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제58회국제화학올림피아드-멘티편
- 3시간 전
- 12분 분량

이은성 학생
7월 10일 - 출국 및 도착
7월 10일 아침 8시에 인천공항으로 모였다. 교수님들과 친 구들과 만나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탑승수속을 마친 후 비행기에 탔다. 우즈베키스탄까지 가는 데에는 7시간 정도 걸렸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스크린으로 게임도 하며 시간 을 보냈다. 기내식은 자주 나오는 치킨과 비프였다. 내 앞에는 최수혁 교수님께서 타셨는데 양옆 외국인들에게 앵그리버드를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2048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내시는 모습 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창문 밖을 보니 산맥이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공항에 도착해서는 일본 국가대표 친구들과 만 나 인사도 하고, 영어로 인터뷰도 했다. 인터뷰를 하며 우즈베 키스탄 전통 빵을 먹었는데 달달한 우유 캐러멜과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교수님들이 묵는 호텔에 먼저 도착해 가방과 명찰, 여러 기념품들을 받은 후 우리는 우리 호텔로 이동했다. New Uzbekistan Hotels라는 곳으로, 우즈베키스탄 도심 외곽에 휴양을 위해 지은 호텔이었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점심을 먹은 후 영국, 호주 친구들과 인 사했다. 영국 국가대표와 이야기하다가 본인이 아는 한국인 친 구가 있다며 전화로 인사도 시켜주었다. 다른 나라 국가대표 친 구들과 한국에 대한 인식이나 관련된 이슈를 이야기하며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느껴져 자랑스러웠다. 호주 친구 중에서도 Daniel이라는 친구와 친해져 TV로 유기화학 메커니 즘 문제를 풀며 놀았다. 처음에는 말하는 영어 속도가 빨라서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점점 익숙해졌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호 텔 지하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도훈이가 운동을 좋아해서 트와이스 노래를 틀고 같이 운동하며 땀을 뺐다.
7월 11일 - 개회식
본격적인 IChO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씻 고 밥을 먹은 뒤 버스에 탑승했다. 4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여서 그런지 햇빛 아래에 조금만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나기 시작했 다. 버스로 가는 길에는 경찰관들이 경찰차를 타고 버스 맨 앞에 서 버스를 지켜주며 이동했다. 우리가 귀빈이 된 느낌이었다. Palace of International Forums라는 곳에 가서 개회식을 진 행했다. 개회식에서는 행정부 대변인이 와서 축하해주었으며, 분자를 몸으로 표현하는 다소 재미있는 공연도 볼 수 있었다. 한 나라씩 차례대로 불리면 일어서서 국기를 들면 되었는데, 상연 이가 큰 태극기를 준비해주어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다. 개회식이 끝나고는 같은 건물 지하로 내려가 만찬과 연회를 즐겼다. 남아공, 핀란드, 러시아, 벨라루스 같은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내 주특기인 스몰 토크를 계속했 다.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두 번 이상 IChO에 참여했다는 것 이 놀라웠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모든 전자기기를 제출하고 방 에 있던 TV도 선을 뽑아 인터넷과 우리를 격리시켰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교수님들이 우리가 풀 시험 문제들을 검토하기 때 문에 외부와 접촉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심심해진 우리는 호텔 1층에서 체스를 두고 배드민턴을 하며 놀았다. 체스를 하는 중 간에 싱가포르 친구들이 와서 구경을 하며 어떤 게 좋은 수인지 알려주기도 했다. 밤에는 호텔 근처에 있는 테마 공원에 가서 산 책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우리의 가이드인 나피사가 아이스크 림을 사줬는데, 꿀과 우유 맛이 동시에 나는 아이스크림이었다. 한국에는 없는 생소한 맛이었는데, 더워서 그런지 맛있게 먹었 다. 거대한 새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저 새는 한국의 주 작이나 불사조와 비슷한 이미지라고 설명해 주셨다.

김도훈 학생
7월 12일 - 식물원, 동물원 견학
전날처럼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온 지 이틀밖에 안 됐지만, 나름 현지 음식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체리 주스는 특히 중독적이어서, 어느새 물보다 더 자주 손이 갔 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간단히 준비를 하고 로비에 모여 버스에 올랐다.

이날의 첫 일정은 식물원 방문이었다. 식물원에 도 착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뜨거운 햇살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태양이 이렇게 뜨거웠던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급한 대로 주최 측에서 선물 받은 양산을 펼쳤다. 식물원의 모습 은 식물이 많은 공원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동물원처럼 식물들 이 구역별로 정돈되어 있고 이름표가 붙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 데, 실제 모습은 예상과 꽤 달랐다. 식물원 안에는 나무가 빽빽 하게 자라 있어 길 대부분이 그늘로 뒤덮여 있었다. 습도가 낮아 서인지 햇빛만 피하면 생각보다 꽤 시원했다.

가이드 나피사와 대화를 나누며 걷다가 문득 우즈베키스탄에 도 모기가 많은지 궁금해졌다.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가는 데 다 습도까지 낮으니 모기가 살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런데 물어보니 우즈베키스탄에도 모기가 제법 있다고 했다(정 작 나는 우즈베키스탄을 떠날 때까지 모기를 한 마리도 못 봤다. 운이 좋았던 걸로…). 동물원으로 가기 전에는 근처 마트에 들러 음료수를 샀다. 나는 스프라이트를 골랐는데, 한국에서 마시 던 것과는 맛이 조금 달랐다. 음료수에 물을 조금 섞은 듯한 맛 이었다. 그래도 더운 날씨에 마시는 시원한 음료수라니, 그야말 로 살 것 같았다. 가격도 저렴해서 호텔에서 마실 것까지 여러 병 사두었다.
7월 13일 - 실험 평가
5시 반이 되자 옆에 있던 상연이가 벌떡 일어나 나를 깨웠다. 벌써 첫 번째 시험 날이라니,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실컷 놀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침은 간단히 먹고, 필요한 물건을 잘 챙겼 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잠 깐 눈을 붙였다. 원래 잠이 많은 편이라 이른 시간에 움직이는 게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시험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여러 장 식과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그제야 정말 시험을 보러 왔다는 게 실감났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시험장에 들 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없이 많은 용액들이었다. 종류만 해도 30가지는 넘어 보였다. 순간 약간 어이가 없어졌지 만, 곧 시험지를 읽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대략 어떤 실험을 해야 하는지만 파악할 수 있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곧바로 실험에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실험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시험지에 적힌 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 이었다. 특히 효소-기질 반응 실험은 퍼즐을 푸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했다.
모든 실험을 끝마치고 나니 오히려 30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처음 용액들을 보고 겁먹었던 것이 무색하게 시간이 꽤 여유로 웠다. 남은 시간은 애매하게 느껴지는 답안들을 다시 고민하는 데 전부 사용했다.

시험이 끝나고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는 가이 드들이 다 같이 “Good job!”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괜히 진짜 로 잘한 것 같은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에 들어가자 마자 싱가포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연이가 보였다. 상연이는 나를 보자마자 답을 맞춰 보기 시작했다. 하나씩 비교 해 볼수록 생각보다 시험을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1번 문제 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답이 같았다. 이후 나머지 친구들과도 만 나 답을 비교해 보니, 확실히 괜찮게 본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는 시험장 건물 안에 누가 봐도 포토존인 곳이 있길래 사진도 한 장 남겼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는 딱히 할 게 없어 계속 큐브만 만지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친구들과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그 런데 걷다 보니 어디선가 굉장히 지독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순간 화학 테러라도 당한 줄 알았다. 그럼에도 계속 가보자는 친 구들을 따라 걷다 보니 곧 원인을 알 수 있었다. 호텔 단지 바로 옆에 축사가 있었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양 떼도 볼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양을 많이 키운다고 한다. 나피사도 고향에서는 양을 키우는 사람이 흔했 다고 말했다. 마침 노을까지 함께 보였던지라, 양 떼가 지나가는 모습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밤에는 풋살을 한다길래 구경 겸 참가하러 가보았다. 우리는 루마니아, 그리스 친구들과 한 팀이 되어 뛰기로 했다. 남미나 유럽 친구들은 왠지 축구를 굉장히 잘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앞선 경기를 보고 나니 걱정이 조금은 사라졌다. 하지만 막상 우리 차례가 되자 체감상 5분도 지나지 않아 골을 먹었다. 다시 경기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여 아쉽지만 숙소로 돌아갔다. 시험도 하나 끝났겠다, 그날은 친구들과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에 들었다.
김상연 학생
7월 14일 - 박물관 투어
오늘은 Uzbekistan Islamic Civilization Center를 방문하 는 날이었다. 이곳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박물관으로, 그 명 성만큼 건물의 높고도 푸르른 돔은 멀리서도 웅장하게 보였다. 버스로 약1시간 달려서 도착하였다. 버스에서는 미국 대표들이 랑 주로 대화했는데, 거기서 한국계 미국인인 조영민 군을 만날 수 있었다. 영민이는 한국 나이로는 고1로, 참가자들을 통틀어 서도 어린 축에 드는 나이였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무기 정성분 석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잘하는 비결은 각 원소별로 위키피디 아를 어릴 적부터 열심히 탐독한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 내부는 상당히 인상 깊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심이었으며, 이를 이해하는 데 있 어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공부했던 중앙아시아사가 큰 도움이 되 었다. 새로 배운 점도 있었는데, 원래 나는 우즈베키스탄이 티 무르 제국의 주요 멸망 원인이었던 우즈베크 칸국의 계승국이 라 딱히 티무르 제국에 대한 계승 의식이 없을 거라 착각하고 있 었으나, 박물관에서 티무르 제국을 자랑스러운 자국의 역사로 소개하며 투어의 상당 분량을 할애하는 것이 좀 놀라웠다.
관람하면서 느낀 몇 가지 놀라운 점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우즈베키스탄의 박물관이 AI 생성 기술을 상당히 잘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에서 상영되는 영상 대부분이 AI를 통해 생성된 것이었고, 관람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랙션들에 서도 AI가 굉장히 많이 활용되었다. 퀄리티도 상당한 수준이었 다. 두 번째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화학올림피아드에 진심이 라는 것이다. 기자와 카메라팀이 우리 일행을 계속 따라다녔고, 개인 인터뷰만 2번 정도 한 것 같다. 원래는 영어로 하고 싶었는 데 우리의 영어 실력이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여 결국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은 화학올림피아드 홈페이지뿐만 아니 라 우즈베키스탄 공중파에도 보내졌다고 하던데,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이 올림피아드 같은 행사에도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이 신기했다. 행사 운영 전반에서 정부 차원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 인 지원을 엿볼 수 있었다.
오후 시간대에도 몇 가지 관람 코스가 추가로 있었으나, 내일 이론 시험에 대비하여 호텔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예비 문제 를 통해 무슨 형태로 문제가 나올 것인지 토론하고, 시험장에서 의 계산 실수를 막기 위해서 계산이 복잡한 문제들만 추려서 제 한 시간 안에 풀어 보는 연습을 했다. 아마 주요 주제로 나올 것 이라 예측된 무기추론 문제들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무기 정성분석 자료를 한 번 더 복습하고 외우는 작업을 하였다. 이후에는 컨디션을 위해 빨리 잠에 들기로 하였다. 인생에서 가 장 떨렸던 밤이 아니었나 싶다.
7월 15일 - 이론 평가
일출과 함께 기상했다. 몸에 긴장이 들어가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것 같다. 시험은 호텔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오렌지 색 엑스포 건물에서 치러졌다. 외부에서 볼 때는 그리 크지 않았 으나 보이지 않던 뒤쪽까지 건물이 뻗어 있어서 내부 규모는 어 마어마했다. 특히 시험을 위해 구조물들 없이 책상만 쭉 깔려 있 는 것이 절경이었다. 내 바로 앞자리에는 남아공 친구가 앉았고, 오른쪽 앞에는 우크라이나 친구가 앉았다. 시험 시작까지는 약 30분 정도 남아서, 30분간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긴장 을 풀었던 것 같다.
이론 시험 난이도는 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고분자 유기화학, 무기추론, 착화합물이 중심이 되었으며, 전반적으로 멘델레예 프 올림피아드가 연상되는 문제들(ex. 무기추론에서 질량 분율 만으로 분자 추론하기)이 꽤 존재했다. 이 문제들이 나올 것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기에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으나, 몇몇 무기 추론 문제들, 특히 1번의 마지막 문제나 7번의 마지막 문제가 상상 이상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서 전부 풀어내는 데는 실패 했다. 유기화학도 만만치 않았으나 전합성 문제는 의외로 어렵 지 않아서 빠르게 풀어낼 수 있었고, 당해 예비문제 29번과 매 우 유사했던 6번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쉬워서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물리화학이 상당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풀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데 4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남은 시간은 물리화학 문제였던 2번 문제에 투자했으나 그렇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었으나, 나중에 얘기해 보니까 2번 문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문제였던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저녁에는 reunion event가 있었다. 시험장 뒤편에는 시험장 에 필적할 정도로 넓은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드디어 교수님 들과 재회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반가움을 뒤로하고 우선 가채 점을 했던 것 같다. 그 후에는 식사와 함께 축제를 즐겼다. 정현 교수님의 병뚜껑 따기 시연, 은성이의 댄스 파티 등 몇 가지 진 귀한 구경거리(...)를 볼 수 있었고, 사진기사분이 오셔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갈 사진도 찍었다.

호텔에 돌아가서는 드디어! 전자기기를 돌려받았다. 새삼 21 세기에 인터넷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 는 순간이었다. 원래는 좀 더 놀다가 자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해 서 일찍 잠들었다.
7월 16일 - 타슈켄트몰, 약학기술대학교(PTU) 입학설명회, 놀이공원 방문
긴장이 풀려서 늦잠을 잤다. 몸도 으슬으슬 추웠던 것이 감기 에 걸렸던 것 같았다. 그래서 오전은 통째로 호텔 방에서 밍기적 거리면서 밀렸던 소설을 좀 읽었다.
오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크다는 타슈켄트 몰을 방문 했다. 외관이 상당히 멋졌고, 겉모습만큼 내부도 깔끔하고 좋았 다. 원래는 여기서 기념품을 살 계획이었으나 가이드 선생님께 서 가격이 매우 비합리적이라는 조언을 해 주셔서 그냥 먹을 것 만 좀 샀다. 우리는 이곳에서 전통 간식과 우즈벡의 음료수, 그 리고 KFC의 치킨을 구매하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약학기술대학교(PTU)가 개최한 입학설명회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세대학 교와의 협력이었다. PTU의 화장품학과가 연세대학교 약대의 커리큘럼을 도입해 운영한다고 하던데, 이와 동시에 한국으로 의 교환학생 기회를 굉장히 강조해서 홍보해 줘서 감회가 새로 웠다. 마침 최수혁 교수님이 연세대 교수이다 보니 기분이 더 오 묘했던 것 같다. 행사에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의료·제약산업 개발청(Agency for the Development of Medical and Phar-maceutical Industry) 국장/청장(Director)도 참여했고, 이분 이 우리한테 말도 자주 걸고 한국에 관해서 긍정적인 말도 많이 해줘서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조금 더 자랑스러워졌다.
밤에는 근처 놀이공원을 방문했다. 놀이공원에서는 스페인 팀, 인도 팀과 함께 레이저 게임을 했었다. 인도+한국 vs. 스페 인 구도로 진행했는데, 게임 진행이 매끄럽지 않아서 좀 문제가 많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진행을 했는데 첫 번째 게임은 우리가 패배, 두 번째 게임은 우리가 승리하고 끝났다. 남은 시간은 자 이로드롭을 타면서 보냈다. 이때 아일랜드 친구들과 대화할 기 회가 있었다. 그 친구들은 우리에게 왜 영어 명칭이 South Korea가 아니라 Republic of Korea인지를 물었는데, 우리는 아일랜드도 북아일랜드가 있음에도 Republic of Ireland가 아 니냐고 반문했다. 자이로드롭은 상상했던 것만큼 스릴 있지는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놀이공원의 야경은 그 자체 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었다. 어쩌면 그날의 정경이 더 아름다 웠던 것은 시험이 끝나고 나서의 해방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임장호 학생
7월 17일 - 타슈켄트 전통시장, 아이스링크장 방문
이론 시험이 끝나고 이틀 차이다.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나피 사에게 기존의 일정 대신에 기념품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시장에 방문할 수 있다는 DM을 받았다. 친구들에게 물어봐서 우리는 기존의 일정 대신에 시장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하 였다. 우리는 다른 나라 친구들보다 더 일찍 택시를 불러 타슈켄 트의 전통 시장을 방문하였다. 시장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간 곳 은 키링과 도자기를 판매하는 가게였다. 나와 도훈이, 은성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과 문화를 나타내는 샤슐릭, 필라프 등의 음식 키링, 국기 키링, 전통 모자 키링 등 다양한 종류의 키링을 10여 개 이상 구매하였다. 또한 도자기 모형, 보관함 등의 다양 한 형형색색의 물품도 구매할 수 있었다. 확실히 백화점보다 훨 씬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나피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약 백만 sum(한화로 약 12만원)의 가격이 겨우 50만 sum(한화로 약 6만원)밖에 나가지 않았다. 다음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의 상과 카펫을 구매하기 위해 다음 가게로 이동하였다. 처음 방문 한 가게에는 그 원단만 판매하고 의상이나 카페트를 직접 판매 하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다음 가게로 이동하였다. 다음 가게 에서는 만들어진 카페트를 찾을 수 있었으며, 상연이는 그 카펫 을 하나 구입할 수 있었다. 카페트 가게를 나오는 길에 전통 의 상을 판매하는 가게를 찾을 수 있어서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옷 을 구경하였다. 나와 도훈이가 옷을 골랐는데 나피사는 여성 의 상인데 괜찮냐며 웃으며 물어보았고, 나와 도훈이는 어차피 한 국에서는 여성 의상인지 모를 것이라고 웃어 넘기며 구입을 결 정하였다.

시장에서 원하는 기념품을 모두 구매한 후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의 지하철을 탔다. 서울의 지하철과 비슷하 게 지하철역과 그 내부는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다. 물론 타슈켄트 내부에서만 지하철이 운행되는 것이었긴 하여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하 게 느껴졌던 것 같다. 우리가 내린 역에서는 큰 아이스링크장과 패스트푸드점이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버거킹이 눈앞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타슈켄트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버거킹 이라고 들었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버거킹을 볼 수 있다는 사 실이 놀랍게 느껴졌다. 버거킹을 먹으면서 이후에 무슨 활동을 할까 고민을 하였는데 옆에 있는 아이스링크장에 가기로 결정 하였다. 한국에서도 가보지 않은 아이스링크장을 우즈베키스탄 에 가서 잘 탈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금방 적응하여 시 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속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많이 넘어지지 않을까 했던 고민은 단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으로써 헛된 고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아이스스 케이팅을 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경험을 건조 기후인 우즈 베키스탄에서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 같다.

7월 18일 - Closing Ceremony & Farewell Party
오늘은 IChO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폐막식 즉, 메달 수여식이 있는 날이다! 어제 호주 친구 Daniel과 이야기를 나누 면서 어떤 메달을 받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은메달을 받을 것 같다 고 하였지만 마음속으로는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었다. 폐막식 개막식과 동일한 장소에서 열렸다. 분명 같은 장소이지만 입장 할 때의 긴장감은 사뭇 달랐던 것 같다. 로비에서 교수님들을 기 다리면서 이론 시험에서 내가 실수한 문제들, 실험을 하면서 후 회됐던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긴장감은 최고조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교수님들과 재회하고 놀이공원에서 스페인, 인도 친 구들과 함께 논 이야기, 아이스 스케이트장을 간 이야기를 하면 서 긴장을 조금씩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상식 장소로 입장하 면서 교수님께서 이번 대회 성적 때문에 밤을 새울 정도로 걱정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림피아드 위원장 교수님, 우즈베키스탄 장관님의 연설, 폐 막식 축하 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상이 시작되었다. 가장 처음으로는 Honorable award가 수여되었다. 총 28명이 한 번 에 나와 시상되었으며, Honorable award의 시상이 끝나고 우 리 팀은 모두 메달은 받았다고 좋아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동 메달 시상이 이어졌으며 총 112명의 시상자 이름이 불리었다. 동메달 시상에서 우리와 친했던 뉴질랜드 팀, 호주 팀 친구들의 이름이 호명되어 우리 팀은 축하를 보내었다. 동메달 시상의 막 바지에 다다를 때쯤 우리 팀의 은성이의 이름이 불리었다. 실험 에서 마킹 실수로 아쉽게 동메달이 나온 것을 알기에 약간의 아 쉬움이 남지는 않을까 생각하였지만 은성이의 행복해하는 모습 을 보고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은메달 시상이 이어졌다. 총 74명의 친구들이 호명되었다.
은메달 시상이 이어지던 도중 우리 팀의 도훈이가 호명되었 다. 같은 학교를 다니며 IChO 공부를 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친구이기에 도훈이에게 진심이 담긴 축하를 보내주었다. 시상식에서 우리 쪽을 보며 웃는 도훈이를 보며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다. 도훈이가 시상을 마치고 돌아온 후 교수님께 서는 아무 말 없이 나에게 태극기를 넘겨주셨다. 다음 차례가 나 라는 암묵적인 교수님의 행동이었다. 남은 은메달 시상자들의 이름이 호명되면서 ‘혹시 내 성적이 은메달 상위권과 비슷하게 배치되어 있어 교수님들이 걱정하셨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이 들기 시작했고, 교수님들도 은메달 시상이 막바지에 다다를 수록 더욱 긴장하셨던 것 같다. 사회자가 은메달의 마지막 수상 자 이름을 호명한 후, 우리 팀의 금메달 2개가 확정되면서 나와 상연이는 서로 끌어안으며 환호하였다. 교수님들과 은성이, 도 훈이도 함께 환호해주었다. 마지막 수상자가 우즈베키스탄 친 구였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의 환호와 각국의 환호가 합쳐져 가 장 큰 환호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던 것 같다.

금메달 시상을 하면서 내 이름이 호명되기 전에 Daniel이 호 명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금메달을 목 에 걸고 태극기를 펼치며 수백 명의 사람들을 보았을 때의 그 영 광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많이 긴장한 탓인지 나는 메달 케 이스도 받지 않고 그대로 뒤에 서 있는 Daniel에게 달려가 서로 축하하며 포옹하였다. 내가 속한 금메달 조의 수상자로 미국 친 구들이 호명되었고, 마지막으로 상연이가 호명되었다. 상연이 와 함께 자리로 복귀하고 교수님들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나의 성적이 은메달권과 금메달권의 경계에 있어 교수님들이 걱정하셨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시상식이 막을 내린 후 우리는 가이드 나피사의 축하 꽃을 받을 수 있었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farewell party에서 밥을 먹으며 여러 나라 친구 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며, 그 가운데 많은 친구들과 인스타 아이디 교환도 할 수 있었다. IChO 기념 케이크 절단식, 댄스 파티도 이루어졌으며, 은성이를 따라 다니며 매우 소심한 성격 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서 잠시나마 뛰며 놀 수 있었다. 교수님 들은 지친 우리의 모습을 보며 야근한 회사 직원 같다는 농담을 던지며 즐겁게 폐막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팀은 우리를 위해 힘써주신 가이드 나피사를 위한 작 은 이벤트를 준비하였고, 축하 꽃과 우리의 메달을 넘겨주며 하 나의 기념사진을 다시 촬영하였다. 호텔에 들어와서도 Daniel 과 밤늦게까지 대화하였으며, 그 대화를 끝으로 IChO의 하이라 이트는 막을 내렸다.

7월 19일 - 마지막 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IChO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점심을 먹은 후에 교수님들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오전 시간이 비어 있었다. 나와 은성이는 9일 동안 방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기 때 문에 오전 시간에는 짐을 싸고 방을 치우기로 하였다. 방을 치우 는 동안 호주, 뉴질랜드 친구들이 우리 방에 와서 인사를 전했 고, 마지막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교수님들을 만난 후 밥도 먹고 기 념품을 더 사기 위해 Tashkent city mall을 방문하였다. 이론 시험이 끝난 후에도 갔었지만 짧은 시간 제한 때문에 제대로 구 경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우즈벡 전통 과자, 초콜릿 등을 살 수 있었다. 이후, 우즈벡 전통 꼬치인 샤슐릭을 먹으러 식당에 도착하였고,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 꼬치 필라프 등 다양한 음 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우즈벡 음식을 먹을 때에는 그 향신료나 양고기의 냄새 때문에 잘 먹지 못하였지만 10일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였기 때문인지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 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밥을 먹은 후 우리는 나피사와 이별하였고, 공항으로 출발하 였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면세점을 돌아다니며 살 만한 물건이 무엇이 더 있을지 구경하였고, 시원한 음료수를 구 매한 후 도훈이, 은성이와 체스를 두며 탑승 시간을 기다리고 있 었다. 비행기 시간이 거의 다가올 때쯤 우리 비행기가 1시간 30 분 정도 지연되어 나와 상연이는 충전할 장소를 찾으러, 도훈이, 은성이는 더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설렘 때문에 제대로 잠을 청할 수 없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10일간의 여정을 끝낸 후 피 로가 몰려와서 그런지 눈을 감았다 떴더니 한국에 도착해 있었 다. 공항에서의 기념 촬영을 끝으로 길었던 제58회 IChO 여정 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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