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화학과그린유기합성 연구실
- 12분 전
- 4분 분량

하루의 시작
유기합성 연구실의 하루는 생각보다 작은 장면에서 시작됩 니다. 누군가는 Blue LED를 끄며 전날 걸어둔 반응을 확인하 고, 누군가는 TLC plate를 잘라 spot을 찍습니다. 또 다른 누 군가는 NMR 데이터를 열어 예상했던 생성물이 잘 합성되었는지 확인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 같이 기뻐하지만, 대부분 의 날들에는 ‘왜 생각한 대로 반응이 안 됐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남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일상도 바로 이런 질문에 서 시작됩니다.

가시광선을 이용한 친환경 유기합성을 향해
우리 연구실은 부산대학교 화학과 우상국 교수님의 유기합 성 연구실입니다. Green Organic Synthesis라는 연구실 이름처럼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유기합성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시광선과 가시광선 광촉매를 이용해 새로운 유기반응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탄소-탄소 결합 형성 반응 과 생리활성 분자 합성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 다. 우리 연구실은 단순히 가시광선을 이용해 반응을 개발하 는 곳이라기보다, 반응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조금씩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해 가는 공간에 더 가깝습니다. 연구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Blue LED 아 래에 놓인 작은 유리 시험관들입니다. 겉으로는 용액이 담긴 작은 유리관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가설과 수정한 조건이 실 제로 작동하는지를 오래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시약을 넣을지, 어떤 용매를 사용할지, 어떤 촉매를 사용할지, 어떤 파장의 빛을 조사할지, 반응을 얼마나 보낼지 등의 많은 고민들이 모여 하나의 작은 시험관 안에 담깁니다.


실패를 딛고 앞으로 한 걸음 더
물론 실험 결과가 항상 기대한 대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TLC에서 예상하지 못한 spot이 생성물의 spot과 겹쳐 보이기 도 하고, NMR에서는 생성물보다 출발 물질이나 부산물이 더 크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결과가 단순한 실패처럼 느껴 지지만, 연구실 생활을 하다 보면 실패한 반응도 중요한 정보 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원하는 생성물이 왜 나오지 않았는 지, 출발 물질은 왜 남았을지, 부산물은 예상한 메커니즘에서 어떤 경로로 생겼을지 고민하다 보면 다음 실험의 방향이 조금 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잘된 결과만큼이나 잘되지 않은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연구에서 생기는 고민은 교수님을 포함한 연구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누며 해결해 나갑니다. 우리는 매주 교수님과 각자의 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실험 방향을 함께 논 의합니다. 단순히 결과만을 보고하는 시간이 아니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다음에는 어떤 조건을 바꿔보면 좋을지, 문 헌에서는 어떤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을 정리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실험을 하다 보면 혼자서는 놓치기 쉬 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그리고 구성원들과 토의 를 통해서 데이터를 다시 바라보면, 틀렸다고 생각하던 결과 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됩니다. 격주로 진행되는 랩미 팅도 중요한 시간입니다. 랩미팅에서는 각자의 연구 진행 상 황을 발표하거나, 최근 논문을 함께 공부하기도 하고, 알아야 할 중요한 반응들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합니다. 발표를 준비 하면서 자신의 연구를 정리하고, 더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법 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구성원의 질문을 들으면서 미 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유기합성 연 구는 조건 하나, 시약 하나, 분석 결과 하나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의 실험을 함께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많은 경험을 쌓기도 하고,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발전적이고 좋은 생각들이 많이 나옵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짧은 질문 하나가 다음 실험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화학과 화합, 함께하는 우리
우리 연구실의 또 다른 장점은 구성원들 사이의 활발한 소 통입니다. 각자가 맡은 프로젝트는 조금씩 다르지만, 실험실 안에서는 서로의 연구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TLC stain을 고민하고 있으면 옆에서 어떤 stain을 써보면 좋을지 이야기해 주고, NMR peak 해석이 애매할 때 는 같이 스펙트럼을 보며 의견을 나눕니다. 컬럼 조건 같은 실 험적인 팁부터 논문 검색, 발표 자료 구성까지 선배와 동료에 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험 이 잘 되지 않을 때, 혼자 고민에 빠져 있고 막혀 있는 것이 아 니라, 연구실 구성원들과 함께 분석하고 원인을 추측해서 다 음 실험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연구실 생활에서 큰 힘이 됩 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맞닥뜨렸을 때, 함께 해결해 나가기에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일은 연구자로서 즐거움을 얻는 과정이 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구성원들도 함께 생활하며,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연구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 고 지냅니다. 실험실에서는 한국어, 영어, 그리고 화학이라는 공통 언어가 함께 오갑니다. 처음에는 이런 환경이 낯설게 느 껴졌지만, 함께 실험하고 토론하니 자연스럽게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연구실은 단순히 실험 기술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협 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생에서 연구자로
대학원에 들어오기 전에는 유기화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주로 교과서와 다른 책들을 통해서 반응을 이해하는 일이라 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실에서의 유기화학은 조 금 다릅니다. 교과서에는 반응식과 수율이 깔끔하게 적혀 있 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결과가 뿅 하고 나오지 않습니다. 실 험실에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두고 그 원인부터 생각해야 하 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약의 상태, 용매의 선택, work-up 과정, 분석 조건 등 교과서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 수많은 요소들이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 점에서 연구실 생활은 유기화학을 ‘아는 것’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넘어가는 과정 이라고 느낍니다.
가장 크게 배우는 것은 적극적으로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태도입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이나 선배가 알려주는 조건을 따 라 실험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음 실험은 무엇을 하면 될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예상했던 메커니즘에서 어 떤 부분이 진행이 안 되었을까?’, ‘어떤 조건들을 바꿔야 할까?’, ‘어떤 방법이 내 연구에 효율적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실험 결과를 표로 정리하고, 논문을 찾아보고, 다음 조건을 고 려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연구자의 사고방식을 배워 갑니다.

우리 Green Organic Synthesis 실험실은요
우리 Green Organic Synthesis Lab은 가시광선 광촉매 를 이용해 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유기 합성법을 만들고자 하는 연구실입니다. 실험을 배우고, 실패를 해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좋은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 기 위해 고민하고 훈련하는 공간입니다. 오늘도 우리 연구실 에서는 누군가 Blue LED를 켜고, 누군가는 TLC를 확인하고, 또 누군가는 NMR 데이터를 보며 다음 실험을 고민하고 있습 니다. 작은 유리 시험관 안에서 시작된 반응 하나가 고민으로 이어지고, 그 고민 속에서 얻은 생각들이 성공적인 실험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연구자로서 매일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실험실은요! ” 는 딱딱한 광고 같은 연구실 소개가 아닌 연구실의 구성원(대학원생 및 학부생)이 자유롭게 연구실의 구성원, 연구 내용, 또는 연 구실의 특별한 점 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알리기 위한 코너입니다. 특별히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원고를 작성해주 신 분들께는 소정의 원고료도 드립니다. 무료로 실험실도 홍보하고 원고료도 챙길 수 있는 기 회를 학생들이 잘 활용해 주었으면 합니다. 문 의 사 항 이나 작성한 원고는 코너 담당 편집위원이신 주정민 교수님(jmjoo@khu.ac.kr)께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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