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실패는 없다.
-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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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호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에서는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김종승 교수님은 공주사범대학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공과대학교에서 1993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 고 휴스턴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07년부터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암세포에만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그 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약물전달 복합체’ 연구로 세 계 화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교수님은, 형광 프로브, 광역학치료(PDT), 테라노시스 나노플랫폼 등 진단과 치료를 통합하는 차세대 분자 의학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700편 이상의 국제 학술지 논문, H-Index 140, 피인용 수 73,000회라는 탁월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10년 이상 Highly Cited Researcher 로 선정되며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인정받아 왔으며, 2017년 인촌상, 2022년 한국과학상(대통령상), 2025년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명실상부 한국 생유기화학의 선도자입니다.
[모더레이터: 주정민 교수(경희대학교 화학과)]
Q1. 연구 분야가 초기의 캘릭스아렌· 중금속 검출 유기화학에서 생유기화학, 나아가 테라노시스 나노의 학으로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방향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1989년 미국 텍사스텍 대학교(Texas Tech University)로 유학을 떠나 Richard A. Bartsch 교수님의 지도 아래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Bartsch 교수님은 호스트
-게스트 화학(host-guest chemistry) 분야에서 크라운 에테르 (crown ether)와 같은 거대고리 화합물(macrocyclic com-pounds)을 주로 연구하고 계셨고, 저도 그 연구실에서 금속 결 합, 바이오 분자 결합을 위한 다양한 화합물 합성에 주력했습 니다. 1993년 박사 학위를 마치고 휴스턴 대학교(University of Houston)의 Jay K. Kochi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 으로 라디칼 화학(radical chemistry)을 연구했는데, 고전적인 화학 분야로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1994년 논산의 건양대학교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독립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 각한 것은 지도교수님이 하시던 크라운 에테르 연구를 그대로 이어가면교수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호스트-게스트 분자 가운데 교수님이 다루지 않았던 캘릭스아렌(calixarene)이라는 물질을 선택했 습니다. Calix[4]arene은 벤젠 고리 네 개가 컵 모양으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의 거대고리 화합물인데, 합성이 까다롭고 건양대에서는 대학원생도 거의 없어서 혼자 실험하며 유도체를 만들어야 했기에 상당히 힘든 시기 였습니다.
2003년 서울의 단국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캘릭스아렌 연구를 계속했지만, 이 물질을 어디에 응 용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 분야와 생물학 분야 두 갈래가 있었는데, 생물학 쪽이 더 큰 의미가 있 겠다는 판단 아래 생물학 분야 응용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문제는 생물학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었고, 관 련 논문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캘릭스아렌이 세포에 업테이크(uptake)되는 과정을 형광으로 확 인해야 했기 때문에 형광 기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고, 이때 이화여자대학교 윤주영 교수님에게 큰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캘릭스아렌 자체에 세포 독성이 있어서 살아 있는 세포 연구에 한계가 드러났 고, 이를 계기로 독성이 적은 다른 형광 물질과 바이오 분자 연구로 점차 무게중심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2007년 고려대학교로 부임한 것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캘릭스아렌 연구는 줄이고 형광 프로브, 약물 전달 시스템, 광역학치료(PDT) 등 바이오 응용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장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바이올로지 쪽에 응용하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연구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Q2. 교수님 연구실의 핵심 주제인 '테라노시스(Theranostics)', 즉 진단과 치료의 통합을 한 마디로 설명 해 주십시오. 이 개념이 기존 의학·화학 연구와 어떻게 다른지 학생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 부 탁드립니다.
테라노시스(Theranostics)는 치료를 뜻하는 테라피(therapy)와 진단을 뜻하는 다이아그노시스(diagno-sis)를 합쳐 만든 합성어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암 에 걸린 환자가 항암제를 복용하면, 약물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암 조직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약물이 정말 암세포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려면 두세 달 뒤에 병원을 다시 찾아가 암의 크기가 줄 었는지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약이 정말 목표 지점에 도착했는지도 확신하기 어려운 것이 기존 방식의 한계였습니다.
테라노시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암제에 형광 프로브를 결합하는 접근법입니다. 평소에는 형 광이 전혀 나오지 않다가,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특정 효소에 의해 약물이 방출(release)되는 순간에만 형광 이 환하게 켜지도록 분자를 설계합니다. 이렇게 하면 약물이 정확히 암세포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약효가 발휘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2012년 JACS 표지 논문으로 처음 발표한 것이 바로 이 테라노시스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형광 물질이 암세포 타깃을 통해 특정 효소에 의해 켜지는 것까지는 알려져 있었지만, 거기에 약물을 결합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형광 프로브에 약물을 달아서 암세포에 도달하면 효소에 의해 절단(cleavage)이 일어나고, 동시에 약물이 방출되면서 형광이 켜지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입니다. 이 연구를 함께 설계하고 합성한 핵심 인물이 바로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이민희 교수(현 중앙대학교 교수)로 저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제자입니다.

Q3. 광역학치료(PDT)와 형광 프로브 연구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계십니다. 특히 자부심을 느끼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십시오.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광역학치료(PDT, photodynamic therapy)이고, 둘째는 알츠하 이머 진단 연구입니다. 먼저 광역학치료에 관해서입니다. 병원에서 쓰이는 항암 화학요법(chemotherapy) 의 약물은 본질적으로 독극물입니다. 이 독극물이 모근 세포처럼 약한 세포부터 공격하기 때문에 머리카락 이 빠지고, 구토와 체중 감소, 설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따릅니다. 테라노시스로 선택성을 높여도 결국 독성 있는 약물을 체내에 주입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서는 약 15년 전부터 독성 물질 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암을 치료하는 광역학치료에 뛰어들었습니다. 광감각제(photosensitizer)라는 유기 화합물에 빛을 조사하면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이 발생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인 데, 핵심은 짧은 시간에 약한 빛만으로 ROS를 얼마나 많이 생성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이 분야는 전 세 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며, 저희도 꾸준히 성과를 내며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알츠하이머 진 단 연구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와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의 응집(aggre-gation)이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기억 상실로 이어지는 질환인데,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았 습니다. 현재 진단 방법은 PET이나 MRI 같은 고가의 영상 장비(한 번에 180만~300만 원)에 의존하거나, 약 3시간에 걸친 문진에 80% 이상을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저희는 형광 프로브를 이용해 아밀로이드 베타 의 베타 시트(beta-sheet) 구조에 결합하면 형광이 켜지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광주 치매코호트 연 구단과 공동으로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와 대조군의 뇌척수액에 적용하여, 두 그룹을 성공적으로 구분하는 결과를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조기 진단입니다.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도 이미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이 시작되었을 수 있고, 만약 그것을 10~20년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면 식이요법이나 생활습관 관 리를 통해 발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광주 치매코호트에서 약 10여 년 간격의 혈액 샘플을 확보하여 이 연구를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당뇨병 환자가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듯이 혈액 한 방울만으로 알츠하이 머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이 주제로 국제 저명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여 심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Q4. 알츠하이머, 암, 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에 걸쳐 형광 프로브를 개발하고 계신데, 이처럼 폭넓은 적용 분야를 다루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이며, 연구실 내에서 이를 어떻게 운영· 관리하십니까?
다양한 질환을 다루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저희가 약물 자체를 새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형광 프로브와 약물 전달 시스템이라는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질병 모델을 타깃으로 할 것이냐인데, 저는 항상 임상 현장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치 질환(unmet medical needs)에 주목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삼중 음성 유방암(TNBC,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입니다. 전체 여성 암의 약 25%
가 유방암이고, 그중 약 15%가 삼중 음성 유방암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가 암세포에 들어가려 면 세포 표면의 수용체(receptor)에 결합해야 하는데, TNBC는 세 가지 주요 수용체가 모두 없어서 어떤 약 을 써도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치료제가 없어 환자는 일반적인 유방암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수용체 없이도 수동적 침투(passive penetration)로 세포막 을 뚫고 들어가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DNA를 파괴하는 화합물을 개발하여 2020년 Chem 저널에 발표했고, 마우스 실험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확인 했습니다.
이처럼 폭넓은 질환을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이유 는, 각 질환 분야의 임상 전문의들을 직접 초청하여 함께 공부하고 세미나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의학 지식이 깊은 것이 아니라, TNBC를 연구하는 의사 선생님들,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신경과 전문의들 을 모셔서 그분들의 강의를 듣고, 임상 현장의 문제 점을 정확히 파악한 뒤에 화학자로서 해결책을 제시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운영합니다. 현재 연구실의 주 요 축은 크게 삼중 음성 유방암, 알츠하이머, 그리고 광역학치료 세 가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5. 700편이 넘는 논문과 H-Index 140이라는 성과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처럼 높은 연구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보다 연구 환경이 어려웠던 초기에 오히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고려 대학교에 부임한 뒤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와 중국 출신 박사후 연구원을 다수 받아들 였습니다. 이들이 좋은 아이디어도 내고 열심히 연구하여 성과를 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이 박사후 연구 원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연구실에서 다시 학생을 저에게 보내고, 거기서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다시 공동연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연구실에 중국 학생이 5~6명, 인도 학생이 2명 정도 있고, 이전 포스닥이 교수가 된 뒤 그 제자를 다시 보내는 일도 빈번합 니다. 그래서 제 논문 목록을 보시면 국제 공동연구가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 연구 환경이 논문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고, 저 역시 질적 관리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논문을 조금 더 발전시켜서 좋은 저널에 내자 고 독려하면서, 학생들도 많이 참아 주고 노력해 준 덕분에 높은 수준의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수 있었 습니다. 그 결과 피인용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Q6. 기초화학 연구가 실제 임상·상용화로 이어지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립니다. 교수님의 연구가 실제 환 자 치료에 적용되기까지 어떤 단계가 남아 있으며, 산학 협력이나 기술이전 측면에서 경험을 공유해 주십시오.
삼중 음성 유방암(TNBC) 치료제 개발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비임상 및 전임상 시험이 필수 적인데, 화합물 하나당 약 7억 원의 비용이 들고 유도체를 여러 개 만들어야 하니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연구재단의 지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창업 직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바이오 업계 전체가 백신 쪽으로 쏠렸고, 이후에도 바이오 분 야의 투자 환경은 회복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창업 회사는 사실상 휴지 상태 이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여 본격적으로 키워 나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소규모 기술이전은 진행하고 있어서, 저희가 개발한 물질 가운데 흥미로운 것들을 기업에 이전하는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병원 쪽에서도 임상 적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전임상 단계를 거쳐야 하
고, 그 과정에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결국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가장 안타 까운 부분입니다. 바이오 투자 환경이 회복되어 다시 추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7. 오랫동안 국제 화학계와 긴밀히 교류하고 계십니다. 세계 화학 연구의 트렌드 속에서 한국 화학 이 강점을 가져야 할 분야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국제 교류는 의도적으로 관리한다기보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측면이 큽니다. 국제학 회에 참석하면 비슷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만나게 되고, 서로 아이디어를 교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동연구가 시작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연구실을 거쳐 간 박사후 연구원들이 중국, 인도, 미국 등으로 돌아가 교수가 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공동연구를 이어가고 있어서, 그 네트워크가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국제공동연구 과제도 있지만 금액이 적어서, 그것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자발적 으로 네트워크를 넓혀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학회에 나가면 Nature나 Science 급의 수준 높은 연구를 직접 접하게 되는데, 그런 자극이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나도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 봐야겠다 는 의욕을 불러일으킵니다. 한국 화학이 강점을 가지려면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최전선의 연구 트렌드를 늘 체감하면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연구 주제를 발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8. 지금까지 수십 명의 박사를 배출하셨는데, 대학원생이나 젊은 연구자들에게 연구자로서 가장 강 조하시는 덕목이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수십 명의 박사를 배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연구재단의 과제 지원과 BK21 사업을 통한 학 과 차원의 재정적 뒷받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학생을 지도할 수 있었고, 좋은 성과를 함께 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성실성, 특히 시간 엄수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오 전 10시까지 출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밤늦게까지 실험하는 학생도 있지만 오후에 느지막이 나 타나는 습관이 들면 통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대신 건강을 위해 저녁에는 일찍 퇴근하고 아침에 일찍 나오라고 합니다. 수십 년간 이 원칙을 지켜 오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연구 노트를 꼼꼼히 기록하는 것을 항상 챙깁니다. 그리고 주 1회 그룹 미팅으로 전체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월 1회 개별 면담을 통해 각 학생의 연구를 세부적으로 점검하며 방향을 잡아 줍니다. 학생 수가 많다 보니 개별 면담만 해도 일주일 이상 걸리지 만, 일대일로 만나야 디테일한 디렉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빠뜨리지 않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Q9. AI와 빅데이터가 신약개발과 분자 설계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서 AI· 계산화학의 역할을 어떻게 전망하시며, 앞으로 '차세대 분자 테라노시스'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I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도킹 연구(docking study)나 계산화학 (computational chemistry)을 통한 약물 설계는 많이 이루어져 왔는데, 최근 AI의 가장 큰 특징은 다루는 데 이터의 범위가 비교할 수 없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저희 가 실제로 합성하여 동물실험(마우스 스터디)까지 마치고 항암 효과가 매우 좋았던 후보 물질들을 AI에 넣 어서 거꾸로 검증해 보았더니, AI는 오히려 그 물질이 좋지 않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아직 약간의 오차 가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AI는 분명 시대의 흐름이고, 데이터가 축적되고 정확도가 높아지면 약물 전달 시 스템(drug delivery system) 연구에서도 필수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도 제가 AI를 잘 모르기 때문에 컴퓨터공학과 AI를 전공하시는 분과 연계하여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뒤처지면 안 되니까 요. 차세대 분자 테라노시스 연구가 나아갈 방향도 이와 맥을 같이합니다. 알츠하이머 진단이든 항암제 개발 이든, 앞으로는 AI가 큰 도움을 줄 것이고 저희도 이미 이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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