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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화학자 48(2026년 1월호)

  • 1월 2일
  • 7분 분량

유찬모(柳燦模) 성균관대학교 교수(1954~) 

유찬모 교수는 1954년 음력 8월 3일, 황해도 출신 실향민 부모님 아래 충남 대덕군 송정리에서 태어나 계룡산 아래 자락에서 유년기를 보낸 다음 대전근교에서 성장하였다. 이후 상경하여 성균관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해 1981년과 1983년에 각각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같은 해 유학을 결심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UC Davis에서 Mark J. Kurth 교수의 지도 아래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시기에는 β-hydroxy ester 기반의 acyclic system을 대상으로 입체선택적 dianionic Claisen rearrangement를 확립하며, acyclic 골격에서 세개의 연속적 입체중심을 효율적으로 형성하는 새로운 입체제어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dioxane 유도체를 도입하여 모호했던 diastereomer 구조분석을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전이상태 모델을 수립하여 반응 메커니즘의 이해를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방법론을 근간으로 당시로는 새로운 연구 경향이였던 새로운 비대칭방법론 개발과 전합성과제로 구조적으로 복잡한 생리활성 (+)-Ikarugamycin과 (+)-capsimycin을 타겟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로1987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를 회고하실 때마다 박사과정 초기의 미국 생활은 설렘과 기대속에서도 언어적 장벽과 문화적 낯섦이 공존하는 시기였다고 말씀하곤 했다. 그 시절 미국 사회에서 한국은 아직 널리 알려진 나라가 아니었고, 동양 출신 연구자에게는 은연중의 편견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러한 우려는 곧 실력으로 해소되었다. 학부생들을 지도하는 멘토 역할에서부터 연구실 내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실험 감각과 성실한 연구 태도는 금세 주목을 받았고, 화학자로서의 존재감은 자연스럽게 또렷해졌다. 지도교수 Mark J. Kurth와의 관계는 학문적 지도 이상으로 깊었다. 당시 젊고 매우 열성적인 조교수 Kurth 선생은 “우리는 동료이니 Mark라고 불러달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Mr. Yu라고 부르겠다”라고 말할 만큼 학생을 연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학문에 대한 자신감과 자율성을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회상했다. 유찬모 교수가 Davis 시절 또 하나의 큰 행운으로 꼽은 것은 George Zweifel 교수와의 만남이었다. 대학원 입학 초기 자문교수로 처음 만난 뒤 1983년과 1984년 Organometallics와 Advanced Organic Chemistry를 수강하게 되었는데, 이는 유찬모 교수가 유기금속 반응의 논리와 유기합성의 심화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연구와 교육기반들은 연구자로서의 철학과 교육자로서의 방향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고 회자된다. 이 시기 매우 친절했던 동료 학생들과의 교류 역시 연구 활동뿐 아니라 미국 생활 전반을 이해하고 배우는 데 큰 도움을 준 경험으로 기록된다. 


캘리포니아 생활에 점차 적응해 갈 무렵, 미국 서부에서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동부로 이동하여 박사후(postdoctoral)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보스턴에 도착한 순간부터 환경은 다시 전혀 새로웠으며, 조그만 하지만 대학만이 존재하는 한적하고 살기 좋은 대학도시 Davis와는 사뭇 다르게 이전과는 다른 생활 리듬 속에서 적응할 여유도 없이 촘촘하고 타이트한 연구 일정이 이어졌다. 약 2년 동안 Harvard University E. J. Corey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chiral borane reagent 및 catalyst을 활용한 알데하이드의 비대칭 allylation, allenylation, propargylation 등 본격적인 비대칭 합성 연구에 참여하였다. 이 시기 수행된 연구는 다양한 기질에 대해 높은 광학순도와 예측 가능한 입체선택성을 확보하며, 새로운 비대칭 탄소–탄소 결합 형성 전략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Corey 교수가 실험실을 자주 순회하며 구성원들과 논의하던 상황도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회고되곤 했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과 박사후 연구원들이 압도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토론 자리에서는 연구자로서 대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분석과 결론을 명확히 제시했던 경험을 소중하게 여겼다. 연구만큼은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재확인한 시기이기도 했다. 

보스턴에서의 생활은 Harvard 내부의 치열한 연구 환경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지닌 우수한 연구실 구성원들, 그리고 인근 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연구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지속적인 학문적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시기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강의와 연구 지도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될 만큼 의미 있는 자산으로 남았으며, 연구에 대한 열정과 학문적 관점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더불어 이 시기에 형성된 여러 인연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당시 공유했던 연구적 경험과 협력의 순간들이 장기적인 학문 공동체 형성뿐 아니라 개인적 삶의 한 부분을 이루는 소중한 기반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의 박사후 연구를 마친 뒤 한국으로 귀국하여 한국화학연구원(KRICT)에 합류한 시기는 응용화학과 의약화학 분야에서 연구 역량을 확장하는 중요한 단계가 되었다. 산업적 수요가 높은 신규 살충제 개발 그리고 proton-pump inhibitor 기반 항궤양제 연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초 유기화학에서 축적한 반응 설계 능력을 실제 기술 개발에 적용하는 중요하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고, 이를 통해 독립된 연구 방향을 구축하고 미래의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학문적 목표와 교육적 소명의식은 1993년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부임으로 이어졌다. 부임 이후에는 “새로운 촉매의 개발과 반응설계에 의한 비대칭합성”을 중심 연구 분야로 삼아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왔다. 약 90여 명의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을 지도하며 축적한 연구 성과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다수 발표되었고, 주요 성과는 여러 총설(review)에서 인용되었으며 과학재단 소식지의 우수연구로 선정되고 언론에 소개되는 등 학계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중 BINOL–Ti(IV) 기반의 chiral Lewis 산과 synergistic reagent인 Et2BSiP를 결합한 본 반응은, 하나의 bifunctional 시약을 두 차례 연속적으로 활용하는 순차적 알릴전이 전략을 통해 테트라하이드로피란(tetrahydropyran, THP) 골격을 높은 광학·입체선택성으로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 방법은 기존 Lewis 산 촉매의 반응성 한계를 극복하면서, allylic transfer 단계에서 형성되는 공통 중간체를 출발점으로 고리화반응을 통합적으로 제어하여 네 가지 상이한 입체화학의 THP 구조를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설계는 비대칭 합성의 적용 범위를 실질적으로 사례로,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입체제어 전략을 제공하는 점에서 학문적 기여가 크다.(Angew. Chem. Int. Ed. 1998, 37, 2392.; Angew. Chem. Int. Ed. 2002, 41, 161). 후속 연구에서는 기존 알릴전이반응에서 주로 관찰되는 SE2’ 경로와 구별되는 독자적 1,2-carbonyl 부가 반응의 특이성을 밝히며 비대칭 반응경로의 이해를 확장하였다. 이 반응은 다양한 기질에서 일관되게 높은 입체 선택성을 확보하였고 그 합성적 유용성을 입증하였다. 특히 해당 반응에서 얻어진 생성물은 다이하이드로피란(dihydropyran)등 다양한 기능성 중간체로의 효율적 전환이 가능하고, 이는 위치선택적 비대칭 알릴전이 반응의 반응경로 제어 및 응용확장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연구로 평가된다(Chem. Commun. 2003, 1744).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국내 유기합성 분야에서 독창적 연구 역량을 뚜렷하게 입증한 사례로 인정받아, 2004년 대한화학회 유기화학분과회의 심상철 학술상 첫 수상자로 선정되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비대칭 반응 설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심화되어, 카이랄 보론을 도입한 연속적 알릴전이 전략을 통해 단일 합성 경로에서 서로 인접한 세개의 연속적 입체중심을 정교하게 구축하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Angew. Chem. Int. Ed. 2006, 45, 1553).  이는 초기 단계에서 구축된 비대칭 반응 제어 원리를 기반으로 반응의 적용 범위를 한층 확장하여, 복잡한 입체 배열을 정밀하게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적 토대를 마련한 결과이다. 아울러, 목표 지향적 합성(target-oriented synthesis)전략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생리활성등 유용성을 지닌 천연물 및 유도체의 복잡한 핵심 골격을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합성 경로를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J. Org. Chem2015, 80, 10359.; Chem. Commun. 2011, 3811.; Org. Lett. 2008, 10, 265.; Chem. Commun. 2007, 5025. 등).



연구 활동에서도 다수의 논문 발표뿐 아니라 다양한 특허 등록을 통해 연구성과의 깊이와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해왔다. 염소-함유 알릴전이 시약을 이용한 비닐클로로하이드린 및 비닐옥시란의 입체선택적 합성(10-2010-0082150), 새로운 다치환 테트라하이드로퓨란 유도체 제조기술(1009510010000), 시스-시클로프로판-γ-부티로락톤 합성(KR 0619117), 광학활성 테트라하이드로피란 유도체(KR 0545892), 다중입체성 피롤리딘 유도체(KR 0605159) 등은 실험실에서 구축된 합성 전략이 반응경로의 정밀 제어와 입체선택성을 바탕으로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기술적 성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알데히드의 촉매 비대칭 알코올 제조방법(제0358684호)과 같은 촉매 기반 비대칭 합성 연구는 학문적 의의뿐 아니라 산업 공정으로의 전환 가능성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성취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과들은 단순한 신물질 개발을 넘어, 기초 연구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응용 가능한 기술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연구 역량의 축적은 국가적·전략적 연구 과제 수행으로 확장되었다. 1999–2002년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NRL) 과제인 ‘유기금속촉매반응연구실’에서는 촉매 반응의 정밀 제어 기술과 메커니즘 규명에 집중하여 기초 학문의 토대를 한층 확장하였다. 특히 많은 격려와 배려를 해 주신 강석구 교수 연구실과의 협력 및 공동 연구는 상호 동반적인 시너지를 높이는 상승작용과 연구발전에 긴요하였다. 이어 KAIST 김성각 교수가 주도하는 1999–2008년 한국과학재단 우수연구센터(SRC) 사업인 ‘분자설계 및 합성 연구센터(CMDS)’에서는 분자설계 기반 합성 전략, 새로운 촉매 시스템, 기능성 유기분자 개발 등 기초·응용화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배울 것이 많은 구성원과의 다양한 활동은 궁극적으로 발전과 연구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나고야대 Ryoji Noyori 교수의 RCMS(Research Center for Materials Science)-CMDS 세미나, CMDS-Kansai Seminar 등 다양한 심포지엄에의 참석은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를 선사해 주었다. 이 한–일 유기화학 세미나는 유찬모 교수가 학문적 연결망을 확장하는데 크게 일조하였다. 유찬모 교수는, 당시 세계 최고라 일컬어지던, 일본 유기화학자들과의 만남이 새로운 연구적 자극을 얻을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2000년 Sendai에서 열린 첫 참석이 여러 의미에서 상징적인 경험으로 꼽았는데, 그 중에서도 Hokkaido University의 Akira Suzuki 교수와의 개인적인 만남은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발표를 마치고 점심 장소로 이동하던 중, 발표 내용을 흥미롭게 지켜본 한 연구자가 직접 대화를 청했는데 그가 다름아닌 Suzuki 교수였다고 한다. 그는 발표에서 다루어진 약한 B–S 결합의 반응성 및 특이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해당 접근이 유기금속 반응 설계 측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비록 짧은 대화였으나, 세계적 석학이 연구의 핵심 개념에 공감하고 직접 의견을 건넨 20분 간의 짧은 대화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순간으로 기록된다. 이와 같은 국제적 교류 경험들은 유찬모 교수의 연구 방향과 학문적 관점을 더욱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이후 이루어진 연구 활동과 교육 철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연구자로서의 전문성과 축적된 경험은 자연스럽게 조직 운영과 학과 발전을 위한 역할로 이어졌다. 성균관대학교 화학과의 발전사를 언급할 때, 2000년대 초·중반의 주요 변화를 선도한 인물로 많은 구성원들은 유찬모 교수를 떠올린다. 2000–2002년과 2005–2013년에 걸친 장기 재임 기간 동안 제1차 BK-21 실무 및 제2차 BK-21 사업단인 화학물질과학 사업단장으로서 교육·연구 체제의 정비와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며 학과의 성장 기반확립에 이바지하였다. 변화와 경쟁이 동시에 요구되던 시기였지만, 학과 운영의 체계화와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 누구보다 앞서 추진력을 발휘하며 많은 노력을 하였다. 

특히 BK21 사업단 발탁 과정은 학과의 향후 연구 역량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였다. 평가 준비와 대규모 보고서 작성, 연구 인프라 구축 계획 수립 등 모든 단계가 높은 정밀성과 전략적 판단을 필요로 했고, 이를 이끌어낸 노력과 헌신은 당시 학내 구성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구실에서 이 과정을 지켜보던 대학원생들은 식사 시간도 아껴가며 밤낮없이 자료를 검토하고 방향을 조율하던 모습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수십 차례의 점검과 논의를 거쳐 제출된 보고서는 학과의 잠재력과 비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결과물이 되었고, 후학들에게 더 나은 연구 환경을 마련하려는 일관된 소명 의식이 그 과정 전반에 담겨 있었다. 

이와 같은 학과 운영의 책임감과 헌신은 교육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학부 강의와 대학원 교육에서 유찬모 교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화학을 바라보는 관점과 연구자로서의 태도를 형성하도록 이끈 교육자로 기억된다. 유기화학 수업에서 자주 인용되던 “Something valuable from almost nothing”이라는 문구는 복잡한 분자를 단순한 출발 물질로부터 창조해내는 유기합성의 본질을 함축한 표현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만들고 어떤 가치를 창조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메시지는 학문적 차원을 넘어 삶 전반에 걸쳐 방향성을 고민하게 하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졌으며, 실제로 상당수의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화학의 매력과 깊이를 처음 체감하고 학문을 대하는 태도와 진로 선택에서 중요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회고한다. 

강의 준비 역시 교육 철학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메커니즘을 하나하나 손으로 정성스럽게 그려 정리한 수업 자료는 학생들에게 높은 완성도의 학습 기반을 제공했고, 많은 학생들이 이를 일종의 ‘텍스트북’처럼 삼아 기초를 탄탄히 다져갈 수 있었다. 이러한 정성 어린 준비 덕분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앞자리를 경쟁하며 수업을 따라가고자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칠판에 차근차근 그려지는 반응 메커니즘을 지켜보며, 언젠가 자신도 그와 같은 사고와 실력을 갖추고 싶다는 동기를 얻었던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배우는 내용을 가볍게 넘기지 않도록 일깨워 주고, 시간이 지나 연구 현장에서 이러한 노력이 실제로 의미 있게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점 또한 교육자로서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연구실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졌다. 대학원생들과의 연구적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이상 랩미팅 시간을 마련해 연구의 방향성과 세부 전략을 함께 점검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히 실험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단계의 선택 이유와 사용된 reagent 하나하나의 역할을 직접 찾아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연구자에게 필수적임을 강조하여, 학생들이 ‘실험자(operator)’가 아닌 주체적 ‘연구자(researcher)’로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했다. 실험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지체 없이 핵심적인 화학적 통찰을 제시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왔고, 연구가 올바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밤늦은 시간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깊은 신뢰와 존경을 안겨주었다. 졸업생들은 LG생명과학연구소, 국내 주요 제약기업 등 생명과학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삼성계열 연구소, LG화학기술원, SK기술원 등 화학 산업 전반에서 전문 연구자로 성장하였다. 더불어 다수의 제자가 Princeton University, Yale University, University of Minnesota,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MIT 등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으로 진출해 수학하였고, 첫 번째 박사 졸업생은 현재 미국 다국적 제약기업 Novartis의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두 명의 졸업생이 미국 University of Texas at Arlington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등, 그의 지도를 받은 인재들은 국내외 무대에서도 탁월한 연구 역량을 발휘하며 교육자로서 그의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글 전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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