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서사람을 향한 가치로,신약개발의 길을 묻다(2026년 5월호)
- 5월 1일
- 12분 분량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 5월호에서는 한태동 박사(前 앱티스 주식회사 대표)를 모셨습니다. 한 박사는 유기합성 연구자로 출발하여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신념 아래 20여 년간 신약개발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연구자의 진로 선택과 현장에서의 고민, 의미 있는 일을 향한 지속적인 선택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또한 연구와 사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술의 상업화와 글로벌 협력 속에서 축적된 경험과 통찰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모더레이터: 김은하 교수(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학과)]
※ 본 인터뷰는 앱티스 주식회사 대표 재직 당시 진행된 내용입니다.
Q1. 먼저 대표님의 학부와 대학원 시절 연구 분야 등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92년도에 경희대 화학과에 입학하여 유기화학, 무기화학, 분석화학 등을 공부하면서 새롭게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었으며 성격 또한 맞다고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 가면 유기합성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는 유기합성을 전공하면 제약 회사, 화학 회사, 페인트 회사, 반도체 회사 등 다양한 회사들에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유기금속촉매 연구를 하였으며 졸업한 후 KIST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KIST 연구실에서는 항생제를 개발하였는데, 이렇게 인수하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앱티스의 ADC 신약개발과 경영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시작된 연구가 저의 신약개발 첫 여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999년 말 KIST에 근무할 때 고향인 부산에 있는 조광페인트라는 회사에 합격하여 신입사원 교육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다 보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돈을 벌기 위해 취업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으며, 1주 교육 후 그만두겠다고 얘기하고 다시 KIST로 돌아왔습니다. 만약 제가 그때 조광페인트에 다녔다면 지금은 페인트를 만드는 연구원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때의 선택으로 2000년 3월 유한양행 신약연구팀에 입사를 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27년 동안 신약을 개발하는 운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제가 하는 일이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행복한 일이라 생각하면 다른 직업보다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2000년 유한양행에 입사 후 16년 만에 합성신약을 총괄하는 팀장을 맡게 되었고, 많은 신약과제를 관리하게 된 것이 저의 신약개발 역량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동아에스티에서는 2020년에 합성신약 실장(상무)으로 합류하게 되었으며, 유한양행에서 하지 않았던 TPD(target protein degradation) 신약, 천연물 등 다양한 모달리티(modality)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고 생각됩니다. 연구의 성과로는 유한양행 재직 시, J&J로 렉라자(레이저티닙) L/O, Gilead Sciences로 MASH 치료제 L/O 등 기술이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2023년 동아에스티에서 ADC 전문기업인 앱티스를
대외활동으로는 현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의약화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과거 대한화학회 의약화학분과 부회장, 한국비임상시험연구회 의약화학분과 분과장을 역임한 적이 있습니다.
Q2.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전환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이제 40년이 되어가고 있으며, 개발되었던 신약들은 90% 이상 합성신약 위주로 연구되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으로 승인받은 약물의 대부분은 합성신약과 바이오신약(항체)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치료 효과 등에 한계를 느끼고 신규 모달리티인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방사선 치료제, TPD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기존 제약사들의 연구원들은 신규 모달리티 연구 경험과 전공자들이 없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영역에서 신약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점은 향후 5~10년 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그 사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2020년 이후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ADC였기에 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ADC (항체-약물 접합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가 필요합니다. 동아쏘시오그룹에는 항체를 GMP 수준에서 생산할 수 있는 CDMO 회사인 에스티젠바이오가 있으며, 링커-페이로드를 생산할 수 있는 에스티팜이 있기에 ADC 신약을 개발한다면 그룹사 간의 상승효과(synergy)도 있을 것이라 판단되어 ADC 플랫폼이 있는 앱티스를 인수하여 ADC 신약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Q3. 연구자에서 기업가로 진로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지금 전통 제약사들보다 시가총액이 수조 원에 이르는 바이오 신약개발 회사들인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의 창립자들은 모두 연구원 출신으로 그분들이 가진 기술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회사들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됩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학교에서 연구한 결과물로 교수님들이 교내 벤처 창업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우리의 연구가 단순히 논문을 내는 연구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이를 상업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면 누구나 연구자에서 기업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바이오벤처는 연구자와 기업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몸이라고 생각되며, 그래서 바이오 벤처 대표들은 연구원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업화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 연구원들은 언젠가는 사업가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Q4. 앱티스의 설립과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요?
앱티스는 현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인 정상전 교수님이 2016년 8월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입니다. 2018년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Series 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수원 벤처밸리에 ADC 연구소를 설립하였습니다. 연구소 설립으로 본격적인 ADC 신약개발의 핵심 구성요소인 링커 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3세대 링커 기술인 “앱클릭(AbClick)” 플랫폼 개발에 성공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대규모 Series B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이후 위암·췌장암을 타깃하는 Claudin18.2 ADC(코드명 AT-211) 치료제가 임상 1상에 진행 중입니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이중항체 ADC, ARC, DAC 등 다양한 항체-약물 접합체 과제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3세대 링커 플랫폼 라이센싱 아웃을 통해 성장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2년에는 세계 1위 바이오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기업인 스위스 론자(Lonza)와 기술 협력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AT-211 프로젝트’와 ‘블록버스터 ADC 구성요소 개발 프로젝트’ 2가지에 대해서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지원 과제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2025년 3월에는 중국 Wuxi XDC, 5월에는 ChemExpress와 ADC 분야 Toolbox Partnership 계약을 체결하고 7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MOU 계약을 맺어 글로벌 ADC 업계에서 앱티스의 경쟁력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으며, 7월에는 대한민국 특허 대상을 수상하는 등 앱티스의 차세대 링커 기술에 대해 우수성을 입증받았다고 생각합니다.
Q5. 현재 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앱티스가 보유한 3세대 ADC 링커 플랫폼인 ‘앱클릭’에 대한 설명해주신다면?
ADC에서 링커는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화학 구조를 의미합니다. 링커의 역할은 약물-항체 비율(DAR, Drug Antibody Ratio) 조절, ADC의 수용성 조절을 통한 생물학적 반감기 조절, 절단형 링커(Cleavable linker) 또는 트리거(Trigger)를 통한 약물 방출조절 기능을 수행합니다.
항체-약물 접합링커 기술은 크게 기술 개발 시기에 따라, 1, 2, 3세대 기술로 분류되며, 현재 FDA 승인을 받은 ADC 신약의 경우 모두 1세대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신약의 경우 높은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물의 비선택적 분리, 링커의 불안정성, 약물-항체 비율(DAR)의 불균일성 등으로 부작용 및 효능 저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ADC 2세대, 3세대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세대별 특징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1세대 링커 기술: 약물-항체 비율(DAR) 조절이 어려워 약물 생산 및 허가에 필요한 균일한 품질 관리가 어렵습니다(사용 기업: 제넨텍, 시젠, 다이이치산쿄 등). 여러 가지 형태의 ADC 혼합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때때로 약물(=페이로드)이 혈장에서 분해되어 종양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2세대 링커 기술: 항체의 특정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도입하기 위해 항체의 아미노산 서열에 일부를 변경하는 과정을 진행한 후 약물을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항체에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과정이 추가되었으나 DAR 조절이 가능하여 품질 관리가 용이합니다(사용 기업: 시젠, 레고켐, 알테오젠 등). 그러나 새로운 돌연변이 항체 개발을 위해 세포주 개발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므로 ADC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이 증가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 3세대 링커 기술: 항체에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과정 없이 DAR 조절과 결합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특화된 링커 기술입니다. 품질 관리가 용이하며 기존 항체의 사용으로 경제성이 높습니다(사용 기업: 앱티스, 아지노모토 등). 또 한 가지 장점은 기존에 판매 중인 항체 또는 임상시험 중인 항체를 ADC 신약으로도 쉽게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좋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6.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기존 ADC 기술의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앱티스만의 어떤 화학적 접근을 시도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DC 개발의 주 목적은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주요 문제점인 오프타겟(off-target) 독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세포독성 항암제에 항체를 결합하여 정상세포가 아닌 항원이 과발현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켜 최대허용용량(MTD)을 높입니다. 또한 약물이 항체에 결합해 있어 반감기를 늘리며, 암세포만을 효율적으로 공격하여 최소유효용량(MED)을 낮추어, 항암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1세대 ADC는 혈중 안정성이 낮아 세포독성 항암제가 분리되면서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off-target 독성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ADC에서 독성 개선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에 앱티스는 기존 항체에 혈중에서 불안정한 cysteine에 약물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혈중에서 안정한 lysine에 amide 결합을 시킴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1세대 ADC처럼 약물이 무작위(random)로 어디에 정확하게 결합하는지 모르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인 Lys 248에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펩타이드 기반 화합물을 설계하여 개발함으로써 1세대의 문제점들을 해결했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물질 설계는 화학자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Q7. ADC 기술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실패나 어려움, 그리고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 십시오.
ADC는 연구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복잡하며, 개발 비용도 합성신약, 항체신약 대비 최소 2배 이상 소요됩니다. 경쟁력 있는 ADC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R&D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제한적인 R&D 예산으로 IND 신청이 가능한 ADC를 빠르게 개발해야 했던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ADC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크게 항체, 링커, 페이로드(약물)가 필요합니다. 앱티스가 3세대 링커 플랫폼 기술인 ‘앱클릭’을 보유하고 있지만, ADC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항체와 페이로드도 필요합니다. 우수한 항체 선정, 페이로드 연구, DAR 선정 등 최적의 ADC 설계를 도출하기 위한 discovery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항체, 링커, 페이로드 각각의 CMC, 이들을 조합한 ADC DS/DP CMC 도 매우 복잡하여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경험이 요구됩니다.
앱티스는 이러한 R&D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결국에 리딩 파이프라인 AT-211의 IND 임상 승인을 얻어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검증된 개발 노하우를 후속 ADC의 파이프라인에 접목하고 있어, 이제는 과거의 어려움이 앱티스의 R&D 경쟁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Q8. ADC개발은 항체공학, 링커기술, 공정기술 등이 결합된 융합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가운데 화 학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DC는 항체(Antibody)에 세포독성 약물(Drug, payload)을 다양한 링커를 통해 공유결합으로 연결한 구조입니다. 이 중 우리 화학자들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새로운 페이로드(세포독성 항암제, small molecule)와 물성/수율/약물방출이 개선된 링커를 개발할 수 있으며, 최종물질인 ADC를 만드는 것도 유기합성과 동일
합니다. 결론적으로 융합 분야인 ADC에서 항체와 관련된 부분 외에는 많은 부분이 화학자와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9.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ADC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화학적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까요?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학에서도 ADC 전공은 없으며, 단지 교수님들의 연구가 ADC에 사용될 수 있는 연구를 할 경우 이 분야에 적용하고 있어서 요즈음 몇몇 대학에서는 ADC를 합성하고 평가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ADC 전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L사, A사뿐 아니라 저희 앱티스 합성연구원들의 대학원 전공도 대부분 유기합성 또는 생화학 전공자들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유기합성자들은 새로운 페이로드, 링커 개발 등 ADC의 다양한 부분에 관여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 항체와 약물을 접합하는 기술만 일정 수준 익힌다면 누구나 ADC 분야에 뛰어드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25년 동안 합성의약품을 개발하다가 무리 없이 ADC 분야 연구를 하고 있으나, 단지 이 분야에 필요한 항체(antibody)에 대한 공부를 조금 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신약들은 모달리티에 따라 전임상 후보물질의 구조는 다를지라도 그들을 평가하는 약효/DMPK/독성/임상 평가 등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따라서 신약 개발에 있어서 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은 새로운 모달리티 연구에도 확장이 가능하기에 화학자로서의 다양한 경험이 신약연구를 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10. 현재 글로벌 ADC 시장의 흐름과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현재 글로벌 ADC 업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Bispecific ADC, Dual Payload, High DAR(Drug Antibody Ratio) 등 다양한 ADC 기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앱티스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단순한 ADC 파이프라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자체 플랫폼 기술인 ‘앱클릭’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향후 단순한 ADC 항암제 개발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다이이치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가 임상에서 탁월한 유효성을 입증하면서, 차별성이 부족한 ADC 파이프라인은 개발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항체 선정도 중요하지만, 이를 연결하는 링커와 페이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앱티스 링커 기술은 확장성이 좋아 다양한 페이로드 접합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앱클릭은 전통적인 ADC 개발뿐만 아니라, AOC(Antibody Oligonucleotide Conjugate), DAC(Degrader Antibody Conjugate), ARC(Antibody Radionuclide Conjugate), ISAC (Immune Stimulating Antibody Conjugate) 등 다양한 페이로드의 AxC 연구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플랫폼 기술입니다. 앞으로 앱티스는 다양한 페이로드 접합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며, 특히 듀얼 페이로드 기술도 조만간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앱티스는 글로벌 ADC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Q11. 한국 ADC 산업의 강점과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의 ADC 산업의 가장 큰 허들은 임상 1상까지 진행하는 데 필요한 연구 비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ADC 개발 시 전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는 기간과 비용이 합성의약품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많은 화합물을 만들 필요도 없고 그에 대한 약효 및 다양한 DMPK 평가에 소요되는 시험과 기간이 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임상 단계로의 진입이 결정되면, 원료의약품(DS) 및 완제의약품(DP) 생산과 비임상 독성시험(영장류 포함), 그리고 임상 1상 수행에 필요한 연구비가 최소 200~300억 원 이상 소요됩니다. 또한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서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임상 1상 결과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단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로 인해 국내 제약회사뿐 아니라 바이오벤처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금력이 뛰어난 중국 회사들은 너무 쉽게 접근하고 있고, 지금도 전 세계 ADC 신약 파이프라인의 60% 이상이 중국 개발사들이 차지하고 있어 향후에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ADC 타깃은 중국 기업 중에 수행하지 않는 곳이 없으며, 향후 새롭게 개발하고자 하는 타깃들도 이미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국내 ADC 개발사들은 그들과의 차별성/특장점을 고려한 ADC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Q12. 향후 글로벌 ADC 사업 네트워크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앱티스의 전략과 계획이 있다면 설명 부탁 드립니다.
경쟁이 치열한 ADC 분야에서 World ADC San Diego 등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2~3년간은 그들과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경쟁력 있는 R&D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앱클릭 기술이 적용된 AT-211의 임상 개념 입증(PoC) 확보, AT-211 후속 유망 파이프라인 발굴, 차세대 플랫폼 기술 개발 등이 핵심 마일스톤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앱티스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AT-211은 현재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았으며,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하고 1~2년 내 임상 1상 시험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중간 결과를 확보하면 앱티스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AT-211은 현재 동일 타깃 ADC로 임상 3상에 개발 중인 AZD-0901 대비 우수한 약효, 독성 결과를 확보하였기에 Best-in-Class ADC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두 번째는 AT-211을 이을 후속 유망 파이프라인 발굴입니다. ARC, DAC, AOC, Dual payload 등 다양한 과제들을 연구 중인데, 이 중에서 차별화된 R&D 결과가 도출되는 과제는 전임상시험에 진입시킬 예정입니다. 매년 최소 1~2개 과제는 전임상시험을 착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은 플랫폼 기술 L/O와 고도화입니다. 현재 국내외 ADC 관련 기업들과 다양한 공동연구 및 타당성 평가(feasibility test)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내년 L/O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앱클릭 스탠다드’와 ‘앱클릭 프로’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허 출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앱티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목표들을 달성한다면, 앱티스가 글로벌 ADC 시장에서 한층 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Q13. 향후 5~10년 안에 앱티스가 이루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입니까?
앱티스의 아이덴티티는 혁신과 스피드를 갖춘 스타트업입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앱티스의 경쟁력은 스타트업 아이덴티티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동아에스티,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 등 동아 계열사의 신약 개발 노하우, 생산 노하우 등을 앱티스의 ADC 사업에 접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가장 큰 경쟁력은 작지만 강한 앱티스 그 자체에서 나올 것입니다. 글로벌 AI 업계에서 미국 “Open AI”사가 설립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AI 기업이 되었습니다. 앱티스는 앞으로 10년 내 세계 최고의 ADC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32년이면 동아제약 창립 100주년입니다. 그 시점에 앱티스의 매출, 이익, 기업가치 등이 동아 그룹 내 Top 3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앱티스의 첫 번째 ADC 신약 후보물질인 AT-211의 시판 허가도 2032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14. 그리고 향후 5~10년 안에 개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는 신약개발 연구자로서 운 좋게도 참여했던 과제가 폐암 치료제로 FDA에 승인을 받는 좋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신약개발은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하나를 만듭니다. 5년~10년 후의 목표가 아니라 앞으로도 어느 곳에 있던, 언제까지 신약개발의 일원으로 참여할지는 모르나, 제가 수행하는 신약연구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해 볼 생각입니다.
Q15. 차세대 ADC 의 향후 전략 및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차세대 ADC 전략을 이야기할 때, 저는 기존의 항체–링커–페이로드 구조를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환자 정의(Patient Stratification)의 정밀화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항원 발현 여부만으로 환자를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항원의 발현 밀도(density), 세포 내 유입 속도(internalization rate), 세포 내 이동(trafficking) 경로, 심지어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 ronment) 특성까지 고려한 다층적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 선정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ADC는 생물학적 정밀도가 곧 임상 성공 확률로 직결됩니다. 둘째는 병용 전략의 구조적 설계입니다. ADC는 단독요법뿐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DNA 손상 복구 저해제(damage response inhibitor) 등과의 병용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페이로드는 면역원성 세포사멸(Immunogenic Cell Death)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와의 시너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접근이 차세대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셋째는 투여 방식과 스케줄링의 최적화입니다. 지금까지는 MTD 기반의 개발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MED 기반 접근, 분할 투여(fractionated dosing), 노출 기반 약동학/약력학(exposure-driven PK/PD) 최적화 전략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약물 자체뿐 아니라 개발 전략이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차세대 모달리티와의 융합입니다. 이중 항체, 다중 특이 항체, 방사성 동위원소 결합체, 또는 비항체 기반 scaffold와의 융합은 ADC의 적용 범위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생물학적 주도 접근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차세대 ADC의 경쟁력은 단순히 더 강한 페이로드나 더 안정한 링커에서 나오기보다는, 생물학, 공학, 임상 전략(clinical strategy)을 얼마나 통합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ADC는 이제 단일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전체의 정밀도 경쟁 단계에 들어왔다고 봅니다.
Q16. 신약개발이나 ADC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생·대학원생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신약을 개발하든, 반도체를 개발하든, 친환경 페인트를 개발하든 화학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공 지식을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공부했던 나의 선배, 동기, 후배들 중에 대학원을 가지 않고 학부만을 졸업한 사람들은 우리가 얘기하는 화학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제 동기들 중에는 화학과를 졸업하였지만 은행원, 철도공무원, 건설회사, 영업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고, 학부 전공이 맞지 않아 다른 분야의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이 진심으로 재미있는 일이면 정말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배운 학문으로 좋아하는 일과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아직 ‘무엇이 되어야겠다’기보다는, 내가 배운 화학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많이 공부했으면 합니다. 지금의 준비가 여러분의 미래를 바꿀 수 있으며, 준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도 꼭 기억하면서 열심히 사는 매일매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17. 대표님의 연구와 삶을 이끌어온 개인적인 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저는 24년 동안 신약개발 연구만 하다가, 작년 2월에 대표가 되어 초보 경영자라 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여전히 배워가는 단계라 “나는 꼭 이렇게 경영을 해야지”라는 것은 아직은 명확하게 있지 않습니다. 경영철학이라기보다 과거 팀장, 상무로 근무할 때도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은 “내가 더 뛰어야 나의 구성원들도 같이 달린다. 항상 웃으면서 행복하게 일해야 성과가 있을 때 같이 웃을 수 있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고 지시에 의해서만 일을 하게 된다면 좋은 성과가 나와도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연구원 때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행복한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저의 철학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좌우명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항상 저의 자녀들에게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입니다. 항상 지나간 것에 후회하지 말고, 그 당시 주어진 일을 후회 없이 열심히 한다면 비록 일이 잘못되더라도 미련이 남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도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며 지금 이 자리에서 먼 훗날 후회가 되지 않도록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Q18. 최근 읽은 책 중 감명 깊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이 있을까요?
시간 관계상 드라마를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를 아주 감명 깊게 본 적이 있습니다. 만화를 드라마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만화 전집을 사서 만화로도 다시 볼 정도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결같은 뚝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동료들을 믿으며 사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이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희 앱티스가 나아가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록 드라마에서는 아버지를 죽이고, 본인을 감옥으로 보낸 사람들에게 가지는 복수심이 그러한 끈기를 끌어냈지만, 저희 앱티스는 복수심이 아닌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우리의 기술 우수성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드라마 주인공처럼 동료들을 믿으며 꼭 그 분야에 최고가 되겠다는 뚝심 하나로 최선을 다해 보고자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