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제58회국제화학올림피아드-멘토편
- 3시간 전
- 8분 분량

• 기간 및 장소: 2026년 7월 10일-7월 19일, 우즈베키스탄
• 한국대표단
- 위원장: 정현 교수(동국대학교 화학과)
- 부위원장: 최수혁 교수(연세대학교 화학과)
- 옵저버: 권성중 교수(건국대학교 화학과), 박기영 교수(KAIST 화학과)
- 대표학생: 김도훈(광주과학고등학교 3학년), 김상연(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3학년), 이은성(대구과학고등학교 3학년), 임장호(광주과학고등학교 3학년)

7월 10일 (금)
출국 및 타슈켄트 도착
국제화학올림피아드(IChO)에는 27년 전 학생으로 참가하였 습니다. 세월이 지나 멘토 자격으로 다시 참여하게 되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낯선 나라로 향한다는 설 렘도 잠시, 인천공항에 들어서자 27년 전 당시 교수님들 손에 들려 있던 두꺼운 영한 사전과 화학술어사전이 불현듯 떠올랐 습니다.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온 것은 아닐까 묘한 반성이 일 던 중, 상기된 표정의 대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마주하니 그 제야 멘토라는 자리의 무게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긴장 감 속에 고개를 돌려보니, 오랜 경험을 지닌 베테랑 교수님들의 여유 넘치는 미소가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주시려 계속 유머도 던지고 장난도 치시는 선배 교수님들. 우즈베키스 탄 여정 내내 제게 가장 큰 위안이자 힐링이었습니다.

대표학생 사전교육
본 대회에 앞서, 우리 대표학생들은 촘촘하게 짜인 주말교육 과 집중교육을 받습니다. 대회 6개월 전 예비 문제가 공개되면, 현지 인솔을 맡은 A팀과 국내 서포트를 담당하는 B팀의 멘토 교수님들이 합심하여 심도 있는 이론 및 실험 교육을 이끌어 주 십니다. 올해는 건국대, 동국대, 연세대 등 3개 대학에서 애써 주셨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리 학생들의 메달은 성공적 으로 진행된 실험 교육의 결실이었습니다.

타슈켄트 공항 도착 및 대회 등록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이번 IChO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국 심사 전부터 한 국팀 전담 자원봉사자인 나피사(Nafisa)가 우리를 맞이했습니 다. 순천대 유학생 출신으로 한국어가 유창한 나피사는, 규정상 대회 기간 전자기기를 쓸 수 없는 학생들과 멘토단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되어주었고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돌봐주었습니다. 대회 측이 배려한 특별 심사 라인을 통해 신속히 입국장을 빠져나 오자, 전통 복장의 환영단이 우즈베키스탄 전통 화덕빵 논 (Non)을 건네며 반겨주었습니다. 현지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 에서 우리 대표 학생들은 통역 없이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를 소 화했습니다. 대회 내내 세계 학생들과 언어 장벽 없이 스스럼없 이 교류하는 아이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선진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감했습니다. 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멘토 숙소에 도착해 신원 확인과 등록을 마치며, 기념품이 가득 담긴 환영 패키지를 받았습니다. 비로소 대회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하며 학생들과 화이팅을 외치며 분리되었습니다.


7월 11일 (토)
개막식
개막식이 열리는 ‘국제 포럼 궁전’으로 향하는 길, 경찰 에스 코트로 도로가 전면 통제되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습니다. 식장 에 들어서자 신나는 EDM 디제잉이 울려 퍼졌고, 이는 대회 내 내 이어졌는데 우즈베키스탄 역시 우리처럼 흥이 많은 민족임 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대 영상에는 기초과학 교육에 대대적 으로 투자해 온 우즈베키스탄의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대회 후 자국 금메달리스트가 막대한 상금으로 집을 살지 차를 살지 고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이 나라가 과학 인재를 얼마 나 파격적으로 대우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One world, one science, one future’라는 슬로건을 분자의 화학 결합으 로 형상화한 오프닝 퍼포먼스 또한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참가국 소개가 진행되었습니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타국 학생들을 보며, 우리 학생들도 사자보이즈 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행사장 곳곳에 서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남기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에서 끈끈 한 팀워크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개막식을 끝으로 모든 시험이 종료될 때까지 학생들과는 철저히 격리되 기에, 힘찬 화이팅을 외치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실험 시험 사전 점검
IChO의 첫 관문은 5시간 동안 진행되는 실험 시험입니다. 올해는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교(NUUz) 화학과에서 진행되었 습니다. 93개국 363명의 학생 전원이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시 험을 치를 수 있도록, 건물 전체의 방을 모두 실험실로 개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서야 실험 패키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내용을 빠르게 분석한 뒤 곧바로 우리 학생 들이 배정된 각 층의 실험실로 향했습니다. 사소한 실험 오차 하나가 성적을 좌우할 수 있기에, 온도 등의 실험 환경, 시약 및 기구의 수량, 장비 상태까지 꼼꼼하게 점검했습니다. 타슈켄트 의 낮 기온은 40 °C를 웃도는 탓에 창가 쪽 실험대는 실내 온 도가 꽤 높았습니다. 이에 대한 우려를 현장 조교에게 강력히 전달한 뒤 퇴실하였습니다.

첫 번째 심사위원단 회의(jury meeting)
저녁 식사 후, 실험 시험의 오류 여부, 수정 필요성, 채점 기 준 등을 점검하고 최종 확정하는 첫 번째 심사위원단 회의가 있 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과학위원회(scientific committee)는 출제 의도와 사전 모의실험의 데이터 통계를 바탕으로 어떻게 채점 기준이 설정되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출제 진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철저한 검증에 감탄하였고, 덕분에 큰 이견이나 논란 없이 순조롭게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작년 B 팀 멘토로 참여했을 당시 새벽까지 문제 수정이 이루어지는 것 을 목격하였기에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올해는 자정 무렵 무 사히 회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7월 12일 (일)
실험 시험 문제 번역
간밤의 심사위원단 회의가 끝난 후, A팀이 잠시 눈을 붙인 사 이 한국에 있는 B팀 교수님들의 초벌 번역이 신속하게 이루어 졌습니다. 한국과의 시차가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올해의 실험 문제는 무기 착화합물의 합성 및 정성 분 석, 효소 혼합물과 기질 간 특이적 반응을 이용한 생유기 분석, 그리고 적양배추에서 천연 지시약을 직접 추출해 수행하는 적 정 분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B팀의 든든한 초벌 번역 덕분에, A팀은 학생들이 긴장 속에서도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 도록 문맥을 다듬는 세밀한 윤문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 습니다.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로비 구석에 우리만의 작업 공간을 꾸리고,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소리 내어 읽어가며 학생들의 시선에서 어색함이 없는지 치열하게 검토했습니다. 아무리 다듬어도 완벽할 수 없는 법, 결국 데드라인 직전까지 수정이 이어졌습니다. 최종 번역본을 출력하러 가니, 늘 우리와 번역 마감 꼴찌를 다투는 일본팀이 어김없이 함께 있었습니다. 출력된 페이지를 하나하나 검수한 후, 간절한 응원의 마음을 담 아 실험 패키지를 밀봉해 제출하고 나니 어느덧 밤 9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이어진 일정으로 하루가 그야말 로 ‘순삭’되어 버렸습니다.

7월 13일 (월) – 14일 (화)
이론 시험 배포 – 심사위원단 회의 – 번역
아침 8시, 마침내 이론 시험 패키지가 배포되었습니다. 올해 이론 시험은 전 분야에 걸쳐 총 9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멘토 단은 즉시 분야별로 문제를 나누고, 현지의 A팀과 한국의 B팀 이 합작하여 동시에 문항 검토 및 오류 확인 작업에 돌입했습니 다. 공식 번역은 첫날 밤 심사위원단 회의에서 최종 확정되어야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한글을 입력할 때 수식이나 기호, 이탤릭체 등의 서식이 깨지는 경우가 잦아, 첫날 작성하 는 초벌 번역의 완성도가 다음 날의 작업 속도를 크게 좌우합니 다. 따라서 A/B팀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검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시차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함께해 주신 B팀 교 수님들께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문항 수가 많은 탓에 심사위원단 회의는 두 개의 방으로 나뉘 어 진행되었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사전에 시스템으로 접수된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끊 임없는 지적과 여러 문항의 채점 기준에 대한 투표가 이어져 실 험 시험 회의 때보다 훨씬 격렬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제가 담 당한 물리화학 분야의 경우, 난이도를 낮추는 수정의 경우 아시아권이 반대하고, 문제가 복잡해지는 수정안에 대해서는 서구 권 및 남미 국가들이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유기화학 문 항은 채점 방식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자정을 훌쩍 넘겨 서까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물리화학 문항은 앞쪽에 배치되 어 저는 비교적 일찍 취침할 수 있었지만, 후반부 문제를 담당 한 무기 및 분석 교수님들은 늦은 새벽까지 회의장을 지키셔야 했습니다.

다음 날인 14일 오전 9시, 마침내 최종 문제가 확정되었습니 다. 이때부터 11시간 동안 6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을 번역 시스템에 밀어 넣고 세밀하게 다듬는, 또 한 번의 ‘시간 순삭’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영어 원문에서는 ‘the’와 같은 관사가 특정 상황을 지칭하는 중요한 힌트가 되곤 하는데, 한글 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뉘앙스가 누락되기 십상이었습니 다.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출제자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끊임없이 윤문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 다 급하고 치열한 일정 속에서도 결코 여유를 잃지 않고 꼼꼼하게 작업을 완수해 내시는 선배 멘토님들의 내공에 다시 한번 감탄 한 하루였습니다.
7월 15일 (수)
또다시 심사위원단 회의
학생들이 이론 시험을 치르는 오전 시간, 멘토단은 앞서 진행 된 실험 시험의 전체 결과 통계를 공유하는 심사위원단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장 화면에는 전체 학생들의 합성 수율과 순 도 분포, 적정 데이터의 통계가 띄워졌습니다. 사전 모의실험과 유사한 분포를 보인 항목은 기존의 채점 기준을 유지하고, 예상 과 다른 편차가 발생한 항목에 대해서는 새로운 채점 기준을 도 입할지 논의가 오갔습니다. 아직 우리 학생들의 실제 답안지를 받아 보지 못한 상태였기에,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우리 학생들 은 저 통계치 중 어디쯤 위치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스크린 을 지켜보았습니다.
Reunion Party
학생들이 이론 시험을 치르는 장소로, 종료 시간에 맞춰 멘토 단이 이동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쏟아져 나오는 인파 속에서 우리 학생들을 찾으러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멀리서 멘토단을 발견하고 달려온 아이들은 순식간에 문제지를 꺼내 들고 서 로 정답부터 맞춰보기 시작했습니다. 영락없는 한국의 수험생 들이었습니다. 답이 같으면 뛸 듯이 환호하고 다르면 머리를 쥐 어뜯는 모습이 제법 귀여워서 그간 쌓였던 긴장과 피로를 잠시 잊을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시험장 안쪽에 마련된 reunion party는 또다시 EDM 파티였습니다. 전 세계 학생들이 로제의 ‘아파트’에 맞춰 떼창 을 하며 뛰고 춤추는 광경은 감동이었습니다. 배를 채우자마자 신나게 춤추고 재잘대는 친구들을 보니, 그간 건강하게 잘 지낸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이때 위원장님께서 학생들이 현 지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탈이 날까 봐 한국 집중 교육 기간에 일부러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데려가 미리 적응 훈련을 시키셨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원장님의 세심한 배려와 혜안 에 또다시 감탄하였습니다.
이제 모든 시험을 끝내고 완벽한 자유인이 된 학생들. 반면 멘 토단에게는 이제 점수 조정(arbitration)이 남아 있었습니다. 순 간, 27년 전 학생들보다 훨씬 더 지쳐 보이셨던 당시 교수님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인터넷도 AI도 없이 번역하셨던 그 시절의 선배 멘토님들께 다시 한 번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7월 16일 (목)
사마르칸트 투어와 채점의 밤
숨 가쁜 대회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는 교류의 시간, 타슈켄트 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2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중앙아시아 실 크로드의 심장, 사마르칸트에 다녀왔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동서양의 문명, 종교, 인종이 2700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융합된,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다양성의 도시였습니다. 특히 티무르 왕조의 푸른 빛 건축물들은, 저에게 는 Jahn-Teller distortion과 Laporte rule의 실험 공간 같았 습니다. 특유의 Turquoise 청록색은 구리 산화물의 얀-텔러 효과의 결과이고, 중간중간 보이는 짙은 남색은 4면체 배위의 코발트 산화물이 소량만 존재해도 Laporte-allowed 흡광을 일으킨 결과이니, 그 자체로 훌륭한 화학 교과서였고 IChO 멘 토단에게 최적의 교류의 장소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소의 고즈넉함과는 달리, 일정은 상당한 강행군이었습니 다. 새벽 5시 30분에 학생들의 답안지를 전달받자마자 6시에 버스에 올랐고, 밤 10시 반에 숙소로 복귀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이튿날의 점수 중재(arbitration)를 대비해 답안지와 채점 결 과를 분석해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습니다.

7월 17일 (금)
점수 조정과 최종 심사위원단 회의
다행히 한국팀의 점수 중재 시간은 오후로 배정되어, 오전 내 내 점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치밀하게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IChO 채점에는 ‘중복 감점 금지’ 원칙이 적용되는데, 이 부분 에 대해 사전에 온라인 시스템으로 제기한 이의 신청은 무난하 게 수용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실수를 조금이라도 만회하 여 0.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한 여러 ‘읍소의 논리’를 준비했습니 다. 일부는 성공적이었고, 일부는 올림피아드의 공정한 정신에 맞게 깨끗이 수긍했습니다. 이번 대회 출제 위원들은 제법 젊은 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다양한 풀이 가능성을 집요하 게 문의하면 열린 자세로 양보를 해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우리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기도 하는 모습에 묘한 미안함 과 고마움이 교차하여, 직접 마주한 자리에서 거듭 감사의 인사 를 전했습니다. 모든 참가국의 점수 확인서 제출이 완료되고 최종 심사위원단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훌륭한 문제를 제출하고 채점하느라 밤낮없이 고생한 과학위원회 위원들을 향해 전 세계 멘토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어린 화학 영재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며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생각 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7월 18일 (토)
폐회식
우리 학생들의 최종 점수는 알고 있었지만 전체 성적 분포 상 의 위치는 알 수가 없었기에, 최종 메달 색깔은 폐회식 단상에 서 이름이 호명된 순간에야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험 전보다 폐회식을 기다리는 학생들과 멘토들의 얼굴에 훨씬 더 짙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수상자 발표는 장려상, 동메달, 은메달, 금메달 순으로 진행됩니다. 늦게 불릴수록 좋은 상이기 에, 각 메달의 마지막 수상자가 호명될 때 남아있는 자들의 환 호가 극에 달합니다. 올해 은메달의 마지막 수상자(우즈베키스 탄 학생)가 호명되던 순간,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않은 우리 학생 두 명이 금메달을 확보했다는 사실에 우리 팀 모두가 용수철처 럼 튀어 오르며 환호했습니다. 다행히 개최국 학생의 수상에 열 광하는 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덕분에, 우리의 사 심(?) 가득한 환호는 자연스럽게 묻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금 2(김상연, 임장호), 은 1(김도훈), 동 1(이은성)로 참가 학생 전원이 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거두며 대회를 멋지게 마무리했습니다.


폐막식 이후 갈라 파티는 또다시 EDM과 흥이 넘치는 축제 의 장이었습니다. 모든 긴장을 훌훌 털어버린 전 세계 학생들과 멘토들이 열광적으로 춤추며 뛰어노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 이었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단복 재킷을 벗어 던지고 마치 ‘퇴 근한 직장인’처럼 화끈하게 즐겼다는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대 회 기간 동안 정든 타국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느라 정신없 던 아이들을 보며, 메달의 색깔을 떠나 이 시간 자체가 모두에 게 얼마나 값진 경험이었을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7월 19일 (일)
메달 들고 한국으로
학생으로 참가했던 27년 전의 기억보다, 멘토로서 함께했던 이번 열흘간의 여정이 훨씬 더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열 흘 내내 긴장과 수면 부족으로 에너지가 다 소실되는 기분이었 지만, 곁에 계신 든든한 선배 멘토님들 덕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멍때릴 때마다 한국서 공수해 온 간식을 쥐여 주시며 특유의 여유와 웃음으로 팀을 이끌어주신 우리 대장님, 대상포진 투병 중에도 넘치는 위트와 유머로 긍정 에너지를 불 어넣어 주신 부대장님, 그리고 선비 같은 평정심과 꼼꼼함으로 진정한 베테랑의 품격을 몸소 보여주신 총무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시차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아낌없는 실시간 지원을 보내주신 B팀 성봉준 교수님, 박명환 교수님, 정병혁 교 수님, 김양래 교수님, 집중 교육 기간 동안 학생들의 실험을 열 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조교님들 (건국대 나재도•김원경, 동국 대 김문기•박정서, 연세대 오민석•노예림)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현지에서 팀 코리아를 물심양면 지원해 주신 한국과 학창의재단 정병호 선생님과 천사 같은 자원봉사자 나피사, 모든 준비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주신 대한화학회 곽현영 국장님 과 김예림 선생님, 부족함 없도록 지원해주신 금교창 회장님, 이른 아침 공항까지 마중나와 주신 장우동 총무부회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함께 교 육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화학올림피아드위원회 교수님들께도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시종일관 밝고 깜찍했던 우리 대표 학생들, 긍정적 인 멘탈과 끈끈한 팀워크로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주어 정말 고 맙습니다. 그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척척 풀어냈던 것처럼, 앞으로 펼쳐질 앞날에도 막힘없는 승승장구와 건강한 즐거움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얘들아, 훗날 너희들도 나처럼 꼭 한국팀 멘토로 돌아와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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