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에너지 소재 및 응용 연구실

우리실험실은요
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에너지 소재 및 응용 연구실
(Energy Materials & Application Laboratory)
글 | 서영무(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석사과정, youngmu0328@khu.ac.kr)
연구실 책임자 | 김병곤(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조교수, byunggonkim@khu.ac.kr)
EMAL, Our Identity: From Materials to Interface Understanding and Mechanism Analysis
우리 실험실은요? 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에너지 소재 및 응용 연구실 (Energy Materials & Application Laboratory, EMAL)은 2023년 3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오신 김병곤 교수님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다양한 나노소재 합성기술과 실시간 분석기술, 계면 공정기술을 접목하여 차세대 이차전지에 필요한 소재와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목표입니다. 단지 소재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소재가 실제 셀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깊이 있게 추적하여 검증하는 것을 연구실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추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 부족에서 오는 주행거리 한계와 충전 속도, 그리고 화재·폭발 등의 안전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실제로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 역시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 성능이며, 전기차 화재 건수 또한 해마다 늘고 있어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숙제를 리튬이온전지의 다음 세대인 리튬금속전지,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통해 풀어가고자 합니다.

[ 연구실에서 추진 중인 다차원 소재 디자인 전략]
이와 함께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드론, 에너지 저장 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로봇 분야에서도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은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드론은 제한된 무게로 더 오래 비행해야 하므로 중량당 높은 에너지 밀도가 특히 중요하며, ESS는 대용량의 에너지를 장기간 저장해야 하는 만큼 안전성과 경제성, 그리고 오랜 수명이 요구됩니다. 또한 로봇은 오랜 시간 구동 가능해야 하고 사람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시스템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다양한 응용 분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지 소재와 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여 전기자동차용 리튬금속전지와 전고체전지뿐만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향하는 리튬-황 전지, 높은 안전성 및 경제성을 갖춘 수계 아연전지까지 다양한 차세대 이차전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각 전지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소재 및 계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와 대규모 에너지 저장에 필요한 차세대 전지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연구실은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적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추어 전기방사, 분무열분해 등 다양한 기법으로 원하는 형상과 기능을 가진 다차원 나노소재를 직접 제작하거나 다양한 합성법을 통해 목표로 하는 기능성 소재를 디자인합니다. 둘째, 이렇게 제작한 소재가 실제 셀 안에서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소재, 계면, 시스템 수준에서 이해하고 제어합니다. 셋째, 실시간 분석 기법과 시뮬레이션을 접목해 구동 메커니즘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이처럼 전지 소재의 합성부터 셀 디자인, 계면 현상의 이해와 실시간 검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섭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저희 실험실의 정체성입니다.

[연구실의 핵심 연구 분야: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디자인, 계면 공학 및 실시간 분석 기술]
Building Better Next-Generation Batteries
리튬이온전지의 다음 세대를 이끌 후보로서 리튬금속전지, 전고체전지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저마다 에너지 밀도나 안전성 면에서 강점을 지니지만, 공통적으로 금속을 음극으로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를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불안정한 계면 생성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문제를 소재 디자인과 계면 공정을 통한 제어라는 전략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큰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리튬금속전지입니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얻으려면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자라나는 리튬 수지상(Li-dendrite)과 이로 인해 두꺼워지는 고체-전해질 계면(solid electrolyte interphase, SEI)층은 전지의 안정적인 구동을 위협하는 오래된 난제입니다. 저희는 이를 세 가지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첫째, 중공 코어-다공성 쉘 1차원 탄소 구조처럼 리튬을 안정적으로 가두어 저장할 수 있는 호스트 소재를 전기방사·분무열분해 등으로 직접 디자인하고 합성합니다. 둘째, 리튬 친화성 3D 집전체 및 SEI 조절용 표면 코팅 등 리튬이 균일하게 전탈착될 수 있도록 전극 구조와 표면을 함께 설계합니다. 셋째, 이렇게 디자인한 소재를 상용화 수준(고로딩 전극, 대면적 파우치 전극 등)의 셀에 적용해 실제 조건에서의 성능을 확인하고 리튬의 전탈착 메커니즘을 함께 검증합니다.
전고체전지에서는 충방전 시 발생하는 부피 변화를 억제할 수 있는 저장체 음극 개발과 수분 안정성 고체전해질 및 대면적 고체전해질 필름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액체 전해질에서의 계면과는 달리 고체 간 계면에서는 부피 변화로 인한 접촉 불량과 미세 균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저희 연구실은 기공률과 에너지 밀도를 고려한 다공성·완충 음극 소재를 디자인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자체의 표면 개질을 통한 성능 개선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접촉 계면의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을 높여 셀 성능을 끌어올리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규칙을 기반으로 합성한 소재의 특성과 계면에서의 안정성을 심도 있게 검증하기 위해서 저희는 다양한 분석 도구를 활용합니다. SEM·TEM으로 소재의 형상과 미세구조를, XRD로 결정구조 변화를, XPS·TOF-SIMS 등으로 계면의 화학적 조성 변화를 분석하고, 임피던스 분광법과 정전류 충방전 분석으로 전기화학적 거동을 확인합니다. 여기에 더해 저희 연구실만의 무기인 실시간(in-situ/operando) 분석기술을 접목해, 전지가 실제로 작동하는 순간의 변화를 비파괴적으로 관찰합니다. 전지 구동을 멈추고 분석하는 ex-situ 분석은 샘플 준비 과정에서 오염·변형이 생기기 쉽고 실제 구동 환경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저희가 사용하는 실시간 광학현미경, 실시간 가스 압력 분석, 실시간 셀 내압 분석 기술은 리튬 수지상 성장이나 가스 발생, 계면 반응이 일어나는 순간을 외부 영향 없이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직관적인 피드백은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 리튬금속·전고체 전지의 구동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Toward the Future of Battery Technology
차세대 전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전지 소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도 중요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리튬금속전지와 전고체전지뿐만 아니라 실리콘 음극과 수계 아연전지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화학 체계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기존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소재 수준에서 극복하는 것 역시 실용화를 고려한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첫 번째 여정은 실리콘 음극입니다. 실리콘은 흑연(372 mAh/g) 대비 훨씬 높은 이론용량(4200 mAh/g)을 가져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최대 300% 이상 부피가 팽창·수축하면서 입자가 깨지고 SEI가 지속적으로 재형성·파괴되어 수명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를 완화·억제하기 위해 다공성 구조나 완충 공간을 갖춘 나노구조 소재를 디자인하여 부피 변화를 소재 내부에서 흡수함으로써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이는 zero-strain 실리콘 기반 음극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연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수계 아연전지입니다. 물을 기반으로 하는 수계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기 전해질 전지에 비해 화재·폭발 위험이 낮고 제조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아연 역시 충방전 동안 불균일한 증착으로 인해 수지상 성장을 보이고, 수계 환경에서 비롯되는 부반응(수소 발생, 전극 표면 부식 등)이 동반되면서 장기 수명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는 소재 디자인과 더불어 계면 공정을 통해 아연의 전탈착 거동을 균일하게 제어하고 계면에서의 부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안전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수계 전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 연구실 내부 모습]
마지막으로는 황을 양극으로 사용하는 리튬-황 전지입니다. 황은 다른 양극재에 비해 무게 대비 높은 이론용량(1672 mAh/g)을 가지고 있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양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튬-황 전지는 충방전 동안 생성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가 전해질에 용해되어 음극으로 이동하는 셔틀 현상과 이로 인한 저항 증가, 그리고 리튬금속 음극에서의 불균일한 리튬 전탈착 및 지속적인 계면 부반응으로 인해 수명과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음극의 구조와 계면을 설계하여 리튬의 균일한 전탈착을 유도하고, 폴리설파이드와 리튬금속 사이의 부반응을 억제하는 음극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천적으로 폴리설파이드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인 리튬-황 전고체전지 분야에서도 고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Creating Together at EMAL
저희 연구실은 2023년 봄, 김병곤 교수님과 함께 1기 학생들이 실험실 세팅부터 연구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열정을 갖고 직접 가꿔가며 시작되었습니다. 정해진 틀 없이 출발한 만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저희만의 연구 방식을 만들어온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매주 정기적으로 연구 미팅을 진행하며 각자의 연구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을 나눕니다. 이와 함께 논문 스터디 미팅도 꾸준히 진행하는데, 각자 관심 있는 논문을 가져와 발표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넓히는 시간을 갖습니다. 딱딱하게 발표하는 자리라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편하게 묻고 다양한 관점에서 토의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연구실 밖에서도 저희는 자주 어울립니다. 회식 메뉴를 교수님이 정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그날그날 학생들이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하여 브런치, 양식, 초밥, 중식 등 다양하게 즐기며, 실험 이야기부터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까지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한번은 다 같이 볼링장을 찾은 적도 있습니다. 교수님도 게임에 참여하셔서 승부욕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 거의 동점인 상황에서 마지막 투구 하나로 역전했던 순간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 한 번에 다 같이 환호하고 볼링공이 거터로 빠지면 서로 놀리며 웃었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연구실 대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이렇게 동고동락하며 함께 연구하고, 함께 웃는 순간들이 모여 저희 연구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실험실은요!”는 딱딱한 광고 같은 연구실 소개가 아닌 연구실의 구성원(대학원생 및 학부생)이 연구실의 구성원, 연구 내용, 특별한 점 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알리기 위한 코너입니다. 특별히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원고를 작성해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원고료도 드립니다. 무료로 실험실도 홍보하고 원고료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이 잘 활용해 주었으면 합니다. 문의사항이나 작성한 원고는 코너 담당 편집위원이신 김명길 교수님(myunggil@skku.edu)께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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