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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접착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의발전과 발굴 전략 동향(2026년 5월호)

  • 5월 1일
  • 11분 분량

이강주 |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선임연구원, kjlee@krict.re.kr



서 론

 

전통적인 저분자 약물은 일반적으로 특정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여, 그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저해하는, 이른바 점유기반(occupancy-driven) 기전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오랜 기간 신약 개발을 주도해 왔으나, 여러 가지 한계점도 드러나고 있다. 낮은 표적 특이성으로 인한 부작용, 장기간 투여 시 발생하는 약물 내성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더욱이 현재까지 알려진 약 3,000여 개의 질병 관련 단백질 가운데 85% 이상은 뚜렷한 약물 결합 포켓을 가지지 않는 비약물성(undruggable) 표적으로, 전통적인 저분자 화합물 모달리티만으로는 신약 개발에 근본적인 제약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전략으로,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TPD는 E3 유비퀴틴 리가아제와 원하는 표적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표적 단백질을 유비퀴틴화하고, 이후 프로테아좀(proteasome)에 의해 선택적으로 분해되도록 하는 접근법이다. 대표적인 TPD 기술로는 PROTAC(PROteolysis-TArgeting Chimera)과 분자 접착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 MGD)가 있다. TPD 전략의 전반적인 개념과 PROTAC의 기전 및 최근 동향에 대해서는 지난 호의 읽기쉬운 총설을 참고하기 바란다.

MGD는 PROTAC과 마찬가지로 유비퀴틴-프로테아좀시스템(Ubiquitin-Proteasome System, UPS)을 통해 표적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지만, 분자의 구조와 표적 결합 방식에 차이가 있다[그림 1]. PROTAC은 표적 단백질과 결합하는 리간드와 E3 리가아제에 결합하는 리간드를 링커로 연결한 이중기능성(heterobifunctional) 분자인 반면, MGD는 표적 단백질 결합 부위와 E3 리가아제 결합 부분을 하나의 단일 저분자 내에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MGD는 PROTAC에 비해 분자량이 작으며, 일반적으로 Lipinski의 규칙(rule of five)을 만족하는 약물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MGD는 E3 리가아제의 결합 표면을 변화시켜 표적단백질과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개별

단백질에 대한 결합력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안정적인 삼중 복합체(ternary complex) 형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특성

으로 인해 MGD의 경우에는, E3 리가아제에 결합한 후 새롭게 유도되는 신생기질(neosubstrate)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표적 단백질을 사전에 규명하거나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반면 PROTAC은 각 단백질에 결합하는 바인더를 링커로 연결하는 구조적 특성상 비교적 합리적인 설계가 가능하고, 표적 단백질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GD는 기존 저해제 기반 접근법뿐만 아니라 PROTAC 기술 대비 여러 장점을 지닌다. 우선, PROTAC과 마찬가지로 표적 분해 후 재사용이 가능한, 이른바 사건 기반(event-driven)의 촉매적(catalytic) 작용 기전을 통해 낮은 농도에서도 높은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표적 단백질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기존 저해제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기전은 기존 약물 내성 경로를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MGD는 상대적으로 작은 분자량으로 인해 세포 투과성, 경구 생체이용률,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 투과성, 대사 안정성 등 약물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PROTAC의 경우 구조적 복잡성과 높은 분자량으로 인해 이러한 약물성 개선이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MGD는 구조적 단순성으로 인해 합성·제조 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삼중 복합체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협력성(cooperativity) 효과 덕분에, E3 리가아제나 표적 단백질에 대한 개별 결합력은 낮더라도 강력한 복합체 형성을 통해 높은 선택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MGD는 학계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계를 중심으로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으며, 차세대 신약 개발을 이끌 유망한 약물 모달리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읽기쉬운 총설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MGD의 개발 사례를 살펴보고, 최근 제안되고 있는 발굴 전략과 기술적 진화를 중심으로 MGD 연구의 최신 동향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본 론

 

1.  CRBN 기반 MGD – 우연에서 출발한 MGD 연구의 시작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우연한 발견과 기전 연 구는 현대 TPD 연구의 출발점이자, 현재 가장 널리 활용 되는 E3 리가아제인 cerebron(CRBN) 기반 MGD 개발의 초석이 되었다.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임산부의 입덧 완화제로 판매되었으나, 심각한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며 전 세계적인 비극을 초래했다. 당시에는 정확한 작용 기전을 알지 못했으나, 2010년대 들어 Handa 연구진이 탈리도마이드가 CRBN에 결합하여 기형성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혔다.[참고문헌 1] 이후, Ebert과 Kaelin 연구진이 탈리도마이드 및 그 유사체인 IMiDs(immunomodulatory imide drugs) 약물들이 CRBN에 결합하여 전사인자 IKZF1/3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것을 규명하였고, 이를 통해 MGD 개념의 분자적 근거가 제시되었다.[참고문헌 2] 이후 다수의 연구진이 글로벌 프로테오믹스 분석을 통해 IMiDs에 의해 분해되는 다양한 신규 신생기질을 발굴하였다.[참고문헌 3] 

2014년에 IMiDs와 CRBN-DDB1 복합체의 공결정 구조(co-crystal structure)가 규명되었다[그림 2].[참고문헌 4] 해당 구조에 따르면, IMiDs의 glutarimide ring은 CRBN 내 세 개의 트립토판 잔기가 형성하는 얕은 소수성 포켓에 결합하며, 인접한 히스티딘 및 트립토판 잔기와 수소결합을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phthaloyl ring은 용매에 노출된 영역에 위치하여, 이 부분의 화학적 변형을 통해 다양한 신생기질 단백질과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실제로 phthaloyl ring 부분의 미세한 구조 변화만으로도, 유도되는 신생기질의 선택성이 크게 달라지며, 예를 들어 구조적으로 유사한 IMiDs 계열 화합물 가운데서도 레날리도마이드만이 CK1α에 대해 높은 분해 효능을 보인다. 

이러한 구조적 발견을 전환점으로, CRBN 기반 MGD의 개발이 급속히 확장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Celgene 연구진은 2016년 IMiDs 골격을 기반으로 구축한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통해 번역 종결 인자인 GSPT1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화합물 CC-885를 보고하였다.[참고문헌 6] 연구진은 이후 의약화학적 최적화를 통해 임상후보물질 CC-90009를 도출하였다. 이후 학계 및 산업계의 다양한 연구진의 노력으로, 기존 IMiDs의 주요 기질인 IKZF1/3 및 CK1α뿐만 아니라, GSPT1, IKZF2, WIZ, VAV1 등 다양한 신생기질을 표적으로 하는 CRBN 기반 MGD가 개발되었다[그림 3]. Phthaloyl ring 치환기의 방향 및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신생기질 선택성이 유도된다는 점은 CRBN 기반 MGD 설계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에는 다양한 후보 물질이 임상 단계에서 평가되고 있다. 

다음에서 다룰 최근 보고에 따르면 구조 생물학 및 프로테오믹스 연구를 기반으로 CRBN 기반 MGD가 유도할 수 있는 신생기질의 범위는 향후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CRBN 기반 MGD는 MGD 연구의 개념적·기술적 청사진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비약물성 질병 관련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  다양한 E3 리가아제 기반 MGD로의 확장

 

인체에는 600여 종의 E3 리가아제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각 리가아제는 조직 및 세포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발현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질병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MGD를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가장 널리 활용되어 온 CRBN 기반 MGD 계열의 화합물은 CRBN이 다양한 조직에서 범용적으로(ubiquitously) 발현된다는 점에서, 특정 질병을 표적으로 할 경우 선택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다양한 E3 리가아제에 대한 새로운 MGD 발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DCAF15 리가아제에 결합하는 indisulam 계열 화합물을 들 수 있다[그림 4a]. Indisulam은 항암 효과를 보이는 화합물로 발굴되었으나,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2017년, Nijhawan 연구진에 의해 indisulam이 DCAF15와 RNA-binding motif protein 39(RBM39)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RBM39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참고문헌 7] 이후 유사구조의 추가 탐색을 통해 Eisai에서 개발한 E7820이 RBM39 표적 MGD로 발굴되었고, 임상 2상 단계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다.[참고문헌 8] 

이 외에도 DDB1, SIAH1, SCFβ-TrCP 등의 다양한 E3 리가아제를 통해 cyclin K9, BCL610, β-catenin11 등의 표적 단백질을 분해하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그림 4b]. 다양한 E3 리가아제에 대한 MGD 확보는 표적 단백질 분해의 범위를 확장할 뿐만 아니라, 조직 선택성을 활용한 부작용 최소화 및 치료 효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3.  MGD 발굴 동향 ① – 표적에서 출발하는 MGD 발굴 전략: 합리적 설계와 표적 단백질 확장

 

MGD는 발굴 방법과 합리적 설계가 어렵기 때문에, 우연적 발견에 기반한 접근을 통해 개발된 사례가 대다수였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MGD 모티프를 기반으로 다양한 구조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뒤, 세포 수준에서의 독성, 증식 억제, 분화 유도 등과 같은 표현형 변화를 출발점으로 후보 물질을 선별한다. 이후, 단백체 분석(proteomic analysis)을 통해 실제로 분해되는 표적 단백질을 규명함으로써 작용 기전을 확인하는 방식이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 전략은 다양한 성공 사례를 도출하였으며, 화합물의 세포 내 활성을 직접적이고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강력한 발굴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도 다양한 세포기반 어세이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MGD 발굴 연구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정 세포 내 기전을 정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정교한 분석 시스템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표적 단백질을 사전에 예측하거나 선택하기 어렵고, 분해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광범위한 단백체 분석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특히 화합물의 미세한 구조 변화에 따라 유도되는 신생기질의 패턴이 비예측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합리적 설계를 기반으로 기술을 확장시키는 데 구조적 제약이 있다. 

최근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MGD 개발 전략이 제안되고 있다.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기존 리간드나 저해제를 출발점으로 공유결합 워헤드(covalent warhead)를 도입하여, 다양한 E3 리가아제와의 결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법은 E3 리가아제 결합을 출발점으로 하는 기존 MGD 발굴 전략과 달리, 분해하고자 하는 표적을 사전에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즉, 표적 단백질에 결합 이후 신규 E3 리가아제와의 상호작용이 형성되는 구조로 작동하며, 표적 단백질의 구조 정보나 결합 부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해 활성을 보다 합리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예로, Gray 연구진은 BRD9 저해제에 가역적 공유결합 워헤드인 cyanoacrylate를 도입하여 BRD9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MGD를 보고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DCAF16이 결합되는 E3 리가아제임을 규명하였다[그림 5a]. 이 연구는 공유결합 워헤드가 단순한 결합 수단을 넘어, 특정 E3 리가아제를 선택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참고문헌 14] 또한 Nomura 연구진은 BRD4 바인더인 JQ1에 fumarate 유도체를 도입했을 때 BRD4 분해가 유도되며, 이 과정이 DCAF16 E3 리가아제에 의존적으로 진행됨을 보고하였다[그림 5b].[참고문헌 15]


4.  MGD 발굴 동향 ② – 융합 기술이 여는 새로운 MGD 발굴 전략

 

한편, 구조 생물학 및 프로테오믹스 분석 기술의 발전은 MGD 발굴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구조 생물 학 연구에 따르면, CRBN-MGD 복합체는 β-hairpin 형태의 G-loop degron이라 불리는, 글리신을 포함한 여덟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특정 모티프를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림 6a]. AlphaFold2 기반 구조 예측 연구에서는, 인간 단백질 중 약 2,000개 이상이 이러한 G-loop 구조를 포함할 가능성이 제시되었으며, 이는 향후 CRBN 기반 MGD의 표적 범위가 기존에 인식되었던 것보다 훨씬 넓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참고문헌 3] 

뿐만 아니라, 최근 Monte Rosa 연구진은 G-loop에 국한되지 않고, 전하분포 및 국소적 구조 유사성이 유지된다면CRBN-MGD 복합체에 결합 가능한 새로운 구조적 모티프가 존재함을 보고하였다[그림 6b].[참고문헌 16] 해당 연구진은 전산 알고리즘을 통해 신생기질 후보의 구조적 유사성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VAV1, NEK7, mTOR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백질들이 CRBN 기반 MGD에 의해 분해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더 나아가, Monte Rosa 연구진은 단백질 간의 자연적인 상호작용을 CRBN-MGD 표면상에 묘사하는 glueprint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신규 신생기질을 유도할 수 있는 MGD 설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그림 6c].[참고문헌 17] 구체적으로, G3BP2는 USP10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MRT-5702과 결합한 CRBN이 USP10의 결합 계면을 모사함으로써 G3BP2의 선택적 분해를 유도함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MGD 발굴이 우연적 발견을 넘어, 단백질 표면 구조에 기반한 합리적 설계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최근에는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인 유전자 암호화 라이브러리(DNA-encoded library, DEL)를 활용한 MGD 발굴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DEL 기술은 대규모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빠르고 경제적으로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술로, 유기화합물의 구조가 DNA 바코드로 암호화되어 있어 극미량의 활성 화합물도 DNA 증폭 및 시퀀싱을 통해 신속하게 동정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Plexium의 MGD 발굴 플랫폼이 있다[그림 7].[참고문헌 18] 합성화합물과 암호화 DNA가 고체상에 결합된 one-bead one-compound (OBOC) 형태의 DEL을 세포주가 도포된 Picowell plate에 분주한 뒤, 고체상에서 방출된 화합물이 세포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표현형 변화가 관찰된 well에서의 유효물질 구조는, 해당 비드에 결합된 DNA 바코드를 증폭 및 시퀀싱함으로써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대량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세포 기반 환경에서 초고효율로 스크리닝할 수 있으며, PLX-4545[그림 3]등의 임상 후보물질이 도출된 바 있다. 

이처럼 우연적 발견에 의존하던 기존 접근을 넘어, 구조 생물학, 다중 오믹스 분석, DEL 스크리닝 등 다양한 융합 기술을 활용한 MGD 발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AlphaFold를 비롯한 AI 기반 플랫폼의 활용과 방대한 구조·화합물·단백체·활성 데이터의 축적 및 학습을 통해, 향후 MGD 기반 신약 개발은 보다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단계로 발전하여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문헌 19]


 

참고: 분자접착제, 분해를 넘어

 

이번 총설에서 모두 다루지는 못했지만, MGD 기술이 지닌 확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에 추가적인 정보를 위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관련 연구 흐름을 간략히 소개한다. 

최근에는 MGD의 표적 선택성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MGD를 항체와 결합한 MAC(Molecular glue-Antibody Conjugate)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23 이러한 접근은 CRBN과 같이 다양한 조직에서 범용적으로 발현되는 E3 리가아제를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고, 특정 세포나 조직에서 선택적으로 단백질 분해를 유도할 수 있는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분자접착제의 개념은 반드시 표적 단백질의 분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분자접착제를 통해 표적 단백질과 제3의 단백질 사이에 새로운 상호작용을 유도함으로써, 단백질을 분해하지 않고도 그 기능을 완전히 차단하는 전략 역시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 중요한 항암표적인 KRAS를 표적으로 하는 분자접착제 RMC-6291는 KRAS와 cyclophilin A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KRAS 신호 전달을 기능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24 해당 화합물은 현재 전이성 췌장암을 포함한 난치성 암을 대상으로 임상 단계에서 평가되고 있으며, 분자접착제 기반 치료 전략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결 론

 

MGD는 PROTAC과 함께 TPD 전략을 대표하는 약물 모달리티로서, 전통적인 점유 기반 약물을 넘어 사건 기반 약물 설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특히 PRO-TAC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작은 분자량과 우수한 약물 동태학적 특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MGD는 임상 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모달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보고된 약 20여 종의 임상 후보 물질 중 상당수가 CRBN 기반 MGD에 집중되어 있으며, MGD의 특성상 신규 물질의 발굴과 합리적 설계가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다양한 E3 리가아제에 대 한 MGD 발굴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으며, 발굴 전략 또한 우연한 발견에 의존하던 초기 단계를 넘어 빠르게 진화하 고 있다.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과 더불어, 표적 기반 설계 전략과 구조 생물학, 프로테오믹스, AI 기반 예측, DEL 기 술 등과의 융합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고속화된 MGD 발굴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MGD는 향후 신약 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핵심 약물 모달리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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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주 Kang Ju Lee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학사(2010.3-2014.2)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사(2014.3-2020.2, 지도교수: 임현석)

•  포항공과대학교 박사후 연구원(2020.2–2023.9, 지도교수: 임현석)

•  도쿄대학교 방문 연구원(2022.10–2023.9, 지도교수: Hiroaki Suga)

•  도쿄대학교 박사후 연구원(2023.10–2025.2, 지도교수: Hiroaki Suga)

•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선임연구원(2025.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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