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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에서는 대한민국 화학계에 공헌한 화학자와의 인터뷰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과의 김윤희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교수님은 고효율, 고안정성의 유기반도체 소재 원천 기술을 개발 해 유기 태양전지 등 차세대 전자소자의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대한화학회 고분자화학분과 회장 및 여성분과 회장을 역임하셨고 2024년부터는 한국고분자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김윤희 교수님의 연구 및 그 외 다양한 면모를 소개합니다. [모더레이터: 이준석 교수(한양대학교 화학과)]


1 . 교수님께서는 교사가 되고자 사범대학에 입학하셨지만, 대학원에서는 본격적으로 연구의 길을 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도 모두 하고 계신데 교사에서 연구자로 진로를 변경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대학교 전공 강의를 들으면서 화학 반응에 대한 흥미가 있었고 조건에 따라 생성물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교수님들께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연구보다는 학문에 더 관심이있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게 되었고 교수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카이스트 진학에 대한 추천을 받 았습니다. 대학원 과정동안 자연스럽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교사가 되고자 했던 원래의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연구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교수직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2. 유기전자 재료 분야에서 원천기술도 많이 가지고 계시고 산업체와도 긴밀하게 협력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공분야인 화학세계 구독자들에게 교수님 연구분야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공액 구조 유기물 기반의 유기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여 다양한 유기전자 소자에 적용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유기 반도체 소재는 OLED 디스플레이의 발광층 및 다양한 층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 반도체 소재는 기존 무기물인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하여 유기소재가 가지는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유연하고 가벼운 OTFT (유기박막트랜지스터)에 적용되거나 유기물 태양전지, 센서 등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말씀해 주신 유기전자 재료를 이용한 응용 분야가 매우 다양한데요. 교수님께서 관심 가지고 계신 산업적 응용 분야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유기반도체 소재는 다양한 유기전자 소자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OLED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를 하였고 현재 모바일에서 TV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상업화되었다 하더라도 고화질 장수명을 위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고색순도 청색 소자의 효율 및 수명을 개선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청색 발광 소재의 다양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다양한 청색 소재 개발을 해 왔습니다.



4. 여러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하면서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공동연구는 어떤 걸까요?


제가 하는 연구가 소자하시는 분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약간 손해라고 생각하면서 연구할 때 가장 공동 연구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다 가지려 하기보다는 때로는 나누고 때로는 양보하고 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5. 산업과 연관이 높은 분야는 논문도 중요하지만, 특허를 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수님께 서는 특허는 얼마나 보유하고 계신가요?


연구가 재료이다 보니 원천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산업체와의 공동 특허도 많이 출원한 편입 니다. 최근 5년간 실적만 정리했을 경우에도 해외등록 7건을 포함하여 44건을 등록하였고 해외 출원 27 건을 포함하여 전체 출원 71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6. 유기전자 재료면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반도체 소 재와 연관이 높은데요. 반도체는 국가 전략 사업이기 도하고 세계적으로 연구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교 수님께서는 이 연구 분야를 계속 리드하고 계시는 비법이 있을까요?


리드한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 한대요. 저는 소재 를 주로 개발하고 있는데요.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활용하여 소자를 제작하는 공동연구자와의 많은 공 동 연구를 통해 소재의 특성을 피드백 받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실용화 가능한 소재로 방향성이 정해지기도 하고 우수한 국내 및 해외 공동 연구자 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교수님은 연구/교육 등을 통해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시나요?


글쎄요, 제가 노력형이라 좋은 공동 연 구자들과 연구 결과 공유를 하면서 결과를 피드백 받고 다음 연구에 대한 논의를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것 같습니다. 간혹 결과 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힘들기도 하지만 좋은 재료로 평가 받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내성적이라고 생각했는 데… 요즘 생각해 보니 연구실에 혼자 있다가 많은 교수님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이야 기를 나누는 시간, 우리 학생들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하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만남 수다 이런 시간들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8. 화학공부를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의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화학은 기초 학문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화학을 바탕으로 많은 연관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 생각됩니다. 내가 화학을 선택했다면 (설령 그것이 화학 이 아닌 어떤 것이든) 꾸준하게 내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결과는 항상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 화학연구를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신진/중견 화학 연구자에게 조언의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에 부임하신 분 혹은 중견 연구자 분들은 저 보다 훨씬 뛰어나실텐데.. 제가 해드릴 조언이 없을 것 같은데요.. 처음 정착시에 여러 일들로 바쁘기도 하겠지만 학회나 분과에 열심히 다니고 기회가 된다 면 평가업무나 기획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많은 분들과 교류하면서 연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가 혼자 연구실에서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10. 인터뷰를 하시면서 질문에는 없었지만, 지금 머릿속에서 가장 떠올라서 구독자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제가 학위는 당시 최연소로 받았지만, 임용까지의 기간은 매우 길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같은 분야의 연구를 하는 남편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연구원으로 같이 연구하고 논문도 같이 쓰고 하면서 버텼던 것 같습니다. 주위에 또래의 여성 연구자가 별로 없는 현실을 보면서 제가 운이 좋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라 저로 인해 다 른 후배 여성 연구자가 기회를 갖지 못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저희 학과에서는 여성 연구자 편견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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