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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화학자46(2025년 11월호)

  • 작성자 사진: 성완 박
    성완 박
  • 19시간 전
  • 5분 분량

장태현(張台鉉) POSTECH 교수(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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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현 교수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1975년)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화학교관(1975-1979년)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위스콘신대 화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84년 박사학위 취득 후 National Bureau of Standards(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1985-1986년), 한국화학연구소(1986-1988년)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다, 1988년에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에 부임하여 2018년 정년 퇴임까지 후학을 양성하며 연구 활동을 하였다. 

장태현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부임 이후로 고분자 물성 및 분석 연구에서 큰 공적을 남겼으며,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한 온도기울기 상호작용 크로마토그래피(Temperature Gradient Interaction Chromatography, TGIC)를 이용해 고분자의 분리 및 해석 연구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TGIC를 이용해 고분자의 분자량에 따른 분리 뿐만 아니라, 열역학적 상호작용에 기초한 분리, 고분자의 입체구조나 조성, 입도, 형상, 분자량 분포 등 다양한 물성을 고정밀도에서 해석해냈으며, 고분자 혼합물에서도 기존에는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수십 개의 분획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기술로 고분자의 미세한 구조 차이, 분자형태, 구조 분포 등을 명확히 해명했으며, 특히 형태학(morphology)의 영향을 명확히 해석함으로써, 기본적인 고분자 물성 해석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300여 편의 논문을 주요 학술지에 발표하였고, 많은 학술회의에 기조/초청연사로 참여하였으며 60여 명의 석박사학위 연구자를 배출하는 등 고분자화학 연구와 교육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공로로 대한화학회 고분자분과회 학술진보상(1994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우수논문상(2001년), 한국고분자학회 고분자학술상(2002년), IUPAC 석학회원(2002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2002년), 대한화학회 이태규 학술상(2005년), POSTECH 우수강의상(2005년), 교육과학기술부 이달의과학기술인상(2009년), 한국고분자학회 상암 고분자상(2010년),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2010년), 일본고분자학회 International Award(2015년) 등을 수상하였다. 

장태현 교수는 그동안,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방문교수(1997-1998년),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주임교수(2003-2006년, 2008-2011년), 포항공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장 (2004-2007년), IUPAC 고분자화학 분과의 titular member(2006-2009년), 대한화학회 감사(2009년), 한국고분자학회 회장(2012년), 포항공과대학교 부총장(2011-2015년), 프랑스 ESPCI Michelin 석좌 방문교수(2018년), 체코 카렐대학교 방문교수(2019년), 재단법인 포항공과대학교 감사(2019-2023년)를 역임했다. 또한, Bulletin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 및 Journal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의 부편집장(1999-2002년), Macromolecular Research 편집장(2001-2004년)을 역임하였고, 다수의 저널 (Journal of Polymer Science Part B: Polymer Physics, European Polymer Journal, Macromolecules, Macromolecular Rapid Communications, Macromolecular Chemistry and Physics, Polymer Bulletin, International Journal of Polymer Analysis and Characterization, Progress in Polymer Science 등)에서 editorial board로 활동하였다. 


장태현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와 업적은 아래와 같다. 

1. 광산란 기반 고분자 구조 분석 연구 

장태현 교수는 포항공대 부임 초기부터 고분자의 구조와 확산 거동을 광산란 기법을 통해 정량적으로 규명한 연구들로 주목받았다. 당시 광산란 기법은 고분자의 분자량, 크기, 형상(conformation) 등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여, Paul Flory, Pierre-Gilles de Gennes 등이 정립한 고분자 통계역학과 스케일링 법칙을 이론적으로 검증할 있는 거의 유일하고 핵심적인 물리화학적 실험 도구였다. 동적 광산란(Dynamic Light Scattering, DLS), 정적 광산란(Static Light Scattering, SLS), 강제 레일리 산란(Forced Rayleigh Scattering, FRS), 그리고 소각 중성자 산란(Small-Angle Neutron Scattering, SANS) 같은 다양한 기법들을 적극 활용하여 단일 고분자 및 블록 공중합체의 구조와 확산 특성을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연구업적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분자 사슬 형상에 대한 규명 연구이다. 다양한 용매 환경에서 고분자 사슬의 정적 및 유체역학적(Hydrodynamic) 크기를 DLS와 SLS 분석법으로 측정하였다. 또한, 광산란 및 SANS를 이용하여 희석용액 내에서 고분자 사슬의 거동을 실험적으로 정량화 하여, 고분자 사슬이 coil 형태에서 globule 형태로 전이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스케일링 인자(Universal Scaling Parameter)를 제안하였다. 이러한 고분자 사슬의 형상 변화에 대한 근본적 이해에 기여함으로써, 앞서 제시된 이론(Flory–de Gennes Scaling Theory 등)들을 뒷받침하거나 검증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였고, 이는 고분자의 구조-성질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둘째, 확산거동(Probe Diffusion)에 대한 연구이다. FRS 기법을 이용해, 고분자 용액 속 분자 확산과 probe–matrix 상호작용을 분석함으로써, 단순한 고분자 사슬의 구조 측정에서 나아가 고분자의 동역학적 거동까지 실험적으로 접근한 연구결과로, 당시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연구였다. 셋째, 고분자 구조 분석을 위한 다양한 광산란 기법의 개발에 대한 연구이다. 단순한 SLS/DLS를 넘어, FRS 같은 특수 기법을 실제 고분자 연구에 응용함으로써, 실험기법적 혁신과 고분자 물리과학의 본질적 질문(사슬 구조, 상전이, 확산 등)을 동시에 겨냥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고분자 사슬의 크기, 구조 변이, 이들 간 상호작용 및 확산거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분자적 수준에서의 고분자 사슬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며, 고분자 화학 및 물리 분야에서 광산란 기반 분석이 갖는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고분자 시스템의 거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연구 성과를 남겼다. 


2. 고분자의 정밀 분자특성 분석 연구 

장태현 교수의 또다른 핵심 연구 분야는 고분자의 정밀 분자특성 분석, 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나노구조 분석, 비선형 고분자의 정밀 분석 및 분취된 고순도 비선형 고분자의 유변학적 거동에 대한 연구이다. 종래의 고분자의 분자특성 분석은 대부분 크기배제크로마토그래피(Size Exclusion Chromatography, SEC 또는 gel permeation chromatography)를 이용해 이루어졌다. 고분자 분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분리법인 SEC는 고분자를 분자 크기에 따라 분리하여 분자량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선형 단일 중합체의 경우에는 분자 크기와 분자량 사이에 단순한 관계가 성립하기 때문에 널리 활용되어 왔으나, 분리능이 높지 않고, 공중합체나 비선형 고분자는 조성이나 분자구조에 따라 같은 분자량을 가져도 분자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정밀 분석에 한계를 가진 방법이었다. 장 교수 연구실에서는 작은 유기 분자들을 분석하는데 널리 사용되는 HPLC 분리를 활용하고, 특히 분리 중 칼럼의 온도를 조절하는 TGIC 방법을 개발하여, 다양한 검출기법과 연계해서 활용함으로써 우수한 분리능과 함께 분자량과 조성에 따른 분리/분석을 가능케하였다. 이 분석법을 활용해 종전에는 불가능하였던 고분자의 정밀한 분리/분석을 수행하였으며, 또한 이를 기반으로 아래와 같은 고분자 과학의 해묵은 여러 가지 난제들을 해결하였다. 


2-1. 높은 HPLC 분리능을 이용한 선형 고분자의 정밀 분석 

SEC의 낮은 분리능 때문에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음이온 중합된 고분자의 정확한 분자량 분포를 측정하였으며, 리빙 라디칼 중합으로 합성된 고분자에 들어있는 여러 불순물 (주로 중합되면서 자연적으로 종결된 고분자) 들을 성공적으로 분리/분석해 내는 성과를 거두었다(Macromolecules 1996, 29, 7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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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블록공중합체를 정밀 분리/분석 및 분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제어된 블록공중합체의 물성 및 자기조립구조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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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성질을 활용하여 균일한 도넛 모양의 마이셀을 최초로 만드는데 성공하였으며(Angew. Chem. Int. Ed. 2009, 48, 4594), 3차원 투과전자현미경과 스침각 X-선 산란법을 이용해서 double gyroid, hexagonally perforated layer, hexgonally packed cylinder 등의 블록공중합체의 미세구조를 명확하게 밝히고(J. Am. Chem. Soc. 2009, 131, 46), 이들 사이 상전이의 구조적 epitaxial 관계를 밝혔다. 또한, 블록공중합체를 두 종류의 다른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활용해서 각 블록의 길이에 따라 분리하는 기법을 개발하여, 블록공중합체를 조성과 분자량에 따라 정밀하게 mapping 하였으며, 분취된 불록공중합체의 구조와 물성을 조사해 비록 음이온 중합으로 합성된 블록공중합체라도 분자량 분포에 의해 구조와 물성에 변화가 있음을 밝혔다(Macromolecules 2003, 36, 4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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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차원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고분자의 정밀 분석 

합성고분자의 응용이 구조 재료를 넘어 여러 종류의 기능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분자 특성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절이 요구되고 있으며, 보다 정밀하게 분자 특성 분포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합성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추어 합성 고분자의 다양한 분자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법도 요구되었다. 고분자에 존재하는 다양한 분자특성 중 두 개의 대표적인 특성 분포를(예를 들어, 분자량, 곁가지, 분자 크기, 조성 등) 동시에 분석하는 방법으로 여러 종류의 2차원 분석을 최초로 수행하였다(Anal. Chem. 2007, 79, 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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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비선형 고분자의 정밀 분리 분석/분취를 통해 분자 단위에서 순수한 비선형 고분자의 유변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고리형 고분자를 합성 도중에 생성되는 선형 고분자 불순물로부터 정밀하게 분취해 순수한 고리형 고분자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부터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이론과 실험적인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최초로 얻게 되었으며(Nat. Mater. 2008, 7, 997), 과거 불순물의 존재로 인해 논란이 많았던 고리형 고분자의 물성을 명확하게 확립할 수 있게 하였다. SEC로 정밀한 분석이 불가능한 또 하나의 예로서 곁가지를 가진 고분자가 있는데, 이 분야에서 장 교수 연구실은 HPLC를 이용한 독보적인 정밀 분리 분석과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분지형 고분자의 구조적 순도와 함께 이들의 유변학적 특성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었다. 


글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교수 박수진 

국민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 이현정 

세종대학교 화학과 교수 이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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