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2024-2025년<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 코너를 진행하며…
- 성완 박
- 12월 15일
- 10분 분량


화학세계는 2024, 2025년 2년간 24분의 화학자를 인터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바쁘신 중에도 인터뷰를 허락해 주신 24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을 섭외해 주신 이필호 대한화학회 회장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국내 화학계를 이끌고 계시는 화학자를 인터뷰하는 일은 그 분들의 전공 분야의 화학적 지식을 배움은 물론이고, 리더 연구자로서의 연구철학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 이 분들의 주옥 같은 인터뷰를 다시한번 되새기며 2년간의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 코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공자님 말씀과 같이 공부는 아무리 해도 미치지 못하는 듯이 애써야 하고 오히려 이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한다고 배웠고 이를 몸소 실천하며 보여 주려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포기하지 않는 자라고 학생들에게 항상 조언합니다. 학생들이 중간에 실험실 생활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라톤의 메달리스트와 같이 끝까지 달려야 해요. 중간에 타협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연구를 하다가 힘들면 중간에 그만두고 적당한 곳으로 취직하겠다고 하는 학생들이요. 저는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고 해요. 목표를 달성하라고요. 꼰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요즘 학생들은 견뎌내는 힘이 약한 것 같아요. 적당히 하고 적당히 사회에 순응하려고 하는 게 안타까워요. 최후의 승자가 되길 바랍니다. 최후의 승자는 포기하지 않아요.
[화학세계 2024년 1월호 인터뷰 기사 중]

이제 과학의 발전방향은 점점 더 융합성이 강조되어 현재까지 난제인 기술을 해결하거나, 새로운 미래기술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연구를 위해 공부해야 하는 분야도 다양해야 함과 동시에 연구의 목표도 학문의 융합성이 수반되는 창의적인 목표이어야 하므로 다양한 분야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종 분야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내가 잘 모르거나 못하는 부분을 빨리 배우고 흡수하는 좀 더 열린 연구자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화학세계 2024년 2월호 인터뷰 기사 중]

제가 하는 연구가 소자하시는 분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약간 손해라고 생각하면서 연구할 때 가장 공동 연구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다 가지려 하기보다는 때로는 나누고 때로는 양보하고 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활용하여 소자를 제작하는 공동연구자와의 많은 공동연구를 통해 소재의 특성을 피드백 받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실용화 가능한 소재로 방향성이 정해지기도 하고 우수한 국내 및 해외 공동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학세계 2024년 3월호 인터뷰 기사 중]

저는 유기화학을 전공해서 신약개발을 성공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저의 꿈과 회사의 목표가 같은 곳에서 연구를 하였으나 회사의 경영상황과 환경변화로 저의 꿈과 회사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게 되었고 이후 창업을 하여 같은 분야의 사업을 하려 했으나 벤처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하여서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사업분야로 확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분야의 집중연구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확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초창기에 제가 연구하는 분야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 제 생각이 너무 짧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하는 연구자는 새로운 분야의 기술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 없이 부딪히며 다른 분야와의 교류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화학세계 2024년 4월호 인터뷰 기사 중]

화학자로서 열심히 연구하고 교육을 하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공통적인 의무이지요. 하지만 우리들 각자가 어떤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연구와 교육을 하는가는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연구의 목적과 형태가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연구비나 교육 지원금을 배분하는 분야와 방식, 제공기관의 사업 목적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연구와 교육 경험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후배 교수님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기초기반 연구와 목적성 응용 연구를 동시에 혹은 단계별로 두 가지를 다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어서 권하고 싶습니다. 저보다 먼저 교수생활을 하신 선배 교수님들께서 각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서 기초 연구만 하신분들과 응용 연구만 하신 분들 그리고 두 가지를 다 하신 분들을 접해보면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지만, 이 두 가지의 연구가 다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화학세계 2024년 5월호 인터뷰 기사 중]

저는 화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하여 30년간 화학자로 살았고 그동안의 연구의 여정에서 공과대학의 교수로 살게 되었습니다. 이학으로서 화학과 공학에서 바라보는 화학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만, 공부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고민하고 고려해야 할 것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업이나 연구의 시작이 화학이었던 것이 한계나 제약으로 느껴진 적은 없었고, 오히려 다양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학문 분야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학부생으로서 화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스스로를 특별한 학문영역으로서 화학을 선택한 사람으로 정의하기보다는 단지 모든 것으로 향할 수 있는 기초학문을 배운다는 자세로 다양한 내용을 수용하고 섭렵하는 경험을 하기를 권하고자 합니다. 이미 지금은 학문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대학 입시에 전공과 무관하게 선발하는 비중이 늘어간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문·이과의 구분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기초 학문으로서의 화학의 비중과 가치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화학세계 2024년 6월호 인터뷰 기사 중]

화학이라는 분야를 정의하는 것이 이제는 불가능해질 만큼 화학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기도 하고, 또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초석이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로 확장과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종종 화학의 기본 혹은 화학 전공자만이 가지고 있는 기초 지식에 대한 중요성이 경시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현상 혹은 응용을 발견하고 나서 이러한 일들이 일회성의 발견이 아니라 근본적인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초 지식을 이용한 설명 혹은 새로운 기초 이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화학과의 오랜 역사 속에서 구축된 교과 과정의 습득을 통하여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혹은 연구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화학의 눈으로 물질세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화학세계 2024년 7월호 인터뷰 기사 중]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정해서 끝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연구 환경은 모르겠지만, 연구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공동연구 주제라 할지라도 노력하다 보면 그 주제에서 찾을 수 있는 금맥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연구, 인생, 모든 것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이루어지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입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조그마한 성취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성장시키면 가끔은 좋은 일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비 관련 연구와 본인의 관심이 일치하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본인이 정말 궁금한 연구 주제, 현재에는 답도 없고 길도 보이지 않지만, 평생 생각하고 궁금해할 주제를 가지고 있다면 뇌가 늙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화학세계 2024년 8월호 인터뷰 기사 중]

자연을 다루는 과학은 그 어떤 것보다 국경과 역사와 문화를 초월한 글로벌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지극히 지엽적이지만 내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를 지구 반대편 누가 동일한 관심과 열정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인류의 “특별한 소수”로 느끼게 합니다. 그 지엽적인 문제에서만큼은 나와 그가 걸음을 내딛는 만큼 인류 지식의 경계는 넓혀질 것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재미있고 가치가 있어도 무인도에서 열정을 갖기 힘든 이유는 우리의 노력을 누군가는 이해해 주고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의 동료들은 경쟁자이자 우리를 외로운 여정에서 길 동무해주는 동반자이기 때문에 그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것은 현대 과학자들에게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학세계 2024년 9월호 인터뷰 기사 중]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게 됨에 따라, 출연연구원의 연구원을 비롯한 과학기술자들은 국가 경제ᆞ산업 발전의 견인과 함께 향후 세계의 모든 국가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할 ‘환경의 지속성 유지’에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그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똑같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학세계 2024년 10월호 인터뷰 기사 중]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 성과에서 학생들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대학원은 사실 무엇을 개발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라는 연구의 방법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알려진 물질이나 방법보다는 새로운 물질, 새로운 방법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합니다. 새로운 물질이나 새로운 방법은 관련 분야 연구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연구의 발견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연구의 여정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화학세계 2024년 11월호 인터뷰 기사 중]

저는 그동안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고 이러한 부분이 저의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 출신으로 연구실에서 한평생을 보냈기 때문에 ‘과학’이라는 인식의 틀에서 정치를 바라보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정치는 제대로 쓰일 수 있는 실용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을 위해 쓰임 받는 정치를 하자라는 생각으로 국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독일 메르켈은 물리학자 출신이지만 16년간을 총리로 재임하면서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정책을 통해 독일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경제를 살려냈습니다.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이념과 정쟁에 매몰되어 있는 국회에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학세계 2024년 12월호 인터뷰 기사 중]

화학은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학문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명분이 있는 일에 화학자로서 가치 있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타 분야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끊임없는 지적 에너지를 가지고 다른 분야와 교류하시고, 협력연구에 적극적이며 열림 마음으로 연구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화학세계 2025년 1월호 인터뷰 기사 중]

연구 주제를 발굴해 내는 저만의 특별한 방법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유기 화학과 고분자 합성의 연결고리를 찾는 직관력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유기 반응일지라도 다수는 고분자 합성에 적용 불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 중 어떤 것들은 새로운 고분자를 탄생하게 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렇게 유기합성에서 고분자 합성으로의 연결고리를 찾아간 본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평이한 결론이겠지만 결국 학회나 세미나, 논문 등 동료 화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 영감을 얻게 되고 좀 더 고분자 합성에 맞게 최적화 단계를 거치면 새로운 고분자 합성법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여기에는 연구실 모든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운 좋으면 연구 테마 시작과 함께 바로 가능성을 확인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수많은 초기 실험들의 실패를 겪고 나면서 좀 더 반응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게 되고 1~2년 뒤에 성공할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피나는 노력과 수많은 토의를 거치면서 연구실 구성원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니 모든 연구실들이 그렇듯이 이런 교육적 측면이 가장 소중하다고 하겠습니다.
[화학세계 2025년 2월호 인터뷰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동일한 제품을 고객 쪽에서 자체제작을 하면서도 일부는 동우에서 구매하고 있었는데, 불경기로 수요가 줄었을 때 자체제작 라인을 끄고 동우제품을 구매한 경우였습니다. 품질 코스트를 포함한 가격 경쟁에서 자체제작 라인을 이겼기 때문이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고객 쪽에서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품질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을 때, 그것을 꾸준히 받아들이고 개선한 것이 오히려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졌고, 결국 불황에서 살아남는 계기가 됐던 것입니다. 해야 할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요구에 대응하여, 또는 스스로 개선점을 찾아, 더욱 깊이, 더욱 넓게 일하는 것이 성장과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화학세계 2025년 3월호 인터뷰 기사 중]

화학에는 상당히 넓은 연구 분야가 있습니다. 주로 학계에서 연구되는 학문적인 분야도 있는 반면에 회사에서 연구하는 실용적인 분야도 있지요. 어떤 분야의 연구를 하든지 화학이라는 단어에서도 설렘을 느낄 만큼 애정을 가지고 연구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용적인 응용과는 거리가 먼 기초연구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훌륭한 화학을 하면 그것을 통해서 학계에 기여할 수 있고, 실용적인 분야는 말 그대로 국가 발전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요. 창업을 생각하시는 연구자는 좋은 기술이 있다면 용기 있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화학세계 2025년 4월호 인터뷰 기사 중]

후배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가 누구에게 조언을 해 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조금 불편하고 민망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선배의 말은 그냥 참고 사항 정도라고 말해왔습니다. 경험이란 시대의 산물이고 모두 독특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유교적 학문 숭상의 문화가 과학기술 숭상으로 나타나던 산업화시대에 교육을 받았습니다. 젊은 연구자들은 IMF, 신자유주의시대에 태어나서 글로벌 금융위기시대에 자라고 지식의 틀과 내용이 울타리가 사라지며 변모하는 인공지능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글을 깨치기도 전에 스마트폰부터 접한 세대가 대학원생이 되고 있습니다. 조언이라기보다는 각자 맞닥뜨리는 시간과 공간에서 각자만의 고유한 방식을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공부와 연구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제자를 만나면 축복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영복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저마다 누군가의 제자인 동시에 누군가의 스승이니까요.
[화학세계 2025년 5월호 인터뷰 기사 중]

저는 항상 ‘모든 일에 곧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누구나 자신의 이상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약업계의 젊은 인재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William Ernest Henley의 시 ‘Invictus’의 마지막 두 행인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을 자주 인용합니다. 이 시는 제가 믿는 바, 즉 자신의 미래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과 의지, 열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르침을 전달합니다. (…) 저는 과도한 욕심보다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성공만을 추구하다 보면 자칫 일을 그르치기도 합니다. 저는 ‘성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항상 새기고 있습니다. 과도한 성공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처럼 자신의 분수를 지키고, 욕심을 버리며, 묵묵히 일을 수행하고 유종의 미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화학세계 2025년 6월호 인터뷰 기사 중]

기초과학의 경쟁력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지속 가능한 투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과학에서 당장 어떤 쓸모가 있는지를 묻고 요구하는 문화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들이 많지만,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과 연구 지원, 그리고 기초연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더 필요합니다. 특히, 도전적인 주제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실패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뿌리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한국에서 기초과학이 토대를 잡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산업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학세계 2025년 7월호 인터뷰 기사 중]

많은 화학소재 관련 CDMO 기업들이 당장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소재의 생산에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술들이 그렇듯이 유기합성 기반 소재 기술은 단기간에 성숙하기 어렵고, 오랜 기간 다양한 분자들에 대한 합성기술, 정제기술 및 경제성 등 많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당장에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으나, 더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연구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창업은 훌륭한 아이디어와 사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시작하지만, 그 외에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벤처 기업 육성에 대한 기반이 약한 환경에서는 창업의 성공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더욱 성숙한 아이디어와 향후 사업의 방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아울러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려는 도전정신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젊은 연구자들께는 용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시기를 조언합니다.
[화학세계 2025년 8월호 인터뷰 기사 중]

창업자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수많은 리더십 항목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통찰력과 판단력을 키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통찰력은 과학자로서 깊이 있는 지식이 있어야 가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깊이는 본질적 문제와 직결되는데, 단순한 피상적 지식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결하고 싶은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함양해야 합니다. 경영적으로는 판단력을 키워야 하는데, 벤처의 길은 역사적으로 볼 때 나라를 세운 군주와 같아서, 전례가 없는 길을, 앞에 닥치는 모든 문제를 뛰어난 판단력으로 대처하고 해결하며 열어가야 합니다. 과연, ‘나는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세계적 리더들이 걸어온 길을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화학세계 2025년 9월호 인터뷰 기사 중]

연구의 길을 접어드는 청년들은 많은 경우에 단기간에 실적을 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급하게 하지 말고 차근차근 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자기의 연구를 지도교수님과 열심히 하면 자기만의 연구 방향이 잡히게 되고, 그 방향이 잡히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이공계의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의 연구 성과를 통해서 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을 막고,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면, 연구자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에 제 연구를 통해서 이러한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화학세계 2025년 10월호 인터뷰 기사 중]

국내 연구 환경과 인프라는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과학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비 수주 환경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연구자들이 연구비 부족으로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은 무엇보다도 우려됩니다. 연구비 수주를 위한 평가 제도도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연구의 독창성보다는 수월성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연구자의 독창적인 연구 수행에 걸림돌이 됩니다. 또한 특정 연구자를 위해 기획된 과제보다는 일반 연구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 주도로 탑 다운 방식으로 과제를 설정하는 구조 역시 연구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학부생들의 대학원 진학률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생을 지원할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외국인 학생의 국내 대학원 진학을 촉진하는 방안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학생과 연구비를 확보하여 어려움 없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학세계 2025년 11월호 인터뷰 기사 중]

화학안전’은 불편한 옷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는 인식,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전문성의 증명이라는 인식하에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안전을 체크하고 개선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안전원도 규제기관으로서가 아니라 서비스 기관으로 ‘첨단산업 사전위해성 컨설팅’과 같은 기업 안전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 갈 계획입니다.
[화학세계 2025년 12월호 인터뷰 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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