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을 향한 집념,혁신 소재 산업의 길을 열다(2025년 8월호)
- 洪均 梁

- 8월 1일
- 6분 분량

2025년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 8월호에서는 ㈜한켐의 대표이사이신 이상조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한켐은 첨단 화학소재 합성 분야 CDMO 전문기업으로, OLED소재/반도체 소재/의약 소재 등 고부가가치 화학소재 개발에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상조 대표님은 연구자로서의 경력과 산업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켐을 창립하셨고, ㈜한켐은 최근 코스닥에 상장이 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상조 대표님은 한국화학연구원, 한효과학기술원, 한림제약 등에서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으신 후, 1999년 직접 회사를 설립해 25년 넘게 첨단화학소재 합성 분야의 CDMO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곧 신뢰”라는 철학으로 품질과 완성도를 최우선에 두고, 국내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켐의 창업 배경과 기술력, 기업 운영 철학과 비전, 그리고 화학자이자 기업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모더레이터: 이현수 교수(서강대학교 화학과)]
1. 먼저 ㈜한켐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당사는 국내 최초의 첨단 화학소재 합성 분야 CDMO(위탁개발 및 생산) 전문기업으로, 신규 후보 물질 개발부터 양산화 공정 확립까지 전 과정을 수행함으로서 고객 맞춤형 합성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당사는 1999년에 설립하여 25년간의 축적된 합성 노하우 및 샘플 DB를 활용한 신속한 개발과 고객 대응으로 매년 30%에 가까운 매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2024년 10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함으로서 고 객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어, 매출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 니다. 현재는 다양한 화합물 중에서도 OLED 소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 외에도 반도체·촉매· 의약 중간체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2. 5년 넘게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흔하지 않은데요. 이러한 꾸준함을 유지하게 하는 ㈜한켐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가요? ㈜한켐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기술도 소개해 주십시오.
당사는 25년 이상 축적된 6,000건 이상의 합성 반응과 8,600종 이상의 샘플 DB를 활용한 합성법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청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으로 25년간 30여 개의 화학 원천소재 개발업체들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팔라듐(Pd) 촉매, 광반응 저온· 고압 반응 등 수준 높은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부터 양산까지 일관된 공정 설계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고객 맞춤형 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는 25년 넘는 꾸준한 성장을 이 끈 핵심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OLED 소재용 유기화합물 정제에 필수적인 다양한 고순도 정제 공정과, 소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중수소 치환(Deuterium substitution) 기술을 통한 정제 · 변환 기술은 고기능성 소재의 기능 최적화와 내구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써 차세대 기술로 점차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3. 대표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한켐을 창업하게 되셨는지요? 창업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한효과학기술원, 한림제약 등에서 유기합성에 기반한 신약 개발 연구를 했었습니다. 연구 개발을 하던 중에, 많은 화학 기업들이 제품 개발에 필요한 유기 물질 또는 소재를 합성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인력을 사용하고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기업들의 이러한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정밀화학 기반의 탄탄한 CDMO 기업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1999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고객 맞춤형 합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벤처 기업이 그렇듯이, 초기의 투자 비용으로 기업 유지를 위한 수익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합성 실험 노하우와 합성된 물질의 DB를 구축하고,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품질을 관리하고 신뢰를 쌓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4. ㈜한켐은 OLED, 반도체, 의약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탄소화합물 합성에 강점을 가진 CDMO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한켐이 집중하고 있는 핵심 기술 영역은 무엇이고, 그 기술이 국내 산업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습니까?
당사의 강점은 바로 빠른 개발 시간과 고순도 합성 및 정제 기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양산 노하우에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장에 출시되는 전자 소재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양산 할 수 있는 능력 갖추고 있고, 이는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결국, 이러한 역량은 높은 품질과 성능을 요구하는 전자 소재 시장에서 당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주된 원동력입니다.
해마다 OLED 패널의 세대별 소재 변화가 빠르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당사는 지속적인 고객사와의 커뮤 니케이션 및 빠른 대응력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데이타베이스는 당사가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타이밍에 신제품을 공급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단순한 원료 공급을 넘어서 고객의 개발 파트너로서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이 기술력은 우리나라 정밀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오랜 고객사의 한 연구원은 “한켐은 국내 신물질 합성 분야의 TSMC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라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객의 기대와 격려는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5. ㈜한켐이 보유하고 있는 6,000건 이상의 반응 데이터와 8,600건 이상의 샘플 데이터베이스는 연구개발 및 공정 최적화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1980년대 이후 자본과 기술이 축적된 원천소재 개발업체들은 막대한 개발 비용 및 시간 그리고 개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고, 이렇게 하여 탄생된 업체들이 각자의 특화된 기술 및 서비스로 전문화된 CRO/CDMO 회사들입니다. 결국, CRO/CDMO 회사의 경쟁력은 고객사의 특정 요구에 맞추어 고객의 제품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사의 6,000건 이상의 반응 데이터와 8,600건 이상의 샘플 DB는 고객의 요청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도록 유사 사례를 빠르게 식별하고 합성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는 회사내부 정보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DB를 통해 과거 실패 사례의 원인을 미리 분석하고, 파일럿 단계에서부터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여 양산 공정으로 원활히 전환하도록 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제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제품의 품질(고순도 제품)과 생산효율을 높여 고객의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 간이 지날수록 DB의 크기는 더욱 커지며,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당사의 CDMO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6. ㈜한켐은 최근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어떤 분야에 우선 투자하실 계획이신지요?
당사가 금번 코스닥시장 상장공모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은 생산 CAPA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 그리고 지속적인 매출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충원 및 연구설비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우선, 100억원을 투자하여 옥천공장 내 생산3동을 신축하고 생산설비를 2025년 말까지 확충할 예정입니다. 투자가 완료되면 당사는 총 53기의 다양한 반응기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생산능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첨단화학소재 CDMO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규설비투자는 늘어나고 있는 고부가가치 OLED 소재의 수요 대응 및 신규 반도체소재/의약소재 등 여러 분야의 매출증대를 위한 것으로써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CRO 형태의 OLED 소재 신물질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OLED 도판트 소재, OPD(Optical Diode) 소재, MLCC 소재, 차세대 반도체 소재 등 고난도 신규영역으로 소재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2-3년 내 글로벌 OLED 소재 업체에 도판트 소재를 중간체 형태로 납품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며 관련 연구인력 및 설비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7. 대표님께서는 화학연구원과 제약회사에서 연구자로 시작해 경영자로 전환하셨습니다. 연구자와 경영자라는 두 역할을 오가며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또는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1998년 창립 이후 한국의 CDMO 시장을 개척해 오면서, 창립 초기부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추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고객과의 신뢰가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CDMO 시 장에서 철저히 검증되어 왔으며, 지난 25년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반이 되었습니다.
미래에도 변함없이 CDMO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과의 신뢰’를 최상위 경영이념으로 선정하여 이를 철저하게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상위 경영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당사는 “품질경영”과 “고객만족”을 실천이념으로 도입하여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 이후부터 “ESG 경영”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2022년에 동반 성장 위원회 주관 ESG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성숙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8.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이라는 목표를 세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은 무엇인가요?
옥천공장의 증설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가 핵심 전략입니다. 당사는 2019년도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2024년도에 350억 원을 달성하여 매년 30%정도의 높은 매출성장을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기반은 고객과의 신뢰이며, 2024년 코스닥 상장 이후 재무적인 안정, 생산능력 확대, 품질보증 및 원가절감 등의 투자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객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면, 기존 고객사의 매출성장과 더불어 국내외 글로벌 신규 고객을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반도체소재/의약소재 및 최근 매출이 일어나고 있는 방산 소재 등의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2030년까지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9.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학을 배우고, 연구해 오고 계십니다. 대표님께서 연구와 화학기업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화학자나 창업을 고민하는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많은 화학소재 관련 CDMO 기업들이 당장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소재의 생산에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술들이 그렇듯이 유기합성 기반 소재 기술은 단기간에 성숙하기 어렵고, 오랜 기간 다양한 분자들에 대한 합성기술, 정제기술 및 경제성 등 많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당장에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으나, 더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연구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창업은 훌륭한 아이디어와 사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시작하지만, 그 외에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벤처 기업 육성에 대한 기반이 약한 환경에서는 창업의 성공이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더욱 성숙한 아이디어와 향후 사업의 방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아울러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려는 도전정신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젊은 연구자들께는 용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시기를 조언합니다.
10. 창업하신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연구와 사업 확장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계십니다. 앞으로 대표님께서 계획하고 계신 목표와 추가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켐이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까지 대한민국 산업에 기여하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켐을 설립할 때 함께 했던 멤버들이 어느 덧 60세 전후 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늦지 않게 한켐의 경쟁력과 경영 철학을 다음 세대에 잘 전수하여 다음 세대에도 한켐이 계속해서 유기소재 CDMO 기업으로서, 고객의 신뢰와 관심이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화학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래의 국내 젊은 화학자들이 산업계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멘토링, 산학연 협력사업 및 기부 활동 등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25년 전 KAIST(CMDS센터)와 한켐은 시대를 앞서가는 산학협력을 체결하였습니다. 당시 센터장님이시던 김성각 명예교수님은 한켐이 합성 분야 CDMO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최근에는 센터에 참여했던 교수님들이 재직한 화학과(KAIST, 강원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충북대, 한양대)에 다음세대 화학 자들을 위해 산학협력의 결과물인 ㈜한켐 주식으로 적지 않은 기부를 하셨습니다. 저는 같은 화학인으로서 김성각 명예교수님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25년 전에 시작한 산학협력이 성공적인 산학협력의 모범사례가 되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큰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산업계에 이러한 모범적인 산학협력 사례가 향후에도 많이 나오길 바라며, 김성각 교수님 외에 정낙철 교수님 등 CMDS 센터 여러 관계자분들과 그 외에도 그동안 한켐에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해주신 많은 화학인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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