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관(金冠)서울대학교 교수(1949~)
김관 교수님은 표면 및 계면에 존재하는 분자의 거동 을 연구하는 분광학 및 표면-계면화학 분야의 1세대 개 척자로 물리화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다. 다양한 표면 위에서 분자 거동의 이해는 효율적인 촉매, 센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개발에 핵심으로, 김관 교수님의 연구 성과는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관 교수님은 1967년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하여 1971 년 졸업한 후 4년간 공군 장교로 근무했다. 이후 1976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하여 William T. King 교수의 지도하에 물리화학을 연구해 1980년에 박사 학위를 취 득하였으며(박사 학위 논문 제목: The polar tensors in molecular system containing anomalous effective atomic charges), 동대학에서 1980-1982년 동안 박사 후연구원과 연구 조교수로 대체 에너지 관련 연구를 수 행하였다. 미국에서 귀국 후 김관 교수님은 1982년 7월에 서울대 화학과에 부임하여 2015년 2월 정년퇴임 시 까지 화학 분야의 교육, 연구, 봉사에 전념했다.
김관 교수님을 기억할 때마다‘학자’, ‘선생님’, ‘성실’,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김관 교수님은 특유의 학자적 성실함과 진정성으로 분광학 및 표면-계면화학 분야에서 큰 연구성과를 이루었다. 김관 교수님의 연구 활 동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기(1982-1995년)에 는 주로 라만 분광법 및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법을 이 용하여 표면-증강 라만 산란(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과 분자 진동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매트릭스 고립 분광학(matrix isola- tion spectroscopy)이라는 국내에서는 전례없는 새로운 분석 기술을 적외선 분광법과 결합한 실험장비를 자체 개 발하여 분자간 상호작용 및 분자와 금속 간 상호작용을 연구하였다. 2기(1996-2006년)에는 금속 및 반도체 표 면 위 자기조립 분자층의 이해와 인지질 막이나 공기/물 계면 등과 관련된 계면화학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였다. 당시 금속 표면에 자기조립된 유기 단분자막에 대한 원 자힘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을 이용한 분자 수준에서의 구조 연구는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성 과로 표면 및 계면화학 분야 권위지인 Langmuir지에 표 지 논문으로 소개되었으며(Langmuir 1998, 14, 6113), 관련 연구성과를 학계에서 인정받아 Vibrational Spectroscopy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이 시기에 화 학 석판 기술의 개발 및 응용, 새로운 유기-무기 나노 복합체의 합성 및 응용, SERS 분자 탐침체 구현, 표면 극미량 진동 분광 분석의 개발 등과 같은 연구도 진행하였 다. 3기(2006년부터 정년퇴임 시까지)에는 금속 나노입자 간 혹은 금속 나노입자와 금속 기질 사이 나노갭에서 일어나는 전하이동과 이에 따른 화학반응과 같은 나노화학 관련 적외선 및 라만 분광법을 연구하였다. 관련된 탁월한 연구성과는 일본의 "Spectroscopic analysis chemical society”에서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하기도 하였으며, 많은 우수 논문성과를 인정받아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지의 편집 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되었다. 김관 교수님은 표면-계면화학 분야의 탁월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 학회에서 초청강연을 하였으며, 수많은 전세계 연구자들 과 활발히 교류하였다.
김관 교수님은 관련 연구분야 발전에 대한 기여를 바탕으로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1988년 대한화학회 학술진보상, 2002년 입재 물리화학상, 2002년 대한화학회 이태규 학술상, 2002년 과학재단 우수연구 30선, 2006년 학술진흥재단 우수연구, 2008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우수연구상을 수상하였으며, 2005년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으로 선정되었다. 김관 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재직 중 1995-1997년 동안 분자과학연구소 소장, 1999-2002년 동안 화학과 학과장을 역임하였다. 김관교수님은 학과장으로 재직시 BK21 화학·분자공학 연구단 출범, 대학원 화학부로의 조직개편, 화학부 교수 승진, 재임용, 정년보장 및 업적 자체 평가 기준 마련, 대학원 교육 강화 및 교과 과정 개편, 실험실 안전 관리를 포함한 화학부 환경개선 등을 주도하여 학과 발전에 크게 기 여했다. 또한, 1994-1997년 동안 26, 28, 29회 국제 화학 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을 이끌어 한국 학생들의 성과를 높이는 등 올림피아드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리더 십을 보여주었다.
한국을 빛낸 화학자로서 김관 교수님은 313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박사 17명, 석사 45명의 후학을 배출하였다. 김관 교수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생들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도전을 적극 장려하며, 최신의 논문을 누구보다 먼저 살펴봐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는 등 학자로서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의 귀감이 되었다. 이런 김관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학위를 받고 졸업한 학생들은 다양한 학계, 정부출연연구소, 산업계에서 중추적 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관 교수님의 우수한 학문적 성과, 헌신적인 교육에의 열정, 한국 화학계에 대한 기여 는 후학들에게 계속해서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글 KAIST 화학과 교수 한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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