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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인이 접한 새로운 화학물질의 이름(2026년 7월호)
들어가며 지난 연재에서는 “소다” 또는 “나트륨”, 그리고 “포타시” 또는 “칼륨”의 사례를 중심으로, 화합물에 대한 인류의 지식이 축적되면서 그 이름이 어떻게 다듬어져 왔는지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이렇게 서양에서 다듬어진 원소와 화합물의 이름이 한국에 소개된 양상을 살펴보겠다.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나라에서 전문적으로 화학을 연구할 토대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 시기 원소와 화합물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는 학계보다는 산업계와 대중의 시점에서 풀어낼 것이다. 가성소다 또는 “양잿물” 개항 이후 서양 문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반도의 대중들은 값싸고 신기한 새로운 물건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한발 앞서 산업화를 시작하고 상업을 진흥한 일본은 영국에서 수입한 면직물(일명“옥양목”), 그리고 자국에서 생산한 유리, 석유제품, 의약품, 장류, 주류, 성냥 등 다양한 소비재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과학자(AI Scientist) 시대의 과학교육(2026년 7월호)
양수정 |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 soojungy@stanford.edu 서 론 안녕하세요. 저는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서 생화학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 양수정입니다. 내년 2월부터는 듀크대학교 생화학 및 세포생물학과에서 조교수로 독립적인 연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학부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한국 과학교육의 힘을 잘 알고,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제가 받은 것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화학세계의 지난 호들을 읽으며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교수님들께서 어떤 고민을 거쳐 교육 활동을 만들어 오셨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호 화학교육 칸의 기고를 맡으면서 저도 나름의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하나의 흥미로운 시각으로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코딩 분야에서는 챗지피티, 클로드와 같은 언어모델과 에이전트의 능력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실리콘밸리


왜 수은은 액체일까
과학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들 말한다. 언제나 ‘왜?’ 라는 궁금증을 이어가며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며 화학자 들은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과 변화를 해석하려 한다. 하지만 교육이나 육아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 구나 공감할 것이, 과도하게 이어지는 ‘왜?’라는 질문은 피로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당연한 사실임에도 명 확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 순간 등골을 따라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체험이 생겨나기도 한다. 너무나 자연적이고 당 연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당연하지만 풀어내 기 어려운 지식이 강요된다. 예를 들어 상온에서 유일한 액체 금속이라는 수은(Hg)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만 도대체 왜 수은만이 액체인가 는 간단히 답변하기 어렵지 않은가? 상대성이론과 원자 수은은 원래 액체로 존재한다기에는 불편한 사실이 남 아있다.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단 두 가지 원소 는 17족의 브로민(Br


탄소중립 시대, 화학 영재교육의 탐구 기반 접근의 필요성(2026년 6월호)
강명종 | 강원대학교 화학신소재학과 부교수, mjkang@kangwon.ac.kr 서 론 탄소중립은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한정된 주제가 아닌, 환경 문제에 기인한 모든 산업 및 인류 활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특히 기후 변화 대응과 RE100이라는 대주제 아래, 탄소중립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관련 기술 혁신 및 산업 구조 재편을 포함하는 복합적 개념으로, 그 중심에는 태양광 에너지, 수소 에너지,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활용, 이산화탄소 포집, 전환 및 저장과 같은 화학적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탄소중립 문제의 해결은 단순한 환경 관련 문제를 화학의 개념을 통해 해결하는 기술 기반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사회, 기술이 결합한 복합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화학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한다. 허나, 탄소중립 문제의 해결은 단순히 과학 지식의 활용을 통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다양한 관련 기


물질 없는 화학(2026년 5월호)
1890년대의 화학은 구조화학에 분자의 입체 구조까지 포함시키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 모든 이론의 기반에는 “원자” 개념이 있었습니다. 1860년대에만 해도 실재는 확인할 수 없지만 유용한 도구 정도로 취급받던 원자[참고문헌 1]는, 1880년대를 거치는 동안 그 공간적인 배치가 화학적 성질을 설명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보다 실제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화학 한쪽 구석에서는 원자 개념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탁월한 물리화학자 오스트발트가 있었죠. 그는 원자 개념을 거부하고 에너지를 중심으로 모든 화학을 다시 쓰고자 했습니다. 오스트발트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오늘 글에서는 그를 중심으로 1890년대의 논쟁을 살펴보고자 합니다.[참고문헌 2] 오스트발트가 처음부터 원자 개념에 의심을 품었던 것은 아닙니다. 1880년대 전반까지 그가 수행한 연구에서는 당시 화학계에서 받아


화학 실험 상황에서 스마트폰은 우리의 눈이 될 수 있을까?: 드라이아이스 실험에서 마주한 알파 세대의 ‘관찰’(2026년 5월호)
이종혁 | 서울대학교 인포스피어 과학교육연구단 연수연구원, huak123@gmail.com 1. 들어가며: 실험 수업 중 예상치 못한 장면 2024년 8월, 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드라이아이스의 과학’이라는 주제의 실험 수업을 할 때였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드라이아이스라는 화학적으로 흥미로운 물질을 직접 감각하고 조작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체험하길 기대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아이스 관찰’ 활동에서는 학생들이 시계 접시 위에서 드라이아이스가 점차 크기가 줄어들며 흰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눈으로 ‘세심하게 관찰’하고, 지퍼백에 넣었을 때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만져보기도 하며 승화 현상을 ‘느껴보길’ 바랐던 것이죠. 이때 수업 설계 단계에서 디지털 도구(예: 스마트폰, 센서 등) 사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화학 탐구의 본질적인 경험, 즉 물


잿물, 탄산수, 중조(2026년 4월호)
잿물, 탄산수, 중조 김태호 |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부교수, taehokim@jbnu.ac.kr 들어가며 산과 염기에 대한 이론이 확립되기 한참 전에도 인류는 여러 가지 산과 염기의 존재를 깨닫고 그 활용법을 익혔다. 식품을 보존하고, 신체나 도구를 깨끗이 하며, 의약품을 만들고, 금속이나 유기물을 녹이고, 유리나 도자기와 같은 귀한 기물을 만드는 데 첨가하고, 가죽을 무두질하며 염색과 같은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등 산과 염기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했다. 이 요긴한 물질을 만들고 보관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은 연금술사나 약사들의 살림 밑천이 되었고 귀중한 비밀로 조심스럽게 전승되었다. 염기성 수용액을 만드는 흔한 방법은 고체 상태의 염(salt, 鹽)을 물에 녹이는 것이었다. 사실 이 문장은 동어반복이다. 염기(base, 鹽基)라는 말이 “산과 중화반응을 일으켜 염과 물을 만드는 받침[基]이 되는 물질”이라는 뜻으로 고안된


화학교육과 연구의 두 무대: In Silico와 In Silica(2026년 4월호)
김홍기 | 순천향대학교 화학과 조교수, hongki@sch.ac.kr 서 론 화학은 물질의 성질, 조성, 구조, 그리고, 그 변화를 원자와 분자 스케일에서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화학교육의 중심에는 ‘실험’이 있었다. 실험 가운을 입고 비커와 시험관을 다루며, 용액의 색 변화나 기체의 발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학생들에게는 강력한 학습 동기를 제공해 왔다. 더 나아가, 과학자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반응 조건을 찾아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의 사건들을 실험 결과를 통해, 입증해 왔다. 본 글에서는 유리를 상징하는 ‘실리카(Silica)’ 에 착안하여, 이러한 유리 초자 기반의 전통적인 실험실 환경을 ‘ In Silica ’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한편, 디지털 전환의 물결과 함께, 컴퓨터 및 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이는 화학 탐구의 무대를 근본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과서 밖의 유기화학(2026년 3월호)
학문을 파헤치는 방식은 다양하다. 대학교 공부와 같이 분야별로 한 과목씩 공부할 수도 있고,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선배 화학자들의 발자취를 연결하는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오랜 공부는 우리를 지치게 만들며,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공부량을 해치우느라 미처 이야기하지 못하고 남겨지는 흔적들이 아쉽다. 우리는 이를 일화나 야사로 표현한다. 확실한 것은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는 것. 그리고 화학 반응의 명칭 하나에 남겨진 마지막 흔적이 생각보다 더 거대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천재적인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동질감과 위안으로 한 걸음 더 공부를 이어갈 자신감을 건네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러시아 근대 화학 황금기 흔히 러시아는 현대 과학의 최전선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불곰, 보드카, 그리고 추운 날씨 정도로 연상된다. 하지만 19세기 러시아 제국은 의외로 화학 분야에서는 격렬한 격전지 중 한 곳으로 치열한 학문적 발전과 위대한 화학자들이


가르쳐지는 과학에서 소외된 것들(2026년 3월호)
한미영 | 대전과학고등학교 화학교사, imhmy123@gmail.com 서 론 ‘과학을 가르치다’라는 문장을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 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과 ‘가르치다’라는 단어를 이 글에서 어떤 의미로 쓰고 있는지 설명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단어를 설명하는 것은 과학교육에 대한 모든 논문을 다 인용해야 하는 방대한 일이고, 동시에 어떤 설명 없이도 소통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 글은 이 두 단어 중 ‘가르치다’를 수면에 띄워 논의 하고자 하는 글이 아니다. ‘가르치다’는 그저 ‘과학’을 수 식하는 형용사로 사용될 뿐이므로, 이 글에서는 각자가 자기 나름의 정의와 경험을 바탕으로 ‘가르치다’를 떠올리면 충분하다. 그럼 이제 남는 것은 가르쳐지는 ‘과학’이다. 다행스럽게도 앞에 ‘가르쳐지는’이라는 형용사가 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또한 감당할 수 없는 주제가 될 뻔하였다. 과학 은 ‘과학’을...


공간을 인식하자 보인 것들(2026년 2월호)
오늘날 우리는 분자의 구조를 3차원 공간 속에서 이해 하는 데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1860년대에만 해도 “구조”라는 단어는 단순히 원자와 원자의 연결 관계를 가리킬 뿐,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의 입체 구조를 의미하지 않았죠. 하지만 1874년 판트호프와 레벨이 탄소 주위의 원자들이 정사면체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는 이론을 제시했고, 이후 이 개념에 기반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글에서 살펴본 피셔의 기하 이성질체 연구였죠. 이제 1890년경이 되면 탄소의 정사면체 구조는 화학계에서 확고하게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1890년대에는 이 개념을 확장하고 체계 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그 중 세 가지를 골라 살펴보려고 합니다.[참고문헌 1] 첫 번째 움직임은 유기화학의 명명법(nomenclature)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입니다. 1870년대와 1880년대를 거치면서 새로이 합성된 유기화합


실험 수업, 아이들의 과학을 깨우는 순간- 초등교사의 시선으로 본 과학 실험 수업의 의미와 미래-(2026년 2월호)
김선경 | 고창초등학교 교사, rlatjsru0916@nate.com 서 론 “선생님, 오늘도 실험해요?” 이 말은 초등학교 과학 시간의 마법 주문이다. 그 한마디에 교실의 공기가 달라진다. 아이들의 눈빛은 반짝이고, 평범한 교실은 단숨에 연구소로 변한다. 비커 대신 종이컵, 알코올램프 대신 손난로 가 등장해도 상관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직접 해 본다’ 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실험 수업은 아이들에게 과학을 손으로 배우는 학문으로 각인시키는 첫 경험이다. 본 론 1. 초임 시절, 종이컵 위에서 끓어오른 과학의 마법 교사로 첫 발령을 받고 과학 수업을 맡았던 해, 나는 물이 100℃에서 끓고 그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종이컵에 물을 넣고 직접 끓여 보는 실험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약간 떨렸다. “이거… 종이컵에 불이 붙는 거 아니야?” 하며 불을 켰는데, 종이컵은 타지 않았다. 물은 부글부글 끓


연구실에서 교실로:종이 기반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실험 교육의 제안
박선화 | 한국과학영재학교, 화학생물학부 교사, spark1122@ksa.kaist.ac.kr 서 론 화학교육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과학적 탐구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교실은 안전 문제, 장비와 재료 확보의 어려움, 수업 시간 부족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 실 험 수업을 충분히 운영하기 어렵다. 그 결과 학생들은 교과서 속 이론은 익히지만, 과학이 사회 문제 해결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전통적인 산·염기 적정이나 기체 발생 실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초 개념 학습에는 효과적이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최신 연구와 맞닿은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대학 및 다양한 연구소의 연구실에서는 사회적 요구와 맞물린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분석 화학과 생분석화학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센서 관련 연구도 그중 하나이다. 특히 종


초산을 만드는 원소, 질소(2026년 1월호)
들어가며 우리는 매일 수많은 물질과 접촉하고 그것들을 다루며 살아간다. 그래서 화학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설명할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치는 여러 가지 물질들 가운데는 근대 화학이 성립하기 한참 전부터 친숙하게 사용해 온 것들도 많이 있다. 근대 화학의 명명법에 따라 모든 물질의 이름을 정리할 수 있다면 이들을 인식하고 사용하는 데 혼동이 없겠지만,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도 먼 옛날부터 익숙하게 써 온 이름들을 과학자들 마음대로 하루아침에 바꾸도록 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한화학회에서 소듐과 포타슘 등 미국식으로 원소기호 이름을 바꿀 것을 권고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 는 여전히 이름을 바꿀 기미가 안 보이고, “가리비료”는 가까스로 “칼륨비료”로 바꾸어 부르는 데까지는 이르렀으나, “포타슘 비료”라는 이름이 언제쯤 농민들의 입에 익을 지는 기약이 없다. 하지만 과학사의 대상으로서


공간의 화학(2025년 12월호)
최정모 | 부산대학교 화학과 부교수, jmchoi@pusan.ac.kr 19세기 후반의 화학은 구조 이론의 토대 위에 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구조”란 3차원 구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원자와 원자의 연결 관계를 가리킵니다. 케쿨레는 1865년 탄소가 네 개의 손을 가지고 다른 원자들과 결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안했고, 이를 기반으로 유기화학자들은 많은 유기화합물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가 실제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케쿨레를 비롯한 대부분의 화학자들이 말을 아꼈죠. 그 때 젊은 화학자 두 명이 등장해서 3차원 공간 에서 “구조”를 생각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1874년, 판트호프와 레벨이 탄소가 주위 원자들과 결합하는 구조는 정사면체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는 가정을 도입해 광학 활성을 설명한 것입니다. 13년 뒤인 1887년, 판트호프는 그간의 발전을 정리하면서 “공간의 화학”이 점차 자리를 잡고


국립경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나노재료구조연구실 꾸미기(2025년 12월호)
국립경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나노재료구조연구실 꾸미기 임우택 | 국립경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wtlim@gknu.ac.kr 1. 연구 제가 국립안동대학교(現 국립경국대학교) 임용되기 전에는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전자가 자기장 속을 지날 때 받는 로런츠 힘에 의해 궤도가 휘어지면서 나오는 접선 방향 빛을 이용하는 국내 최초의 빛 공장이라 할 수 있으며, 3세대 방사광 가속기로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에 이어서 세계에서 5번째로 국내기술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그림 1]. 여기서 저는 포항제철소의 의뢰로 포항산업과학 기술연구소와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협업하여 연간 26억 원의 예산으로 POSCO Beamline(X-선 회절 실험 및 EXAFS용 빔라인)을 건설하고 User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연구원으로 근무하여 국내 그 어떤 연구원보다도 좋은 처우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2025년 11월호)
과학 발전의 계기는 새로움에 대한 발견이자 혁신의 발명이기도 하지만, 앞을 틀어막고 있는 난관과 문제에 대한 해결과 극복이기도 하다. 도무지 해결되지 못할 것 같은 문제도 인류가 마주한 지식의 영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와 미궁에 빠져 있는 가장 쉬운 질문 사이의 간격을 좁혀 나가며 비로소 실마리를 찾게 된다. 납을 금으로 바꾸는 수천 년 동안의 불가능도 실효성이 없다 한들 이제 가능함은 입증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화학자들에게 기대하는 문제의 해결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원소의 발견이나 혁신적인 신소재의 개발보다는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직접적인 대상인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인류 거주 가능 환경을 유지 할 수 있는 최고이자 최후의 수단이 화학인 셈이다. 우리가 직면해 온 문제들 어느덧 필자도 이전보다는세상 흐름에 관심을 더 갖게 된 것일지, 자연스레 불거져 나오는 문제가 예전보다...


화학 선택 과목의 추락과 기회(2025년 11월호)
손미현 |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교육과 부교수, 79algus@gnu.ac.kr 1. 수능에서 과학탐구와 화학 지원자 수의 변화 2026학년도 수능이 다가오면서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 4천여 명으로, 지난해 보다 3만 명 증가했다. 원서 접수 전부터 우려되었던 ‘사탐런’ 현상은 실제 지원자 수를 확인한 결과 예상대로 나타났다.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은 61.0%, 과학탐구는 22.7%, 사회·과학탐구를 각각 한 과목씩 선택한 학생은 16.3%였다. 전년도 수능에서 과학탐구만 선택한 학생이 37.9%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약 10%의 학생이 사회 탐구만을 택하면서 과학탐구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탐구 영역 전체 지원자가 2025학년도 509,590명에서 2026학년도 536,875명으로 5.4% 늘어난 것을 고려 할 때, 과학탐구 지원자 감소는 더욱 아쉬운 결과다[표 1]. 아래의 두 기사는 우


암모니아 합성 교육으로 배우는 탄소중립 사고(2025년 10월호)
김주영 |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과, 부교수 chris@gnu.ac.kr 서 론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된 오늘날, 화학교육 현장에서도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화학교육이 주로 반응 메커니즘과...


생명의 화학(2025년 10월호)
지금까지 우리는 주류 화학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19세기 후반에는 구조 이론의 발전과 더불어 유기화학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고, 19세기가 끝나갈 무렵 물리화 학이 화학 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정의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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