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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이동도 - 질량 분석법을 활용한 분자 및 분자집합체 구조 분석

이지연, 최윤섭, 임다혜, 서종철* | POSTECH 화학과, jongcheol.seo@postech.ac.kr




서 론

지난 반세기 동안 질량 분석법은 빠른 측정 속도, 뛰어난 감도, 간편한 시료 준비 등의 강력한 이점을 바탕으로 가장 일반적인 분자 분석법 중 하나로 자리 매김하였다. 그러나 질량 측정값은 분자의 원소 및 원자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밀도나 배열 등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내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질량 분석법은 흔히 보완책으로서 이온 이동도 분석법과 결합되곤 한다. 이온 이동도 분석법이란 이온의 삼차원 정보가 반영된 충돌 단면적을 측정하는 분석법이다. 분석에 앞서 시료 내 분자는 전기분무 이온화 (electrospray ionization), 매트릭스 보조 레이저 탈착 이온화(matrix-assisted laser desorption ionization)등을 통해 기체상 이온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생성된 이온들은 안정한 중성 기체가 충전된 표류관(drift tube) 속을 전기장 가속을 받으며 통과한다. 이온의 단면적이 크면 완충 기체와의 잦은 충돌로 인해 검출기에 도달하는 시점이 늦어지고, 이온의 단면적이 작으면 완충 기체와의 충돌 빈도가 감소하여 검출기에 빠르게 도착한다. 결론적으로, 측정된 도착 시간 분포는 개별 이온의 충돌 단면적 값으로 환산되며 분자의 대략적인 크기와 모양에 대한 단서가 된다. 이와 같이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이용하면 분자 및 이온의 크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분자식이 같지만 크기나 모양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구조이성질체나 위치 이성질체를 구분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시스/트랜스(cis/trans)로 구분되는 기하 이성질체 역시 이온이동도 분석법을 통하여 구분될 수 있다.[참고문헌 1] 이러한 이성질체들을 구분하는 것 외에도 분자의 접힘-풀림 등 질량에는 차이가 없지만 구조가 바뀌는 과정 및 그 형태를 관찰하는데 있어서도 이온 이동도 분석법이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다[그림 1].

이처럼 이온 이동도 분석법은 질량 분석법과 기체상 이온 측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 동일하고, 측정에 소요되는 시간 규모가 비슷하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측이 가능 하다는 경쟁력을 갖춰 다양한 화합물의 구조를 분석하는데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단백질과 같은 생체 분자의 구조연구에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여러 개의 단백질 분자가 결합하고 있는 단백질 응집체의 2차, 3차 구조를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 법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참고문헌 2] 또한 올가미(lasso) 단백질의 풀림 과정을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통하여 확인한 연구가 있다.[참고문헌 3] 한편, 호스트 분자에 게스트 분자가 결합하는 형태인 호스트-게스트 화학적 복합체는 분자의 종류 및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대표적인 호스트 분자로는 쿠커비투릴이 있는데, 쿠커비투릴과 다양한 게스트 분자들이 이루는 복합체의 구조를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통하여 밝혀낸 바가 있다.[참고문헌 4,5] 이 밖에도 특정 이성질체만을 기체상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서 다른 분석기법, 특히 분광학적 기법과의 연계를 통하여 광학 이성질체의 광학적 성질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이온 이동도 분석법으로 분리한 이온의 구조적인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이온이 이동하는 관 내에서 빛을 조사하여 광이성질체화를 일으켜 도착시간의 변화 를 관찰해 반응의 광학적 정보를 얻은 연구가 보고된 바 있으며, 뿐만 아니라 분리한 이온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얻어 분자 및 이온의 구조를 보다 정확히 밝혀낼 수 있다.[참고문헌 6-8]

이 글에서는 오늘날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이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최근 연구사례 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 1. 이온 이동도 분석법의 개념도. 많이 접혀서 충돌 단면적이 작은 이온은 펼쳐져서 충돌 단면적이 큰 이온에 비해 빠르게 표류관을 통과한다. 표류관을 통과하는 시간은 분자이온의 충돌 단면적 값으로 변환되어 분자의 구조, 이성질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본 론


1. 생체 분자의 구조 분석


최근 질량 분석법은 DNA, RNA, 단백질 등의 생체 분자의 구조를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포함한 연구가 여럿 발표되었다. 구조를 밝히는 것은 어떤 종류의 분자라도 학문적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응용의 저변을 넓힌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생체 분자의 구조 연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생체 내에서 이들 분자가 실제로 작용하는 방식이 구조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 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화학계에서는 X선 결정법(X-ray crystallography),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등의 다양한 분석 기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불순물 없이 타겟 단백질을 분리해내고 결정화 하는 과정은 매우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따라서 전처리 과정을 거치 지 않아도 되고, 민감도가 높으며 신속한 측정이 가능한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은 단백질의 구조 분석에 있어 사용하기 매우 적합한 기법이다. 무엇보다 이 방법의 강점은 마이크로초 수준의 빠른 스크리닝으로 단백질이 응집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백질 응집으로 인한 섬유 형성이 여러 질병의 주된 원인인 만큼 초기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의 중요도는 매우 높다.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β) 단백질 응집체가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이후 지난 이십 년간 이들의 구조와 형성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중 Bowers 그룹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관측하였다.[참고문헌 2] 기존 아밀로이드 베타 42의 서열에서 19번 자리를 페닐알라닌에서 프롤린으로 치환한 대조군과의 이온 이동도, 질량 분석 스펙트럼 비교를 통해 섬유 형성 과정에서의 이들의 단량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실험적으로 관찰한 특정 전하의 이온의 충돌 단면적을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molecular dynamics simulation)을 함께 이용하여 기체상에서의 아밀로이드 베타의 구조를 특정하였다.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 방식은 응집체 형성 과정 뿐 아니라 충돌 활성화(collisional activation) 방식을 통해 단백질의 2차 이상의 고차 구조 혹은 접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충돌 유도 전개(collision-induced unfolding)는 기체 상태에서 단백질과 비활성 기체를 충돌시킴으로써 단백질의 내부 에너지를 증가시켜 부분적으로 펼쳐지 게 만드는 방식이다. 충돌 에너지를 가할 때마다 부분적으로 펼쳐지는 중간체 단백질의 구조를 이용해 전체적인 단백질의 천연 구조를 예측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펼침 메커니즘까지 알 수 있다. 본 연구 그룹과 북경대학교 Wen- Bin Zhang 그룹의 최근 공동 연구 논문은 이러한 충돌 유도 전개를 활용하여 올가미 형태의 단백질의 구조적 전환을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참고문헌 3] 이 논문에서 올가미 형태의 단백질은 완충 기체가 충전된 관에 주입되기 직전 중성 기체와 충돌하며 의도적인 구조적 전개가 유도된다. 이때 올가미 형태의 단백질은 고리 부분에서 사슬 부분이 빠져나오면서 올챙이 형태(tad-pole)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펼쳐진 형태는 충돌 단면적 상에서 올가미 형태와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며 두 위상학적 이성질체를 분리한다. 이러한 결과는 올가미 구조와 올챙이 구조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실험적 증거로 사용되었다[그림 2].



그림 2. 올가미 형태(lasso) 단백질과 충돌 유도 전개로 생성된 올챙이 형태 (tadpole) 단백질의 이온 도달 시간 변화. 올가미-올챙이 간의 형태변화에 특이적인 충돌 단면적 변화를 관찰하여 단백 질의 위상구조를 검증하였다.













2. 호스트-게스트 화학적 복합체 구조 분석

호스트-게스트 화학이란‘게스트’라고 불리는 이온 및 분자와 특이적 비공유 결합을 형성하는‘호스트’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 학문이다. 최근 생체/환경 분석, 약물 전달 및 방출 등 호스트-게스트 복합체의 실용적 쓰임이 여럿 발표됨에 따라 이 분야의 학문적 중요성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참고문헌 9-11] 대표적 호스트 분자 중 하나인 쿠커비투릴은 위/아래 대칭적으로 음전하를 띠는 카보닐 입구를 가지며 비교적 중앙이 부푼 항아리 형태의 분자이다. 쿠커비투릴은 대표적인 호스트 분자로서 특히 활발한 이온-쌍극자 상호작용을 통해 양이온성 게스트를 포획하는 데 큰 이점이 있다. 이러한 호스트-게스트 복합체의 구조를 확인을 하는 데 있어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 법은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림 3]과 같이, 게스트 분자가 호스트 분자 안으로 들어간 내포 화합물의 경우, 게스트 분자가 호스트에 의해 가려지게 되면서 충돌 단면적이 호스트 분자 그 자체와 거의 유사하게 된다. 반면에 게스트 분자가 호스트에 완전히 포획되지 않고 바깥으로 나온 배제 화합물의 경우, 게스트 분자가 호스트에 의해 가려지지 않으므로 충돌 단면적이 호스트 분자 보다 훨씬 크게 측정이 된다. 이렇게 호스트 분자와 복합 체의 상대적 충돌 단면적 비교를 통해 어떤 복합체를 형성했는지 판단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Dearden과 연구진들은 2009년 복합체의 충돌 단면적을 이용하여 게스트 분자인 페닐렌다이아민(phenylenediamine)이 호스트 분자 (CB[6]) 안에 들어간 내포 화합물와 호스트 밖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배제 화합물을 명확하게 구분한 바 있 다.[참고문헌 4][그림 3]

그림 3. 호스트-게스트 복합체에서 게스트 분자의 위치에 따른 충돌 단면적의 차이



앞선 연구가 양이온성 게스트와 쿠커비투릴 복합체 구조의 가능성을 내포와 배제 양방향으로 열어놓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쿠커비투릴이 음이온성 게스트와 결합하는 경우의 구조는 대부분이 배제 화합물로 예측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음전하를 띠는 쿠커비투릴의 입구를 음이온성 게스트가 통과하는 것이 에너지적으로 선호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 연구진은 기존의 연구결과와 달리 충돌 단면적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개수의 알칼리 금속 할로젠화물 뭉치(cluster)들이 쿠커비투릴과 내포 화합물을 형성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참고문헌 5] 흥미로운 점은 알칼리 금속의 크기가 클수록 호스트 분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알칼리금속-할로젠 뭉치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알칼리 금속 할로젠 화물 뭉치는 쿠커비투릴 내부 부피의 약 60-70%를 채울 때까지 내포화합물로 존재하는 것을 이온이동도 질량 분석을 통해서 확인하였다. 이렇게 실험적으로 관측한 임계점은 밀도 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으로 이론적으로 도출한 값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이처럼 쿠커비투릴이 비교적 선호되지 않는 음이온성 게스트와 내포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이온화되는 전기분무 이온화 과정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전기 분무를 이용한 이온화 과정에서 쿠커비투릴 분자는 알칼리 금속 할로젠화물이 포함된 액적으로 둘러싸인 채 진공으로 분사된다. 이 액적은 급격히 용매가 휘발되며 동시에 내부의 알칼리 금속 할로젠화물의 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특수한 환경 속에서 알칼리 금속과 할로젠화 물 이온은 서로 근접 이온쌍(contact ion-pair)를 이루며 쿠커비투릴 입구의 에너지 장벽을 넘어 내부에 위치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전기분무 이온화를 포함한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통해 기존의 용액상 혹은 기체상에서의 호스트-게스트 결합으로는 설명될 수 없었던 상전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복합체 형성까지 관측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 분광법 결합 이온 이동도 질량 분석법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은 기체상에서 특정 질량 및 특정 충돌 단면적을 가지는 분자이온만을 기체상에서 선택적으로 골라서 추가 연구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특성은 분광학 연구기법과 접목하여 개별 이성질체에 대한 자외선/가시광선 및 적외선 분광학 연구를 가능하게 해 준다. 하지만 기체상 이온의 시료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일반적인 흡수분광법을 이용한 연구 대신 광흡수를 통해 유발 되는 분자의 구조변화 또는 분해 현상을 이온이동도-질량 분석 상에서의 충돌 단면적 변화 혹은 질량변화를 빛의 파장에 따라 기록하여 분광 스펙트럼을 얻는 방식을 활용 한다.

일례로,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에 적절한 분광법을 결합하여 광이성질체화 반응이 일어나는 특별한 시스템을 충돌 단면적 상으로 관측한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참고문헌 7] 노르보르나딘(norbornadiene) 쿼드리시클레인(quadricyclane)은 태양열 에너지 저장체로서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광반응성 시스템이다. 다만 광반응으로 생성되는 쿼드 리시클레인은 지속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시료에 자외선을 조사하여 생성되더라도 검출 이전 분석기 내부에서 다시 노르보르나딘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관측이 까다롭다. 그러한 이유로 Bieske 그룹에서는 이온 이동도 분석기 관 내부에 자외선을 조사하여 쿼드리시클레인이 노르보르나딘으로 변환되기 이전에 충돌 단면적이 측정될 수 있도록 실험을 구성하였다. 그 결과 두 광이성질체 사이의 유의미한 충돌 단면적 차이가 실험적으로 관측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광이성질체화 반응(photoisomerization action)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었다[그림 4].


그림 4.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과 기체상 적외선 분광법이 결합된 연구의 모식도


한편, 이온 이동도 분석법으로 측정되는 충돌 단면적은 크기와 모양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만을 제공할 뿐 직접적인 정보를 주기는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체상 적외선 분광법을 도입하여 추가적인 구조 정보를 얻는 접근법이 최근 활용되고 있다. 강력한 적외선 자유전자레이저를 활용하여 조사된 적외선 파장에 따라 특정 이성질체의 분자이온이 분해되는 정도를 기록하여 [그림 4]와 같이 적외선 분광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작용기들의 분자내 또는 분자간 상호작용을 파악하여 추가적인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펩타이드 결합에서의 C=O 신축(stretching)이나 N-H 굽힘(bending)은 흡수하는 적외선 파장이 다르므로 적외선 분광법은 알파-나선(α-helix),베타-병풍(β-sheet) 구조 등 단백질 2차구조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기에 적합한 분석법이다. 서종철 교수는 독일 프리츠하버 연구소의 Gert von Helden 그룹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기체상에서 포획된 미오글로빈(myoglobin)과 베타-락토 글로불린(β-lactoglobulin) 이온의 적외선 분광 스펙트럼과 미오글로빈과 베타-락토글로불린의 용액상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을 비교 분석하여 두 실험에서 관측되는 구조가 동일함을 최초로 확인하였다.[참고문헌 12] 이 실험에서 전기분무 이온화를 통해 기체상 이온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미오글로빈과 베타-락토글로불린은 용액상에 존재하던 알파-나선, 베타-병풍의 2차 구조를 각각 온전하게 유지하는 것을 보 였다. 이로써 이온 이동도 질량 분석법이 일반적인 생체 분자 구조 분석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하나의 실험적 근거가 추가된 것이다.

이러한 분석법은 적외선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에 거의 수정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용성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분자의 서로 다른 위치에 양성자가 결합하여 생성되는 양성자 이성질체의 경우 충돌 단면적 정보만으로는 이성질체의 존재는 확인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양성자의 결합 위치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질량 분석에서 측정된 분자 단편의 상대적인 존재비를 역산하여 이온이 어떤 파장의 자외선을 흡수하여 분해되었는지 알 수 있다. 즉, 질량 분석 결과로 유추한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과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 도출한 이온의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을 비교분석하면 이온의 어떤 부분에 양성자가 결합하였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그림 5]와 같이 흔히 양성자 이성질체로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는 질소-양성자화 벤조 카인과 산소-양성자화 벤조카인의 실존 유무와, 나아가 용매와 주위 환경에 따라 어떠한 양성자 이성질체가 우세하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동역학적인 정보를 얻었다.[참고문헌 8][그림 5]



그림 5. 산소-양성자화 이성질체와 질소-양성자화 이성질체의 이온 이 동도 및 적외선 흡수 스펙 트럼









결 론


지난 삼십 년 동안 이온 이동도 질량 분석법은 다양한 분자의 구조와 동역학을 연구하기 위한 유용한 분석방법으로 이용되어 왔다. 특히 기체상에서 목표로 하는 분자만을 분리하고 구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액체, 고체상에서의 분석법과 매우 차별화가 되는 점이다. 본 고에서는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을 활용하여 생체 분자, 복합체, 이성질체 등 다양한 분석물을 연구한 최신 연구 결과와 함께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동향을 살펴보았다.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그 자체만으로도 구조 분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지만, 여러 합성 기술의 발전으로 구조가 훨씬 복잡한 분자들이 나오면서 세부적인 구조에 대한 정보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해지는 만큼 그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해 지고 있다. 물론 기체상 적외선 분광법의 도입, 엑스선의 활용 등 다양한 분석법이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과 결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들은 광원의 접근성, 해상도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일반적인 분석법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넓은 영역에 적용되기 위해 서는 광원 수준의 발전, 해상도 향상을 위한 기계적 보완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관련 분야 전공자들의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온 이동도-질량 분석법 을 분광학적 방법뿐 아니라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lec- tron microscopy), 전압전류법(voltammetry) 등 다양한 분석기법과 접목 시킨다면 기존에는 얻을 수 없었던 여러 정보를 한번에 얻을 수 있는 구조 분석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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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Jiyeon Lee


• 이화여자대학교 화학과, 학사(2014.3-2018.8)

• POSTECH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2019.3-현재, 지도교수 : 서종철)







최윤섭 Yunseop Choi


•POSTECH 화학과, 학사(2017.3-2021.2)

•POSTECH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2021.3-현재, 지도교수 : 서종철)








임다혜 Dahye Im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2017.3-2020.8)

•POSTECH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2021.3-현재, 지도교수 : 서종철)






서종철 Jongcheol Seo


•POSTECH 화학과, 학사(1999.3-2004.2)

•POSTECH 화학과, 박사

(2004.3-2011.2 지도교수 : 신승구)

•POSTECH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 (2011.3-2014.4)

•Fritz Haber Institute of the Max Planck Society, 박사 후 연구 원(2014.5-2018.5, 지도교수 : Gert von Helden)

•POSTECH 화학과 조교수(2018.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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