복합화는 현재 유망한 음극재 제조 기술 중 하나로, 특히 실리콘과 다른 물질과의 복합화를 통해 차세대 음극재 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많은 연구기관에서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다. 실리콘의 주요 단점인 부피 팽창과 낮은 전도 성을 동시에 개선할수 있는 물질로는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며, 그중에서도 탄소 계열의 소재가 많이 활용된다. 탄 소는 구조적 유연성과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가지고 있어 실리콘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실리콘-탄소 복합 재료는 실리콘의 높은 이론적용량을 유지하면서 도, 탄소가 전도성을 제공하고 부피 팽창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실리콘 복합화에 사 용되는 물질로는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 흑연(Graphite), 그래핀(Graphene), 탄소 섬유(Carbon Fiber) 등 다양한 탄소 기반 소재가 있으며, 그 외에도 금속 산화물(Metal Oxides), 고분자(Polymers), 세라믹 (Ceramics) 같은 비탄소계 재료도 실리콘 복합체에 활용 된다. 하지만 탄소 기반 소재가 특히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그 우수한 전기 전도성과 구조적 유연성 때문이다. 복합화를 위해 실리콘과 탄소를 볼 밀링(Ball Milling) 공정을 통해 물리적으로 혼합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볼 밀링은 실리콘과 탄소 입자를 고르게 섞어주며, 나노 크기로 분쇄해 복합체의 전기적 특성을 향상시키고, 부피 변화에 대한 내성을 강화한다.이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대량 생산에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복합화에서 실리콘과 탄소 재료의 특성에 따라 실리콘-탄소 복합체의 구조 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Liu 그룹이 CVD(화학 기상 증착) 방법으로 제조한 복합체는 긴 실리콘 나노와이어가 구형 탄소에 부착된 구조로, [그림 3a]에 나타냈다. 이 구조는 초기 SEI 형성을 안정화시키고 낮은 전도도를 개선하 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SiH₄또는 SiHCl₃같 은 기체를 사용해 실리콘 핵을 증착시켜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들고상업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실리콘이 외 부에 노출된 구조라 나노와이어의 단점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실리콘이 탄소와쉽게 박리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그림 3b]에 나타난 코어-쉘(Core-Shell) 구조는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처럼 실리콘이 내부에, 탄소가 외부에 위치 하는 전형적인 복합체 구조이다. 대표적인 예로 Tub- timkuna 그룹은 메카노퓨전(Mechanofusion) 공정을 통 해실리콘-탄소 복합체를 제조하였다. 이 구조는 실리콘 표면에 탄소층을 형성하여 실리콘의 부피 변화와 낮은 전 도성을 개선하지만, 복합체의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커서 리튬 이온의 삽입 및 탈리 경로가 길어지므로 속 도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 기술 역시 비용이 높아 상업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복합화는 공정성을 고려하여 안정적인 수율을 갖을 수 있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3. 표면 처리
충전과 방전 사이클이 지속될수록 실리콘 음극과 전해질 간의 부반응으로 인해 SEI 필름은 계속적으로 생성된다. 이 SEI는전극과 전해질 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꺼워지면서 전기화학적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의 표면을 안정적으로 처리하여 SEI의 형성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전극의 효율성과 사이클 수명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표면 처리는 SEI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개선하며, 불필요한 전해질 분 해를 최소화하고 전극의 성능 저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리콘 음극의 장기적인 사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에 안정적이며 견고한 SEI 필름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SEI 를 생성하기 위해 가장 많이 보고가 된 방법 중 하나는 전해질 첨가제로 플루오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를 사용 하는 것인데, FEC는 안정적인 LiF가 풍부한 SEI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LiF는 전기화학 충전 및 방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SEI 구성 요소로 간주된다. 높은 기계적 강도, 넓은 전기화학적 안정성, 낮은 용해도 등 LiF의 물리적 특성은 SEI의물리적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낮은 저항, 균열 형성 억제, 리튬 이온 플럭스의 균일한 조절 등 리튬이온에서 파생되는 전기화학적으로 유리한 특성은 전기화학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그룹은 SEI 설계에 있 어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였다. 반대전극과 작동전극 사이의 거리를 변화시키며 전기화학적 전처리 방법을 사용하여 SEI를 설계하였다.[참고문헌 4] 이렇게 두 극 사이의 거리를 변 경하여 전기화학적 표면처리를 할 경우 같은 전해질을 사용하더라도 피막의 성분이 달라진다는 현상을 발견하였 으며 적당한 간격으로 전기화학적 전처리를 한다면 SEI 에 고농도의LiF를 형성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하였다[그림 4a]. 기존 동전형 전지(Coin cell)와 전극 간 거리가 짧은(0.5mm) 전지의경우, 전기화학적 전처리 과 정에서 실리콘 음극에 Li2CO3와 LiF가 무작위로 섞인 조 합으로 구성된 SEI가 형성된다. 그러나 전극사이에 큰 간격(≥2mm)을 사용하면 실리콘 음극의 SEI 구성이 변 경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때 SEI의 화학적 조성은 LiF가 지배적이며, 잘 분산된 LiF 나노입자(<500nm)가 실 리콘 음극 표면에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LiF가 풍부 한 SEI는 계면 저항을 낮추고 장기적인 사이클링 안정성 을 향상시킨다. 전극 사이의 거리를 다양하게 조절하여 전 처리 된 실리콘 음극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일반적인 코인셀 형태에서 전처리된 실리콘 음극(stan- dard)과, 0.5, 2 mm의 간격에서 전처리 된 실리콘 음극 을 사용하여 반쪽 셀을 제작 및 평가를 하였다. 그 결과 전 기화학적 표면 처리 간격이 2 mm로 클 경우[그림 4b] 사 이클 성능이크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전기화학적 전처리 시 거리 변화에 따른 화학 및 형태학 적 SEI 설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결 론
고에너지밀도 리튬 이온 전지를 위한 실리콘 음극재 개발은 여러 가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다양한 연구 방향이 제시되었다. 실리콘은 높은 이론적 용량(약 4,200 mAh/g)을 가지고 있지만, 낮은 전도성과 충·방전 시 발생하는 큰 부피 변화로 인해 입자 균열 및 SEI층의 두께 증가와 같은 문제점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구조화, 복합화, 표면 처리 기술이 주요 연구 방향으로 부각되고 있다. 나노 구조 실리콘 입자는 높은 파손 저항성과 짧은 이온 확산 거리를 제공하여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나노화에 따른 비표면적 증가로 인한 부반응도 고려해야 한다. 실리콘과 탄소 기반 소재의 복합화는 부피 팽창문제를 완화하고 전도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복합화 방법과 소재가 연구되고 있지만, 경제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SEI 필 름의 안정적 형성을 통해 전극의 효율성과 사이클 수명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전해질 첨가제로 FEC를 사용 하는 방식이 널리 연구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표면 처리 방법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기여하며, 고에너지 밀도 리튬 이온 배터리의 상용화와 더불어 전자기기 및 전기차시장에서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연구와 개 발을 통해 실리콘 음극재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많은 양의 실리콘이 음극에 사용되어 에너지 밀도가 혁신적으로 개선된 셀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Li, P.; Kim, H.; Myung, S.-T.; Sun, Y.-K. Diverting exploration of silicon anode into practical way: a review focused on silicon-graphite composite for lithium ion batteries. Energy Storage Mater. 2021, 35, 550.
Liu, B.; Huang, P.; Xie, Z.; Huang, Q. Large-Scale Production of a Silicon Nanowire/Graphite Composites Anode via the CVD Method for High-Per- formance Lithium-IonBatteries. Energy Fuels 2021, 35, 2758.
Tubtimkuna, S.; Danilov, D. L.; Sawangphruk, M.; Notten, P. H. L. Review of the Scalable Core–Shell Synthesis Methods: The Improvements of Li-Ion Bat- tery Electrochemistry and CyclingStability. Small Methods 2023, 7, 2300345.
Chae, O.B.; Rynearson, L.; Lucht, B.L. Distance-Dependent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Control by Electrochemical Pretreatment. ACSEnergy Lett. 2022, 7, 3087.

박 인 규 Inkyu Park
가천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학사 (2018. 3 – 2024. 8, 지도교수 : 채오병)
가천대학교 화공생명배터리공학과 배터리공학전공, 석사과정(2024. 9 – 현재, 지도교수 : 채오병)

채 오 병 Oh B. Chae
충남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2001. 3 - 2008.2)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박사(2008.3 - 2014.8, 지도교수: 오승모)
㈜엘지화학 배터리연구소 책임연구원(2014. 7 - 2020.10)
University of Rhode Island, Department of Chemistry 박사후연구원(2020.10 - 2022.10, 지도교수 : Brett L. Lucht)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Department of NanoEngineering 박사후연구원(2022.11 - 2023.1, 지도교수: Y. Shirley Meng)
가천대학교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배터리공학전공 교수(2023.3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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