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 |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j-y.seo@pusan.ac.kr
서론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 시작되었다. ‘디지털 혁신 공유대학’사업은「한국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국가수준의 신기술분야 핵심 실무 인재 10만 명 양성을 목표로 2021년부터 6년간(2021∼2026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참고문헌 1] ‘공유대학’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대학이 1개의 컨소시엄을 이루어(1 컨소시엄: 4년제 대학 6개교, 전문대 1개교) 서로 인적·물적 교육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학(총장) 간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의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7개 대학의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을 보장한다. 2021년 최초로 시작된 디 지털 혁신공유대학의 선정 분야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차세대 반도체,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 실감미디어, 지능 형로봇, 에너지신산업으로 총 8개의 신기술 분야의 주제로 시작했다. 추후, 2023년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 의 공유대학이 추가되면서 전체 공유대학의 명칭은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에서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으로 변경 통일되었다. 기존의 공유대학은 ‘대학주도형’으로 지자체가 참여하는 공유대학은 ‘지자체참여형’으로 불리운다. 지자체참여형에는 2023년 항공드론, 반도체소부장, 이차전지, 차세대통신, 에코업 기술 분야가, 2024년 그린 바이오, 첨단소재나노융합, 데이터보완활용융합, 차세대 디스플레이 그리고 사물 인터넷 기술 분야가 추가되었다.[참고문헌[참고문헌 2] 실제로 서로 다른 대학에서 교육과정과 강의 컨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를 캠퍼스 간 공동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학점인정과 공동학위를 수여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대학에서 운영되는 학점교류와 공동학위제도 형태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교육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론
1. 공유와 협업을 통해 첨단기술 인재를 양성한다.
현재 필자가 속해있는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는 대학주도형의 에너지신산업과 지자체참여형의 이차전지 혁신융합대학 사업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두 가지 사업단 중, 최초로 도입된 공유대학인 대학주도형의 에너지신산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에너지신산업 컨소시엄은 고려대학교를 주관대학으로 강원대학교, 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전북대학교, 한양대학교, 그리고 경남정보대학교로 구성되어있다. 뉴딜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 에너지신산업을 주도하는 창의 융합형 글로벌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맞춤형/리더형 융합 인재 양성을 7개의 대학이 공동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각 대학은 참여학과와 교원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각자 특화된 분야에서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이공계뿐만 아니라 비이공계 학생과 일반인이 수강할 수 있도록 7개의 대학이 수준별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개발하게 되며 컨소시엄 교육과정 운영회의 심의를 거쳐 강의 개발이 이루어진다. 교육과정은 에너지신산업에 특화된 가치사슬 연계(생산-저장-이송-활용- 경영) 통합교육, 거점대학 연계 현장중심 교육, 학제간 융합형 교육, 디지털 신기술 교육 모델을 개발하여,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공유, 개방, 협력 교육체제 구축하고, 누구에게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로 다른 학칙과 규정을 가지는 7개의 대학이 공통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초반에는 공동으로 개발된 강의를 개설하지 못하는 대학도 다소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참여대학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대학 내, 대학 간 본부와 긴밀하게 협의함으로써 현재 많은 부분에서 협의점을 찾아 순조롭게 학생들에게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해결책은 서로 다른 지역의 캠퍼스의 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함에 있어 제약이 없도록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수강신청 과학적관리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유니허브(에너지신산업 사업단 혁신융합대학 LMS)와 COSS.AC.KR(Convergence and Open Sharing System LMS) 운영시스템이다.
교과과정은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세분화를 통하여 산업가치 사슬을 연계할 수 있는 1) 에너지 생산, 2) 에너지 저장/변환, 3) 에너지 수송/관리, 4) 에너지 경영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분야의 핵심적인 과목들을 초급/중급/고급 과목으로 분류된다. 학위과정은 마이크로디그리, 부 전공, 융합전공, 복수 전공 등 다양하게 개설하여 학생들이 자기설계를 통하여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필요한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교육을 제공한다.[참고문헌 3]
2. 첨단 기술 실험실습 교육과 현장견학 통한 고급인재를 양성 한다.
혁신융합대학은 온라인 초급 교과목을 통해 비전공 학생들에게 에너지신산업 기술에 대한 필요성과 가치를 알림과 동시에 고급 교과목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가능한 고급인재를 양성한다. 현장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기업에 바로 투입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찰력과 현장 실무능력 함양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융합대학 컨소시엄은 산업체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구성하고 정기적인 교육개발 회의를 통해 강의와 실습 내용을 개발하고 있다. 컨소시엄 내 각 대학은 에너지 저장/생산/수송/경영의 특화 분야의 고급과정의 전문 실험실습실을 구축하여 정규 2학기, 계절 2학기 그리고 단기 실험 강좌를 통해 학생들에게 대학원 수준의 실험수업을 제공한다. 부산대학교 에너지신산업 사업단의 경우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저장 실험실을 구축하여 차세대 태양전지와 이차전지를 소재부터 소자와 셀까지 제작에 대한 이론과 실험을 함께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향후 학생들이 졸업 후 신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기술 실습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태양전지의 경우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제작 및 성능평가 실험을, 이차전지의 경우 파우치셀 제 작과 화성평가, 안정성 평가 실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에너지 생산 실험실의 경우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 합성과 대면적 태양전지 제작과 평가 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에너지 저장 실험실의 경우 이차전지 소재 합성과 셀 제작이 가능한 드라이룸을 구축하고 있다. 해당 실험실습 수업은 부산대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컨소시엄 내 타 대학 학생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대면으로 수업을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 초·중급 수업과 달리 계절학기를 이용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주로 수강하고 있다.
대학 내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캠퍼스라는 울타리를 넘어 진정한 공유대학을 실현하기 위해 매년 18개의 전체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 참여하는 CO-WEEK ACAD- EMY가 열린다. 장소는 매해 전국 각지의 학생들을 수용 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된다. CO-WEEK ACADEMY는 혁신융합대학이 현실에 나타나는 POP-UP 캠퍼스로 온라인 공동학습관리 시스템으로 존재하던 첨단분야 혁신 융합대학을 1년에 단 1번 현실에 존재하는 주간을 의미한 다. CO-WEEK ACADEMY 주간에는 18개의 첨단분야 혁신 융합대학에서 준비한 강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온라인으로 들었던 교과목을 대면으로 수강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함께 수업을 듣는 학우들과 교류를 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온라인 강의에서 얻을 수 없는 사회화와 네트워킹의 소양도 함께 함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규교과의 교육만으로는 현장의 실무와 글로벌 경험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공유대학들은 정규교과목 외에 비교과 교육과정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 개발된 비교과 과목은 컨소시엄 참여 대학의 소속 학생이라면 누구든 신청이 가능하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첨단기술분야의 경우 국내외의 선진 기술을 경험하는 것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데에 기여하기 때문에 우리 에너지신산업 사업단은 전 세계의 선진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3. 대학을 넘어 교육을 확산 공유하다. K-MOOC, RIS, RES4CITY 컨텐츠 공동활용
10만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의 확산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혁신융합대학을 통해 개발된 강의를 1차적으로는 컨소시엄 학생을 대상으로, 이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부산대학교도 개발된 교육과정을 일반인도 수강 가능한 K-MOOC에 탑재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이 시행되고 운영되고 있다. RIS사업은 부산형 공유대학(BTIS)를 만들어 공동으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는 면에서 혁신융합대학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부산대학교가 부산권역 RIS 사업단에서 참여하고 있는 클린에너지 융합부품소재 분야 또한 에너지신산업과 공동된 사업분야가 많이 때문에 교육자료의 공동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혁신융합대학(에너지신산업단, 이차전지 사업단)에서 개발된 교육 컨텐츠를 RIS사업단에 공유하여 강의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공유확산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에너지신산업 사업단에서 개발된 강의가 전 세계로 확산 공유될 예정이다. 지난달 에너지신산업 사업단은 스위스 비영리 온라인 기반 교육기관인 RES4CITY와 공동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강의 컨텐츠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를 추진 예정이다.
결론
COVID-19가 몰고 온 비대면 사회는 우리 사회가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는 것을 가속화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첨단기술 산업에 인재 가 부족하다는 상황과 맞물려 디지털(온라인) 공유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생긴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교육 공급의 주체와 수요의 주체가 기존의 대학과 달리 캠퍼스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10만 인재 양성을 위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혁신융합대학, RIS사업의 공유대학과 같은 공유형 대학 체계가 기존의 대학교육 시스템에 잘 융화된다면 더 다양하고 우수한 교육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향후가 기대되는 교육사업이 되겠다.
참고문헌
1「. 한국판뉴딜종합계획」선도국가로도약하는대한민국으로대전환, 관련부처 협동, 2020, https://www.molit.go.kr
2. “혁신융합대학”, 사업소개, 2024년 7월 1일 접속, https://www.coss.ac.kr/
3. “에너지신산업혁신융합대학사업단”, 에너지신산업 혁신융합대학 교육과정, 2024년 7월 1일접속, https://unihub.kr/
서 지 연 Seo Ji-Youn
아주대학교 응용화학과, 학사(2005. 3 - 2009.2)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학과, 석사(2009. 3 - 2011.2, 지도교수 : 권오필)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 연구원(2011. 1 - 2015. 2)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화학공학과, 박사(2015. 3 - 2018. 7, 지도교수 : Michael Gratzel)
H.GLASS SA(스위스), 연구원(2018. 9 - 2020. 7)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조교수(2020.9 - 2024. 8)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부교수(2024.9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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