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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학회지를 통해 살펴본화학교육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서 론


화학은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인하는 자연과학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물질의 구조와 성질, 변화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인류의 삶을 혁신해오고 있다. 기후 위기, 환경오염, 빈곤 및 자원 고갈과 같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화학의 기여가 필수적이며, 실제로 신재생 에너지 개발, 친환경 소재 창출, 의약품 생산, 식량위기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현되고 있다.

화학이 우리의 일상생활부터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됨에 따라 화학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화학적 지식과 사고의 본성을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의 개발과 개선 노력도 중요해졌다. 특히 최근 제4차 산업혁명, 코로나 19 팬데믹 등에 의한 사회문화적 흐름과 교육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교육의 목적과 방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국내 화학교육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교수·학습방법 개발, 디지털 기반의 학습 환경 구축 등 다양한 연구와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교육 분야의 연구 동향을 파악해보며 과거와 현재 화학교육 분야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해보는 것은 미래 화학교육 연구의 방향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한편, 국내 화학교육 연구자들은 대한화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 이하 JKCS)를 포함하여 한국과학교육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초등과학교육(Journal of Korean Elementary Science Education) 등을 통해 화학교육 관련 연구 및 학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JKCS는 국내 화학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지로, 순수 순수화학, 응용화학 및 화학교육 등 화학 전반에 걸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다. 실제 한국학술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에 따르면, 2002년도부터 2024년 10월까지 연간 평균 78건, 총 1,791건의 연구가 발표되었을 만큼 국내 화학 연구자 간의 지식 교류와 협력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고, 화학교육 연구자들에게도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국내 화학교육 연구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내 화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JKCS를 중심으로 국내 화학교육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며 화학교육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논의해보고자 한다.



본 론


1. 분석 방법


2000년부터 2009년까지 JKCS를 포함한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된 화학교육 연구의 동향을 분석한 선행연구(한재영과 이상철, 2012)를 고려하여, 본고에서는 2010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최근 15년 동안 발표된 연구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을 위하여 해당 기간에 JKCS에 발표된 논문의 연구 제목 및 분야, 연구 방법 등을 확인한 후 화학교육(이하 교육학) 논문을 분류하고 연도별 등재 편수를 정리하였다. 이후 과학교육 분야에서 연구 동향을 분석한 선행연구(박지영 외, 2010; 장은진, 2018; 한재영과 이상철, 2012)를 참고하여 분석 범주를 선정하였으며, 예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내용에 수정을 거쳐 분석틀을 확정하였다. [표 1]은 최종 확정된 분석틀을 나타낸 것이며, 이중‘연구 주제’와 관련된 세부기준은 [표 2]와 같다.

2. 분석 결과


2.1. 연도별 논문 등재 편수


연도별 논문 등재 편수를 정리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표 3]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JKCS

에 등재된 논문은 총 1,113편으로, 2024년 12월 발행 예정인 논문을 제외하더라도 연평균 74.2편의 연구가 발표

될 만큼 그 수가 상당했다. 전체 논문 중 교육학 분야의 논문은 246편(22.1%)이었으며, 매년 16~17편 정도의 논

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내용학 분야의 논문은 867편(77.9%), 연평균 57~58편으로, 교육학 분야의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림 1]과

같이 내용학 분야의 연구는 최근으로 접어들수록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여 그 수가 확연하게 감소하고 있다.

JKCS에서 다루어지는 내용학 분야의 연구 주제가 화학의 기초 및 응용 지식 전반임을 고려한다면 두 분야의 양적 차이보다는 각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의 학문적 기여도나 교육적 효과 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2. 연구 대상


연구 대상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예비교사’, ‘현직교사’, ‘대학교수’, ‘문헌’으로 분류하였으며, 하나의 연구에서 복수의 연구 대상을 포함하는 경우 모두 중복하여 합산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에 따르면, 연구 대상 측면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나타낸 것은 문헌으로 61편(24.3%)이었으며, 예비교사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각각 48편(19.0%), 47편(18.7%)으로 그 수가 많았다. 반면, 초등학생이나 대학생

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었는데, 이는 초등과학교육을 주된 연구 주제로 삼는 학술지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분과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특징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향을 고려하여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을 ‘학습자’로, 예비교사 및 현직교사, 대학교수를 ‘교수자’로 범주화하는 경우, ‘학습자’와 ‘교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각각 103편(41.0%), 87편(34.7%)으로 분류되므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 중등 및 고등교육 측면에서의 화학교육 연구가 JKCS에서 풍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화학교육 연구에 대한 연속성과 깊이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생이나 대학생, 대학교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지금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3. 연구 방법


연구 방법은 연구 설계 측면에서‘양적 연구’‘, 질적 연구’ 및 ‘혼합 연구’로 구분하되, 연구 수행을 위해 수집한

자료의 종류를 함께 분석하였다. 수집 자료는‘설문지’, ‘면담’, ‘산출물’, ‘수업상황’, ‘문헌’등으로 구분하였으며, 하나의 연구에서 2가지 이상의 자료를 수집한 경우 모두 중복하여 합산하였다. [표 5]는 연구 설계에 따른 분류 결과를, [표 6]은 연구 방법(연구 설계 및 수집 자료)에 따른분류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연구 설계 측면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나타낸 것은 질적 연구로 93편(37.8%)이었으며, 이어서 혼합 연구가 88편(35.8%), 양적 연구가 65편(26.4%)으로 나타났다[표 5]. 수집 자료 측면에서는 설문지를 활용한 연구가 131편(35.0%)으로 가장 많은 빈도를 나타냈으며, 이어서 면담 70편(18.7%), 문헌 69편(18.4%), 산출물 59편(15.8%), 수업 상황 45편(12.0%)이었다[표 6]. 또한 연구 설계와 수집 자료 측면을 함께 분석한 결과‘설문지를 활용한 혼합 연구’가 62편(16.6%)으로 가장 많이 수행되었으며, 이어서 ‘설문지를 활용한 양적 연구’ 및 ‘면담을 활용한 질적 연구’가 각각 39편(10.4%)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설문이나 면담을 통한 연구가 주를 이루는 교육학 분야의 일반적인 연구 동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복잡한 교육 현상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실질적인 교육 활동 개선을 위하여 연구 자료의 ‘삼각측정(triangulation analysis)’을 통해 연구 결과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도 판단된다.



2.4. 연구 주제


연구 주제는 ‘과학 지식’, ‘학습이론’, ‘학습효과(인지적)’, ‘학습효과(정의적)’, ‘학습맥락’, ‘교육과정’, ‘평가’, ‘교사교육’, ‘과학철학’, ‘교육공학’, ‘비형식 과학교육’, ‘문헌’등 12개로 세분화하여 분류하였으며, 하나의 연구에서 2가지 이상의 주제를 포함하는 경우 모두 중복하여 합산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7]과 같다.

연구 주제 측면에서는 교사교육을 주제로 하는 연구가 73편(27.9%)으로 가장 많았으며 매년 꾸준히 수행되고 있었다. 인지적 측면에서의 학습효과를 다룬 연구도 54편(20.6%)으로 상당수 확인되었으며, 과학 지식과 교육과정을 주제로 한 연구도 각각 37편(14.1%), 35편(13.4%)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학습이론, 학습맥락, 평가, 과학철학, 교육공학, 비형식 과학교육 및 문헌을 주제로 하는 연구는 평균적으로 매년 1편 미만의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특히 학습이론이나 과학철학, 비형식 과학교육과 관련된 연구는 그 수가 현저히 적었다. 그런데 연구 대상 분석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현재 잘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주제라도 새로운 발견을 통해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져올 수 있으며, 미래 예상치 못한 교육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실제 과거 정보통신기술(ICT)을 교육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교육 분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JKCS에서 다루어지는 화학교육 연구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연구 주제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

한편, [그림 2]에 제시된 연도별 연구 주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 교사교육을 주제로 하는 연구는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 과학지식과 관련된 연구는 꾸준히 감소하여 2019년 이후부터는 한차례도 수행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핵심역량의 함양을 강조하는 최근의 교육 환경 변화를 고려하여 화학 지식 그 자체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이나 비판적 사고력, 창의성 등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교사교육 방법에 관한 연구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2021년 이후부터는 교육공학을 주제로 하는 연구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표 8]에 제시된 최신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연구(김은지와 김현경, 2022; 양희선 등, 2024; 윤지현 등, 2021, 이성재 등, 2023)와 같이 교육공학 관련 연구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타 교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형평성, 교사의 역할 등에 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므로,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정보통신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한 화학교육 연구자들의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결 론


연구 동향에 대한 분석은 그 자체로 연구의 발전을 이끌수 있어 연구 분야의 성격에 맞게 체계적이고 정기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2010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JKCS에 게재된 화학교육 관련 논문246편을 분석하여 국내 화학교육 분야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JKCS에서 화학교육 연구는 전체 논문 중 약22%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교육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연구 대상과 연구 주제 측면에서 꾸준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질적 연구와 혼합 연구를 중심으로 화학교육 현상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려는 시도가 확인되었다. 다만, 특정 연구 대상과 주제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적은 수의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화학교육 연구의 연속성과 깊이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JKCS가 교육과정 개발, 교수·학습 방법 혁신, 평가 체제 개선 등 화학교육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내 화학교육 분야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학습이론이나 과학철학 등의 이론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편, 2028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수능 체제에서 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폐지는 화학교육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출제 영역이 ‘통합과학’으로 변경됨에 따라, 초·중등교육의 새로운 평가 체제에 부합하는 화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JKCS에서 다루어지는 화학교육 연구가 학문적 탐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교육 현장의 변화와 긴밀하게 연계된다면 JKCS는 화학교육 연구의 선도적인 학술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화학교육 연구자들의 노력은 국내 화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선도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은지, 김현경.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융합 수업 프로그램에 대한 중학교 영재 학생 및 예비 교사의 인식 조사. 대한화학회지 2020, 65, 96.

  2. 박지영, 류설진. 김희백, 한국의 생물교육 연구 동향. 생물교육 2010, 38, 391.

  3. 양희선, 안성혁, 김승현, 강성주. 분류 모델을 활용한 AI 기반 화학 I 수업의 효과에 대한 연구. 대한화학회지 2024, 68, 160.

  4. 윤지현, 천지혜, 강성주.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Arduino-Electrochemical Cell and the Exploration of Educational Possibilities from the Perspective of Learning by Making. 대한화학회지 2021, 65, 219.

  5. 이성재, 김성기, 백성혜. 동적 평형 학습에서 준미시적 표상 접근을 위한 스크래치 활용 수업의 효과. 대한화학회지 2023, 67, 241.

  6. 장은진. 국내 비형식 과학 교육 연구 경향 분석: 교육적 관점을 중심으로. 과학교육연구지 2018, 42, 293.

  7. 한재영, 이상철. 국내외 학술지를 토대로 분석한 화학교육 연구의 최근 동향 비교. 대한화학회지 2012, 56, 290.






정 도 준 Dojun Jung


•부산대학교 화학교육과, 학사(2007. 3. – 2013.8.)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화학교육전공, 석사(2015.3. - 2017.8. 지도교수: 남정희)

•부산대학교 대학원 과학교육학과 화학교육학전공, 박사(2017.9. – 2020.8. 지도교수: 남정희)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사(2014.3. - 현재)

•부산대학교 화학교육과 강사(2021.3.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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