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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최근 발전 방향과 다양한 응용 연구


서 론


오늘날 다양한 현미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관심 시료를 직접 관찰하는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빛의 회절 현상으로 인해 극복하기 어려워 보였던 광학 현미경의 해상도의 한계가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으로 극복되면서 기존에 전자 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했던 세포 내 다양한 나노 구조들의 관찰이 광학 현미경으로도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바이오 현상들이 많이 보고되었다.[참고문헌 1-4] 이러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은 형광체 라벨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세포 등 바이오 샘플에 주로 활용되어 왔는데, 이 기술이 나노미터 수준의 높은 해상도를 가지기 때문에 바이오 분야 외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바람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로 인해 최근 들어서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반도체, 고분자 등의 나노 재료 연구와 화학반응에 활용하는 연구들이 시도되었는데, 이와 같은 발전은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응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방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오늘날 이러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최근 발전 방향과 이러한 기술이 어떠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 그 구체적 최근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론 1.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발전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렌즈를 통과하면서 회절 현상이 일어나 카메라에 맺힐 때에 수백 나노미터 너비의 점 확산 함수(PSF: point spread function)를 보여 이론적인 공간 분해 능력의 한계를 가진다[그림 1a]. 이러한 광학 현미경의 이론적인 해상도 한계는 아베에 의해 제안되었는데,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사용할 경우 그 파장의 절반 정도인 200~400 nm의 해상도 한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러한 이론적인 해상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로는 단일 형광 분자를 기반으로 하는 방법인 STORM (STochastic Optical Reconstruction Microscopy)[참고문헌 3]/ PALM(Photo-Activated Localization Microscopy)[참고문헌 4], 빛의 패턴을 기반으로 하는 방법인 SIM(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참고문헌 2], 유도 방출을 이용하는 방법인 STED(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Microscopy)[참고문헌 1] 가 있다. 이들 기술은 그 원리는 상이하지만, 모두 수 나노 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의 공간 해상도를 보여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지 못했던 세포 내 나노 구조를 관찰 가능하게 해주는 등 바이오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 주었고[그림 1b], 그 파급 효과를 인정 받아 이 기술들을 개발한 과학자들(Eric Betzig, Stefan W. Hell, William E. Moerner)이 2014년도 노벨 화학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은 단지 해상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다른 현미경 또는 분광학 기술과 연계됨으로써 그 기능이 강화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형광 현미경 기술과 반대되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전자 현미경 기술과 연계함으로써 두 현미경 기술의 장점을 모두 얻을 수 있게 되었다.[참고문헌 5-6] [그림 1c] SEM, TEM 등 과 같은 전자 현미경은 시료에 따라 나노미터 이하의 해상도까지 보이기도 하지만 초고진공 상태와 전도체의 시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 혹은 비건조된 시료에 적용하기 어렵고, 분자 특이성이 제한되어 흑백 이미지로만 보여준다. 반면, 형광 현미경은 진공 상태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상태의 시료로의 적용이 가능하고 분자 특이성이 높지만,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조차도 전자 현미경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해상도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 두 현미경 기술을 합칠 수 있는 연계형 현미경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샘플 내 같은 영역에 대해 적용하여 다양한 구조 정보를 관찰할 수 있게 되어, 기존의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 또는 전자 현미경 기술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참고문헌 5]

한편,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은 최근에 분광학 기술과도 연계되었는데, 특히 STORM 과 같은 단일분자 이미징 기술과 분광학 기술이 합쳐짐으로써 기존의 분광학 기술로는 얻을 수 없었던 단분자 수준에서의 분광학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최근에 STORM 현미경 장비에 프리즘 또는 회절 격자를 추가함으로써 단분자의 형광 스펙트럼을 그 이미지와 함께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참고문헌 7-8] [그림 1d] 이러한 기술은 수분 내에 수백만 개 수준의 단일 분자에 대해 위치 정보와 스펙트럼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약 10 nm 정도의 분광 해상도를 가지기 때문에 기존의 필터에 기반한 multi-color STORM 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서 더 많은 컬러의 다중컬러 이미징을 가능하게 하였다.[참고문헌 7]


그림 1.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발전. (a) AF647 형광 분자의 단분자 이미지와 점 확산 함수(PSF) 크기. (b) 세포 내 미세소관의 일반 형광 이미지(왼쪽)와 STORM 이미지(오른쪽) 비교. (위)Single-color STORM 이미지. (아래)미세소관과 clathrin-coated pit (CCP)에 대한 Two-color STORM 이미지. (c) 세포 내 미세소관에 대한 correlative STORM and TEM 이미지.[참고문헌 5]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CC BY) license) (d) Spectrally resolved STORM 장비 구성과 이를 통해 얻는 공간적(왼쪽) 이미지, 분광적(오른쪽) 이미지, 단분자 형광 스펙트럼 데이터.



이러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최근 발전은 단지 높은 공간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기존에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만으로는 얻지 못 했던 다양한 공간적, 분광학적 정보를 나노미터 수준 또는 단분자 수준에서 제공함으로써 그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켰다. 이렇게 기능이 강화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오늘날 어떤 분야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본고에서는 바이오 이미징, 나노 재료, 단분자수준에서의 화학 반응 연구로의 응용으로 나누어 그 구체적 최근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그림 2a].



2. 바이오 이미징으로의 응용


앞서 기술하였듯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은 비교적 형광체 라벨링이 쉬운 바이오 시료에 주로 응용되고 있는데, 개발 초기에는 주로 포유류 일반 세포에 적용되다가 최근 들어서는 신경 세포, 박테리아, 바이러스, 세포외소포체 등 다양한 바이오 시료 연구로 확장되어 응용되고 있다 [그림 2b].

예를 들어 신경세포의 액틴 필라멘트에 대한 초고해상도 이미징 연구를 통해 축삭돌기(axon)에서 액틴과 스펙트린이 링의 형태로 약 180~190 nm의 주기성을 띠며 축삭돌기의 장축을 따라 교대로 배치되어 membrane-associated periodic skeleton(MPS)를 형성하여 축삭돌기의 기계적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처음으로 보고되었다.[참고문헌 9] 이러한 주기는 아베의 회절 한계(~300nm)보다 짧은 길이이기 때문에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되지 않은 현상이었고, 추후 후속 연구를 통해 1차원 MPS가 축삭 돌기보다 수상돌기(dendrites)에서 느린 속도로 발달하고 체성수상돌기 영역(somatodendritic compartment)에서 2차원 다각형격자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 추가로 관찰되었다.[참고문헌 10]

또한, 최근에는 무핵세포이자 일반 세포보다 더 작은 크기를 가진 혈소판 연구에도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응용되었는데, 혈액 응고 과정에서 일어나는 혈소판의 활성화 현상과 혈소판 생성 과정에서 일어나는 혈소판 내 소기관의 초미세구조 변화를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써 혈소판 주요 기능 과정에 있어서 각 소기관의 역할이 규명되었다.[참고문헌 11-12] 예를 들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STORM)과 전자 현미경의 연계 현미경 기술을 통해 혈소판 활성화 과정에 있어서 액틴 결절(actin nodules)과 액틴 다발(bundle)이 생성되면서 혈소판이 상처 부위 주변으로 퍼질 수 있고, 넓어진 접촉면적을 통해 혈소판 응집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관찰되었다.[참고문헌 12] 또한, 이전까지는 소기관들이 혈소판 내에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측되었지만, 초고해상도 현미경 관찰을 통해 퍼진 혈소 판의 중앙 부분으로 이들 소기관들이 모여들고, 중앙 부분에 많이 형성된 열린 세관계(open canalicular system: OCS)와의 연결(fusion)을 통해 소기관 내 단백질들이 출혈 신호로서 외부로 배출된다는 것이 처음으로 관찰되었다. 한편, 높아진 해상도의 이점 때문에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던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미생물도 단일 입자 수준에서 관찰이 가능해졌다. 직경 100 nm 수준의 원형 또는 필라멘트 형태의 독감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에서 생성되는 과정이 STORM 과 전자현미경의 연계 현미경(correlative STORM and EM)을 통해 관찰되었고, 숙주 세포에서 생성된 virus progeny의 tip에서 vRNP (viral ribonucleoprotein)가 budding 현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찰되었다.[참고문헌 5] 숙주 세포에서 생성된 바이러스 필라멘트들이 초고해상도 현미경 해상도 한계보다 좁은 영역 내에서 겹쳐져서 budding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겹쳐진 바이러스들을 전자 현미경을 통해 구별할 수 있었고, 초고 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통해서는 같은 영역에 대해서 바이러스 내의 단백질들을 구별하여 다색으로 이미징을 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어떤 현미경으로도 관찰할 수 없었던 현상으로 연계형 초고해상도 현미경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해상도가 나노미터 수준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미생물보다도 더 작은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 관찰도 가능하게 하였다.[참고문헌 13]


그림 2.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다양한 응용 분야. (a) STORM 장비 구성. (b) 바이오 이미징 응용 사례. (왼쪽)혈소판 (scale bar = 5 μm)[참고문헌 12] (Creative Commons Attribution(CC BY) license). (가운데)독감 바이러스 (scale bar = 500 nm)[참고문헌 5]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CC BY) license). (오른쪽)박테리아에서 생성된 세포외소포체 (Extracellular vesicle) (scale bar = 1 μm)[참고문헌 13]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CC BY) license). (c) 나노 재료 이미징 응용 사례. (왼쪽)반도체 (scale bar = 1 μm). (오른쪽)상분리된 고분자 필름 (scale bar = 5 μm).

(d) 단분자 수준의 화학 반응 연구 응용 사례. (왼쪽)Spiropyran-merocyanine 의 단분자 수준 동역학 연구. (오른쪽)단분자 수준의 수소 결 합 센싱 연구.



EV는 생체 적합도가 높고 원하는 단백질, 유전자, 분자 등을 내부에 넣기 쉬워 약물 전달 또는 백신 재료로서 최근에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EV는 그 크기가 직경 20~400 nm로 기존의 광학 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워 해상도가 높은 전자 현미경을 사용하여 주로 관찰되었는데, 전자 현미경은 분자 특이도가 낮아 그 구성분을 단일 EV 수준에서 관찰하는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STORM과 correlative STORM and EM 기술로 극복할 수 있었으며,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그람 양성균의 EV 생성 과정을 단백질 종류별로 다색으로 초고해상도 이미징함으로써 그람 양성균의 EV 생성 메커니즘이 처음으로 제안되었다.[참고문헌 13] 이 연구에 있어서 연계형 현미경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그람 양성균의 세포막과 세포벽 사이에 EV 전구체(EV precursor)가 존재함이 처음으로 관찰되었으며, 이후 세포벽 분해 상태에 따라 3가지 EV 생성 메커니즘으로 나뉘게 된다는 것이 제안되었다. 이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과 그 연계형 현미경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수십 나노 크기의 단일 입자도 성분별로 초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하며 이에 따라 나노 입자별 정량화 또한 가능함을 의미한다.



3. 나노 재료 응용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바이오 연구에 있어 기존에 관찰되지 못했던 나노 구조를 관찰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큰 발전을 가져오자 바이오 분야 외에 다양한 나노 재료 분야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관심이 높아졌다[그림 2c].

예를들어 오늘날 반도체 제조에 있어 그 패턴의 크기가 작아지고 복잡해지게 되면서 나노수준의 패턴이나 결함을 검사할수 있는 새로운 측정방법이 필요하게 되었지만, 기존의 반도체 검사 기술인 광학현미경, 전자현미경, AFM기술 등으로는 이러한 반도체 웨이퍼 내 나노 패턴을 성분 별로 빠르게 3차원으로 초고해상도 이미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기술로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최근에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술은 형광 현미경 기술이기 때문에 형광체 라벨링을 필요로 하였고 초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나노 미터 수준에서 높은 밀도로 형광체를 보고자 하는 대상에 특이적으로 라벨링할 수 있어야 했는데, 바이오 기술에 있어 면역형광법 등에 해당하는 형광체 라벨링 기술이 나노 재료에서는 부재 하다는 한계가 있어 그 응용이 제한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하를 띤 고분자와 형광체가 달린 항체를 이용한 라벨링 기술이 최근에 구현되었다.[참고문헌 14] 산화규소-구리(silicon oxide-Cu)로 이루어진 기판에서 상대적으로 음전하를 가지는 산화규소(silicon oxide)에 형광 염료를 선택적으로 부착하기 위해 양전하를 띤 폴리에틸렌이민 (polyethyleneimine, PEI) 고분자로 산화규소층을 코팅 하고, 뒤이어 음전하를 띤 항체에 형광염료를 붙여 라벨링 하는 방식으로 산화규소 층에 높은 밀도로 형광체를 붙일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대한 STORM 이미징 수행 결과 30 nm 너비의 산화규소 라인 패턴이 구별되어 초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함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기술은 산화 규소-구리(silicon oxide-Cu), SiO2-Si, Si-Si3N4 등 다 양한 구성분으로 이루어진 나노 패턴 이미징에도 적용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기술로 나노 수준의 라인 패턴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SiO2 나노 입자 결함 또한 STORM으로 검출 가능하였다. 반도체 시료의 같은 영역에 대해 STORM 과 SEM 이미징을 수행해본 결과 STORM 이미지에서 더 높은 대비 (contrast)를 보임으로써 더 높은 민감도로 이러한 나노 입자 결함이 검출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또한, 최근에 반도체 이외에도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활용한 고분자 필름 이미징 또한 성공적으로 구현되어 그 기술이 보고되었다.[참고문헌 15] 먼저, 고분자 필름 내부를 이미징 하기 위해서는 형광 염료를 고분자 용액에 섞어 스핀코팅 하여 필름을 만드는 방법으로 형광염료를 필름 내부에 높은 밀도로 라벨링하여 초고해상도 형광 이미징이 가능하게 하였다. 반면 고분자 필름 표면을 이미징하기 위해서는 고분자 필름에는 아무런 형광체 라벨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광염료를 포함한 이미징 버퍼를 사용하여 PAINT(points accumulation for imaging in nanoscale topography) 방식으로 이미징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고분자 필름 표면 또한 초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한편, 주변 극성(polarity)에 따라 그 색이 변하는 용제변색(solva-tochromism) 성질을 가진 형광 염료와 SR-STORM 기술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단분자 수준에서 고분자 필름의 국소적인 극성 또한 측정함과 동시에 초고해상도 이미징도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기술로 관찰 불가능했던 고분자의 상분리 현상이 나노 수준에서 관찰 가능함이 보고되었다. 전자 현미경 기술로는 부도체인 고분자 필름에 대한 이미징이 불가능하고, AFM 기술로는 팁에 의한 약한 고분자 필름의 손상 우려가 크며, 기존 광학 현미경 기술로는 나노 수준의 고분자 필름 구조를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을 활용한 고분자 필름 나노 이미징 기술은 앞으로 다양한 고분자 나노 재료 분석과 그 메커니즘 이해에 있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 단분자 수준에서의 화학 반응 연구로의 응용


앞서 기술한대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과 분광 기술의 연계형 기술은 앙상블 레벨의 분광 정보만 받을 수 있었던 기존의 분광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단분자 수준의 형광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연계형 기술은 단분자 수준의 형광 스펙트럼을 카메라 속도(수십~수백 Hz)로 받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단분자 수준 형광 스펙트럼을 높은 시간 분해능으로 관측함으로써 단분자의 동역학 연구 또한 가능하게 하였다.[참고문헌 7-8] [그림2d]

예를들어 SR-STORM 기술을 활용하여 대표적인 광변 환성분자인 스파이로피란-메로사이아닌(spiropyran-merocyanine)의 광이성질화 현상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한 연구가 보고되었다.[참고문헌 16] 스파이로피란 분자는 두 개의링이 수직으로 배향되어 있어 형광을 방출하지 않다가 열이나 빛 에너지를 받게 되면 고리 열림 반응을 거쳐 형광을 방출하는 평면형인 메로사이아닌 분자로 전환되는데, 이때 메로사이아닌 분자는 트랜스(trans)와 시스(cis)의 이성질 체인 TTT 또는 TTC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서로 다른 이성질체의 존재는 기존의 분광학 연구와 이론적인 계산으로 제안된 바는 있었지만 SR-STORM 을 통해 처음으로 그 단분자 수준의 형광 스펙트럼을 관찰할 수 있었고, 특히 주변 환경의 극성에 따라 이 두 이성질체의 존재 비율이 달라짐이 관찰되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메로사이아닌의 단분자 스펙트럼을 관찰함으로써 TTT, TTC, 스파이로피란 간의 이성질화 동역학 반응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 사례는 SR-STORM 기술이 바이오 이미징 뿐만 아니라 기존의 분광학 기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다양한 단분자 수준에서의 동역학 연구로 쓰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러한 SR-STORM 기술을 활용한 단분자 수준의 형광 스펙트럼 관찰을 통해 단분자 수준에서 수소 결합의 유무와 종류를 센싱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그림 2d].[참고문헌 17] 수소 결합은 화학 및 생물학 분야 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소적인 영역에서 이에 대해 검출할 수 있는 분석 기술에 대한 요구는 있어왔으나, 해상도의 한계와 적합한 센싱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자의 부재가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에 수소 결합의 유무와 종류에 따라 그 형광 스펙트럼이 변하는 센싱 역할을 할 수 있는 Nile blue 분자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Nile blue 분자는 광스위칭을 일으키기 때문에 STORM을 활용한 단일 분자 이미징이 가능해서 분광 기술과 합쳐진 SR-STORM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나노미터 수준에서 국소적인 부분의 수소 결합을 센싱하고 이에 대해 초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음이 구현되었다. 이러한 기술을 수소 결합 주개의 역할을 하는 용매 분자와 수소결합 받개의 역할을 하는 용매 분자를 서로섞은 용액에 적용하여 보았을 때 단분자 형광 스펙트럼을 통해 성공적으로 그 용매 분자의 비율을 검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기술이 단분자 수준에서 수소 결합 성질을 높은 정확도로 센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추후 수소 결합 뿐 아니라 다른 화학적 성질에 따라서 그 형광 스펙트럼이 변하고 광스위칭 현상을 일으키는 센싱 염료 분자를 적절하게 찾을 수 있다면, 다양한 단분자 수준의 화학적 성질 센싱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결 론

본고에서는 최근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기능 발전 사례와 바이오, 반도체, 고분자, 단분자 분광학 연구 등 다양한 최근 응용 분야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사례 이외에도 낮은 레이저 파워로도 이미징이 가능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개발[참고문헌 18],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간 및 시간 해상도 향상 기술 등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다양한 발전 방향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계속적인 발전이 이어진다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은 단지 해상도가 향상된 형광 현미경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응용 분야와 기능이 확장됨으로써 핵심 현미경 기반 분석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이 다양한 유무기 나노 물질 및 화학 분자 연구에 대한 핵심 분석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광학적인 접근을 넘어서 앞서 소개한대로 다양한 화학적인 기술들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화학 기술을 기반으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차세대 핵심 분석 기술로 자리잡음으로써 이를 토대로 다시 한번 이 분야가 노벨 화학상의 주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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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가 은 Ga-Eun Go


• 한양대학교 화학과, 학사(2019.3-2023.2)

• 한양대학교 화학과 석·박통합과정(2023.3-현재, 지도교수 : 김두리)






김 두 리 Doory Kim


• 서울대학교 화학부, 학사(2002.3-2006.2)

• 서울대학교 화학부, 석사(2006.3-2008.2, 지도교수 : 김성근)

• 미국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박사(2008.9-2015.5, 지도교수: Xiaowei Zhuang)

• 미국 하버드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2015.6-2015.12, 지도교수 : Xiaowei Zhuang)

• UC Berkeley박사 후 연구원(2016.1-2017.12, 지도교수 : Ke Xu)

• 한양대학교 화학과 조교수(2018.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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