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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합성 교육으로 배우는 탄소중립 사고(2025년 10월호)

  • 작성자 사진: 성완 박
    성완 박
  • 10월 1일
  • 6분 분량

김주영 |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과, 부교수 chris@gnu.ac.kr




서 론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된 오늘날, 화학교육 현장에서도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화학교육이 주로 반응 메커니즘과 이론적 원리 전달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지속가능성과 환경 영향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화학자를 양성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사회 구현이라는 국가적 목표 앞에서, 화학교육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화학실험 수업은 학생들이 화학 원리를 직접 체험하고 탐구하는 공간으로서, 탄소중립 관점을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환경이다. 그러나 많은 교육자들이 “어떻게 기존 교육과정에 탄소중립 개념을 효과적으로 융합할 것인가?”라는 실질적인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 단순히 환경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화학적 사고 자체에 지속가능성 관점이 내재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비교 분석 교수법을 활용하여 전통적 화학공정과 친환경 대안기술을 체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지속가능성 인식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론

 

1. 비교 분석을 통한 탄소중립 화학교육 

비교 분석 교수법은 두 개 이상의 대상을 체계적으로 비교하여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교수법으로, 구성주의 학습 이론과 문제 기반 학습법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이 방법은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하고, 복잡한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탄소중립 화학교육에서 비교 분석 교수법이 특히 유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이 전통적 방법과 친환경 대안을 직접 비교하면서 각 기술의 과학적 근거와 환경적 영향을 동시에 이이해할 수 있다. 이는 화학 지식의 단순 습득을 넘어서 지식의 사회적 맥락과 응용을 함께 학습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둘째,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비판적 사고를 통해 최적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된다. 학생들은 여러 대안 중에서 특정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하기 위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므로, 논리적 사고력과 설득력 있는 의견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셋째, 실제 산업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기술 선택과 의사결정 과정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여 실무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화학자들이 연구개발 현장에서 직면하는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상황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인 교육적 가치를 갖는다. 



2. 암모니아 합성 사례를 활용한 비교 분석 수업 

2.1 암모니아 합성이 탄소중립 교육에 적합한 이유 

암모니아 합성은 화학 평형, 촉매, 산업화학의 핵심 개념들이 집약된 주제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1~2%를 차지하는 탄소 다배출 공정이라는 점에서 탄소중립 교육의 이상적인 소재이다. 하버-보쉬법은 20세기 인류 문명을 지탱한 핵심 기술로서 연간 1억 8천만 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지만, 동시에 연간 4억 5천만 톤의 CO2를 직접 배출하는 환경 부담 공정이기도 하다. 

특히 이 주제는 화학의 이중성을 잘 보여준다. 인류의 식량 안보를 해결한 위대한 발명이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딜레마를 학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전기화학적 대안 기술과의 비교를 통해 화학 기술의 발전 방향과 미래 전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2.2 하버-보쉬법과 전기화학 합성의 교육적 비교 

1) 전통 기술의 심층 이해와 환경적 딜레마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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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절반이 하버-보쉬법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암모니아가 비료 생산을 통해 식량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 수치와 함께 제시한 후, 이 공정이 동시에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는 환경적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이어서 하버-보쉬법의 반응 조건(400~500 °C, 150~ 250 atm)과 메커니즘을 단순 암기가 아닌 “왜 이러한 극한 조건이 필요한가?”에 대한 열역학적, 속도론적 심층 분석으로 접근한다. 학생들은 르 샤틀리에 법칙을 통해 고압이 평형을 암모니아 생성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이유를 이해하고, 아레니우스 방정식을 활용하여 고온이 반응 속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계산해본다. 

또한 철 촉매의 역할과 조촉매(K2O, Al2O3 등)의 기능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이러한 반응 조건 유지를 위해 소모되는 막대한 에너지의 근본 원인을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화학 평형과 반응 속도론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산업 공정 설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닫게 된다. 

2) 학생 주도 비교 분석 틀 만들기 

“100년 이상 지속된 고온, 고압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시작으로 전기화학적 질소 고정 기술을 소개한다. 리튬 매개 전기화학적 환원, 플라즈마 보조 촉매, 고체 전해질을 이용한 상온 합성 등 다양한 최신 연구 동향을 소개하되, 각 기술의 화학적 원리를 명확히 설명한다. 

핵심은 학생들이 직접 비교 분석을 위한 평가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팀별로 비교 항목을 설정하고 포함되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제시한다: ①반응 조건과 에너지 소비량, ②촉매 시스템의 효율성과 재사용성, ③설비 투자비용과 운영비용, ④탄소 배출량과 환경 영향, ⑤현재 기술 성숙도와 상용화 전망. 

학생들은 각 항목에 대해 정량적 지표를 설정하고, 가중치를 부여하여 종합적인 평가 체계를 만들어본다[그림 1]. 

3) 계산 실습을 통한 탄소 절감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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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실제 산업 데이터를 활용하여 심층적인 정량 분석을 수행하는 단계로서 이론적 지식을 실제 데이터와 연결하여 구체적인 수치로 환경 영향을 평가해본다. 

• 탄소발자국 상세 비교 분석 : 하버-보쉬법의 경우 공정 전체에서 2.4톤 CO2/톤 NH3를 배출한다. 이를 세분화하면 수소 생산 과정에서 약 70%, 고온·고압 유지를 위한 에너지 소비에서 30%가 발생한다. 전기화학적 합성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때 0.17~0.81톤 CO2/톤 NH3로 대폭 감소한다[그림 2]. 

• 학생 계산 실습 예시 : [그림 3] 참조 

• 탄소중립 달성 조건 역산 계산: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전력의 탄소집약도가 얼마 이하여야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합성이 완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가?”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의 중요성과 전력 믹스의 환경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학생들은 팀별 발표를 통해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다른 관점과 가중치 설정에 따른 결론의 차이를 비교한다. 현재로서는 하버-보쉬법이 경제성과 기술 성숙도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탄소 가격제 도입,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 기술 혁신 등의 변수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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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수법 적용 시 고려사항과 운영 전략 

자연과학적 접근 시 반응 메커니즘과 열역학적 분석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며, 공학적 접근 시 시스템 관점에서의 분석에 더 비중을 둘 수 있다. 시각적 학습자를 위해서는 공정 다이어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논리적 사고를 선호하는 학습자에게는 정량적 분석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전통적인 단답형 평가에서 벗어나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비교 분석 프레임워크의 논리성, 정량적 데이터 해석의 정확성, 결론 도출 과정의 합리성, 팀 협력 능력, 지속가능성 관점의 통합 정도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암모니아 합성 사례를 통한 접근법은 플라스틱 제조(석유 기반 PET vs 바이오매스 기반 PLA), 수소 생산(메탄 개질 vs 물 전기분해), 금속 제련(전통적 용광로 vs 수소 환원 제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각 사례마다 핵심 비교 축이 다르므로 학생들의 다차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 학생들은 화학이 환경 컨설팅, 신재생에너지, 정책 연구 등 새로운 분야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결 론 

탄소중립 시대의 화학교육은 단순히 환경 관련 내용을 기존 교육과정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자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비교 분석 교수법은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서, 학생들로 하여금 화학 지식을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특히 화학실험 수업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여 팀별 협력 학습, 정량적 데이터 분석, 창의적 문제해결 등을 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교육적 가치를 갖는다. 학생들은 전통적 화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되,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화학 현상과 기술을 평가하는 안목을 기르게 된다. 

미래의 화학자들이 단순히 효율적인 반응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화학은 과거 일부 환경 문제를 야기한 학문이지만, 동시에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핵심 학문이기도 하다. 교육의 변화가 바로 그 해결책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 론 

탄소중립 시대의 화학교육은 단순히 환경 관련 내용을 기존 교육과정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자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비교 분석 교수법은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서, 학생들로 하여금 화학 지식을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특히 화학실험 수업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여 팀별 협력 학습, 정량적 데이터 분석, 창의적 문제해결 등을 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교육적 가치를 갖는다. 학생들은 전통적 화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되,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화학 현상과 기술을 평가하는 안목을 기르게 된다. 

미래의 화학자들이 단순히 효율적인 반응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화학은 과거 일부 환경 문제를 야기한 학문이지만, 동시에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핵심 학문이기도 하다. 교육의 변화가 바로 그 해결책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Smith, C.; Hill, A. K.; Torrente-Murciano, L. Current and future role of Haber–Bosch ammonia in a carbon-free energy landscape. Energy Environ. Sci. 2020, 13, 331. 

  2. Soloveichik, G. L. Electrochemical synthesis of ammonia as a potential alternative to the Haber–Bosch process. Nat. Catal. 2019, 2, 377. 

  3. International Energy Agency. Ammonia Technology Roadmap; IEA Publications: Paris, 2021. 

  4. Ghavam, S.; Vahdati, M.; Wilson, I. A.; Styring, P. Sustainable ammonia production processes. Front. Energy Res. 2021, 9, 580808. 

  5. Widyantoro, C.; Han, J. Y.; Ong, J. S. H.; Goh, K. H.; Fung, F. M. Teaching sustainability through green chemistry: An experiential learning approach. J. Chem. Educ. 2025, 102, 2743. 

  6. 6. Zidny, R.; Sjöström, J.; Eilks, I. A multi-perspective reflection on how indigenous knowledge can improve science education for sustainability. Sci. Educ. 2020, 29, 145. 

  7. Mahaffy, P. G.; Krief, A.; Hopf, H.; Mehta, G.; Matlin, S. A. Reorienting chemistry education through systems thinking. Nat. Rev. Chem. 2018, 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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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Juyeong Kim


•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화학과, 박사

(2010.8-2015.8, 지도교수: Benjamin J. Lear) 

•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재료공학과, 박사후연구원

(2015.8-2018.2, 지도교수: Qian Chen) 

•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과 조교수, 부교수(2018.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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