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기반 노화 연구실(2026년 5월호)
- 5월 1일
- 5분 분량

포항시 남구 지곡로 127번길 50, 화학관 320호
054-279-2101

POSTECH 분자기반 노화 연구실(연구책임자 화학과 장영태 교수)은 화학적 방법으로 살아있는 세포 내부의 분자 현상을 직접 관찰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생명과학은 오랫동안 유전자 분석과 생화학적 정량 측정을 통해 세포 기능을 이해해 왔지만, 실제 생명현상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동시에 변화하는 동적 과정이다. 연구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 설계와 합성, 반응성 화학, 이미징 물리학, 세포생물학을 통합하여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의 생명현상”을 측정하는 화학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포는 동일한 유전 정보를 가지더라도 대사 상태, 스트레스, 분화 단계, 노화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적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실은 이러한 세포의 상태를 직접 판별할 수 있는 형광분자를 설계하여 세포 집단의 평균값이 아니라 개별 세포의 상태를 구분하는 정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질병 발생 초기 단계의 미세한 변화를 탐지하고,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 기능 변화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실의 궁극적 목표는 “보이지 않는 생명현상을 측정 가능한 물리량으로 변환하는 화학 기술”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질병 진단·치료·노화 제어 연구에 새로운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1. 구체적 연구 추진 현황
연구실은 세포 선택적 분자영상 기술을 중심으로 여러 층위의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1. 세포 상태 선택적 형광 프로브 개발

기존 염색법은 특정 단백질 발현 여부만을 기반으로 세포를 구분하므로 기능 상태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실은 세포 표면 수송체 활성, 막 지질 조성, 당쇄 구조, 세포 내 환원 환경, 대사 반응성 등 화학적 차이를 이용하여 세포 상태를 구분하는 프로브를 개발하였다[그림 1].
이 접근법은 특정 표적 분자를 인식하는 방식을 넘어서 세포 전체의 생리적 상태를 반영하는 반응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동일 세포 유형 내에서도 기능적으로 다른 하위 집단을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암 줄기세포, 분화 단계가 다른 줄기세포, 기능이 저하된 노화세포 등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직접 식별할 수 있다.
2. 단백질 응집체 및 생체 콘덴세이트 이미징
세포 내부에서는 단백질들이 동적으로 모이고 흩어지며 기능적 구조체를 형성한다. 이러한 응집체는 스트레스 반응, 신호 전달, 신경퇴행성 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기존 형광 단백질 태깅 방법으로는 자연 상태 관찰이 어렵다.
연구실은 응집체 내부 환경의 극성, 점도, 분자 밀도 차이를 감지하는 화학 프로브를 개발하여 특정 단백질을 표지하지 않고도 구조체 형성과 해체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그림 2]. 이 기술은 세포 기능 변화의 초기 단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분석 도구가 된다.

3. 초광안정 형광염료 및 장시간 단분자 이미징

단일 분자 수준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추적이 필수적이지만, 기존 형광염료는 광표백으로 인해 수 초 내 관찰이 종료된다. 연구실은 분자 구조 설계를 통해 광화학 반응 경로를 제어하여 광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염료를 개발하였다[그림 3].
이 염료는 분 단위 이상의 장시간 단분자 추적을 가능하게 하며, 단백질 이동, 전사 활성, 세포막 수용체 동역학 등 기존에는 측정이 어려웠던 생체 분자 운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생명현상을 시간 축에서 이해하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제공한다.
4. 노화세포 특이적 이미징 기술
노화는 특정 유전자 변화가 아니라 대사, 분비,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실은 핵에서 세포질로 유출된 DNA, 당쇄 구조 변화, 막 성분 변화 등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이적 화학 지표를 기반으로 노화세포를 식별하는 프로브를 개발하였다[그림 4].
이 기술은 조직 내 노화세포 분포를 직접 측정할 수 있게 하며, 노화 억제 및 제거 전략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2. 국내외 연구성과
연구실은 화학적 접근으로 생명현상을 직접 관찰한다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며 분자영상 분야에서 독자적인 연구 축을 형성해 왔다. 기존 생명과학이 유전자 조작 기반 형광단백질 또는 항체 염색에 의존했다면, 본 연구는 외부 조작 없이 세포 자체의 화학적 상태를 읽어내는 방법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첫째, 살아있는 세포 상태를 구분하는 선택적 형광 프로브 플랫폼을 구축하였다[그림 5]. 이 기술은 특정 단백질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세포막 구성, 수송체 활성, 환원 환경, 대사 상태 등 복합적인 화학적 특성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동일한 세포 집단 내부에서도 기능적으로 서로 다른 하위 집단을 분리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암 줄기세포, 분화 단계 세포, 기능 저하 세포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단일세포 분석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세포 이질성 연구의 핵심 도구로 평가된다.

둘째, 단백질 응집체와 생체 콘덴세이트를 직접 관찰하는 이미징 기술을 확립하였다[그림 6]. 세포 내부 구조체는 막으로 구분되지 않는 동적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표지 방법으로는 자연 상태 분석이 어렵다. 연구실은 미세환경의 극성·점도·분자밀도를 감지하는 프로브를 이용해 구조체 형성과 해체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였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반응 및 신경퇴행성 질환 관련 초기 단계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 성과는 단백질 응집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을 실험적으로 분석 가능하게 만든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셋째, 초광안정 형광염료를 개발하여 장시간 단분자 이미징을 가능하게 하였다[그림 7]. 기존 형광염료는 광표백으로 인해 수 초 내 신호가 소멸되어 분자 이동이나 반응의 장기 동역학 분석이 제한적이었다. 연구실이 개발한 염료는 광화학 반응 경로 제어를 통해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켜 분 단위 이상의 단분자 추적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 기술은 단백질 이동 경로, 수용체 클러스터 형성, 전사 활성 변동 등 생명현상을 시간 축에서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 초해상도 이미징 기술의 관찰 시간을 확장함으로써 동역학 연구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였다.

넷째, 노화세포를 식별하는 화학적 바이오마커를 제시하였다. 노화는 특정 분자의 발현 변화보다 세포 환경 전체의 변화가 특징적인 현상이다. 연구실은 분비 DNA, 당쇄 구조 변화, 막 성분 변화 등 노화 환경을 반영하는 화학적 특징을 기반으로 노화세포를 직접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조직 내 노화세포 분포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노화 제거 치료 전략의 효과 평가 도구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 접근은 노화를 ‘시간 개념’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생물학적 상태’로 정의하는 연구 기반을 제공한다.

다섯째,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세포 기능 분석뿐 아니라 약물 평가, 치료 타겟 검증, 질병 모델 해석 등 다양한 응용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포 기능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생화학 분석 대비 예측력이 높아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의 기능 평가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그림 8]. 연구실이 제시한 화학 기반 분자영상 접근법은 기초 연구와 임상 응용을 아우르는 범용적 측정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장영태 교수는 20여 년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센프로(SENPRO)라는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을 창업하였다. 센프로는 Sensors & Probes의 의미를 담아, 독창적인 기술과 혁신을 통해 보이지 않던 생명의 신호를 밝혀내는 것을 지향한다. 센프로의 핵심 기술은 DOFLA (Diversity Oriented Fluorescence Library Approach) 기반의 플랫폼으로, 10,000개 이상의 형광 분자 라이브러리와 고속 이미징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줄기세포부터 다양한 분화세포, 노화세포에 이르기까지 특정 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지하고 관찰할 수 있는 고성능 이미징 프로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센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광안정성을 갖춘 유기 형광 염료 PhoenixFluor(PF)를 공동 개발하여, 세포 이미징은 물론 화학·생물학적 표지를 위한 다양한 기능성 시약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센프로는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와 “세포 페인팅 기반 차세대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굴” 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POSTECH
분자기반 노화 연구실

포스텍 화학과 분자기반 노화 연구실은 화학 합성, 분광 분석, 이미징 물리, 세포 생물학을 하나의 연구 흐름으로 통합한 융합 연구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은 특정 기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분자 설계 → 합성 → 물성 분석 → 세포 실험 → 이미징 해석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는 연구자가 현상의 한 부분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결과의 원인과 의미를 동시에 해석할 수 있게 만든다.
특히 교육 과정은 “도구를 사용하는 연구자”가 아닌 “도구를 만드는 연구자” 양성을 목표로 한다. 기존 생명과학 연구자가 장비와 시약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연구실 구성원은 주도적으로 새로운 분자를 설계하고 측정 원리를 구축하며 분석 방법까지 설계한다. 이는 연구자가 문제 해결 방식 자체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 철학에 기반한다. 연구 환경 또한 다양한 분야 협력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로 운영된다. 화학, 물리, 생명과학, 의학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실제 생명현상 문제에 적용하며, 새로운 측정 기술이 실제 연구 질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기초 연구 결과가 실제 생물학적 의미로 이어지는 과정을 빠르게 만든다.
연구실의 중장기 비전은 생명현상의 분석 체계를 정성적 관찰에서 정량적 측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생명과학 연구는 특정 유전자 발현 증가 또는 감소로 현상을 설명하지만, 실제 생명현상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화한다. 연구실은 이를 물리량으로 측정 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화학 센서를 개발하여 생명과학의 측정 해상도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질병 연구 패러다임 변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질병은 특정 분자의 유무가 아니라 세포 상태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관점에서, 연구실의 기술은 질병의 발생 이전 단계인 기능 변화 상태를 탐지하는 조기 분석 도구로 확장될 수 있다. 이는 치료 중심 의학에서 예방 중심 의학으로 전환되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연구실은 화학을 생명현상 측정의 언어로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이지 않는 생명현상을 실시간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통해 노화와 질병을 이해하고 제어 가능한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연구의 장기적인 방향이다. 이러한 연구는 기초과학의 확장뿐 아니라 정밀의학과 차세대 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반 기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