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혁 | DGIST 화학물리학과, byunghyuck.jung@dgist.ac.kr
출국 (7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 56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IChO) 참가를 위해 대표 학생들과 대표단이 집결했다. 대표학생들을 응원, 배웅하기 위해 서울, 광주, 대구에서 이곳까지 와주신 학생들의 (조)부모님, 그리고 대한화학회 선생님들께 선전을 다짐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애초 대표 학생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사우디항공을 이용한 인천↔리야드 직항을 계획하였으나, 해당 노선이 6월 말부터 갑자기 운행 중지되는 바람에 두바이를 경유하여 최종 목적지 리야드로 향하는 경로로 이동하였다. 출국 전날, 당시 MS 클라우드 사태로 인한 항공 마비가 큰 사회적 이슈였는데, 그 여파가 남아서인지 예정 시각보다 50분 지연 출발이 통보되었다. 하지만 출국 당일, 우리 비행기는 지연된 출발 예정 시각보다 1시간이 더 늦어서야 이륙하게 되었고, 결국 예매한 두바이↔리야드 항공기를 놓치고, 두바이 시각으로 오후 10시 반 비행기를 겨우 탈 수 있었다. 이륙을 앞둔 리야드행 비행기가 활주로로 가던 중 갑자기 멈추며 안내 방송이 나오더니, 기내 수화물 문제로 잠시 출발이 지연된다 하더니 그 잠시가 무려 2시간이 흘러서야 해결됐다. 두바이공항에서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비행기 내에서 2시간 대기는 그렇지 않아도 인천↔두바이의 긴 여정으로 지쳐있던 대표단, 대표 학생에 견디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리야드 공항에 현지 시각으로 새벽 2시가 조금 넘어 도착. 우선 공항 근처 호텔로 이동하여 힘들었던 여정을 마무리하였다.
DAY 1 (7/21)
56회 IChO 일정의 첫날이 밝았다. 어제 숙박했던 공항 근처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리야드 국제공항으로 다시 이동하여, 그곳에서 대표 학생과 대표단의 지정된 숙소로 안내해 주는 직원들과 조우하였다. 그들의 환영 인사와 함께 우리를 맞이한 마른 대추야자 열매와 전통 커피의 낯선 맛은, 비로소 ‘우리가 결전의 땅, 사우디아라비아에 왔구나!’라는 것을 체감하게 해주었다. 그곳에서 IChO 담당자들과 대표 학생, 대표단이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인천공항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을 때의 느낌과 조금은 다른 이 느낌을 학생들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IChO 대회 기간 내내, 대표 학생과 대표단은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56회 IChO에서는 공항에서부터 분리가 진행되었다. 공항에서 학생들은 숙소인 킹 사우드(King Saud) 대학 기숙사로 이동하였고, 대표단은 숙소인 매리어트 리야드 호텔로 이동하였다. 매리어트 리야드 호텔로 이동하는 소형 버스에는 우리 대표단과 함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함께 하였는데, 전쟁으로 자국 내 비행기 이용이 되질 않아 폴란드까지 장시간 운전 후 비행기로 리야드에 도착한 그들의 여정을 들으면서 ‘우리의 고생은 이분들 고생에 비하면 별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호텔 로비에서 IChO 등록을 할 수 있었는데, IChO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와 머그컵, 반팔 티셔츠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공되었다. 숙소에서 제공된 저녁을 먹고, 짐을 정리하며 IChO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DAY 2 (7/22)
일정의 둘째 날. 오늘의 주요 일정은 오전의 개회식과 오후에 진행될 화학 실험실 자리 점검. 대표 학생들의 숙소를 비롯해 개회식, 폐회식 그리고 모든 시험이 킹 사우드 대학에서 진행된다. 킹 사우드 대학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킹 압둘라 과학기술 대학(KAUST)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내 여러 대학과는 달리 교육부가 아닌 왕실 산하 대학으로 사우디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개회식이 진행된 콘서트홀도 충분한 좌석과 최첨단 시설로 구성되었으며, 개회식 행사도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춤·의식 등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는 압도적 규모로 진행되었다. 개회식 행사의 백미는 역시 84개 참가국, 327명의 대표 선수들 소개 차례는 참가국 영어 이름의 알파벳 순서로 진행되었고, 이윽고 우리나라 차례가 되었을 때 대한민국 국기와 함께 소개된 대표 학생 김도형, 나규승, 이정엽, 정현서, 마음 속에 뿌듯한 마음과 함께 그들의 파이팅을 빌었다. 개회식 이후 학생들과 함께 점심 식사가 있어 콘서트홀 밖으로 이동하려는 때, 마침 개회식 자리에 참여해 주신 주사우디아라비아 최병혁 대사님을 만나 뵙게 되었다. 대사님의 환영 인사와 함께 학생들을 향한 응원, 격려의 말씀을 감사히 받고, 대회 일정 마지막 즈음 대사관에서의 만남을 기약하였다.
킹 사우드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 점심 식사가 모든 시험 일정이 끝나기 전, 학생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대표단 단장인 양성익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당부와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실험 자리 감독. 실험실 입장하기 전, 제공된 유일한 자료는 실험실 벤치에 준비된 실험 기구와 시약에 대한 학생별 리스트 A4 2페이지였지만, 양성익 교수님께서 그것만 보고서도 바로 실험 내용을 파악하실 수 있었다. 55회 IChO 실험 문제의 경우 유기화학 실험, 무기화학 실험, 분석화학 실험 관련 문제가 하나씩 출제되어 총 3문제가 제공되었으나, 이번 대회의 경우 유기화학 실험이 배제되고 적정에 대한 2개의 문제만 출제되었다. 본선에서 문제의 출제 경향은 당해 연도 2월에 IChO 개최국에서 제공하는 예비 문제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고, 우리 대표단 또한 예비 문제를 통해 충분히 예상 및 준비를 했던 터라 작년과 완전히 다른 출제 경향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지만, 유기화학 실험이 빠지는 것이 과연 우리 대표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인 것 불리한 것인지에 대한 내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각 대표 학생의 실험 자리에 들러 벤치에 준비된 초자를 비롯한 실험 기구들에 하자는 없는지, 용액의 양은 충분한지, 공학용 계산기의 계산 결과가 분수가 아닌 소수점의 정수로 나오는지, 벤치에 어떠한 순서대로 진열을 해야 우리 학생들이 좀 더 빠른 시간에 내용물들을 파악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인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4명의 우리 학생들 자리 내 모든 것에 문제가 없다고 리스트에 체크 표시와 서명을 하고, 드디어 56회 IChO 실험 문제를 받게 되었다. 문제지를 들고 숙소로 이동한 후, 각 전공 분야에 맞게 문제의 번역을 역할 분담하고 실험 문제에 대한 참가국 논의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2개의 실험 문제에 대해 각 실험별로 실험을 출제, 운영할 그룹의 주도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참가국 논의 회의에서는 대표 학생들의 유불리에 따라 각국 대표단이 문제의 배점을 조정하거나 문제의 수정, 심지어는 문제의 삭제까지 요구할 수 있다. 특정 국가 대표의 요구 및 발제에 대해 최소 하나 이상의 다른 나라 대표단의 지지가 있을 경우 정식으로 안건으로 상정되어 문제를 출제한 그룹과 해당 안건에 대해 조율을 진행한다. 그럼에도 문제를 출제한 그룹과 최초 발제한 국가 대표단 사이 의견 조율이 되지 않으면, 각 대표단마다 1개의 투표권을 부여하여 다수결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식으로 진행된 회의는 예정된 종료 시각 자정 12시를 넘어 새벽 2시가 조금 넘어서야 마치게 되었다. 최후까지 자리에 남아 회의 내용을 빠짐없이 확인해 주신 고혜란 교수님, 감사합니다~♥
DAY 3 (7/23)
IChO의 문제 출제는 기본적으로 영어로 기술된다. 하지만 각국 대표 학생들이 IChO 문제를 풀 때, 영어 능력의 차이가 문제 풀이 능력의 차이를 야기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IChO 위원회는 시험 문제를 반드시 각 나라별 언어로 번역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실험 문제에 대한 번역 작업은 일정 셋째 날,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어 저녁까지 계속 이어졌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한국에서 권성중, 성봉준, 유은정, 정현 교수님께서 호텔에 숙박하며 번역에 힘을 보태주셨다. 번역된 내용을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빠른 시간 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이러한 장고의 결과 우리 대표단은 84개국 중 카타르 다음으로 가장 늦게 제출하였다. 밤 9시에 주최 측 주관 리야드 시내 방문 일정이 예정되었으나, 우리 대표단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번역을 마치게 되어 참여할 수 없었다. 55회 IChO에서는 번역 작업 외에는 시험 준비 관련되어 대표단이 할 일이 없었지만, 56회 IChO에서는 아마도 이게 더 공정하다고 주최 측에서 생각한 것인지 각 대표 학생들의 시험지 출력, 정리, 밀봉까지 대표단에게 일임하였다. 번역된 문제지들이 학생별로 문제없이 정리되었는지 확인하고 밀봉 후 IChO 담당자에게 제출하며 셋째 날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DAY 4 (7/24)
대회 넷째 날에는 우리 학생들이 오전 8시부터 실험 시험을 진행하고, 대표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 박물관을 방문하는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론 시험 문제가 당일 자정에 배포. 우리 대표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 박물관 방문을 과감히 포기하고, 한국에 있는 교수님들과 함께 이론 시험 문제 번역을 진행하였다. 이론 문제도 작년 55회 IChO에서 전체 10문제 중 세 문제가 유기화학 문제로 그 비중도 28%로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올해는 우선 전체 문제의 수가 하나 줄어 9문제가 출제되었고 유기화학 문제는 6번과 8번으로 전체 문제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감소하였다. 번역 작업을 위해 우선 무기화학, 물리화학, 분석화학, 유기화학 각 분과에 따라 문제를 분류하고, 분과별로 배정된 문제의 번역 작업을 한국에 계신 교수님들과 협업하여 진행하도록 계획하였다. 하루 내내 각자 맡은 문제들의 번역 작업을 수행하고, 이후 오후 8시부터 진행된 참가국 논의 회의에 참여하였다. 둘째 날 진행됐던 실험 문제에 대한 참가국 논의 회의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우리 대표단 또한 상정된 각 안건에 대해 우리 학생들의 유불리를 고민하여 신중히 의사 결정하였다.
DAY 5 (7/25)
어제 오전부터 진행했던 각자 맡은 문제에 대한 번역 작업을대회 5일 차 오전까지 마무리하고, 각 분과 별로 대표단과 한국에 있는 교수님 사이 줌 미팅을 통한 번역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였다. 협의 내용을 반영하고 이제 대표단 전체가 모여 통합본을 만들면서 최종 번역 작업을 수행하였다. 한국에서 애써주신 교수님들의 도움 덕분에 이론 문제 번역 작업은 오후 8시 반 즈음에서 마칠 수 있었고, 실험 문제 번역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별로 이론 시험 문제들을 출력, 정리, 밀봉하여 IChO 담당자에게 최종 제출을 완료하였다. 때마침 밤 9시에 예정된 디리야(Diriyah) 유적지 방문을 참여할 수 있었는데, 이곳은 과거 사우디 왕족들이 살았던 도시로 당시 건축물 일부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으며, 건축물의 일부와 함께 작은 규모이지만 박물관을 구성해 놓았다. 비록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랜 건축물과 진열된 유물들을 보
며 사우디 왕족에 대한 역사와 그들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계기가 되었다.
DAY 6 (7/26)
56회 IChO 리야드 대회를 참여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이슬람 문화에 대해 몇 가지 알게 되었는데 가장 놀라웠던 두 가지가 하나는 글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쉰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무슬림들이 금요일 오전에 모스크를 찾아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금요일 오전에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쉰다. 대회 6일 차, 학생들은 이론 시험을 진행하지만 대표단에게는 주최 측에서 어떠한 일정도 잡질 않았다. 자유시간. 아무리 생각해도 귀국 때까지 기념품을 살만한 기회가 지금밖에 없을 것 같아, 구글을 검색하여 금요일 오전에도 운영한다는 알 나크힐(AlNakheel) 몰을 우버를 통해 찾아갔다. 하지만 우리 일행을 맞이한 것은 오후 2시가 돼야 개장한다는 안내판. 이슬람 문화에 대한 두 가지 큰 깨달음과 함께‘ 구글도 틀릴 수가 있구나!’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숙소로 다시 복귀하였다. 오후에는 학생들의 이론 시험이 마치고, 드디어 학생들과 우리 대표단이 다시 만나게 되는 reunion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체스 게임, 농구 슛 게임, 다트 게임, 이슬람 전통 놀이 등 다채로운 놀이와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행사들에 학생들이 참여하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고, 그동안 다른 나라 대표 학생들과 많이 친해졌는지 사진도 함께 찍고 함께 놀이를 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다. 그곳에서 제공된 저녁을 한 테이블에 모여 다 같이 먹으며 학생들이 그동안 지내왔던 이야기들, 실험 및 이론 시험에 대한 얘기들을 들으며 학생들의 웃는 모습에 한결 마
음을 놓을 수 있었고,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많은 추억을 남기길 부탁하며 대회 6일 차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DAY 7-8 (7/27,28)
대회 7일 차의 주요 일정은 우리 학생들이 작성한 시험 답안지를 받아서, 채점 가이드를 바탕으로 가채점을 진행하는 것이다. 55회 IChO의 경우 주최 측에서 학생 답안지를 스캔, 출력하여 대표단에게 나눠주고 채점하도록 운영하였는데, 올해는 작년과 달리 스캔본을 출력해서 주지 않고 ‘Gradescope’을 통해 스캔본과 채점 가이드를 제공하여 해당 사이트를 통해 채점하게끔 운영하였다. 각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채점/채점에 대한 문제 제기 및 관련 피드백 등의 측면에서 이번 대회의 방식이 작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우선 번역한 내용에 맞춰 채점할 문제들을 분배하고, 각 분과별로 한국에 계신 교수님들과 협의하여 우리 학생들의 각 문항별획득 점수 최댓값을 설정하여 다음날 있을 채점 조정을 대비하였다. 대표단이 채점하는 동안에는 주최 측에서 학생 별 채점 결과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채점 가이드를 토대로 최대 획득 점수를 설정한 후 실제 점수를 확인, 점수 차가 나는 문제에 대해 주최 측과 점수 협의하는 전략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55회 IChO에서는 대표단과 주최 측의 채점 차이가 나는 문제들에 대해 각 나라별로 오직 1시간의 대면 논의 기회(그것도 1시간에 여러 국가가 참여하게 되어, 순서를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만 제공되었는데, 56회 IChO에서는 7일 차 오후부터 ‘Gradescope’을 통해 온라인 상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주최 측의 답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오는 편은 아니었지만, 유기화학 문제 뿐만 아니라 물리화학, 무기화학, 분석화학 모든 문제에 대한 온라인 점수 조정이 비교적 원활히 진행되었다.
대회 8일 차. 오전 9시부터 중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1 그룹 국가들이 주최 측 채점자들과 대면을 통한 채점 조정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시각에는 오직 1 그룹에 지정된 국가들만 대면이 가능하며 우리나라는 오후 2시 반부터 대면 조정 일정이 예정되었다. 그런데 오전 11시가 지나가도록 2 그룹 호출이 없더니, 갑자기 국가별 그룹에 상관없이 모든 국가에게 대면 조정을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실 대회 중반부터 주최 측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들이 발생했는데, 채점에 대한 대면 조정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연출되는 것에 아쉬움을 가졌다. ‘Gradescope’에서 주최 측과 합의가 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각 문제별로 찾아가서 조정을 진행하였고, 이론 9개 문제들 외에도 실험 2개 문제에 대해서도 조정 작업을 수행하였다. 저녁 8시에는 마지막 참여국 논의를 통해 채점에서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영국 대표단의 안건에 대해 처리 방안을 논의하였고, 이후 차기 IChO 위원회 위원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 내년 두바이에서 진행될 57회 IChO 정식 참가를 위해 56회 대회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한 국가에 대한 정식 참여권을 부여하는 투표 결과를 보여주며 마지막 참여
국 논의를 마쳤다.
DAY 9 (7/29)
56회 IChO 일정의 마지막 날. 폐회식은 오후 4시 킹 사우드대학 콘서트홀에서 진행되었다. IChO 참여를 위해 학생들이 리야드 공항에 도착하던 그 순간부터, 주최 측에서 준비한 다양한 문화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 사진, 실험 문제와 이론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모습, 이후 reunion과 폐회식 전까지 여러 나라대표 학생들끼리 서로 어울려 함께한 지난 9일간 IChO 추억 영상이 상영되었다. 우리 대표 학생들 사진도 IChO 추억 영상에 일부를 장식했는데, 우리 대표단이 번역하는 장면이 나올 땐 조금은 ‘헉’하는 심정이었다. 이후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춤 행사. 아마도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특히 학생들은 이후 있을 메달 수여식을 의식했기에 전통 춤 행사를 온전히 즐길 수만은 없었을 터이다. 이윽고 장려상부터 동메달, 은메달, 금메달의 순서로 메달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메달 수상자로 호명된 학생은 연단으로 나가 메달을 수여하고, 같은 메달의 수상자 전체와 함께 연단에서 참석한 모든 이들의 축하를 받고 자리로 돌아오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 1, 은 1, 동 1, 장려상 1개를 획득하였다. 메달 수여식이 끝나고 내년 진행될 57회 IChO 주최국인 UAE의 두바이 대표들이 IChO 기를 전달받으며 2024년 제56회 IChO는 정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이후 우
리 일행은 주사우디아라비아 최병혁 대사님의 초청을 받아 한국 대사관으로 이동하였다. 대사님의 축하 메시지와 함께 대사관 내 전문 셰프님이 해주신 스테이크 요리와 한정식 요리는 그동안 김치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우리 학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대사님과 서기관님의 재밌는 이야기들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귀한 만남과 즐거웠던 자리를 뒤로하고 이튿날 출국을 위한 준비를 위해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서 IChO 마지막 날을마감하였다.
대회를 마치며
리야드를 가는 여정이 힘들었던 것과 달리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만나 부모님들의 그간 걱정했던 모습과 동시에, 학생에 대한 자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한국화학올림피아드 대회를 빠르면 중학생 때부터 참여하여 고1, 고2 계절학교를 거쳐 선발되어 대학교 입시에 정신없을 고3 시기에 학업과 병행하며 56회 IChO를 힘겹게 준비해 준 우리 대표 학생들이 정말 수고많았고 자랑스러웠다. 이 대회의 참여가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나아가는데 큰 발판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바쁘신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학생들을 진심으로 축하, 격려해 주신 대한화학회 이필호 회장님과 오한빈 부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표 학생들을 교육하고 선발하여 56회 IChO 대회를 마칠 때까지 항상 함께 하셨던 한국화학올림피아드 위원회 교수님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감사와 고마운 인사를 드리며, 제56회 IChO의 참관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