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호 <화학세계가 만난 화학자>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제22대 국회의원이신 최수진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최 의원님 께서는 대웅제약 연구소장,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 신산업 MD, OCI 부사장,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및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를 지내셨습니다. 제약업계 최초로 여성 임원 자리에 오르시는 등 25년간 제약바 이오업계에 재직하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약 중이신 최수진 의 원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모더레이터: 문회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1.1995년 대웅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연구소 연구본부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제약업계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기까지의 과정을 회상해 주신다면요?
첫 업무가 분석이었는데 당시 레귤레이션이 없어서 A부터 Z까지 공부하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기시법(기준 및 시험방법)을 만들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관을 하고 맨땅에 헤딩하면서 일을 배웠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오히려 저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원료의약품 파트를 맡을 때 국내 최초로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해 ‘코큐텐(코엔자임큐텐)’합성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투자 대비 좋은 성과를 기록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좌충우돌 사고가 많았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다 보면 손가락질 당하기 마련인데, 제가 딱 그 랬던 것 같습니다. 어디 한번 두고 보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코큐텐 이후에는 새로운 기술을 통한 우루사 원료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1,000억 원 우루사 신화를 쓰는 계기를 만든 후 모두가 인정해 줬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승 진을 하고 제약업계 최초 여성 임원,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원료의약품 개발부터 제제 연구, 케미컬 신약과 바이오까지 그리고 개발부터 마케팅, 미래전략 비전 제시까지. 19년간 제약회사에서 할 수 있는 업무와 경험은 모두 다한 것 같습니다.
2. 유기화학을 전공한 박사출신 정치인으로 보내신 지난 6개월은 어떠셨는지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그동안 연구현장과 국가 R&D 지원사업, 벤처기업활동, 그리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일들을 해왔었는데 국회에 들어와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미래핵심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필수인 만큼, 다양한 제도적 지 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일을 하는 만큼 가장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법안들을 만들고, 연구 창업 활성화를 비롯해 각종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써왔습니다.
또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당 대변인직을 맡아 주요 정책과 현안들을 알리고,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과방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야당의 언론·방송장 악 프레임에 맞서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현안들을 챙기기 위해 노력 했습니다.
정치인으로 아직 초년생이지만 그동안 알고 지낸 다양한 연구 원, 교수, 언론 기자, 정부 공무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다양한 외부 행사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또한 국회 연구회를 통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들이 특히 체감할 수 있는 통신요금 인하, 스팸 및 스미싱 문제 해결 등을 비롯해 구글 인앱결제 피해, 원전산업 지원, 이공계와 국가 출연연구기관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방안,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평생을 늘 새로운 분야와 영역에 도전해 왔고, 합리적인 접근 방법과 소통의 자세로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정치를 통해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3.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치에 대한 의원님의 소신과 추구하시는 가치가 궁금합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고 이러한 부분이 저의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 출신으로 연구실에서 한평생을 보냈기 때문에 ‘과학’이라는 인식의 틀에서 정치를 바라보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정치는 제대로 쓰일 수 있는 실용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을 위해 쓰임 받는 정치를 하자라는 생각으로 국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독일 메르켈은 물리학자 출신이지만 16년간을 총리로 재임하면서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정책 을 통해 독일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경제를 살려냈습니다.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이 념과 정쟁에 매몰되어 있는 국회에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 R&D 예산 확대 3법’을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정부 R&D지원의 방식과 틀을 바꿔 연구와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산업 경쟁을 위해 정부의 적극 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 핵심 산업들은 전통적인 자본과 기술력 중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창의와 혁신을 중심으로 한 비약적인 발전이 필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과거의 지원 방식에 갇혀 도전적 연구과제에 대해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시안 적인 경제성 평가와 2년 가까운 평가시스템에 갇혀 국가 R&D 지원 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 R&D 30조, 국가 R&D 100조 원 시대를 맞아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한 지원 방식은 한계에 달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기초연구·실험 수준의 R&D에 집중하고 민간은 실용화 이후의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어, 영세한 중소기업이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단계에 대한 R&D 자원 지원의 공 백이라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융자형 R&D 지원방식은 기업에 R&D를 위한 자금을 대출의 형태로 제공하고, 향후 기업이 해당 대출을 상환하는 자금지원 방식으로, 자금이 대출과 회수의 과정을 거쳐 예산과 자금의 선순환이 지속하여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선진국들도 융자 방식의 지원을 통해 민간의 자금이 연구자금으로 조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정부 예산지원방식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5.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일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 적 지원이나 개선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 벌 바이오 혁신의 중심에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AI 디지털 바이오 육성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연구와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데이터 활용 활성화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연구 혁신을 통해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융자형 R&D 지원 제도를 도입해 자금 조달의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고, 기업들이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바이오 산업이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6. 국회 상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에서 과학과 방송통신 분야를 분리하는 법안을 추진 중 이시라는 기사도 접한 적이 있습니다. 과학기술분야와 관련하여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계신 법 안이나 정책을 공유해주시겠어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저는 과학과 방송통신 분야의 분리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과방위는 방송 이슈로 인해 과학기술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8월 저는 과학기술과 방송통신 분야를 별도로 나누는 국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습니다. 각 분야의 정책과 입법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과학기술 R&D 3종 패키지’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파운드리 설치 및 지원을 골자로 한 합성생물학 육성법 제정, ▲과학 연구자의 창업을 촉진하는 연구개발성과의 확산에 관한 법 제정,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는 기초연구법 전부 개정안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과학기술 R&D 강화를 통 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과방위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법안, 예타 면제관련 법안, 그리고 연구개발성과 확산법 등도 검토하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7. 앞으로 활동 계획은 무엇이며,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요?
바이오 전문가로서의 역할, 과학기술인으로서의 발의한 법안들을 꼭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특히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법, ▲중소기업 등에 융자지 원방식을 도입해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을 재고하는 법, ▲직무발명보상금의 비과세로 과학기술인들의 연구동기를 올리는 소득세법 등 제가 발의한 법들과 발의 예정인 법들을 끝까지 통과시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국민의 나무가 되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소신 있는 정치인, 일관성이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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