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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 그 이상의 요구에대응하여 더욱 깊고 넓게일하는 것이 성장과 성공의중요한 요소입니다(2025년 3월호)


3월호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에서는 현재 동우화인켐의 대표이사이신 이종찬 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이 사장님께서는 2024년 4월 1일 동우화인켐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셨으며, 이후 8월 2024 K-Display(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에너지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동우화인켐의 새로운 도약을 주도하고 계시는 이종찬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모더레이터: 문회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1. 먼저 2024 K-Display에서의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상을 수상하시게 된 기술 개발의 배경과 소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 상은 G-TLD(Glass-Transparent LED Display)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4 K-Display에서 정보디스플레이 대상에 선정되었습니다. G-TLD는 동우화인켐의 기존 Glass 상의 Metal 전극패터닝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LED Display 제품으로, 투명하면서도 고휘도를 실현하여, 실내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장 안내판 등 대형 실외 광고판으로써 다양한 Signage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당사가 칼라필터, 터치센서 등의 생산에 활용하던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 개발을 검토하던 중, 성장하는 Signage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은 주로 필름 기재를 사용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름 기재 제품은 고효율 배선기술 적용의 어려움으로 투과율과 해상도가 낮을 수밖에 없고, UV 노출 시 색변형 문제가 발생하여 신뢰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Glass를 이용한 G-TLD는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강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 덕분에 G- TLD가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현재 여러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G-TLD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가격경쟁력, 전력효율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기에, 보다 개선된 제품의 개발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2. 동우화인켐은 반도체용 약품 및 최첨단 소재 개발의 한국 1세대 기업으로 대한민국 화학산업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10년 이상 대한화학회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셔서 대한화학회 회원들에게 매우 친숙하고 감사한 기업인데요, 동우화인켐에 대한 좀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동우화인켐은 1991년 동우반도체약품㈜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하였고,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반도체용 고순도 약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지난 30여년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고순도 케미칼 뿐 아니라, 반도체PR, Color Resist 그리고 편광판, 칼라필터, 터치센서와 같은 디스플레이 소재/부품과 더불어 투명 안테나 등의 차세대 통신 부품 및 전지 재료 등 다양한 신규 분야로 사업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임직원 약 2,500여명, 매출 약 2조 중후반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였습니다. 국내 주요 거점으로 평택공장, 익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반 도체 케미칼 생산거점과 베트남의 편광판 후공정 생산거점과 같이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 습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평택, 익산 2곳의 연구거점에 더해, 판교에도 새로이 연구개발기능을 가진 판교 차세대센터를 오픈하여 기업의 근원경쟁력인 연구개발역량 향상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동우화인켐은 대한민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과 그 역사를 함께 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연구개 발투자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함으로써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토대로 관련 산업과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3. 사장님께서 동우화인켐의 대표이사가 되시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동우화인켐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는지요? 지금까지의 여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도전 과제도 궁금합니다.


저는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산업계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당시 최첨단 산업분야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이어서 전자재료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일본으로 유학하여 전자재료연구로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학위 취득 후, 전자재료분야의 회사를 찾던 중 모회사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동우와 인연이 되어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중앙연 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였으나 동우가 편광필름, 칼라필터 등 화학소재에서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하게 되면서, 새로운 학습의 기회도 가지고 젊은 나이에 도전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판단하여 칼라필터 사업부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한국디스플레이 산업의 고도 성장기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몸 담았던 사업의 성공이 현재의 제가 되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동일한 제품을 고객 쪽에서 자체제작을 하면서도 일부는 동우에서 구매하고 있었는데, 불경기로 수요가 줄었을 때 자체제작 라인을 끄고 동우제품을 구매한 경우였습니다. 품질 코스트를 포함한 가격 경쟁에서 자체제작 라인을 이겼기 때문이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고객 쪽에서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품질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을 때, 그것을 꾸준히 받아들이고 개선 한 것이 오히려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졌고, 결국 불황에서 살아 남는 계기가 됐던 것입니다. 해야 할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요구에 대응하여, 또는 스스로 개선점을 찾아, 더욱 깊이, 더욱 넓게 일 하는 것이 성장과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4. 동우화인켐은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외 사정으로 인해 회사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응하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은 무엇인가요?


최근 국내 정세와 주요 강대국의 무역 분쟁/규제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에도 경영 활동 상의 이러한 위험요소들은 점점 증가할 것이고 예측과 대비도 녹녹치 않을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부터 보이지 않는 잠재적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의 증가는 많은 고민을 안겨주며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다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 즉, 우리 같은 제조기업에 있어서는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기본에 충실한 회사가 되어 중심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끊임없이 기업의 경영 활동에 위협이 되겠지만, 기본기(기술경쟁력)가 잘 잡혀 있는 기업은 이러한 외풍에 그나마 영향을 덜 받을 것이고, 그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외풍에 견디는 기업이 승자 독식하는 환경이 점점 심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우리 동우화인켐은 독자적인 우리의 기술로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바램을 가지고, ‘Next Technology Creator’ 가 되고자 하는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서는 기술과 업무 프로세스, 그리고 기업문화, 이 세가지 측면에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 혁신을 통해 한정된 경영자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5. 최근 동우화인켐의 주목할 만한 기술 혁신 사례나 신제품 개발 동향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 당사의 기술 혁신이나, 신제품을 보면 필름 안테나 사업, G-TLD, 스마트 윈도우 기술 등 기존 사업을 충실히 이끌어온 과정 속에서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분야와 접목하고 진출한 것이 그 특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명한 일본 후지필름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쌓아 올린 연구개발역량이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1991년 익산공장 설립과 동시에 공장부지 인근에 연구소도 함께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년 간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연구개발분야에서 만큼은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신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신사업발굴에 힘쓴다면,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새로운 시장의 발견과 수요의 창출 등 다양한 형태의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6. 2024년 4월 1일 대표이사 취임사에서 회사 운영에 큰 변화를 예고하셨습니다. 수평적 직급체계로의 조직문화 개편과 모든 분야에 AI의 적극 활용이 주된 말씀이셨는데요, 취임 1주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당사는 작년 4월부터 사무/기술/연구직 스텝을 대상으로 한 신 인사제도를 시행하였습니다. 그 동안 주임, 선임, 책임, 수석으로 구분되어 있던 직위체계를 ‘님’으로 모두 통합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연공서열 기반의 조직문화에서 탈피하여,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업무를 담당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게 되었으며 상호존중, 업무주도성 강화, 소통과 협력을 증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AI의 활용에 있어서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AI기반 기술을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과 같이, 당사도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AI기술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기본전략을 수립하였고, 올해는 AI관련 전담부서의 신설도 계획을 하고 있으며, 사외 AI전문가와 협업하여 당사에 적합한 Roadmap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제조 공정의 전환, 에너지 관리, R&D,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안전관리, 운영 효율화 등 전사적 분야의 AI전환(AX: AI Transformation)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준비하여 실천을 위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7. 동우화인켐 유튜브 채널을 보면 구성원들의 복지와 구성원 간의 화합을 위한 사측의 다양한 노력이 잘 느껴집니다. 구성원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 사장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리 더십 원칙은 무엇인가요?


자율성의 부여, 공정한 보상 실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먼저, 구성원들에게는 자율성을 부여하여 스스로 고민하게끔 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이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율성이 바탕이 된 직장생활은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끔 하여 업무의 몰입도를 향상시킴은 물론, 좋은 성과와 크리에이티브한 사고를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두번째로 성과를 내는 구성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주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성과측정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제도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며 구성원들의 수용성 확대를 위해서도 새로운 제도에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 중입니다. 이러한 보상체계는 결국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개인과 회사 모두의 가치를 높여 줄 것입니다.

세번째는 소통채널을 다양화하여 직책자와 팀원의 거리를 좁히는 것입니다. 상대를 어려워하여 할 말을 못한다던지, 소극적/방어적인 행동을 하는 등의 소통과정에서의 비효율과 감정소모를 줄여 업무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8. 대한화학회 회원들은 동우화인켐을 우리 학회의 든든한 후원사로서, 또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화학회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당사를 향한 대한화학회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 감사드립니다. 한국 화학산업의 위상이 이렇게 높아진 데에는 과거 대한화학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고 생각합니다. 기초 학술단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산/학/연의 연계에 있어 대한화학회의 존재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화학산업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화학 연구와 기술 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져 사회 전반에 걸쳐 더욱 영향력이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동우화인켐 또한 한국의 화학산업의 발전에 있어 대한화학회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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